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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여행] 런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간다고 영화 <번트>를 다 보고 오신 권여사님 본문

영국 여행

[런던여행] 런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간다고 영화 <번트>를 다 보고 오신 권여사님

단 단 2016. 2. 10. 12:00

 

 

 

 

 

런던 여행 와서 미슐랑 스타 레스토랑들을 가 보시기로 한 우리 권여사님. 런던행 비행기 안에서 영화 <번트Burnt>를 열심히 보셨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더 셰프>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죠? 영화 보신 이야기를 저희한테 해주시는데, 어찌나 생생하고 재미있게 줄거리를 말씀하시는지, 하도 궁금해 저희도 여행 마치고 집에 돌아와 당장 영화를 찾아 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단단이 간단히 추려 본 줄거리


파리의 미슐랑 2-스타 레스토랑 헤드 셰프로 잘 나가던 미국인 아담 존스는 술과 마약에 찌들어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급기야 모든 걸 망쳐버리고는 홀연히 사라집니다. 아무도 모르게 미국으로 건너와 이름 없는 허름한 레스토랑에서 스스로 정한 굴 백만 개를 까는 지루한 속죄의 작업을 시작합니다. 백만 번째 굴을 깐 날. 식당을 박차고 나와 재기를 꿈꾸며 새로운 미식지로 떠오른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싣습니다. 파리 시절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찾아 모으고 런던의 레스토랑과 길거리 음식점에서 발굴한 재능 있는 젊은이 두 명을 보태 아담 존스 군단을 결성합니다. (런던의 랭엄 호텔The Langham이 이름과 장소를 제공했습니다. 아프터눈 티로도 유명한 호텔입니다.)

 

그러나 재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공백기 동안 대중의 취향과 미식 판도가 바뀌고 조리법도 변화를 해 옛 조리법의 상징과도 같은 저 '버터와 프라잉 팬frying pan'으로 클래식 프렌치를 추구하는 그의 요리는 이제 진부한 것으로 치부가 됩니다. 영화의 전반부에서는 계속해서 아담 존스의 요리가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임을 암시하는 장면들을 삽입합니다. 그 대척점에는 '수비드sous vide'와 '워터 바쓰water bath'를 써서 재료들을 섬세하게 익히고 첨단 장비들과 테크닉을 써서 요리하는 경쟁자 리스Reece를 놓고 있고요. 아담이 구석에 처박혀 속죄로 굴을 까고 있을 동안 리스는 최신 기술을 익히며 변화에 적응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미슐랑 3-스타를 꿈꾸며 야심차게 재기한 아담 존스.

 

 

 

 

 

 

 


버터를 넣고 녹인 뒤 계속 끼얹어 가며 재료를 익히는 중

[brown butter basting 혹은 arroser]. 맛있으나 옛날식임.

 

 

 

 

 

 

 


 그의 주방에 놓인 구리 프라잉 팬과 소스팬.

구리 프라잉 팬과 소스팬은 '클래식 프렌치'의 동의어와도 같음.

 

 

 

 

 

 

 


 개업일에 손님으로 나타난 경쟁자 리스.

"한 2007년쯤의 파리 레스토랑 인테리어를 보는 것 같군."

 

 

 

 

 

 

 


 일간지 평. "다이너diner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는 
진부한 아담 존스의 음식들".

 

 

 

 

 

 

 


한편, 파리 시절의 동료이자 이제는 경쟁자가 된 
리스의 레스토랑에서는...

 

 

 

 

 

 

 

 

 모던한 인테리어의 다이닝 홀에,

 

 

 

 

 

 

 


이렇게 먼지 하나, 균 하나 없을 것 같은 
첨단 장비의 깔끔한 주방을 따로 두고,

 

 

 

 

 

 

 

 

 향초herb도 정교하면서 생소한 마이크로 허브를 쓰며,

 

 

 

 

 

 

 


 재료들을 '양념'과 함께 진공 포장해sous vide 절이거나,

진공 포장 뒤 워터 바쓰에 넣어 섬세하게 온도 조절해 가며 익히고,

 

 

 

 

 

 

 

 

맑은 소스나 향오일 등을 스포이트로 방울방울 떨어뜨려 굳힌 뒤

 

 

 

 

 

 

 

 

 캐비아 형상으로 만들어[spherification] 곁들이는 등,

 

 

 

 

 

 

 

 

시각적으로도 좀 덜 기름지고 덜 무거워 보이는 음식들을 냄.

 


미슐랑 3-스타를 얻고 싶으나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날로 예민해져 가고, 그러다 보니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만 쥐 잡듯 잡고, 주변 사람 닦달하고, 그 와중에 막 살았던 옛 시절의 잔재들은 끈질기게 찾아와 괴롭히고. 무엇 하나 주인공의 뜻대로 되지가 않습니다.


