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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있는 사물

비스킷 틴 또

단 단 2015. 11. 29. 00:00

 

 

 

<웨이트로즈Waitrose> 수퍼마켓의 크리스마스 맞이 레트로 비스킷 틴 2탄.

 

어우, 정신이 다 버쩍 들지 않습니까. 빨간색 스메그SMEG 냉장고 삘도 좀 나고요. 

 

제가 빨간색 물건을 좋아합니다. 영국에 온 뒤로 빨간색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비 부슬부슬 내리고 해 일찍 지는 늦가을과 겨울의 컴컴하고 을씨년스러운 회색조 런던을 떠올려 보세요. 그런데 거기 갑자기 빨간 2층 버스가 휙 지나가고, 길 가다 빨간 우체통 떡 맞닥뜨리고, 빨간 공중전화 부쓰 앞에 뚝 서게되면, 기분이 금세 좋아지고, 런던이 막 좋아지고, 주머니에 지폐 한 장 없어도 삶이 뭔가 근사한 것 같고 그렇습니다. 제 우산도 그래서 빨간색으로 샀어요. 영국에서 빨간 우산 쓴 한국인 아줌마를 보게 되면 단단이니 붙잡고 알은체해 주세요.

 

 

 

 

 

 

 

 

 

이야, 다이얼과 버튼까지.
손잡이가 달려서 아이들 도시락통으로 쓰면 좋겠습니다.
딱 아이들 도시락통 크기입니다.

 

 

 

 

 

 

 

 

 

큼직하지만 정교한 주파수 다이얼.
깡통 참 잘도 만들었습니다.
우아한 그림의 깡통도 좋지만 이런 일상용품 모양의 '노벨티novelty' 깡통은 더 좋아합니다. 재밌잖아요.

 

 

 

 

 

 

 

 

 

뒤에는 안테나 접어서 붙여 놓은 그림까지 다 인쇄. 
이런 노벨티 비스킷 틴들은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으므로 살 때 아예 두 개씩 사서 하나는 내가 갖고 하나는 잘 싸서 보관해 두었다가 시간 좀 지나서 몇 배 받고 팔면 내 과자 값도 떨어지고 깡통도 생기고 일석이조. 과자는 오래 지나면 맛없어지니 두 통에 든 과자는 모두 내가 먹고 빈 깡통 하나만 파는 거지요. 샀던 돈 다 빠지고도 돈이 남습니다. 
으흐흐.

 

 

 

 

 

 

 

 

 

아가들용인지 인형놀이용인지, 하여튼 쇼트브레드가 아주 작은 크기로 만들어져 빼곡이 담겨 있었습니다.

 

 

 

 

 

 

 

 

 

다섯 가지 모양의 미니 쇼트브레드입니다. 깜찍하죠? 수퍼마켓용 대량생산 과자가 참 한숨 나올 정도로 성분도 좋고 맛도 훌륭합니다.

 

쇼트브레드 성분

밀가루, 버터(31%), 설탕, 소금. 끝.

 

참, 저 쇼트브레드 핑거 말입니다, 구멍이 둘씩 둘씩 열두 개가 줄 맞춰 얌전히 찍혀 있는 게 아니라 삐뚤빼뚤 제멋대로 찍히고 하나를 더 찍어 열세 개입니다. 영국인들 엉뚱하죠. 이 글도 한번 읽어 보세요.

과자를 통해 살펴본 유럽 3국의 미감과 국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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