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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이런 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연말과 연시에 두 번 선물받아 봤어요. 제가 버터 비스킷 좋아한다는 게 소문이 나서 지인들이 저한테 버터가 든 고급 과자들을 선물로 주시곤 합니다. 제가 그랬죠, 좋아하는 음식이나 식품은 동네방네 소문 내서 나쁠 것 없다고요. 차를 즐기므로 이런 과자를 선물 받으면 신납니다. 맛 괜찮았습니다. 종류도 일곱 가지나 돼 눈도 즐겁고 골라 먹는 재미도 있고요. 그런데 말이죠, 옥에 티랄까, 거기 엉뚱하게 술안주 같은 짭짤한 치즈 허브 비스킷이 한 종류 들어가 있어[사진에서 맨 앞] 그 강렬한 향초 및 향신료 향이 다른 단 과자들 향에 섞여 맛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 과자에서도 허브 믹스와 스파이스 향, 저 과자에서도 같은 허브 믹스와 스파이스 향. 생산하고 판매하는 쪽..
블로그 이웃 뿌까 님께서 오래 전에 대만의 국민 과자인 펑리쑤를 소개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과자 블로그' 주인장인 단단의 호기심에 불을 당기셨죠. 이에 귀국하자마자 마트와 백화점을 뒤져 눈에 띄는 것들은 모두 사 먹어 보았는데, 한국에 들어 와 있는 것들은 인공 파인애플향과 인공 버터향이 풀풀 나서 자주 사 먹을 게 못 되더라고요. 과자에서 나는 과한 인공 과일향처럼 괴로운 게 또 없어요. 인공 과일향도 세련되게 잘 입히는 경우가 더러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먹는 이를 괴롭힙니다. 이런 독한 인공향의 과자가 과자 잘 만들기로 소문난 대만의 국민 과자일 리 없잖습니까. 그래서 제대로 잘 만든 건 대만에 여행 가서나 맛봐야겠다, 숙제처럼 남겨 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남의 집을 방문했다가 라는 브..
아니 이게 웬일입니까,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독일산 크리스마스 모둠 비스킷을 다 보다니요. 것두 한국에서요. 여러분, 포장의 글씨를 유심히 보십시오. 쵸콜렛 입힌 럭셔리 비스킷이 무려 1.4kg이나 들었다고 합니다. 꼬르륵. 무게만 놀라운 게 아니라 종류도 자그마치 15종이나 됩니다. 영국에서 사 먹던 것보다 가짓수가 훨씬 많아요. 제가 이래서 비싼 연회비 내고 를 갑니다. 외국 과자 사려고요. 독일은 전세계에서 쵸콜렛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쵸콜렛이 흔해진 세상이지만 유럽인들에게 쵸콜렛 씌운 과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럭셔리'로 통합니다. 그래서 영국에서 이런 근사한 깡통에 담긴 모둠 쵸콜렛 비스킷은 아무때나 볼 수 없고 명절(크리스마스)에나 볼 수 있죠. 그런데 한..
▲일본 의 모둠 양과자. 휴... 모양은 야무지게 잘 냈는데 맛의 강도는 집에서 구워 먹는 과자들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 종로구 서촌 어느 일본식 양과자집의 녹차 마블 파운드와 피낭시에. 이것도 버터와 아몬드 풍미가 충분하질 않아 싱거웠습니다.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의 녹차맛 나가사키 카스테라. "저희 카스테라는 버터나 오일류, 화학적 팽창제를 사용하지 않고 만듭니다." 그러니 달기만 하고 증편 씹는 것 같죠. 떡인 줄 알았습니다. 나가사키 카스테라 애호가가 많죠. 그런데 제 입맛엔 단맛 한 쪽으로만 맛이 치우친 것 같아 썩 맛있지가 않더라고요. 따끈하게 데운 고소한 우유full fat milk와 함께 먹으면 부족한 맛이 다소 보완되기는 합니다만.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의 '도..
