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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벨기에 2020 - 스페퀼로스, 스페퀼라스, 혹은 로투스 비스코프 (Speculoos, Speculaas, or Lotus Biscoff)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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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벨기에 2020 - 스페퀼로스, 스페퀼라스, 혹은 로투스 비스코프 (Speculoos, Speculaas, or Lotus Biscoff)

단 단 2021. 12. 8. 06:23

 

 

전체 164×200mm, 우표 한 장 27.66×48mm.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아아, 제가 좋아하는 'spiced biscuits'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우표에 담긴 과자는 12월 6일 성 니콜라스 축일St Nicolas' day 또는 그 전날 구워 먹는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전통 과자로, 이 우표를 발행한 벨기에에서는 '스페퀼로스speculoos', 네덜란드에서는 '스페퀼라스speculaas'로 표기한다고 합니다. 밀가루, 설탕, 버터, 향신료를 써서 만듭니다. 향신료는 시나몬이 기본이 되고 여기에 취향에 따라 생강, 정향, 팔각, 넛멕, 카다멈, 백후추 등을 추가하기도 합니다. 우표에는 시나몬, 팔각, 정향이 보이네요. 영국의 진저 비스킷들과 재료가 비슷합니다. 

 

성 니콜라스 형상의 비스킷 틀에 꾹 박아 모양 낸 뒤 굽는 것이 전통식인가 본데, 요즘은 저런 정교한 수공예 틀을 구하기 쉽지 않죠. 직사각형으로 자르거나 단순한 모양의 비스킷 커터로 찍어 구울 때가 많습니다. 만드는 법 영상 중 정리가 잘 된 것으로 골라 걸어 봅니다.

 

 

 

 

 

 

 

 

 

어우, 이 분 솜씨 좋으시네요. 어쩜 이렇게 번듯하게 잘 구웠는지.

 

따라서 구워 보고 싶은 마음 굴뚝 같지만 아직 종강을 하지 않았으므로 껄떡대며 구경만 합니다. 구워 보실 분들을 위해 친절한 주인장이 또 우리말로 레서피를 옮겨 적어 드리겠습니다. 

 

 

스페퀼로스, 스페퀼라스

[32개]

 

재료

[미국 계량컵이 있어야 합니다. 국가별로 1컵 양이 다르거든요. 그람g으로 주면 훨씬 정확하고 여러 사람이 편할 텐데, 엥이. 1컵 = 영국 284ml, 영연방 250ml, 미국 236ml, 일본·한국 200ml. 영국에서는 컵 단위를 여간해서 쓰지 않지만 쓸 때는 대개 영연방 국가의 250ml에 맞춰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국에서 파는 계량컵들도 250ml에 맞춰서 나옵니다.]

[ruler도 인치inch 표시가 같이 돼 있는 것을 구해 오십시오.]

 

 1½ cups (7½ ounces) all-purpose flour

 5 teaspoons ground cinnamon

 1 teaspoon ground cardamom

 ¼ teaspoon ground cloves

 ¼ teaspoon baking soda

 ¼ teaspoon baking powder

 ¼ teaspoon salt

 ¾ cup (6 ounces) turbinado sugar

 8 tablespoons unsalted butter, cut into ½-inch pieces and chilled (버터를 누가 큰술로 계량하나.)

 1 large egg

 

 

만들기

 

1. 연필과 자를 이용해 같은 크기의 베이킹 용지 두 장의 정중앙에 10×12인치 직사각형을 그리고, 영상에서와 같이 직사각형 가장자리에 짧은 선들을 표시해 둔다. 즉, 긴 쪽에 1¼인치 간격으로 8개의 선을, 짧은 쪽에 3인치 간격으로 4개의 선을 표시하면 된다. 

2. 대접에 설탕을 제외한 가루류를 모두 넣고 잘 섞는다.

 

3. 푸드 프로세서에 설탕을 30초 갈아 준다. 입자 크기가 불규칙적이어도 된다. 이래야 특유의 질감과 식감이 생긴다.

4. 3에 깍둑 썬 버터를 넣고 버터 덩이가 안 보일 때까지 약 30초간 돌려 준다. 프로세서 바닥에 뭉쳐서 잘 안 섞이고 있으면 작동을 멈추고 잘 펴 준 뒤 다시 돌린다. 

5. 4에 달걀을 넣고 약 10초간 돌려 고루 잘 섞인 반죽이 되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프로세서 바닥에 뭉쳐 있으면 작동을 멈추고 잘 펴 준 뒤 다시 돌린다.

