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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 해 동안 다음Daum 첫 화면에서 가장 많이 본 식품 관련 기사는 1. 우유 많이 먹자 2. 쌀 많이 먹자 3. 고기 많이 먹자 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국민들 고기 많이 먹게 하려고 고기의 효능을 줄줄 읊고 채식이 얼마나 안 좋은지 설파하다가 급기야는 샐러드가 몸에 나쁘다는 기사까지 다 내더군요. 우유 소비하게 하려고 돌려돌려 쓴 기사도 수두룩 봤습니다. 그 중 압권은 고등어 소개 기사였는데, 고등어 얘기 한참 하더니, 비린내를 잡으려면 우유에 담가야 한다는 결론. 꽈당 서양에서처럼 그 우유로 다시 소스를 만들어 생선 위에 끼얹는 것도 아니고 생선만 담갔다 버리라뇨, 사람 먹을 우유도 비싸서 못 사 먹는 나라에서 이게 말이 됩니까. 기레기 왕국이죠. 쌀 문제는 저도 늘 안타깝게 생각을 합..
▲ 별화음 님이 추천해 주신 인도네시아 라면. 불량소녀 님이 좋아하시는 음식인 '른당' 맛으로 선택. 음식은 몸에 좋거나, 맛이 있거나, 둘 중 어느 하나는 충족을 해 줘야 먹을 수 있지요. 두 요건 모두 충족하면 이상적이긴 하나, 혀끝에 닿자마자 혼을 쏙 빼놓는 '완벽한' 가공식품들이 범람하는 오늘날엔 몸에 좋은 음식들을 맛있다고 느끼기가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과일을 예로 들자면, 당도, 산도, 이 둘 사이의 균형, 과육의 치밀한 정도, 즙의 많고 적음, 향기 등, 모든 조건이 자기 입맛에 꼭 맞는 것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잘 익혀서 출하해도 맛있을까말까한 것을 익기도 전에 미리 따서 내보내니 맛있을 턱이 없지요. 순둥이 우리 한국인들은 과일이 맛없으면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먹지만 코쟁이들은 ..
달걀 찜기 글에서 잠깐 언급했던 달걀 커리 만드는 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달걀 찜기 장만기) 고기가 들어가지 않으므로 누구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맵지 않고 달착지근해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으니 집에서 만들어 즐겨 보세요. "내가 인도 커리를 시판 조제 가루pre-mix의 도움 없이도 만들 수 있게 되다니, 꿈만 같구나!" 한 일주일은 뿌듯하실 겁니다. ㅋ 인도음식들은 향신료 때문에 재료 목록이 매우 길어 레서피를 처음 접할 때는 누구나 압도되곤 합니다. 그러나 향신료는 일단 한 번 갖추면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 것들이라 두고두고 쓸 수 있고, 커리 몇 번 만들다 보면 금세 익숙해져 긴 향신료 목록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므로 종류별로 사 두시면 참 좋아요. 에그 쿠르마를 자주 해먹기 때문..
르 크루제 ☞ 득템기에 보내 주신 여러분의 축하와 격려에 감사를 드립니다. 꾸준히 오시는 분들, 오랜만에 오신 분들, 새로 오신 분들, 다 환영합니다. 특히, 새로 오셔서 댓글 달아 주신 분들, 앞으로 매일 놀러 오세요. 맛있는 요리와 식재료 이야기를 많이 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오늘은 주물 냄비 획득 후기, 주물 냄비용 레서피, 사용기 등을 올려 볼까 합니다. 집에 냄비가 많으므로 저는 무겁고 관리하기 어려운 법랑 주물 냄비는 그간 탐을 내지 않고 있었습니다. 주물 냄비가 필요한 경우는 대개 밥, 찌개, 국, 장시간 익히는 고기 요리 등을 할 때인데, 저희 집은 일단 찌개나 국을 거의 안 해먹고, 장시간 조리하는 고기 요리는 더더욱 안 해먹고, 밥은 납작 평평하고 지름 넓은 5중 바닥..
댓글마다 제가 일일이 답글을 달면 거침없이 주욱 목록 읽어 내려가는 독자분들의 즐거움이 반감될 것 같아 여기에 따로 후기를 써보기로 하였습니다. 댓글들 읽느라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돌 님과 마이쏭 님 말씀대로 저도 일하다 말고 궁금해서 와서 보고, 간식 먹다 말고 또 와서 보고, 손빨래 하고 나서 또 와서 들여다보고. ㅋㅋ 참여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두어 가지 질문을 더 드릴 예정이니 그 때도 많이많이 참여해주세요. 우물 안 개구리 단단이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응답 내용을 정리해보니 가장 인기 있는 외국 음식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샤오롱바오 [중국] 라자냐 [이태리] 무려 네 분으로부터 사랑을 받았습니다. 아, 역시 중국음식과 이태리 음식의 명성은! 그 ..