에... 이거, 말할까 말까... 주저주저... 머뭇머뭇... 제가 말이죠, 실은... 이 나이에 아직도 금화 쵸콜렛을 돈 주고 사 먹습니다;; 꽈당 밝히기 좀 쑥스러우나, 뭐, 제 블로그 이웃 중에는 새콤달콤 알록달록 캬라멜광狂도 계신걸요. (보름달 님, 우리 늙어서도 취향 변치 말아요.) 그래도 이번엔 제가 안 사고 돼지해를 맞아 돈 많이 모으자며 영감이 마트에 떨이로 나온 걸 사 줬습니다. 다 먹고 나면 돼지 저금통이 생기는 거죠. 독일제 돼지 저금통인데 플라스틱 재질이 제법 좋더라고요. 쵸콜렛은 네덜란드산이고요. 그런데... 엥? 금화인 줄 알았더니 테두리만 돈 모양이고 안에는 이모지emoji였어? 하, 속았네;; 올 한 해 돈 많이 벌긴 글른 건가;; ▲ 영국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스토킹 필러st..
영국 살면서 진저 비스킷에 단단히 맛들인 단단은 지난 12월, 이케아에 가면 비슷한 것을 잔뜩 볼 수 있다는 귀중한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이에 다쓰베이더를 저 멀리 광명에 긴급 파견, 스웨덴 진저 비스킷 무려 다섯 종을 맛볼 수 있게 되었으니. 으악, 행복해, 종류도 많아라. 한 자리에서 다섯 종을 모두 맛본 결과 다쓰 부처 입맛에는 사의 '진저 스냅스' 오리지날과 레몬 맛이 가장 훌륭했습니다. 앞으로 이케아에 가서는 이 두 가지만 재구매하면 될 것 같습니다. (사진은 의 진저 스냅스 오리지날입니다.) 단단은 영국 살 때 진저 비스킷을 숱하게 구워 먹고, 사다 먹고, 얻어먹었었는데요, 왕년에 집에서 과자 좀 구워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 진저 비스킷에서 진저가 제맛을 내려면 정향clove과 계피c..
뭣? 돈 벌기 진짜 힘든데 이깟 깡통 사느라 삐-입 만원을 썼다고? 저 좀 혼내 주세요. >_< 그나마 덜 'guilty'한 건, 저 안에 올 겨울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 줄 밀크티용 홍차 티백이 수백 개 들었다는 거. 홍차 애호가 집에 거대한 차깡통이 생겼습니다.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 홍차 깡통, 중요한가?
아니? 신도림동이 언제 이렇게 근사한 신도시로 탈바꿈했습니까? 이런 근사한 5성 호텔은 또 언제 들어섰고요? 아프터눈 티 즐기러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 찾아 갔다가 천지개벽한 환경에 깜짝 놀랐네요. 영국은 이번 주[8.13-19]가 아프터눈 티 주간Afternoon Tea Week입니다. 몸뚱이는 비록 한국에 있지만 영국인들 노는 건 한국에서도 다 찾아서 따라 놀아야죠. ㅋ 권여사님 모시고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이 내는 '여름' 아프터눈 티를 즐기고 왔습니다. 먼저 다녀오셨던 ☞ 보름달 님 블로그 글 보고 하도 신기해서 이 호텔로 정했는데, 여러분, 사진에 있는 저 가짓수 많은 한상이 글쎄 22,000원이랍니다. 호텔이 지금 자선사업중이에요. 더 놀라운 사실은, 권여사님과 다쓰 부처, 이렇게 셋이 ..
