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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푸드 가이드 - 66년째 발행해 오고 있는 영국의 레스토랑 평가서 The Good Food Guide 본문

영국 여행

굿 푸드 가이드 - 66년째 발행해 오고 있는 영국의 레스토랑 평가서 The Good Food Guide

단 단 2016. 9. 15. 00:00

 

 

 

 

 

 

 

영국은 미슐랑 가이드 외에도 자체 레스토랑 평가서를 따로 갖고 있습니다. <굿 푸드 가이드>입니다. 1951년부터 지금까지 발행해 오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고급 수퍼마켓 체인인 ☞ 웨이트로즈가 인수해 더 알차게 꾸며서 내고 있습니다. 미슐랑 가이드 영국판을 제치고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레스토랑 평가서라고 하니, 영국인들이 자국의 평가서를 더 신뢰한다는 소리지요. 궁금해서 저도 올해는 한 권을 사 보았습니다. 표지 색은 매년 바뀝니다. 카펫과 뜨개질과 천 소파 좋아하는 천fabric 애호가들의 나라답게 표지도 천을 씌워 고급스럽게 장정을 합니다.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같은 날에 돈 모아서 갈 만한 고급 식당만 다루지 않고 카페, 펍, 다이너, 비스트로, 따빠스tapas 바, 오스테리아osteria, 피쩨리아pizzeria 같은 저렴한 식당들도 다루며, ☞ 오똘렝기풍의 델리 겸 카페에서부터 ☞ 라 프로마저리 같은 치즈 가게겸 카페에 이르기까지, 실력 있는 다양한 먹거리 공간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식당 방문자들의 추천과 평점을 종합해서 검토한 뒤 심사위원들이 익명으로 가서 평가를 해 명단에 올릴 것인지 말 것인지를 정하고 1부터 10까지 점수를 매깁니다. 이 작업을 매년 처음부터 다시 합니다.

 

 

 

 

 

 

 

 

 



<굿 푸드 가이드> 누리집에 가면 이런 화면을 통해 누구든지 식당 평가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른 온라인 식당 평가 기관들처럼 인터넷 기반으로만 해도 될 텐데 굳이 종이책을 내는 이유는, 맞춤법 막 틀려 가면서 쓴 일반인들의 졸문이 아닌 훈련 받은 편집진의 제대로 된 문장으로 실물 사료를 남겨 후대의 학자들이 연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우리가 무심히 펼쳐 본 요리책이 미래의 음식사학자들과 요리사들에게는 얼마나 귀한 사료가 될지 다들 잘 아실 겁니다. 음식의 원조를 가릴 때도 대개 맨 처음 실렸던 요리책을 놓고 따지곤 하죠. 식당 평가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식당은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기록을 남겨 두면 대중의 기호 변화와 식문화 동향을 살필 수 있습니다. 이 <굿 푸드 가이드>는 그래서 브리티쉬 라이브러리에도 소장이 되고, 그 안에서 열람도 가능합니다.

 

 

 

 

 

 

 

 

 



내가 사는 동네의 식당이 이 책에 실려 있으면 얼마나 반갑고 신날까요?

 

 

 

 

 

 

 

 

 



목차입니다. 이런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편집 고문consulting editor의 인사말과 개관입니다. 지난 10년간 영국의 외식 현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간략하게 서술합니다. 과거 외식이란 특별한 날 비싼 곳에서 고급 음식을 먹는다는 개념이었는데, 이제는 격식을 벗겨 낸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무때나 즐기는 쪽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 예약 없이 식사 시간에 무작정 가서 때로는 긴 줄까지 서 가며 먹는 식당, 부담 없는 가격대에 맛있는 음식을 선보이는 식당, 시간 구애 받지 않고 하루 중 아무때나 가서 즐길 수 있는 식당이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음식의 국적들도 이전보다 훨씬 더 다양해졌고요. 런던 이외의 지역에도 실력 있는 식당들이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 이제는 요리사들뿐 아니라 손님들도 음식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늘어 외식 업계에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한편, 재료 낭비와 불필요한 노동을 줄이려고 여러 코스로 이루어진 고정된 '테이스팅 메뉴'를 고착시키려는 요리사들과, 다채로운 단품 메뉴로 다양한 선택권을 누리고 싶어하는 손님들 간의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을 합니다. 솜씨 좋은 일류 요리사의 테이스팅 메뉴는 참을 수 있지만 실력도 없는 요리사들이 너도나도 유행처럼 테이스팅 메뉴를 내다 보니 먹는 사람에게는 한 코스 한 코스 먹는 일이 마치 '장애물 경주'를 하는 것과 같은 고역이 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그래서 장고 끝에 가짓수를 줄인 단출한 단품 메뉴만 선보이는 요리사들이 늘고 있다는 보고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전식 3개, 본식 3개, 후식 3개 등으로, 코스별 음식 가짓수는 대폭 줄이되 대신 자주 새 음식으로 바꿔 선보이는 쪽으로요. 사진을 누르면 큰 그림으로 뜨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읽어 보세요.

 

 

 

 

 

 

 

 

 



이 책에 수록된 수많은 식당 중 평점이 가장 높은 상위 50개 식당입니다. 주황색 대조 표시는 제가 가 본 곳들을 표시한 겁니다. (4위를 한 '폴렌 스트릿 소셜Pollen Street Social' 비추천. 나머지 세 곳은 추천.) 괄호 안의 숫자는 평점입니다. 1점부터 10점까지 세밀하게 나누어 매겨 놓았습니다. 10점 만점을 받은 곳은 단 두 곳밖에 없으니 평가가 매우 엄격하죠. 미슐랑 3-스타보다도 얻기 힘든 게 이 <굿 푸드 가이드>의 10점 만점이겠습니다. 이 목록은 미슐랑 가이드의 평가와는 결과가 또 다릅니다.