느닷없이 설문조사 자자자, 다들 시간 내셔서 덧글란에 좋아하는 외국 음식 열 가지를 적어봅시다. 영국음식 하나도 안 들어가도 영국음식 블로그 주인장 섭섭해하지 않을 테니 솔직하게 대봅시다. ㅋ 간식말고 식사로 먹을 수 있는 음식들로 대봅시다. 뭐가 더 맛있나 줄 세우느라 고민하지 말고 순서 없이 그냥 막 적어봅시다. 체면 차리느라 '고급 음식' 짜내지 말고 진짜루 좋아하는 음식들로 적어봅시다. 불량식품 대환영. 단단 • 딤섬 중 만두류 (하가우, 씨유마이, 차슈바오, 청펀 등등) [중국] • 삼선짜장면 [중국] • 가마보꼬 얹은 우동 [일본] • 크림 없이 달걀 노른자로 맛낸 정통 까르보나라 [이태리] • 파타이 [태국] • 닭고기말고 새우 넣은 그린 커리 [태국] •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영국] •..
휴... 제 생애 첫 하가우 도전이었는데 레서피를 잘못 선택한 것 같아요. (딤섬 초보가 요리책 탓을 하다니.) 이 딤섬 신간의 하가우 레서피에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나와 줘야 할 양과 재료의 양이 도무지 맞지를 않아요. 소와 반죽을 다 준비해 놓고 보니 하가우 약 24개가 나와 줘야 할 것 같은 양인데, 이 거대한 양의 재료를 놓고는 12개만 만들라고 합니다. 왕만두를 만드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저자가 지시한 대로 피를 만들면 송편 피처럼 지름이 너무 작고 두꺼워요. 피를 훨씬 얇게 밀어 새우살이 더 투명하게 비쳐 보여야 하죠. 완성된 하가우에서 참기름 맛도 너무 강하게 납니다. 참기름 양을 반으로 줄여야겠습니다. 죽순 양이 가장 문제였는데, 이것도 대폭 줄여야 할 것 같습니다. 새우 딤섬인데 ..
같은 재료를 써서 소스를 만든다 쳤을 때 집에서 소량의 재료로 찔끔 만든 것보다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든 것들이 깊고 진한 맛이 나서 더 맛있지요. 국도 집에서 소량 끓이는 것보다는 급식소에서 대용량 솥에 대량으로 재료를 넣고 끓인 것이 더 진한 맛이 나듯이요. 그래서 저는 시판 소스를 사서 쓰는 것에 별 거리낌이 없습니다. 재료만 좋다면 시판 소스도 나쁠 것 없지요. 집에서 직접 만드는 것보다 더 맛있으면서 비용도, 시간도 덜 드는 경우가 많아 이런저런 소스들을 자주 사 먹곤 합니다. 그런데 페스토만큼은 이상하게도 시판 소스가 홈메이드 소스의 맛을 절대 못 따라오는 것 같아요. 그간 여러 브랜드 것을 사 먹어 보았는데, 제아무리 고급 제품이라도 집에서 만든 것 같은 생생하고 강렬한 맛은 안 나더라고요...
오늘은 잣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외국에서 한국인이 잣 사 먹을 일은 그리 많지 않지요. 한국에서도 잣은 명절 때 선물 들어온 거나 먹지 평소에 일부러 사서 먹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그러나 집에서 이태리 페스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집에 늘 잣이 있어야 하죠. 영국에 살고 있지만 저는 유럽산 잣을 안 사고 권여사님이 보내 주시는 한국산 햇잣을 씁니다. 한국 잣이 더 맛있어서가 아니라, 잣도 사려면 돈이 드는데 집에 있는 남는 잣 보내 주신다니까 넙죽 받는 겁니다. ㅋ 유럽 잣도 비싸요. 생산량은 한국 잣보다 훨씬 적은데 수요가 많아 구하기도 쉽지 않고요. 서양인들은 빵 과자 케이크 구울 때도 잣을 많이 쓰거든요. 그런데, 잣 품종 중에 '한국 잣Pinus Koraiensis'이라는 ..