▲ 신세계 백화점 본점 식품관의 대용차 혹은 보신차 재료들. 와아... 이게 다 끓여 마시거나 우려 마시는 재료들이랍니다. 하도 많아 사진에 다 담지도 못 했어요. 이러니 한국에서는 녹차든 홍차든 차가 고전을 면치 못 하는 거지요. 식후 숭늉 마시던 민족이라 DNA에 구수한 맛, 탄 맛 선호가 떠억 박혀, 풋내 나거나grassy 쌉쌀한 맛 나는astringent 깍쟁이 같은 차 좋아하기는 좀 힘들겠구나 생각은 듭니다. 영국처럼 차에 고소한 우유를 보탤 환경도, 버터나 크림 써서 기름진 차음식을 만들어 먹을 환경도 아니었으니까요. 볶은 콩으로 만드는 커피는 그나마 선전중인데, 차인들은 노랗던 콩을 그토록 갈색 나도록 볶아 섭취하는 것에 의구심을 표하곤 합니다. 안 그래도 미국에서는 요즘 볶은 커피콩의 아크..
자자자, 우리 오늘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일랑 집어치우고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해봅시다. 다들 음식과 관련해 젠체하면서 남 무시하는 어떤 기준들 한두 가지씩은 갖고 계시죠? 저는 있어요. 많아요. 저는 과한 양념 음식 즐기는 사람은 교양이 부족한 사람일지 모른다며 속으로 몰래 깔봅니다. 매사 '효능 드립' 하면서 먹는 사람, 촌스러운 사람 취급합니다. 반찬통째 올려 놓고 먹는 집, 격 없는 집으로 여깁니다. 덮어놓고 공장제 식품과 가공식품은 안전하지 않을 거라고 의심하는 사람, 학창 시절에 공부 잘 못 했을 거라고 의심해봅니다. 남의 나라 음식 깎아내리면서 그저 우리 한식만이 최고라는 사람 만나면 문을 찾아서 슬금슬금 뒷걸음질칩니다. 반찬 가짓수 잔뜩 올려 '저 이만큼 ..
- 남북 정상 회담 산만 후기 - ▲ 유럽에서 공부한 티 내기 ① 숫자 2, 1, 7을 눈여겨보시라. 앗, 아아... 꿈에 그리던 김정은 싸인이다. ☞ 단단 꿈에 행차하신 김 위원장 ▲ 유럽에서 공부한 티 내기 ② 치즈 애호가 [런던 버러 마켓의 스위스 치즈 매대] 김정은 이 양반은 자기 부친이나 조부와 달리 세련된 기운이 살짝 도는데, 그게, 젊어서 피부가 팽팽한 탓도 있지만 치즈 애호가라서 그런 거예요. 내가 이 양반이 치즈 애호가라는 소리 듣고 '오홋?' 급호감을 느껴 그런 꿈을 꾼 거예요. 말 나온 김에, 영국에서 맛보았던 맛있는 스위스 치즈 목록 투척. ☞ 맛있는 스위스 치즈 (1) 에멘탈, 에멍딸, 에멘탈러 ☞ 맛있는 스위스 치즈 (2) 그뤼예르 ☞ 맛있는 스위스 치즈 (3) 라끌레뜨 ☞ 맛있..
재미있는 옛날 기사 하나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 서울대에서만 유독 잘 팔리는 음료가 있다 으흐흐흐흐흐, 서울대 아그들아, 니들이 뭘 좀 아는구나. 그쟈? 밀크티 맛있쟈? 커피 왕국 한국에서 홍차(맛) 좋아하는 사람 보면 호감도 급상승,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요. 막 그 자리에서 친구 하고 싶어요. 단단은 씹어먹는 단것은 좋아해도 음료는 웬만해서는 달게 마시지 않습니다. 혈당을 급상승시키고, 이 부식시키고, 갈증 나게 하거든요. 아침 식사 때 미국인들처럼 오렌지 주스 마시는 것도 못 합니다. 오렌지 주스의 신맛이 식욕을 돋군다는 연구가 있기는 한데 저는 어쩐 일인지 식사 때 너무 단 음료를 마시면 밥맛이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햄버거나 피짜 먹을 때도 콜라를 곁들이지 않습니다. 밀크티 만들 때도 ..
