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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이탈리(Eataly) 까르보나라 spaghetti alla carbonara 본문

한식과 세계 음식

더현대 이탈리(Eataly) 까르보나라 spaghetti alla carbonara

단 단 2021. 3. 27. 02:32

 

 

 

 

여의도 <더현대> 6층 식당가에 갔더니 글쎄, 제일 좋은 위치에 한식당도 프랑스 식당도 아닌 이탈리아 음식점이 떠억 자리잡고 있지 뭡니까. 다른 층에는 미국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음식점들이 수두룩 들어와 있고요. 다들 프랑스 음식이 최고라며 엄지 세우고 칭송하지만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먹는 양식은 이탈리안과 아메리칸인 것, 재미있지 않습니까.

 

이 집에서 내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가 다쓰 부처 입맛에는 맛있었으니 <더현대> 놀러 가실 분들께 추천합니다. 단단이 꼽는 세계 3대 비빔면 - 짜장면, 비빔냉면, 까르보나라. 볶음면 중 최고는 팟타이. 국물면 중 최고는 코코넛 커리 락사. 돈코츠 라멘, 냉면도 좋고요. 순 제 입맛에 맞춰 꼽은 거니 그러려니 하십시오.

 

로마식 '정통' 까르보나라의 구성 요소에 대해서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듯합니다. 크림은 넣지 않는다, 치즈는 양젖 치즈인 뻬꼬리노 로마노 또는 소젖 치즈인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일명 '파마산')를 쓰거나 이 둘을 섞어 쓴다, 조제고기는 뱃살 베이컨(판체타pancetta가 여기에 속함)이 아닌 볼살 베이컨인 구완챨레guanciale를 쓴다, 마늘은 넣지 않는다 등등.

 

<이탈리Eataly>에서는 맛과 색을 위해 노른자를 쓰고(노른자만 쓴다는 건지, 노른자를 별도로 더 넣어 준다는 건지, 확실치 않습니다.), 치즈는 뻬꼬리노 로마노 대신 덜 강렬하고 친숙한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를, 조제고기 역시 구완챨레 대신 친숙한 뱃살 베이컨을 쓴다는데, 정통이 아니어도 뭐 맛만 좋습니다. 재료를 보세요, 맛없을 수가 없죠. 

 

요리 이름이 '까르보나라'인데 후추 맵다고 불평하는 손님이 많았는지 후추를 찔끔 뿌려서 냅니다. 더 뿌려 달라고 요청하십시오.

 

이 집은 송풍기가 참 문제인데요, 뻥 뚫린 그 거대한 공간을 강제 환기한답시고 더현대 측에서 센 바람을 천장 돔으로부터 계속 내보내 레스토랑 안에 바람이 항상 붑니다. 알 프레스코al fresco 다이닝 느낌이 나서 좋기는 하나 음식이 금방 식어 따뜻하게 먹어야 할 피짜와 파스타의 온도가 늘 너무 낮습니다. (<이탈리> 가실 분들은 얇은 바람막이 외투 가지고 가세요.) 가뜩이나 물기 없는 까르보나라가 식으니 한층 더 뻑뻑하게 느껴졌죠. 저는 물기 없는 서양음식도 잘 먹지만 권여사님은 많이 힘들어하셨습니다. 그래서 까르보나라에 크림을 넣나 봅니다. 직원들이 주문 받을 때 "손님이 알고 계시는 까르보나라와는 좀 다를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꼭 묻도록 훈련 받는 모양입니다.  네네, 알고 왔어요. 크림 안 든 고소하고 뻑뻑한 까르보나라, 그거 먹으러 온 거예요. 

 

이 집에서 까르보나라를 먹으면서 처음 안 사실이 있는데요, 면을 우리가 아는 스파게티보다 굵은 '스파게토니spaghettoni'로 써야 로마식이라고 합니다. 위 사진의 면도 굉장히 굵죠. 알 덴테al dente로 익혀 내서 면 자체의 맛과 식감을 잘 즐길 수 있었습니다. (생면이 아닌데 왜 다들 생면이라고 리뷰를 쓰는 거죠? 이 집에 생면 파스타는 까르보나라말고 따로 있습니다. 생면으로는 알 덴테 식감을 낼 수 없어요.) 

