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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즈 ◆ 스모크트 노썸벌런드 Smoked Northumberland 훈제 치즈 본문

영국 치즈

영국 치즈 ◆ 스모크트 노썸벌런드 Smoked Northumberland 훈제 치즈

단 단 2015. 6. 3. 02:00

 

 

 

 

 잉글랜드 노썸벌런드 Northumberland, England

 

 

 

 

 

 

 

 

 



바쓰의 ☞ 파인 치즈 컴퍼니에서 사 온 훈제 치즈입니다. 캬아, 센스하고는. 왁스 페이퍼도 자기네 가게 색과 맞췄잖아요?

 

 

 

 

 

 

 



이크, 포장을 끄르니 곰팡이가;; 사 와서는 너무 오래 방치했나 봅니다. 훈남 점장 아저씨가 기껏 잘 싸준 치즈인데 미안하네요. 바쓰 간 날 욕심을 부려 치즈를 너무 많이 사 왔어요. 무려 열한 개나 샀으니 부지런히 먹어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요. 치즈를 사고 나서 밖에서 대여섯 시간 돌아다닌 탓도 있고요. 그래도 다행히 그 많은 치즈들 중 이 치즈 하나에만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제아무리 치즈용 왁스 페이퍼에 싸고 냉장고에 보관을 했어도 오랫동안 포장지에 갇혀 있으면 습기가 차서 이렇게 됩니다. 잘됐습니다, 이참에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치즈 보관법 이야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따로 글을 썼으니 참고하세요.
☞ 꽥! 치즈에 곰팡이가 피었어요! 도와줘요 뽀빠이

 

 

 

 

 

 

 



훈제한 노썸벌런드 치즈입니다. 훈제하지 않은 노썸벌런드를 먼저 맛본 뒤 이 훈제 버전을 논해야 할 텐데, 어쩐 일인지 훈제 안 된 노썸벌런드는 구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생산자가 아예 훈제한 것을 더 많이 생산하는 모양입니다. 훈제 안 한 오리지날 노썸벌런드는 하우다gouda와 체다의 중간쯤 되는 맛을 낸다고 하니, 아마도 이 두 쟁쟁한 전통 치즈들의 카리스마에 밀리지 않으려면 무언가 특성을 부여하는 편이 판매에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을지 모르겠습니다.


노썸벌런드 치즈는 이름이 주는 인상과는 달리 신생 치즈입니다. 지명 이름을 하고 있으니 꼭 전통 치즈 같죠. 1980년대에 탄생한 치즈입니다. 저온살균유를 쓰고 식물성 효소로 굳혀 약 12주간 숙성을 시킵니다. 촉촉하면서 맛이 순하고 크림 맛, 풀향 등이 난다고 합니다.

 

 

 

 

 

 

 

 

노썸벌런드의 전통 음식인 '팬 해거티pan haggerty'.

수란 밑에 깔린 켜켜이 쌓인 감자 요리로,

감자, 양파, 치즈로 만든다.

 

 

노썸벌런드 전통 음식 중에 납작하게 썬 감자, 양파, 치즈로 만드는 '팬 해거티'라는 음식이 있습니다. 치즈를 과거에는 체다로 썼다가 요즘은 노썸벌런드로 많이들 쓴다고 합니다. 자기네 주county 이름을 달고 자기네 주에서 생산되는 치즈이니 적절한 갈아타기였다고 봅니다. 전능한 체다는 여기저기 안 쓰이는 곳이 없으니 하나쯤은 양보를 해도 되지요. 북쪽 사람들이 '남쪽 깍쟁이'들이 만드는 치즈보다는 자기 고장 치즈를 쓰는 게 인지상정일 듯합니다. 치즈가 지명을 딴 이름을 달고 있으면 이래서 유리합니다.

 

 

 

 

 

 

 



맛을 보니 생산자가 판단을 잘한 것 같네요. 훈제 치즈로서의 장점이 한껏 드러납니다. 오크oak 칩을 때서 무려 24시간 동안 연기를 씌웁니다. 영국의 훈제 치즈들은 대개 오크로 훈향을 씌웁니다. 오크와 영국의 관계는 소나무와 한국의 관계와 같다고 전에 말씀 드린 적 있어요. 오크가 영국의 '국민나무'입니다. 오래 훈제했지만 훈향이 험하지 않고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납니다. 장기 숙성 치즈가 아니라서 아직 수분이 많고 촉촉해 부드럽게 씹힙니다. 우리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다음과 같은 맛들이 납니다:


스팸
자판기 커피
참나무 훈향

 

뭣?! 치즈에서 스팸 맛이 난다고?

뭐,뭣?! 치즈에서 자판기 커피 맛이 난다고?

 

놀랍지 않습니까. 위의 세 가지 맛이 모두 합쳐졌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맛있는데요. 입에 그냥 착착 감깁니다. 집에서 이 치즈 맛을 재현해 보고 싶은 분들은 먼저 스팸을 한 조각 지져서 드신 뒤 곧바로 자판기 커피 맛과 유사한 사무실용 봉지 믹스 커피를 타서 드셔 보세요. 자연치즈에서 이런 맛이 난다니 신기하죠. 술안주로도 좋겠습니다. 훈제 치즈들은 요리에 써도 좋은데, 특히 소스 만들 때 넣어 녹이면 소스의 맛과 향이 아주 깊어집니다. 훈제 버전도 팬 해거티에 잘 어울리겠습니다. 생산자 누리집을 걸어 드립니다.
☞ Northumberland Cheese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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