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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행

[런던여행] 보로 마켓, 버러 마켓 Borough Market, London

단 단 2016. 9. 23. 00:00

 

 

(가로로 긴landscape 사진들은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요리하시는 분들과 미식가들께서는 런던에 여행 오시면 다음의 장소들을 필히 방문 일정에 넣으시기를 바랍니다.


버러 마켓Borough Market (샤쿠테리와 치즈 같은 조제 식품 중심의 시장. 군것질거리도 넘침.)

스미쓰필드 마켓Smithfield Market (축산물 시장. 요리사 분들께만 추천)

빌링스게이트 피쉬 마켓Billingsgate Fish Market (여기도 요리하시는 분들께만 추천. 새벽장이라서 접근하기가 좀 까다로울 겁니다.)

포트넘 앤드 메이슨Fortnum and Mason 백화점

해로즈Harrods 백화점 식품관

웨이트로즈Waitrose 수퍼마켓 (옥스포드 스트리트 지점 추천)

막스 앤드 스펜서 푸드 홀Marks & Spencer Food Hall (옥스포드 스트리트 지점이나 워털루역 지점 추천)

 


노팅 힐에 있는 ☞ 데일스포드 유기농 매장은 규모가 작고 취급하는 물건이 많지 않아 일부러 찾아가기에는 그렇고, 근처에 갈 일 있는 분들만 들러 보세요.

 

치즈 좋아하시는 분들은, 런던에 치즈 숍들 중 유명한 곳이 몇 군데 있기는 하나[Paxton & Whitfield, The Fine Cheese Co., La Fromagerie 등] 여행 오셔서 시간이 무한정 있지는 않을 테니 개별 숍들을 일일이 찾아다니기보다는 그냥 위에 열거한 버러 마켓, 백화점들, 수퍼마켓들만 가셔도 충분하리라 봅니다.


영국에 계셨던 분들이나 현재 계신 분들 중 런던에서 '푸디foodie'들이 가 볼 만한 좋은 곳을 또 알고 계시면 추천 부탁드리겠습니다.

 

 

 

 

 

 

 

 


역시 영국.
들어가자마자 맨 먼저 보이는 것은 꽃가게.
"Welcome!" 하는 것 같죠.

 

이날만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구경 온 사람들 대부분이 남자여서 남자 미식가가 여자 미식가보다 많은가 보다 생각했었습니다. 아니면 휴무일을 맞아 식재료 구경 나온 요리사들이었을까요? 아직까지는 주방에 남자 요리사가 훨씬 많으니까요. 수요일 오후 3시쯤 오니 사람이 적어 사진 찍기도, 구경하기도 좋았습니다. 방문하고자 하는 분들은 누리집에 들어가 영업 시간과 입점한 가게들이 모두 문을 여는지를 확인하고 가세요.

Borough Market

 

 

 

 

 

 

 

 

 

성격에 따라 세 구획으로 나뉘어 있는데 재미있는 곳이니 그냥 시간 넉넉히 잡고 가셔서 다 보고 오세요. 맛있는 음식이 지천이라 이 안에서 끼니도 때울 수 있습니다.

 

 

 

 

 

 

 

 

 

향신료, 향초, 소금, 양념류, 말린 과일 및 말린 채소 전문점.
어우, 이런 집 보면 신나죠.

 

 

 

 

 

 

 



인도 가정집에 하나씩은 꼭 있다는 스테인레스 스틸 향신료 합 '마쌀라 다바masala dabba'. 이런저런 말린 과일들과 채소도 보입니다. 오른쪽에는 흑마늘이 있네요.

 

 

 

 

 

 

 



최근 몇 년 간 서양 요리사들 사이에서 흑마늘이 대유행이라 영국에서도 자주 보입니다. 흑마늘은 한국에 원래 있던 거잖아요? 한식 세계화 한다고 엉뚱한 데 돈 쓰지 말고 마늘 왕국이 이런 거나 잘 만들어 유럽에 내다 팔면 얼마나 좋을까요? 비싸게 팔리거든요. 영국의 요리사들과 장사꾼들은 자국민이 '블랙갈릭' 맛을 잘 모를 것 같으니 흑마늘 소개를 할 때는 꼭 "발사믹 비니거 맛 나면서 찐득찐득 새콤달콤, 얼마나 맛있는데요!" 합니다. 한식 요리사들도 이 흑마늘을 잘 활용해 창작 요리를 선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흑마늘 활용하기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데, 그렇죠, 쑤맥sumac도 산지별로 맛이 다 다르겠죠. 이 사진을 보니 심지어 산지별로 색상과 입자도 다르네요. 레몬 즙 비슷한 맛이 나면서 독특한 풍미가 있기는 하나 식감이 우리나라 거친 고춧가루처럼 텁텁하고 이에 자꾸 끼어서 잘 안 쓰게 됩니다. 한 병 사서는 터키 요리 하느라 딱 세 번 써 봤습니다.

 

 

 

 

 

 

 



크로아티아 식품 전문점.