이를 지켜보며 안쓰러워하던 주방의 소스 담당saucier 헬렌은 아담에게 변화해가는 조리법과 세태를 두려워 말고 담대히 받아들이고 나 혼자서 해내겠다는 아집을 버리라고 조언을 합니다. 그리고는 주방에 필요한 최신 장비들을 갖추게 하고, 다른 직원들과 소통을 하게 하고, 아담을 도와 메뉴 개발에 힘을 쏟습니다.


자, 그래서 아담 존스는 재기에 성공했을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보세요.
줄거리는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그의 조리법은 이제 한물 갔어요."

 

 

 

 

 

 

 


"주방의 말단 셰프들조차 
프라잉 팬 서랍을 보고 '박물관이네.' 한다고요."

 

 

 

 

 

 

 

 

 아담을 설득하는 헬렌.

 

 

 

 

 

 

 


 "새 장비를 써도 요리 철학은 얼마든지 고수할 수 있어요.

이 수비드와 워터 바쓰는 그냥 재료 안에 맛을 잘 간직하게 해줄 뿐이라고요."

 

 

 

 

 

 

 


그리하여 주방에 드디어 수비드와 
워터 바쓰 기구를 들여옴.

영국의 푸디들은 집에 가정용을 갖춰 놓고 있기도 함.

Clifton

 

 

 

 

 

 

 


 밤낮으로 메뉴 개발중인 두 남녀.

초반에는 티격태격 하다가 서서히 정 붙이는 건 영화의 기본 공식.

 

 

 

 

 

 

 


아담 존스는 과연 재기에 성공하고 
미슐랑 3-스타를 얻을 수 있을까?

 



요리 영화냐고요?
으음...
요리 영화라기보다는, 셰프와 파인 다이닝의 세계를 다루는 영화라고 해야 더 적절할 듯싶네요. 음식들도 많이 나오기는 합니다. 요리에 관심 있는 분들은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음식들에도 내 속에 섬광이 번쩍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안 그래도 이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 또 한 명의 미슐랑 3-스타 셰프가 자살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죠. 미슐랑 스타 1개를 받았을 땐 뛸 듯이 기쁘다가 2개를 받고 나면 기쁨도 잠시, 그때부터는 최고 단계인 별 3개를 얻고 싶어 끝 모를 집착과 신경 쇠약에 빠지게 된다고 하죠. 3개를 받고 나면 별을 하나라도 잃을까봐 전전긍긍 노심초사 한다 하고요.

 

영화 앞 부분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A: 셰프들은 죄 록 그룹 <롤링 스톤즈> 같은 신적인 존재들인데, 그 중에서도 미슐랑 1-스타 셰프는 '루크 스카이워커'라고 생각하면 돼. 2-스타 셰프는, 말하자면, '오비완 캐노비' 같은 거야. 3-스타를 받는 셰프는 '요다'라고 할 수 있지.


B: (걱정스런 눈빛으로) 알고 봤더니 요다가 아니라 '다쓰베이더'면 어떡해?

 

 

 


이제부터는 영화에서 스쳐 지나갔던 음식들 사진들을 올려 봅니다.

 

 

 

 

 

 

 

 

주인공 아담 존스가 호텔에서 먹었던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블랙 푸딩을 어제 미리 익혀 놓은데다 5시간 넘게 열원 밑에 두어 크러스트가 형성됐잖나."

(처음부터 바삭하게 지진 것과는 다름.)


누가 일류 셰프 아니랄까봐 까탈은. 
그런데 사실, 일류 셰프가 아니더라도 피 같은 내 돈 주고 산 음식에는 누구든 까탈을 부릴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길거리 스낵 바의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준비 모습.

어따, 달걀 노른자 봉긋한 것 좀 보게.

길거리 스낵 바라도 신선한 달걀을 쓰는 모양.

 


런던이라는 배경을 상기시키기 위해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가 영화 군데군데 비칩니다. 영국식 아침은 이제 전세계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되었으나 블랙 푸딩이 올라가야만 제대로 된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라고 할 수 있어요. 잘 만든 것들은 향긋하고 아주 맛있습니다.

 

 

 

 

 

 

 


이건 갈 데 없는 주인공이 남의 집에 머물면서 만들었던 
아침 식사 - 부야베스bouillabaisse

 

 

 

 

 

 

 


 수프broth를 끼얹는 장면.

음식에 수프, 그레이비, 소스 등을 끼얹는 순간을 보는 건

참 흥분되면서 행복함. 뒤에 에스까르고도 보임.

 

 

 

 

 

 

 


 주인공이 남의 집에 머물면서 만들었던 아침 식사
 -

리꼬따ricotta 위에 여름 채소들.