영국에 와서 수퍼마켓 첫 나들이를 하게 된 단단. 온갖 향초herb 화분들을 큰 것, 작은 것, 크기별로 늘어놓고 파는 것을 보고 흥분. 바질도 이태리 바질, 그리스 바질, 태국 바질이 따로 있질 않나, 심지어 작은 고추 화분까지. 건조 향초는 아예 셀 수도 없을 정도. 이야, 이거, 앞으로 영국에서의 식생활이 무척 기대되누나. 처음에는 푸드 프로세서를 써서 페스토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영국의 푸디들은 공장에서 분쇄한 밀가루를 안 쓰고 전통 방식으로 거대한 맷돌을 써서 천천히 간 스톤그라운드stoneground 밀가루를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공장제 밀가루는 롤러가 고속 회전할 때 발생시키는 열에 의해 표면이 살짝 익어 풍미와 영양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군요. 영국에서는 그래서 스톤그라..
한국인 아내와 프랑스인 남편이 쓴 프랑스 가정식 요리책이 새로 나왔다. 따끈따끈한 신간인가 보다. 다음daum 대문에 올라왔길래 궁금해서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요리책 표지를 보자마자 다쓰 부처 둘 다 고개를 갸우뚱. 어? 프랑스 가정식이라는데 저기 왜 영국음식이 들어가 있어? 빵을 썰어 토스트 한 뒤 길죽하게 잘라 반숙 달걀에 찍어 먹는 것을 영국에서는 'Soft boiled egg with soldiers'라고 부른다. 로스트 비프나 피쉬 앤 칩스만큼이나 영국적인 음식이다. 아침에 토스트나 달걀을 먹는 것은 영국의 오랜 전통으로, 저 달걀 노른자를 뒤집어쓴 가엾은 병사는 영국인들의 아침 상에 단골로 오르는 메뉴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음식이 왜 저기 들어가 있는 것인가. 영국인들의 지극한 토스트 사랑을..
지중해 샐러드 5탄입니다. 유럽을 돌고 이제 지중해 남단의 북아프리카로 왔습니다. 북아프리카 샐러드는 서쪽의 모로코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모로코 요리책들을 죽 훑어보니 이 사람들은 샐러드 주재료로 당근을 많이 쓰더라고요. 당근 샐러드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익힌 것도 있고, 생 샐러드도 있는데, 오늘은 당근과 오렌지를 활용한 생 샐러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책에서 본 샐러드인데, 재료 설명을 좀 더 자세히 해볼게요. 먼저, 당근. 영국 수퍼마켓에서는 다양한 당근 품종을 볼 수 있습니다. 새끼손가락만 한 미니 당근서부터 저런 꺽다리 당근까지, 모양도, 크기도, 여러 가지입니다. 이 모로코 당근 샐러드를 위해서는 단맛이 특별히 많이 나는 당근을 사 왔는데, 날씬하고 예쁘죠? 영국 당근들은 대체로 ..
영국 TV에서는 음식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내로라 하는 요리사들이 나와 요리를 시연하고, 타국 음식 기행도 보여주고, 요리 경연 대회도 많이 엽니다. 도 영국 프로그램을 가져다 각색해 쓰는 거죠? 자국 음식뿐 아니라 남의 나라 음식 이야기도 참 많이 하는데, 역사와 엮어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 대개는 영국의 이름난 요리사들이 타국으로 음식 기행을 떠나는 형식으로 제작하곤 합니다. 요즘은 여름 휴가철이라서 영국인들이 즐겨 찾는 휴가지 음식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지중해 쪽과 동남아시아 쪽으로 많이들 갑니다. 지중해 음식 기행 하면 반드시 나오는 그릇이 있죠. 바로 까수엘라입니다. 낮은 온도에서 구운 테라코타 막그릇인데, 음식이 닿는 면에는 유약을 발라 그릇과 음식을 동시에 보호하고, 음식이 닿지 않는 밑..
지중해 샐러드 4탄. 오늘은 제이미 올리버가 창작한 스페인풍 샐러드를 따라해 보겠습니다. 혹시 눈치 채셨습니까? 제가 지중해 샐러드 소개를 하면서 지중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해 온 것을요? 지중해 오른쪽에 위치한 그리스 → 이태리 → 프랑스 → 맨 왼쪽의 스페인, 이렇게 이동해 왔습니다. 고맙게도 영상을 다 제공합니다. 요리책에는 재료들의 양이 일일이 제시돼 있으나 이 샐러드는 정확하게 양 맞춰 조리하는 게 그닥 중요하지 않습니다. 만드는 이가 자신의 감과 취향에 따라 재료 양을 정하면 됩니다. 양은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나 재료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빠지면 제맛이 안 납니다. 각각의 요소가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먼저, 토마토. 형태나 크기, 색 등이 다양할수록 좋은데, 집에 토마토가 이미 있으..