햐, 거참 비교되네... 딸은 다쓰베이더 삘 나는 검은색의 투박하기 짝이 없는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데 일흔 넘으신 모친은 저런 샬랄라한 운동화를 신으시고. 올해도 어김없이 세워진 산만하기 짝이 없는, 그러나 추억으로 가득한 권여사님의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왜 저렇게 일관성 없이 제각각이냐면요, 애들 네 명과 손주들이 매년 한 개씩, 두 개씩 선물 드린 걸로 꾸미셔서 그래요. ㅋ 심지어 생신 때 받으신 카드도 올라가 있고, 잘 보면 과자도 올라가 있고 그래요.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뜨니 찬찬히 한번 들여다보세요. 이 사진에서는 빨간 벨벳 별, 파란 티포트 종이 카드, 오른쪽 아래의 도자기 병정 딸랑이가 단단이 기여한 것들입니다. 전부 영국에서 사서 보내드린 것들인데, 제 눈에는 제가 드린 장식품들이 가장..
▲ 우리 집 정수기 끓여서 산소 다 날린 '죽은' 물만 마시지 말고 산소가 잔뜩 녹아 있는 생수fresh water도 좀 마셔 줘야 몸에 좋다고 해서 정수기를 쓰고 있다. 영국에 있을 때부터 썼다. 영국 수돗물은 허연 석회 성분이 많은 것이 흠, 한국 수돗물은 염소 냄새가 너무 강하고 분홍색 물때가 자주 낀다는 것이 흠. 염소 냄새가 어찌나 독한지 좁은 공간에서 문 닫고 샤워하다간 폐가 상할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다 해봤을 정도다. (안 그래도 샤워할 때 항상 기침을 한다. 이제는 욕실 문을 열어 놓고 씻는다.) 그런데 몇 주 전부터는 물에서 역한 염소 냄새 외에 흙내와 곰팡내도 나기 시작했다. 마치 식물에 물 주었을 때 화분 밑으로 새는 물을 받아 마시는 것 같아 맨입에는 도저히 마실 수가 없는 지경. ..
권여사님 댁에 가니, 뙇, 에어로프레스가 있는 겁니다. "엄마, 집에 이미 캡슐 머신이 있는데 이거 어디서 난 거예요?" 눈이 휘둥그레져서 여쭤 보니 "어, 동네 커피 숍에서 팔더라고. 신기해서 샀지. 한참 됐는데?" (→ 'early adopter'로 유명하심;;) 에어로프레스는 이렇게 씁니다. 이 세계에도 잘 우리기 대회가 있는 모양입니다. 2016년도 우승자의 방식이랍니다. 에 온갖 방식의 우리기 영상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서 보세요. 커피 전문가들 중에 이 에어로프레스 예찬하는 사람이 제법 많습니다. 저희는 영국에 있을 때부터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권여사님이 안 쓰고 구석에 두셨길래 쾌재를 부르며 집어 왔습니다. ㅋ 영상에 있는 방법 정리 (주인장 너무 친절하다.) 준비물 [한 잔..
홍차인 여러분, 희소식을 담은 기사 하나 읽어보세요. ☞ 홍차 애호가라면 놓쳐서는 안 될 소식 한국 와서 가만 살펴보니 삼성가 사람들이 영국적인 것과 영국 물건, 영국 식품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버터 함량 무려 32%나 되는 저 신이 내린 버터 비스킷 쇼트브레드도 백화점 덕에 먹고, 영국 잼들과 클로티드 크림도 와 신세계 백화점 덕에 먹고, 영국 백화점 물건들도 신세계 백화점 덕에 봅니다. 옷들도 영국풍이죠. 그런데 신세계 백화점이 이번에는 을 '숍 인 숍' 형태로 들여온다지 않습니까. 다쓰 부처한테 크나큰 위로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부디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붙이지 않아야 할 텐데요. 영국 살 때 수퍼마켓에서 자주 사 먹던 390원(26펜스)짜리 값싼 베이크트 빈즈baked beans를 신..