 이태리 치즈에 'English Garden Salad'를 결합.

 

 

 

 

 

 

 

 

 

 

 

주인공이 <이브닝 스탠다드> 레스토랑 평론가한테 냈던 요리들.

 

 

맛있어 보이기는 하나 들꿩grouse 요리는 요즘 기준으로 치면 플레이팅이 약간 무겁고 옛날 식으로 보이긴 하네요. 이런 식의 플레이팅은 영국에서는 이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아니라 갸스트로펍gastropub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생선 위에 얇게 저민 오이나 호박으로 비늘을 표현하는 것도 여기 영국인들한테는 옛 시절의 디너 파티를 생각나게 하는 '레트로'한 것이고요. 조리법과 플레이팅이 예스럽다는 거지, 사실 맛에는 아무 문제 없지요. 요즘 다이너들은 파인 다이닝을 즐길 때 새로운 것과 탄성을 자아내는 것wow factor을 찾으니 주인공의 요리가 고전을 한다는 거지요. 그런데, 미슐랑 3-스타를 추구하는 셰프쯤 되면 저렇게 적나라하게 옛 양식을 드러낼 게 아니라 아주 참하게 재해석을 하거나 독특하게 요리를 해서 내야 하지 않나요?

 

 

 

 

 

 

 

 

 

 

 

 

 주인공이 레스토랑에서 냈던 음식들.

 

 

 

 

 

 

 

 

 

 레스토랑에 놀러 온 꼬마에게 급조해서 내준 생일 케이크.

집에서 엄마가 만든 것처럼 소박하고 정겨움.

 

 

 

 

 

 

 


 이 영화를 위해 영국의 미슐랑 2-스타 셰프

마커스 웨어링이 만들어 준 음식 -

"Quail, Carrot, Summer Savoury" ☞ 레서피는 여기에

 

 

 

 

 

 

 


 마커스 웨어링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 준 음식 - 

"Dorset Turbot with Tomato Basil"

 

 

 

 

 

 

 


 마커스 웨어링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 준 음식 -

"Herdwick Lamb, Beetroot, Girolle"

 

 

 

 

 

 

 


이것도 마커스 웨어링이 만들어 준 음식 -

"Mascarpone, Blood Orange, Streusel"

레서피는 여기에

 

 



다음은 영화 속 파인 다이닝 업장의 이모저모.

 

 

 

 

 

 

 


 손님을 받기 전에 이렇게 그날 낼 음식들과

소스 샘플을 놓고 일일이 확인.

 

 

 

 

 

 

 


 조리된 구성 요소들을 칼로 썰어 질감도 확인하고,

향도 맡아 보고, 씹어 보기도 하고.

 

 

 

 

 

 

 

 

 한편, 프론트에서는 서빙할 직원 교육이 한창.

 

 

 

 

 

 

 

 

 "미슐랑 인스펙터들을 알아볼 수 있는

몇 가지 패턴이 있지."

 


실제로는 레스토랑들이 미슐랑 인스펙터를 알아차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죠. MI6 에이전트와 같은 급으로 비밀리에 일을 하기 때문에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으나 영화 속에서는 재미를 위해 미슐랑 인스펙터들을 알아볼 수 있는 몇 가지 패턴이 존재한다고 설정을 해 놓습니다. 그 설정인즉슨,


늘 둘이서 짝지어 방문을 하는데, 둘 다 남자일 수도, 남녀 혼성일 수도 있다. 예약은 항상 저녁 7시 30분보다 늦지 않게 하며, 두 명 중 한 명은 좀 일찍 도착해 바에서 대기를 하면서 바 분위기를 살핀다. 다른 한 명은 30분 늦게 도착해 한 명은 '테이스팅 메뉴'를, 다른 한 명은 단품a la carte 메뉴에서 각 코스를 따로 주문하고, 와인 반 병을 시키면서 동시에 물 값을 따로 받지 않는 거른 수돗물tap water을 달라고 부탁한다. 서비스를 섬세하고 신속하게 잘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포크를 하나 바닥에 몰래 내려 놓는데, 소리가 나도록 떨어뜨리면 금방 알아차리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


이 설정이 허구임에 틀림없는 게, 일단 대개의 런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는 테이스팅 메뉴를 일행 중 일부만 시키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테이스팅 메뉴는 보통 테이블 전체가 다같이 시키도록 정해 놓고 있거든요.

 

 

 

 

 

 

 


 "3-스타를 받으려면

'좋다' 또는 '훌륭하다' 정도로는 부족해.

'완벽하다'가 되어야만 하지."