영국의 일간지 이 북한의 '조선료리' 누리집 소개를 다 했습니다. 제대로 된 북한 소식은 한국에서보다 영국에서 더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언론들은 북한에 관심이 많아 북한의 동향과 주민들의 생활상을 꽤 자세히 전하거든요. 외국인을 위한 게 아니라 북한의 가정주부들을 위해 만든 누리집이라고 합니다. 북한에 인터넷이 얼마나 보급돼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들어가서 찬찬히 살펴보니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리법뿐 아니라 음식의 유래와 음식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들도 함께 기록을 해 두었습니다. 다섯 가지를 장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일단 누리집이 무겁지 않아 영국에서도 화면이 잘 뜬다는 점 2. 화면 구성이 직관적이고 내용을 훑어보기 편하다는 점 3. 이상한 영어 표현이나 한자어..
지중해 샐러드 3탄입니다. 오늘은 지중해에 맞닿아 있는 프랑스 니스의 샐러드인 '살라드 니스와즈'입니다. 영국에서 '재야의 고수' 요리사로 통하는 사이먼 홉킨슨의 레서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현재는 주방 일을 그만 두고 TV 요리 강좌에서 가르치거나 요리책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름길을 택하지 않고 시간 들여 제대로 천천히 만드는 음식을 고집하는 요리사입니다. 요리책 표지 좀 보세요. 느긋하게 앉아 콩 하나하나 속껍질 벗기면서 행복해 하고 있잖아요. ㅋ 국적 상관없이 동서양 음식을 모두 다루지만 프랑스 요리를 특히 많이 소개합니다. 영국인이니 당연히 영국 요리도 많이 다루고요. 요리책에 항상 최고급 재료들만 언급하고, 지시 사항도 참 꼼꼼하고 깐깐하게 적어 놓죠. 요리에 미묘한 향 하나 더하자고 ..
▲ Toscana, Italia 지중해 샐러드 2탄. 오늘은 이태리 토스카나 지방의 판자넬라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토스카나의 서민 음식이었던 판자넬라가 차츰 이태리 전역으로 퍼지고 이 영국에까지 오게 되었는데, 영국에서 인기를 얻게 된 데에는 제이미 올리버의 공이 큽니다. 영국에서는 'Tuscan Bread & Tomato Salad'라고도 부릅니다. 누리터에 있는 한글 문서 중 다음의 것이 판자넬라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하고 있으니 제가 긴 이야기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 판자넬라 판자넬라는 그간 토마토가 떨이로 나올 때마다 사서 여러 차례 해먹어 보았는데, 저는 제이미 올리버 레서피로 해먹은 것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이런저런 레서피들을 죽 살펴보니 이태리 안에서도 집집마다 판자넬라 구성 요..
▲ Dolsot Bibimbap by Jennifer Farley. ☞ Savory Simple 생각해 보니, 코쟁이들에겐 우리 한국의 돌솥비빔밥이 얼마나 신기하겠나. 유기에 담긴 비빔밥이야 뭐 영국에서도 금속 그릇은 흔하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뜨겁게 달군 돌에 (영국에서는 돌솥을 오븐에 넣고 데운다!) 쌀과 채소를 넣어 지글지글 데워 먹는다니, 신기해 자빠질 지경이겠지. 알록달록 색은 또 얼마나 예뻐. 재료는 고추장 빼고는 익숙한 것들인데 두툼하고 뜨거운 돌 그릇에 담겨 있으니 참신해 보일 테고. 달걀 노른자와 참기름이 뜨거운 밥알을 코팅 하면서 내는 그 고소한 맛은 또 무엇에 비길꼬. 영국의 미식가들 중에는 한국의 여염집에서도 보기 힘든 돌솥을 다 사다가 집에서 돌솥비빔밥 해먹는 이가 있는데, 돌솥 파..