6. 5에 가루류를 넣고 30초간 돌려 섞어 준다.    

 

7. 6의 반죽을 대접에 옮겨 스패츌라로 한 덩이가 되도록 10초 정도 다독여 준다.     

8. 2의 베이킹 용지 중 한 장을 연필 자국이 바닥면을 향하도록 놓고 정가운데에 반죽을 얹는다. 

9. 6×9인치가 되도록 손으로 꾹꾹 눌러 편 뒤 연필 자국이 위로 오도록 나머지 베이킹 용지를 덮는다. 

10. 반죽이 연필로 그은 선에 맞도록 밀대질로 펴 준다. 크기를 맞추면서 두께도 3/8인치로 일정하게 되도록 신경 써야 한다. 반죽이 모자란 곳이 있으면 선을 넘어간 곳에서 떼어 땜질해도 된다. 

11. 쟁반에 베이킹 용지째 반죽을 옮긴 뒤 냉장고에서 1시간 30분, 또는 냉동고에서 30분 정도 굳힌다. (이 상태로 냉장고에서 약 5일 정도 보관 가능.)

12. 오븐을 섭씨 150도, 화씨 300도에 맞춰 예열한다.

13. 테두리 없는 비스킷용 베이킹 철판 두 개에 논-스틱 용지를 깐다.

14. 냉장고에서 반죽을 꺼내 물결 무늬 휠 커터로 표시해 둔 선에 맞춰 자른다. 긴 쪽으로 먼저 8개를 자르고 짧은 쪽으로 4개를 잘라 32개의 균등한 조각을 얻도록 한다.

15. 13의 두 철판에 띄엄띄엄 배치한다.

16. 오븐의 중앙쪽에 두 철판을 아래 위로 넣고 30-32분 정도 굽되, 중간에 서로 위치를 한 번 바꿔 주어 고르게 구워지도록 한다.

17. 오븐에서 꺼낸 뒤 그대로 완전히 식힌다. 상온에서 약 3주 정도 보관할 수 있다. 끝.

 

 

 

 

 

 

 

 

바쁜 우리들은 남이 굽는 걸 보기만 해도 좋죠. 그래도 맛을 봐야 할 텐데요. 구울 시간이 안 나는 이들에게도 대안은 있게 마련, <로투스> 사의 '비스코프Biscoff'가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리는 이 과자입니다. 꽤 오랫동안 스페퀼로스라는 멀쩡한 자기 이름을 달고 유통됐었는데 외국인들에게 발음이 어려울 거라고 판단했는지 최근 '비스코프'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커피에 담가 먹는 비스킷'이라는 뜻에서 두 단어를 합성해 새로 작명했다죠. 이 이름도 괜찮기는 하지만 발음 어렵더라도 본명으로 불러 주는 것이 저는 더 좋은데요. '비스킷'과 '코피'는 영어 단어잖아요. 이태리의 '스폴리아띠네 글라싸떼'('누네띠네')도 꿋꿋하게 자기 이름을 달고 나오는데 말이죠.  

 

<로투스> '비스코프' 성분:

밀가루, 설탕, 식물성유지(팜유, 채종유), 설탕시럽, 팽창제(탄산수소나트륨), 대두분말, 정제소금, 계피. 끝.

 

버터 대신 맛없고 싼 유지를 쓰고 향신료도 계피만 쓴 것이 아쉽긴 하나 콩가루를 넣어 고소한 맛을 살린 덕에 단점이 상쇄됩니다. 맛보면 확실히 인절미 콩고물 같은 고소한 맛이 나지요. 값도 싸고, 맛도 이 정도면 훌륭합니다. 식감도 야무지고요.

 

제가 20대 아가씨일 때는 커피숍들이 지금처럼 냉장 쇼케이스에 근사한 조각 케이크나 갸또를 갖추고 있지 않고 손님한테 소박하게도 낱개 포장된 이 과자를 서비스로 내주곤 했습니다. 작은 과자 한 조각이 얼마나 반갑고 정겹던지요. 코로나가 유행하기 바로 전까지 미용실들도 대기하는 손님한테 커피와 이 비스킷을 함께 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과자를 '커피숍 과자', '미장원 과자'라고 부릅니다.

 

 

 

 

 

 

  

 

이태리 보리차 '오르조orzo' 라떼에도 잘 어울린다.

고마운 낱개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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