 

 

 

 

 

 

 


 허나, 미슐랑의 가장 큰 문제는

최고의 별은 주로 프랑스 음식을 다루는 집이나

프랑스 재료, 테크닉을 적극적으로 쓰는 집에 준다는 거.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즉각 다음의 영국 셰프 네 명을 머리에 떠올렸습니다. 먼저, 영국의 '양대 GR 셰프'인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와 고든 램지. 실제로 영화 주인공인 아담 존스의 모델로 이 둘을 삼았다고 하죠.

 

 

 

 

 

 

 


젊은 시절의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

젊은 나이에 미슐랑 스타를 3개나 받았으나

"이딴 거 관심 없어." 하고는 반납해 버린 괴짜.

어찌 보면 현명.

 

 

 

 

 

 

 

 

 그 이름도 유명한 고든 램지. 미슐랑 3-스타 셰프.

 


그리고 그 '올드'한 것의 대척점에 있는 첨단 이미지의 경쟁자 리스Reece는 암만 봐도 헤스톤을 모델로 삼은 것 같습니다. 헤스톤은 영화의 리스 같지 않고 'mad scientist' 같은 괴짜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요. 그리고, 제가 얼마 전 ☞ 헤스톤 요리책 소개할 때 언급했던 것처럼, 헤스톤은 맹목적으로 첨단만 추구하는 셰프가 아닙니다. 프렌치 클래식도, 브리티쉬 클래식도, 분자 요리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다재다능한 셰프입니다. (본인은 정작 '분자 요리molecular gastronomy'라는 용어를 싫어한다고 함.) 그에겐 성역도 금기도 도그마도 없죠. 어쨌거나 수비드와 워터 바쓰의 옹호자이므로 리스를 보면서 헤스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첨단 장비를 갖춘 그의 키친 실험실도 한몫 했고요.

 

 

 

 

 

 

 

 

얼굴만 봐도 즐거운 헤스톤 블루멘쏠. 미슐랑 3-스타 셰프.

 

 

 

 

 

 

 


이 영화의 주방 장면 자문을 맡았던 
마커스 웨어링. 2-스타 셰프.

 


그리고 마지막 인물로는, 생생하고 실감 나는 주방 장면들을 위해 이 영화의 자문 역할을 했던 마커스 웨어링. 젊은 셰프들의 요리 경연 대회인 <마스터 셰프 프로페셔날>의 심사위원이기도 하죠. 심사위원을 최근 프랑스인 셰프에서 영국인 마커스로 바꾼 것이 마치 미식 추세가 바뀐 것을 상징하는 것 같아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은 거꾸로 파리의 셰프들이 런던에 오고 싶어한다네요.) 원래 모던 프렌치 퀴진을 하는 사람인데 최근 영국음식을 내는 레스토랑을 별도로 열었습니다. 요즘 영국에서 가장 '핫'한 것은 바로 영국음식입니다. 미슐랑 스타 셰프들이 너도나도 영국음식 내는 레스토랑들을 열기 시작했죠. 영국음식 내는 집들이 미슐랑 스타를 속속 받고 있기도 하고요. 심지어 미슐랑 2-스타를 받는 갸스트로펍들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개스트로 펍'이 아니라 '갸스트로펍'이 맞는 발음이며 한 단어임. 1991년에 영국에서 만들어진 신조어. 펍들 중에서 음식에 좀 더 신경 쓰는 집들을 말함.)

 

 

 

 

 

 

 


영업을 마친 늦은 밤에도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맛을 보고 공부를 하는 주인공.

 

 

 

 

 

 

 


길거리 음식들도 먹어 보고, 
타국 음식들도 부지런히 맛을 보고,

 

 

 

 

 

 

 

 

 타국 식재료 파는 곳도 찾아가 재료 공부도 하고.

 


끝으로, 저는 어떤 직업군의 사람들보다 여행 경험이 많이 필요한 사람들이 바로 이 셰프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 영국의 젊은 셰프들은 남의 나라 주방에 가서 일들을 많이 합니다. 야심찬 젊은이들 중에는 돈을 모아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일을 완전히 접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새로운 음식과 식재료를 경험하기도 하죠. 사정상 유학은 못 하더라도 해외 여행은 좀 많이 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영국에는 그래도 전세계 식재료들이 많이 들어와 있고, 전세계 셰프들이 일자리를 찾아 제 발로 걸어 들어와 자기들이 가진 식문화 보따리를 풀어 놓기도 하지만, 소통과 왕래가 적은 우리 한국 같은 나라에서는 우리가 직접 밖에 나갔다 오는 수밖에요.

 

이 영화를 보면서 한국판 미슐랑 가이드가 나오게 된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초창기 한동안은 찌그락째그락 말도 많고 탈도 많겠지만, 지기 싫어하고 인정 받고 싶어하고 근면한 민족이니 긍정적인 변화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거나 식당을 찾는 손님들한테는 누가 대신 나서서 감시자 노릇을 해주는 거니 좋은 일이지요.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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