오토바이 타고 영국 전역과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털북숭이 영국 요리사 아저씨 두 분을 소개해 드린 적 있었죠? ☞ BBC에서 조만간 소개할 헤어리 바이커스의 한식 오늘 드디어 BBC
오늘은 비빔밥을 한번 따라해 보겠습니다. 재료는 단출해 보이나 만들어 보니 은근히 '오쎈틱'하고 품이 많이 듭니다. 재료 [2인분] • 쌀식초 2큰술[1큰술 = 15ml] • 설탕 1작은술 • 소금 1/2 작은술 • 오이 반 개: 껍질 벗기고 가운데 씨 제거한 뒤 1cm 길이 막대 모양으로 썰어둘 것. • 숙주 70g (영국에는 콩나물이 없음) • 재래종 시금치 175g: 다듬어 깨끗이 씻을 것. (영국 시금치와 한국 시금치는 종이 다름. 한국 시금치는 맛이 좀 더 강한 재래종, 영국 시금치는 잎이 둥글고 연한 신종으로 어린 잎만 따서 생 샐러드로 많이 먹음. 외국이라 재래종 구하기 힘들면 신품종을 쓰셔도 됨.) • 참기름 2작은술 • 간장 2작은술 • 마늘 반 개: 강판에 갈 것. • 쌀 200g: 밥..
얼마 전, 헤어리 바이커스의 김치찌개를 보고 단단은 적잖은 감동을 받았더랬습니다. 초록색 주물 냄비는 아직 못 샀으나 대신 집에 있는 더 비싼 구리냄비에 김치찌개를 끓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으흐흐흐. "신 김치로 해야 제대로 맛이 나." 하길래 작은 봉지 김치 하나 사다가 봉지가 빵빵 부풀 때까지 두었습니다. 지금쯤이면 맛이 좀 들었을 것 같네요. 한식을 잘 안 해먹어 집에 김치도, 된장도 없어요. 김치는 겨우 구했는데 한국 된장은 못 구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일본 미소 된장을 대신 쓰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된장보다 성분이 더 좋긴 합니다. 캐임브리지 대학 출신의 일본인이 1995년에 영국에 설립한 회사 제품입니다. 한식을 기껏 알렸더니 재미는 딴 사람이 보게 생겼네요. 미소 된장은 영국의 일반 수퍼마켓에..
며칠 전 서점에서 발견한 '특별한' 요리책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1월30일에 출판된 따끈따끈한 신간입니다. 라 불리는 영국 남자 둘이서 한식 요리책을 냈더라고요. 정확히 말하자면 한식만 소개한 것은 아니고, 홍콩, 태국, 일본, 한국을 두루 여행하며 맛본 음식들을 자기들 식으로 재해석해 펴낸 요리책입니다. 중국음식은 서방에 이미 오래 전에 알려져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으니 굳이 또 다루진 않았고 홍콩음식만 간단하게 다루었습니다. 영국에서 일본음식은 이미 광풍을 한 번 일으키고 지나갔고, 그 다음엔 태국과 동남아 음식이 아주 인기였죠. 한국에도 동남아 음식 파는 식당이 많이 생겼죠? 영국인들은 동남아 식재료 향을 참 좋아합니다. 저도 레몬그라스, 코코넛 밀크, 타마린드, 피쉬 소스, 새우 페이스트, 라..
▲ 크리스마스 머그 - 불량소녀 님 기증 크리스마스 접시 - 낭만소녀 님 기증 12월이 되었습니다. 영국의 크리스마스 과자 ☞ 민스 파이를 또 사서 즐겨 봅니다. 맛은 있는데, 어후, 달아요, 너무 달아요. 그래도 일년에 딱 한 번 있는 크리스마스인데 건너뛰면 섭섭하죠. 꼬박꼬박 사서 먹습니다. 달긴 하지만 향이 좋아서 민스 파이를 꼭 삽니다. 영국에 계신 분들은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세요. 영국의 소비자 단체 가 선정한 ☞ 2013년 최고의 민스 파이에 관한 기사입니다. 한국과 달리 영국은 제품을 가차없이 평가해 순위 매기고 회사와 제품 이름까지 낱낱이 공개합니다. ㄱ사, ㄴ사, 아, 이딴 머리글자 처리 절대 안 합니다. 사실 어떤 브랜드 제품을 사든 우리 한국인 입맛에는 이 민스 파이가 너무 달고 향신..
