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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고기 ◆ 이태리 프로슈토 디 파르마 Prosciutto di Parma PDO 파르마 햄 본문

조제 고기

조제고기 ◆ 이태리 프로슈토 디 파르마 Prosciutto di Parma PDO 파르마 햄

단 단 2016. 4. 7. 00:00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프로슈토'는 돼지 뒷다리를 염지해 자연 건조 및 숙성시킨 이태리의 햄을 말합니다. 익히지 않은 생햄은 프로슈토 크루도crudo(raw), 익힌 것은 프로슈토 꼬또cotto(cooked)로 부릅니다. 때로는 프로슈토 뒤에 지명이 따라붙기도 하는데, 오늘 소개해 드릴 것은 프로슈토 중에서 가장 유명한 파르마 지역의 프로슈토입니다. 영어권에서는 그냥 '파르마 햄'이라고 부릅니다. 아래에 파르마 햄 식별법 영상을 걸어 봅니다. 

 

 

 

 

 

 

 

 

파르마 햄을 식별하는 법은 쉽습니다. 햄 표면이나 포장에서 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왕관 표시를 찾으면 됩니다. 포장육일 경우엔 왕관 외에 빨간색 노란색의 PDO 표식도 함께 붙습니다.

 

 

 

 

 

 

 

 

 

즉, 아무런 표시가 없는 이 제품은 그냥 이태리 어디서든 만들 수 있는 일반적인 생햄이란 소리고,

 

 

 

 

 

 

 

 


이 제품은 파르마에서 만든 프로슈토란 소리입니다. 2013년 12월에 조제하기 시작해 24개월 넘게 숙성시켰다는 설명이 있네요. 최소 12개월은 숙성을 시켜야 파르마 햄이라 불릴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데, 3년 이상 숙성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염지 후에는 100일간 찬 공기를 쐬어 휴지를 먼저 시키고, 그 뒤 파르마의 자연 바람 속에서 건조와 숙성을 시킵니다. 파르마 햄을 생산하는 곳이 무려 156곳이나 있다고 하는데,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파마산 치즈) 생산하는 곳도 무려 300곳이 넘는다고 하니, 파르마는 조제 햄과 치즈 만으로도 지역 경제 규모가 어마어마할 듯합니다. 맛은 일반 프로슈토나 이 파르마 햄이나 둘 다 훌륭하지만 파르마 햄의 생산 기준이 좀 더 엄격합니다. 아래의 파르마 햄 홍보 영상을 한번 보세요.

 

 

 

 

 

 

 

 

파르마 햄은 이태리 중부와 북부에서 키워진 돼지의 뒷다리를 가져다가 오직 바다소금과 파르마의 공기, 오랜 시간만으로 맛을 냅니다. 일반 프로슈토는 수입 돼지고기를 써서 만들기도 하나 파르마 햄은 반드시 이태리의 정해진 지역에서 키운 돼지로만 만들어야 합니다. 수요가 워낙 많은 햄이라 이태리 중부와 북부에서 키운 돼지의 뒷다리는 대부분 이 파르마 햄 만드는 데 투입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질산염, 질산염, 질산칼륨 등 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는다는 것이 파르마 햄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발색제가 안 들어가서 그런지 색이 빨갛지가 않고 약간 어두우면서 연한 편입니다. 


영상에 숙성이 제대로 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가 이쑤시개처럼 생긴 뾰족한 말뼈를 햄에 찔렀다 빼서 향을 맡는 장면이 나오죠? 금속으로 만든 것도 안 되고, 소뼈로 만든 것도 안 되고, 꼭 말뼈를 써서 만든 꼬챙이여야만 향을 제대로 맡을 수 있다네요. 신기하죠.

 

 

 

 

 

 

 

 

 

파르마 햄 먹는 법

 

일인당 대개 3~4쪽을 적정량으로 잡는데, 빵과 함께 먹어도 좋고, 모짜렐라를 곁들여도 좋고, 단맛 많이 나는 과일과 함께 먹거나 달걀 요리, 채소 요리, 파스타 등에 넣어도 좋습니다. 파르마 햄과 안 어울리는 식재료를 찾는 게 더 빠를지 모르겠습니다. 단, 파르마 햄이 짭짤하므로 곁들이는 것들은 간이 세지 않은 것으로 선택하시는 게 좋습니다. 

 

가장 잘 알려진 조합은 아무래도 멜론과의 조합일 텐데요, 멜론은 주황색 과육을 가진 유럽 칸탈루프cantaloupe 멜론 중 향이 특별히 진한 샤롱떼 품종charentais을 쓰시면 좋습니다. 영국은 기후가 안 맞아 멜론 재배를 못 하고 유럽 대륙이나 북아프리카에서 수입을 해 와야 하는데, 역시나 바지런한 영국 수퍼마켓들, 맛있다는 샤롱떼 멜론을 들여놓고 있으니 영국에 계신 유학생 여러분들께서는 수퍼마켓에서 장볼 때 파르마 햄과 샤롱떼 멜론 사다가 집에서 현지인들처럼 즐겨 보세요. 이태리 안 가고도 영국에서 이태리 음식 잘 먹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과육이 너무 단단하지 않은 잘 익은 '꿀' 참외와 함께 먹으면 비슷한 맛이 날 듯합니다. 참외를 영어로는 '코리안 멜론'이라고 부릅니다. 차이니즈 멜론도 아니고, 재패니즈 멜론도 아니고, 코리안 멜론이라니, 이 사실 알고 참 반가웠죠. 샤롱떼 멜론 쪽이 좀 더 무르고 수분이 많아 청량하긴 하지만 단맛과 향이 풍부해 잘 익은 참외와 느낌이 매우 비슷합니다.

 

 

 

 

 

 

 

 

 

맛을 보겠습니다. 
단맛 물씬 나는 멜론과 짭짤한 생햄을 같이 먹는다니 맛이 상상이 잘 안 되죠. 저도 처음에는 '멜론과 햄? 그것 참 희한한 짝짓기군.' 생각했는데 먹어 보니 의외로 궁합이 잘 맞습니다. 둘 다 풍미가 뚜렷하고 개성이 있어 어느 한 쪽이 밀리질 않고 각자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동시에 서로 보완을 합니다. 

 

 

 

 

 

 

 

 

 

 

파르마 햄은 모짜렐라에도 잘 어울리고 채소 요리에도 잘 어울립니다. 활용도 높은 식재료이니 장보다가 파르마 햄을 보시면 사서 냉장고에 쟁이세요. 유통기한도 꽤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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