 

 

 

 

 

 

 



크로아티아의 조제고기들.
이 날 느꼈던 것 또 하나 - 투박한 조제고기는 마치 빵처럼 보인다는 것.

 

 

 

 

 

 

 



스위스 치즈 전문점.
에멘탈러.

스위스 치즈 애호가 김정은, 스위스 치즈 애호가 단단 꿈에 출몰

 

 

 

 

 

 

 



스위스의 파마산 치즈 격인 장기 숙성 씨로네cironé.
껍질이 심상치 않아요.

 

 

 

 

 

 

 

 

 

트러플 모양을 본떠서 만든 신생 치즈 벨퍼 크놀레Belper Knolle.
트러플처럼 전용 대패로 깎아서 먹어야 한답니다.
다음 번 방문 때 사기로 했습니다.

 

 

 

 

 

 

 



이태리 조제고기 전문점.
손님이 주문한 고기를 썰고 있는 중입니다.

 

 

 

 

 

 

 



프랑스 조제고기 전문점.

 

 

 

 

 

 

 



프랑스 조제고기만 있는 줄 알았더니 한쪽에서는 이태리, 스페인, 영국 것도 같이 놓고 팔고 있네요.

 

 

 

 

 

 

 



또 다른 프랑스 치즈 및 조제고기 전문점.

프랑스 치즈 이름 제대로 발음하기

 

 

 

 

 

 

 

 


같은 집.
진열을 어찌나 아기자기 예쁘게 해 놓았던지.

 

 

 

 

 

 

 



가까이서 찍어봅니다.
조제고기를 빈티지 여행 가방에 담아 놓았습니다.

 

 

 

 

 

 

 



같은 집.
후추가 덕지덕지. 맛있겠습니다.

 

 

 

 

 

 

 



와아, 이렇게 실한 버거는 처음 봤습니다. 패티 두 장, 두툼한 베이컨 세 장, 두껍게 썬 영국산 진짜 체다 한 장, 잘 지진 양파와 상추, 번도 아주 제대로네요. 점심 시간에는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나 봅니다. 다음 방문 때는 꼭 사 먹어보렵니다. (가만, 경이로움 님이 추천하신 피쉬 앤드 칩스도 맛봐야 하는데?)

 

 

 

 

 

 

 



어느 식당이 밖에 내놓은 '알 프레스코'용 식탁과 의자.
식재료 나르는 상자 아닙니까? ㅋㅋ
실제로 여기 앉아서 먹고 있는 손님도 봤습니다. 

 

 

 

 

 

 

 



채소 가게.
저 봐요, 저.
생채소 파는 집인데 흑마늘 갖다 놓고 파는 거.

 

 

 

 

 

 

 



또 다른 채소 가게.

 

 

 

 

 

 

 



빨간 구두를 신은 멋쟁이 남자.
채소 가게에 진열된 버섯들을 넋 놓고 보고 있길래 몰래 찍었습니다. '댄디dandy'이면서 '푸디'인가 봅니다.

 

 

 

 

 

 

 

 

쟌느Jeanne 님께서 덧글로 알려주신 고든 램지의 버러 마켓 버섯 매대 영상. 버섯 잘 고르는 법, 손질하는 법, 요리에 활용하는 법 등을 설명합니다. 채소가게 주인이 런던 사투리cockney를 써서 발음 알아듣기가 좀 힘드실 겁니다.

 

 

 

 

 

 

 

 


올리브, 장아찌, 장paste/sauce/condiment 가게.
맞은편에는 다양한 산지의 올리브 오일 가게.

 

 

 

 

 

 

 

 


여러분은 지금 버러 마켓을 보고 계십니다.

 

 

 

 

 

 

 



영국과 아일랜드 치즈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닐스 야드 데어리> 버러 마켓점.

 

 

 

 

 

 

 



코벤트 가든에 있는 1호점은 일전에 소개를 해드렸죠.
<닐스 야드 데어리> 코벤트 가든점 방문기


규모는 여기가 훨씬 큽니다. 이곳 방문기는 따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스페인 식료품 전문점 <브린디사> 버러 마켓점.

 

 

 

 

 

 

 



흠칫.
가게 들어서자마자 까만 발굽의 이베리코 베요따 하몽이 떠억. 인간을 위해 이왕 희생된 귀한 생명, 최대한 아껴가며 맛있게 먹어줘야지요. 저는 고기는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땡글땡글 잘 기른 것을 (숙연한 마음으로 잡은 뒤) 정성껏 조제하고 오래 숙성시켜, 먹을 때는 최대한 얇게 저며 소량 소비하는 쪽을 선호합니다. 때로는 수퍼마켓 고기 선반의 생고기 값이 너무 싼 것이 마음에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정성 들인 '비싼' 조제고기가 좋아요.

인간과 식량

 

 

 

 

 

 

 



캬.


(칠판에 팔자 좋은 흑돼지와 도토리 그려 놓은 거 웃겨 죽것습니다.)

 

 

 

 

 

 

 



가격표 좀 보세요. 참 한숨 나오게 비싸죠.
조제고기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이 이베리코 베요따 하몽인데 저렇게 비싸니 한숨이 안 나올 수가 없죠.