생일밥 먹으러 런던의 ☞ 폴렌 스트리트 소셜 레스토랑에 갔다가 바질 잎도 우려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호기심이 불같이 일었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 당장 실천에 옮겨 보았습니다. 이건 다쓰베이더가 씨 뿌려 키운 바질이고요, 이건 수퍼마켓 바질 화분입니다. 씨 뿌려서 키우는 속도가 먹어 치우는 속도를 못 따라가 대개는 이렇게 수퍼마켓에서 화분을 사다가 씁니다. 집에서 키운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잎이 큽니다. 비결이 뭘까요? 하루종일 볕 잘 드는 폴리 터널에서 키워 그렇겠지요? 잎만 따서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잘 털고 채 썰어 줍니다. 잘린 단면을 통해 즙이 잘 우러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려 마셔 보니 녹차와는 달리 생잎이라서 생각보다 잎이 많이 필요합니다. 넣은 것만큼을 나중에 더 넣어..
수퍼마켓이 계산을 마친 손님들한테 커피나 홍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 우연히 맛보게 된 '아프터눈 블렌드'가 맛있어서 아예 한 상자를 사 왔습니다. 특이하게도 홍차, 녹차, 자스민 녹차를 섞었습니다. 홍차와 녹차를 어떤 차로 썼는지는 밝히질 않았는데, 단일 다원 차가 아닌 이상 혼합blending은 영업 비밀에 해당해 그런 것 같습니다. 가볍고 향기로워 오후용 밀크티로 훌륭합니다. 영국인들은 오전에는 잠을 깨야 하니 강한 차를, 오후에는 가볍고 향기로운 차를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브렉퍼스트 블렌드와 아프터눈 블렌드는 성격이 다르죠. 하루종일 같은 차를 마시는 사람도 물론 많고요. 참, 이 '더치Duchy'를 네덜란드 사람과 언어를 뜻하는 '더치Dutch'와 혼동하시면 안 됩니다...
미역국도 내 손으로 끓이고 생일 케이크도 내 손으로 만듭니다. 나이 먹는 거 이제는 서글픕니다만, 피할 수 없다면 기념이라도 해야지요. 올해부터는 생일 앞뒤로 일주일씩, 총 15일에 걸쳐 기념하기로 하였습니다. 제 탄생화birth flower가 장미라서 장미 케이크로 만들었습니다. 장미는 잉글랜드의 상징꽃이기도 합니다. 이 케이크는 장미 장식을 하는 데 버터가 아주 많이 드는 사악한 케이크입니다. 그래서 사진을 위해 한 조각에만 장식을 해보았습니다. 이게 미국에서 유행하는 케이크인데, 확실히 생일 케이크들은 아이싱frosting 때문에 일상 티타임용 케이크들보다 열량이 높은 것 같아요. 레서피는... 음... 맛은 좋은데 열량이 너무 높아 권하지 않으렵니다. 장미 장식이 예뻐 보이길래 재미로 한번 만들어..
대만 여행 다녀오신 지인이 과자 좋아하는 단단에게 대만 과자를 보내 준다고 하셔서 넙죽 받았습니다. 대만을 가지 않고도 대만 과자를 맛볼 수 있다니, 이게 웬 떡과자냐. ☞ 대만 과자 우표에서 소개했던 다섯 가지 과자들 중 하나겠죠? 어? 녹두고? 이건 처음 보는데요? 꼬르륵. 과자가 색도 곱고, 모양도 예쁘고, 문양도 선명하게 찍힌데다 틀에서 깔끔하게 빠져 참으로 완성도 높아 보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다식과 비슷할 것 같네요. 지름도 우리나라 다식과 비슷한데 속에 고운 팥소가 들어가서 높이는 좀 더 높습니다. 마치 저 어릴 때 동무들과 함께 갖고 놀던 예쁘게 장식된 플라스틱 공깃돌처럼 생겼습니다. (요즘 애들이 공기놀이 알까?) 질감은 어릴 때 먹던 상투과자(허쉬 키세스 모양의 줄무늬 과자)와 비슷합니..
