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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크림 치즈에 대하여 triple cream cheese 본문

세계 치즈

트리플 크림 치즈에 대하여 triple cream cheese

단 단 2021. 5. 31. 04:39

 

 

여의도 <더 현대>의 치즈 매대.

사진을 크게 띄워 트리플 크림 치즈인 '쌍 떵드레Saint-André'를 찾아 보세요.

 

 

 

브리야 사바랭Brillat-Savarin과 쌍 떵드레Saint-André를 소개해 드렸으니 이 두 치즈가 속한 범주인 '트리플 크림 치즈'에 대해 설명해 드려야겠습니다. 치즈 백과사전에 있는 내용들을 옮겨 봅니다.

 

트리플 크림 치즈를 프랑스어로는 '트리플 크렘triple crème'이라고 씁니다. '치즈fromage'는 따로 안 붙여도 '크렘crème'이라는 단어 안에 이미 '발효한 것', '치즈'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고 합니다. 먹거리의 관능적인seductive 질감을 특히 중시하는 프랑스에서 비교적 최근에 개발한 방식이므로 프랑스어로도 용어를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우유에 크림을 더해서 치즈를 만들므로 최종 결과물인 치즈가 우유만 써서 만든 치즈에 비해 더 기름지고 더 부드럽습니다. 열량도 당연히 더 높고요. 최종 결과물에서 수분을 모두 날렸을 때 최소 75%가 유지방이어야 '트리플 크림 치즈'라 부를 수 있습니다. 대개 페니실리움 칸디둠Penicillium candidum이나 지오트리춤 칸디둠Geotrichum candidum으로 흰곰팡이를 피운 연성 치즈에 적용됩니다. 흰곰팡이 연성 치즈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꺄몽베흐와 브리가 있는데, 이 둘은 수분을 모두 날렸을 때 유지방 함량이 45%이며, 숙성할수록 강한 풍미를 내게 됩니다. 트리플 크림 치즈는 이 두 치즈들보다는 좀 더 순한 맛을 내도록 기획되었으므로 신선fresh 치즈나 짧게 숙성시킨 어린 치즈들처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대개 일주일에서 길어 봐야 4주 정도 숙성시켜 내보냅니다. 

 

추가로 투입된 유지방 때문에 응고 과정 중 유단백이 강하게 결합되는 것을 방해 받습니다. 그 때문에 응유curd는 50%가 넘는 수분을 머금게 되어 작은 충격에도 잘 깨지는 연약한 질감이 됩니다. 트리플 크림 치즈는 그래서 작은 크기로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크게 만들어 봤자 무게 500g 정도 될까요. 

 

숙성에 들어가기 전의 신선한 응유는 종종 향초나 과일로 맛내는 맛치즈flavoured cheese들의 베이스가 되기도 합니다. 지방과 수분을 둘 다 많이 함유하고 있어 질감이 무르면서 매끄럽고 신선한 우유 산미와 버터의 유지방 맛이 기분 좋게 나니 진한 풍미의 개성 있는 기존 치즈들에 비해 소비자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유지방이 많기 때문에 온도 변화에 따른 외형과 질감 변화는 치즈보다는 버터의 물성 변화에 더 가깝습니다. 잘 만든 트리플 크림 치즈는 질 좋은 아이스크림처럼 입 안에 두꺼운 기름막을 남기지 않고 혀 위에서 사르르 가볍게 흩어집니다.

 

대개의 트리플 크림 치즈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됩니다. 일-드-프랑스, 노르망디, 부르고뉴가 대표 생산지이며, 1930년대에 18세기 후반의 유명한 미식가food writer 이름을 따서 브랜드화한 브리야 사바랭이 이 범주의 대표 치즈로 꼽힙니다. 루쿨루스Lucullus와 그랑 바텔Grand Vatel도 유명한 미식가 이름을 딴 트리플 크림 치즈입니다. '탐험가'라는 뜻의 엑스플로라퇴르Explorateur는 1950년대 최초의 미국 인공위성인 <익스플로러-1Explorer-1>의 이름을 딴 트리플 크림 치즈이며, 피에르 로베르Pierre Robert와 한국에 들어와 있는 쌍 떵드레도 잘 알려진 공장제 대량 생산 트리플 크림 치즈들입니다. 부르고뉴 지역에서 생산되는 딜리스 두 부르고뉴Délice de Bourgogne와 크리모 두 부르고뉴Crémeux de Bourgogne도 새로 합류한 맛있는 트리플 크림 치즈들입니다. 미국쪽에서도 마운트 탐Mt Tam, 레드 호크Red Hawk 같은 미국식 아티잔 트리플 크림 치즈들이 생산됩니다.

 

전통 치즈를 즐기는 치즈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순한 맛과 가벼운 질감 때문에 트리플 크림 치즈를 초심자급 쉬운 치즈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나, 트리플 크림 치즈 애호가들은 이것도 숙성을 좀 더 시키면 버섯맛 제대로 나는 멀쩡한 숙성 치즈로 변하므로 여기저기 아무데나 발려서 소비되는 일반 크림 치즈와는 분명히 다르다고 옹호합니다. 트리플 크림 치즈의 기름진 맛과 가벼운 질감은 샴페인, 스파클링 와인과 잘 어울리며, 기분 좋은 산미와 기름기는 보르도 계열의 레드 와인과도 좋은 궁합을 보인다고 합니다. 

 

트리플 크림 치즈의 가장 큰 미덕은, 뭐니뭐니 해도 입 안에 남기는 그 호화로운 느낌에 있습니다.     

 

 

 

더블 크림 치즈 [수분을 날린 고형분일 때 유지방 함량 60% 이상]

프랑스 프로마쥐 다피누아 블루 

프랑스 꺄프리스 데 듀

 

트리플 크림 치즈 [유지방 75% 이상]

프랑스 브리야-사바랭

독일 캄보졸라

독일 몬타뇰로 아피네

프랑스 쌍 떵드레

☞ 프랑스 발라쥐 발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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