저절로 적게 먹게 됩니다.

 

 

 

 

 

 

 

 


4년 숙성.
전능하신 신께서 만약 저에게 가게 한 곳을 털 수 있게 허락해주신다면 저는 스페인 식료품점을 털렵니다. 이베리코 베요따 하몽과 <오르티즈> 사의 생선 통조림들 잔뜩 이고 나오렵니다.

 

 

 

 

 

 

 



흰 아스파라거스는 독일인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건 줄 알았는데 스페인 사람들도 이걸 더 좋아한다네요. 영국인들은 무조건 그린 아스파라거스입니다. 푸른 초원을 늘 보고 자란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여기 사람들은 아스파라거스는 꼭 그린이어야 한답니다. 흰 아스파라거스에 아스파라긴산이 좀 더 많다고는 합니다.

 

 

 

 

 

 

 



통조림 생선계의 황제 <오르티즈>.

 

 

 

 

 

 

 

 


문어를 비롯, 냉장 해산물도 물론 있고요.

 

 

 

 

 

 

 



스페인 치즈들. 
치즈가 너무 많아 몇 개만 찍어 올려봅니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

 거대한 키세스 쵸콜렛 모양의 떼띠야tetilla PDO[DOP]

훈제 치즈 싼 씨몬 다 꼬스따San Simón da Costa PDO[DOP]

봄본 데 이루엘라스Bombon de Iruelas

마온Mahón

라 뻬랄La Peral

몬떼 에네브로Monte Enebro

라 레또르따La Retorta

 

 

 

 

 

 

 



나가기 전에 아까 보았던 하몽 이베리코 베요따를 입맛 다시며 한 번 더 찍습니다. 미식가 여러분들께서는 이 집도 꼭 구경해보시기를 바랍니다. 4백 개가 넘는 스페인의 식료품들을 취급하는데, 주로 고급으로 갖다 놓는 것 같았습니다. 영국의 푸디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공간이죠. 방문하시기 전에 이 집이 취급하는 식품들을 온라인으로 먼저 구경해보세요.

Brindisa

 

 

 

 

 

 

 



다시 밖으로 나와서 -
영국의 어느 치즈 생산자가 운영하는 작은 가게 <올솝 앤드 워커Alsop & Walker>. 소규모 아티잔 치즈 생산자가 자기가 생산한 치즈 몇 가지만 놓고 파는 가게라서 이렇게 횅댕그렁합니다. 여러 치즈를 늘어놓고 파는 치즈 전문점과는 다르죠. 이런 집 보면 응원해주고 싶어요.

 

 

 

 

 

 

 



치즈 대회에서 상 받은 치즈랍니다.

 

 

 

 

 

 

 



왕실 만찬에 제공했던 거라며 자랑하던 치즈도 있었습니다.
폐장 시간이어서 치즈를 냉장고에 갖다 넣었나봅니다.
키세스 모양의 큰 치즈였습니다.

 

 

 

 

 

 

 

 


트러플 파는 집도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만 찍습니다. 주인이 다른 데 보고 있어 사진 찍기 편한 집들만 찍었습니다. 식료품 가게만 있는 게 아니라 요깃거리와 군것질거리 파는 집들도 많으니 식사 하지 말고 그냥 가셔서 구경하다가 이것저것 사 드세요. 다음과 같은 음식들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Borough Market Street Food

☞ 크리스마스 즈음 런던에 관광 와 붐비는 버러 마켓에서 인파 아랑곳않고 꿋꿋이 맛있는 음식 챙겨 먹고 돌아간 어느 야무진 가족 (침 분비 주의)

 

 


그래, 시장에 간 기념으로 단단은 무엇을 샀을까요?

 

 

 

 

 

 

 



<닐스 야드 데어리>에서 영국 치즈 여섯 개 샀고요,

 

 

 

 

 

 

 



스페인 식료품점인 <브린디사>에서 가공 생선 몇 개 샀고요,

안초비 활용법

 

 

 

 

 

 

 

 


같은 가게에서 스페인 치즈도 두 종류 사보았고요,

 

 

 

 

 

 

 

 


<올솝 앤드 워커> 영국 치즈 가게에서 '시그너춰' 치즈라고 자랑하는 것 두 개도 사보았습니다.

 

 

먼길 가야 할 사람들이 치즈를 열 개나 사다니 미쳤어.
치즈가 땀 흘리기 전에 얼른 기차 타고 집에 가잣.


집에 오는 기차 안에서 숭악한 치즈 냄새가 솔솔.
험, 험, 이거 치즈 냄샌데,
우리 몸에서 나는 냄새 아닌데,
뒤척뒤척.


밀폐용기를 따로 챙겨 가 담았는데도 치즈 냄새가 새서 기차 안에서 민망했습니다. 뭐, 한두 번 겪어본 일도 아니지만서두.

 

참,
한국에서는 '보로마켓'이라고 쓰고 발음하죠.
'버러 마켓'이 맞는 발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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