 

 

 

 

 

 

 

 

 

몇 년 전에 작고하신 안토니오 까를루치오 할아버지가 까르보나라 제대로 만드는 법을 시연해 주십니다. 영국에서 활동하셨던 요리사인데, 이 분도 면을 굵은 스파게토니로 씁니다. 면, 조제고기, 치즈를 모두 '정통'으로 소개합니다. 

 

구완챨레가 저렇게 기름이 많은 부위입니다. 돼지기름에 면을 먼저 볶으니 고소할 수밖에요. 지방이 많이 붙은 고기는 달구지 않은 찬 팬에 식용유와 동시에 넣고 온도를 올려야 지방이 얌전히 잘 녹아 나온다고 하니 조리 시 참고하십시오.

 

불을 끈 상태에서 면수 추가해 면을 볶고 소스와 섞어야 달걀이 스크램블드 에그가 되지 않습니다. 프라잉 팬에 소스를 붓는 것보다는 프라잉 팬에 있는 것을 소스 보울에 쏟아서 섞는 쪽이 결과물이 더 낫게 나옵니다.  

 

 

 

 

 

 

 

 

 

영상에서는 2인분을 만들기 위해 전란 두 개에 노른자 하나를 별도로 넣어 고소한 맛과 색을 살리는데, 요즘 한국의 마트들은 사료에 베타카로틴을 섞어 노른자를 특별히 더 노랗게 만든 달걀을 내고 있으니 노른자를 더 넣고 싶지 않은 분들은 이런 달걀을 쓰시면 됩니다. 사진의 노른자를 보세요. 진한 오렌지색이 나죠.  

 

 

 

 

 

 

 

 

한국에서는 이태리산 구완챨레를 구하기 힘들잖아요. 뻬꼬리노 로마노 치즈는 이제 <이마트>에서도 살 수 있지만 본고장 구완챨레는 여전히 보기 힘듭니다. 영국에서는 수퍼마켓들이 아예 까르보나라와 부카티니bucatini용으로 쓰기 편하도록 구완챨레를 소량 썰어서 담아 팝니다. 영국에도 구완챨레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만드는 전통 볼살 베이컨이 따로 존재하고요. '바쓰 챕스Bath Chaps'라고 부릅니다.

 

 

 

 

 

 

 

 

 

구완챨레 구하기 힘든 환경에 있는 이들을 위해 어느 영국인이 가정에서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실습해 보지는 않더라도 상식 차원에서 시청해 봅시다. (인간에게 맛있는 까르보나라를 안겨 주기 위해 볼이 쑥 들어간 도야지. 흑.)

 

그런데 구완챨레를 삼겹살 베이컨이나 판체타로 대체해도 전혀 문제없고 맛만 좋습니다. 판체타도 열을 가하면 지방이 상당히 많이 녹아 나오므로 까르보나라 만들기에 적합합니다. 영국의 어느 미슐랑 스타 이탈리아 식당Theo Randall at the Intercontinental Hotel, London은 구완챨레보다 판체타 쓴 것이 맛이 더 낫다며 까르보나라에 판체타를 고집하기도 합니다. 저도 <코스트코>에서 이태리산 훈제 판체타Pancetta affumicata cotta 덩이 사다 두껍게 채썰어서lardon 써야겠습니다. 평생 바싹 구운 얇은 베이컨만 드셨던 권여사님은 이날 까르보나라 속 부드럽고 두꺼운 베이컨을 맛보시고 맛있다며 좋아하셨습니다. 미리 익혀서 포장해 어여쁜 연분홍색을 띠는 국산 베이컨들은 써 보니 지방이 너무 적게 나와 제맛이 안 납니다. 베이컨으로 쓰실 분들은 지방 많은 생베이컨을 사세요.

 

치즈는 강한 '미원'맛과 매운맛의 뻬꼬리노 로마노만 쓴 것보다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만 쓴 것이 오히려 맛이 풍성하면서 균형 잡혀 있어 더 나았습니다. 이 집과 다른 집들이 까르보나라에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만 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지요. 그러니 집에서 만들어 먹을 때 너무 '정통'을 따지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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