▲ 낭만소녀 님이 보내주신 쌍계명차 '김동곤 명인' 무농약 우전. 트리 모양 작은 접시는 불량소녀 님 하사품. 한국 녹차 글에 달아 주신 여러분의 소중한 댓글에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 녹차에 대해 모르는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래서 블로그를 합니다. ☞ 한국인이 한국 녹차를 찾지 않는 이유 ① 한국 녹차에 관한 것은 언론에서 이미 여러 차례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 아래 글을 한번 읽어 보세요. 쓰리긴 하지만 전부 맞는 말입니다. ☞ 한국 차문화는 왜 향을 잃었나 오늘은 여러분의 의견들을 종합하고 제 의견을 좀 더 덧붙여 보겠습니다. '우리 녹차' 하면 제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들 -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자면요, 1. 한복 입은 중년 이상 여성분들과 이름 앞에..
▲ 홍콩 우표. 네 우표 모두 홍콩의 차 문화를 담고 있다. 왼쪽 위에서부터 - 자기로 된 전통 다기, 개완, 자사호, 홍콩식 밀크티. ▲ 러시아의 찻물 끓이개 사모바르. 찻상 위에 올려 놓고 쓴다. 진하게 우린 홍차를 사모바르 속 뜨거운 물로 희석해 마신다. 마시는 이가 각자 자기 차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제가 늘 의아해하는 게 뭐냐면요, 인도, 스리랑카, 중국, 대만, 일본 같은 차 생산국에서는 사람들이 정말로 차를 일상적으로 마시지 않습니까? 찻잎의 질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진하게 우려 우유 듬뿍 넣든 설탕을 삽으로 퍼 넣든, 다구 갖춰 우아하게 마시든, 격식 안 따지고 플라스틱 통에 담아 갖고 다니며 수시로 홀짝이든, 산지에서는 으레 그 음식을 많이 먹게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한국은 어째..
- 오후 어둑어둑 할 때 조명 안 켜고 즐겼더니 사진이 좀 어둡습니다 - 오랜만에 크림 티 찻자리를 가져 봅니다. '크림 티'란 스콘을 반 갈라 클로티드 크림과 딸기 잼을 바른 뒤 홍차와 함께 즐기는 찻상을 말합니다. Q: 밀크 티는 홍차에 밀크를 타는 것, 크림 티는 홍차에 크림을 타는 것, 맞죠? A: 아니오. 전자는 맞지만 후자는 안타깝게도 틀리셨습니다. ㅋ 크림을 홍차에 넣는 게 아니라 스콘 위에 얹습니다. 생크림은 아니 되옵니다. 반드시 영국 특산 클로티드 크림이어야 하고, 잼은 딸기 잼이어야 합니다. 클로티드 크림은 유럽연합으로부터 PDO로 보호를 받고 있는 지역 특산품입니다. ☞ 영국 클로티드 크림에 대하여 홍차는 취향껏 고를 수 있습니다. 다쓰 부처는 크림 티에 쌉쌀하면서 풀향과 은은한 청..
제가 요 며칠간 옛날 글들을 죽 살피며 다시 점검을 하다가 2010년도에 작성한 차 관련 글을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 집에 꼭 있어야 하는 차 이 글을 보자 차 목록을 매년 작성하기로 다짐했던 생각이 나 올해 판을 한번 작성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차 취향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재미있는 기록이 될 것 같아 시작한 일인데, 첫 작성 이후 벌써 5년이 훌쩍 지났네요. 이제는 집에 들인 차호들 때문에 차가 필요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 대홍포(大紅袍)도 꼭 있어야지.'가 아니라, '아, 대홍포 우리면 딱 알맞을 자사호가 있으니 대홍포가 꼭 있어야지.' 하는 식입니다. 찻주전자에 맞춰 차를 고르고 있는 형국이지요. 물론 차가 맛있으니까 전용 차호를 마련한 것이지만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
비가 잠깐 내리긴 했지만 오늘은 햇빛이 정말 좋았습니다. 찬란한 햇빛을 보고 나니 창가에 앉아 아프터눈 티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나는 거예요. 장 보러 가는 길에 해 잘 드는 곳에 앉아 한참 햇빛을 쬤습니다. 영국에서는 좌우간 해만 봤다 하면 맨살 드러내고 햇빛을 쬐야 합니다. 영국 여자들이 노출증이 있어 툭하면 길에서 옷 훌렁훌렁 벗어제끼는 게 아녜요. 그게 다 살려고 발버둥치는 거예요. 며칠 전 한국 신문을 보니 한국 여성들이 하도 잡티 없는 뽀얀 피부에 집착을 해 비타민D 부족이 심각하다는 경고가 다 났던데, 한국에 계신 여성 동지 여러분, 거죽 뽀얀 건 중요하지 않아요. 뼈 다 삭으면 어쩌려고요. 햇빛을 쬐야 뇌도 팔팔하다면서요. 햇빛을 쬐세요, 햇빛을! 오늘은 햇빛이 하도 강해 스티로..