잠깐. 
1점 받은 식당의 요리사는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으니 창피해해야 하는 걸까요? 천만에요. 1점도 못 받아 여기 수록되지도 못 한 음식점이 수두룩합니다. 저희 동네에 있는 그 많은 음식점들 중에서는 단 한 곳도 이 책에 이름을 올리지 못 했습니다. 이 책에 오른 집이면 일단 맛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재미있게도, 한식당들 중에서 서양 옷을 입힌 저 세련되기 짝이 없는 런던의 ☞ 진주는 이름을 올리지 못 했으나, 지방[Bristol]에 자리잡은 지극히 한국스러우면서 소박하고 투박한 ☞ 스카이 콩콩은 등재가 됐습니다. 영국인들이 뭘 좀 아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새로 등재된 25개의 식당 목록입니다.

 

 

 

 

 

 

 

 

 



편집자들이 꼽은


 올해의 요리사 Chef of the Year
주목해야 할 요리사 Chef to Watch
올해의 식당 Restaurant of the Year
새로 등재된 식당들 중 최고 Best New Entry
서비스가 가장 좋은 집 Best Front-of-House
의식 있는 소규모 체인 Best Small Group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쓰겠습니다.)
올해 최고의 지역 식당
 Best Local Restaurant of the Year
  입니다.

 

 

 

 

 

 

 

 

 

 


지역별 명물 식당.

 

 

 

 

 

 

 

 

 



책 이용 안내.

 

 

 

 

 

 

 

 

 



늘 그렇듯 수도인 런던은 따로 취급합니다. 식당 수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고요. 런던은 전세계에서 부자가 가장 많이 모인 곳입니다. 러시아 부호와 중동 부호에, 이제는 중국 부호들까지, 부자란 부자는 죄 런던에 집을 사서 갖고 있죠. 방문도 자주 하고요. 그래서 고급 음식에 대한 수요가 많습니다.

 

 

 

 

 

 

 

 

 



지도도 여러 장이 삽입돼 있습니다.
영국에서 '맛집'이 가장 밀집돼 있는 지역으로 한 장 보여 드립니다[왼쪽].

 

 

 

 

 

 

 

 

 

 


선정된 각각의 식당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이 책을 보고 만일 영국음식 내는 집을 가 보고 싶은 분들은 'cuisine type'을 다음의 것들로 한정해서 살펴보시면 됩니다.


 British: 전통 영국음식
Modern British: 현대 영국음식
Anglo-French: 영국 + 프랑스 음식
Anglo-European: 영국 + 유럽 음식
British/American, British/Russian 등: 영국음식 + 특정 국가의 음식
Fusion: 동서양 음식의 결합 
  (동양 음식과 영국음식이 결합될 때도 많습니다. 유럽 음식끼리의 결합은 'Modern European'이라는 용어를 써서 표현합니다.)
Seafood: 해산물

 

 

 

 

 

 

 

 

 

 

 

 

 


주목해야 할 요리사들도 식당을 소개하는 중간중간 간단하게 소개를 합니다. 대개 이번 판에 새로 등재된 식당의 요리사나, 새로 상위에 오른 식당의 요리사를 다룹니다. 해당 요리사에게는 큰 영예죠.


요리하시는 분들은 스스로에게 위에 있는 것과 같은 질문을 한번 던져 보세요.


 당신을 요리사의 길로 이끈 것은 무엇인가?
안 먹고는 절대 못 살겠다 싶은 음식은?
손님에게 내는 자신의 음식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성공적인 식당의 주방에 꼭 있어야 할 식재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즐겨 찾는 타인의 식당은?

 

 

 

 

 

 

 

 

 

 

 

 

 

 

 

 

 

 

 

 

 



런던 소개가 끝나고 나면 전국을 지역별nations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지도 모음.

 

 

 

 

 

 

 

 

 



잉글랜드 남서부 끝자락과 채널 아일랜드쪽 지도를 대표로 한 장 올려 봅니다. 콘월Cornwall은 꼭 가 보고 싶은 곳입니다. 햇빛이 남달라 영국의 화가들도 그림 그리러 많이 가는 곳이고, 영국 최고의 ☞ 해산물 전문 식당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동네 이름별 색인.

 

 

 

 

 

 

 

 

 

 

 

식당 이름별 색인.

 

 

 

 

 

 

 

 

 

 

 

오랫동안 꾸준히 이 책에 등재되고 있는 식당들의 목록.
창업보다 수성이 어려운 법.
식당이야말로 더더욱.
그러니 이렇게 따로 떼어 치하를 해주는 작업도 필요하지요.
식당 이름 옆의 숫자는 식당의 영업 햇수를 말하는 게 아니라 이 책에 실린 횟수를 말합니다.
식당 자체는 더 오래됐을 수도 있어요.

 

 

 

 

 

 

 

 

 



이번 판을 발간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들.
'크레딧' 밝히기 - 서양인들의 참 바람직한 습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독자 선물.
계산할 때 이 바우처를 제시하면 5파운드를 할인해 준다고 합니다. 이 행사에 동참하는 식당에서만 가능합니다. 식당 소개 란에 표시가 따로 돼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쿠폰'이라는 단어를 잘 안 씁니다.) 세 장만 사용해도 책 값이 빠지니 외식 자주 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안 사 볼 이유가 없겠습니다.

 

 

 

 

 

 

 

 

 



이상 책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무려 6백 쪽이 넘는 책인데, 어휴, 우리 동네 식당들은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 했어요. 집 근처에 <웨이트로즈> 수퍼마켓이라도 있는 걸 불행 중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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