단단의 찻잔 수집 조건을 다시 한 번 정리해봅니다. 1. 본 차이나여야 한다. 또는 본 차이나처럼 뽀얗고 섬세한 맛이 있어야 한다. 2. 금테나 은테를 두르고 있어야 한다. 3. 찻잔 - 받침 - 간식접시tea plate로 된 트리오여야 한다. 4. 푸른 꽃이 주 소재여야 한다. 두툼한 도기earthenware나 석기stoneware에는 보통 금테를 두르지 않기 때문에 2번은 1번에 종속될 때가 많습니다. 금테는 얇은 자기에나 두르지요. 한국 도자기 회사들에 고함 유럽, 미국, 일본산 찻잔들만 살피다가 문득 우리 한국산 찻잔들이 궁금해진 단단. '그래, 한국산 도자기도 품질이 좋으니 디자인 괜찮은 것만 나오면 내 당장 산다.' 결심하고 검색에 나섰으나... 한국도자기, 행남자기 같은 국내 도자기 회사들은..
수퍼마켓에 크리스마스 식품들이 드디어 떨이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아프터눈 티를 뒤늦게 즐겨 봅니다. (크리스마스 식품을 사면 리본이 생겨서 좋아요.) 아프터눈 티라는 게 워낙 '글로발'한 것이긴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유럽 4개국 크리스마스 단것들로 찻상을 차리려 합니다. 크으... 아프터눈 티에 걸맞지 않는 회색조 사진. 산통 다 깨네... 늦봄이 될 때까지는 햇빛이 시원찮아 어쩔 수 없겠습니다. 오후 1시인데도 이렇게 어두워요.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갔다가 동네 골동품상이 갖고 나온 2단 은도금 케이크 스탠드를 샀다고 했었죠? 오늘 첫 선을 보입니다. 백화점에서 산 크리스마스 간식 접시 두 장도 동원되고, 채리티 숍에서 산 순박한 찻잔 2조도 동원됩니다. 아뿔싸, 초를 안 켰구나, 초를;;..
2014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일년 하루하루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하나뿐인 특별한 날이긴 하지만 한 해의 마지막 날은 감회가 남다릅니다. 오늘 하루는 마치 내일 죽을 사람처럼 물건 정리도 좀 하고 한 해를 곰곰이 돌아보며 묵상을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최선을 다해 맛난 음식 먹어야지요. ㅋ 독일의 슈톨렌을 사 왔습니다. 대개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이런 크리스마스 음식들이 떨이로 쏟아져 나오기 마련인데, 영국에서 슈톨렌이 하도 인기 있다 보니 올해는 떨이를 하지 않을 모양입니다. 이제나저제나 값이 내려갈까 기다리다가, 동날까봐 걱정돼 그냥 제값 다 주고 사 왔습니다. 영국이 자랑하는 괴짜 셰프 헤스톤 블루멘쏠이 맛낸 슈톨렌입니다. 프랑스 브리오쉬 반죽에, 영국 민스미트에, 이태리풍 오렌지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