다쓰베이더 생일을 맞아 유럽 4개국풍 4-코스 정찬을 차려 보았습니다. 모두 처음 만들어 보는 것들이라 삐뚤빼뚤, 초보가 만든 티가 역력하나 솜씨 좋은 영국 유명 요리사들 레서피를 참고했기 때문에 맛은 아주 좋았습니다. 샐러드는 이태리풍으로 '조립'해 보았습니다. 오렌지는 흔히 보는 보통 오렌지말고 블러드blood 오렌지 계열 중 모로moro, 상귀넬로sanguinello, 타로코tarocco 중 하나를 쓰면 좋습니다. 앞의 두 개는 색이 빨갛고 약간의 쓴맛이 나며, 타로코는 일반 오렌지와 이들 오렌지의 중간쯤 되는 발그레한 색상으로 즙이 많고 향미가 풍부합니다. 제 입맛에는 그간 먹어본 오렌지 품종 중 이 타로코가 가장 맛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sweet white onion'을 아주 얇게 썰어 ..
김원일 선생의 작품 입니다. ☞ 해병대 누리집에서 가져왔어요. 이 분이 해병대 출신이라는군요. 원본 사진뿐 아니라 선생의 인생과 요리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으니 잠시 마실 다녀오셔도 좋겠습니다. 해병대 출신 특유의 위풍허풍당당이 느껴지기는 합니다만 이 분의 집념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근사하죠? 육회와 쑥갓, 두 가지 재료가 빚어내는 아주 깔끔하면서도 내공이 느껴지는 비빔밥입니다. 오방색 내기 위해 맛도 없고 흔해빠진 달걀 지단과 당근채 따위나 올릴 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줄 수 있게끔 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성이 뚜렷하죠. 가드닝 좋아하는 영국인들이 보면 저 멋들어지게 장식된 '동양의 신비한 풀' 쑥갓에 탄성을 지를 지도 모릅니다. 의 멋진 정원 하나..
유기에 참 얌전하게도 담긴 비빔밥이네요. 그립습니다. 지난 정부 때 줄기차게 추진했던 한식 세계화. 보기에 우선 예쁘고, 반찬 늘어놓지 않아도 되고, 번거롭지 않으면서도 영양이 비교적 골고루 갖추어졌다고 판단돼 비빔밥이 그 중심에 놓이게 되었지요. 작년에 런던에도 가 문을 열었습니다. 아직 가 보지는 못 했습니다. 비빔밥집 이름으로는 최적이라 생각했는데, 차림표와 방문기들을 살펴보니, 어라? 비빔밥 전문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걸요? 대기업 프랜차이즈 식당들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외국에 있다 보니 우리 비빔밥 많이 사랑 받았으면, 하고 내심 바랍니다. 서양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해외에 있는 비평뿐 아니라 비빔밥 전반에 대한 의견들을 누리터에서 종종 찾아 보곤 하는데요, 대체로 반응들이 좋긴 하..
아, 제가 원래 음식 얘기하는 건 좋아하는데 블로그에 요리 '과정샷' 올리는 건 아주 질색을 해요. 부엌이 여간 깨끗하지 않으면 안 되고, 또, 재료 손질하거나 볶다 말고 사진기 드는 게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는 요리 블로거 분들을 존경합니다. 의지와 정성이 대단한 분들이에요. 요리 블로그에서 정보를 얻은 뒤에는 그냥 나가지 마시고 반드시 '추천' 단추 찾아서 꾹 눌러 주고 "감사합니다." 덧글 달고 나오셔야 합니다. 블로그에 덧글 다는 분들은 창작의 노고를 알아 주시는 학구적이고 열정적인 분들이에요. 특히 이 블로그 오셔서 덧글 다시는 분들, 아주 교양 있는 분들입니다. 제가 의외로 깔끔한 사람이라 블로그 지저분해질까봐 블로그 과다 노출을 꺼리고 추천 단추나 광고 붙이기, 이런 걸 안..
▲ 폰디체리, 인도. 커리 만들기에 심취해 있는 다쓰베이더가 오늘은 특이한 커리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인도 남동부에 폰디체리Pondicherry라는 지역이 있어요[빨간색 A 표시 지점]. 영국인들 발음으로 이렇게 부릅니다. 인도 하면 다들 영국의 식민 지배를 떠올리지만 이 지역은 특이하게도 1674년부터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프랑스 동인도 회사'라는 것도 다 있었다는군요. 네덜란드와 영국의 동인도 회사는 들어 봤어도 프랑스 동인도 회사라는 건 이 커리를 만들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 동네 베이커리에서는 그래서 기가 막히게 맛있는 프랑스 빵을 만들어 판다고 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모국어는 물론이요, 영어도 쓰고 불어도 잘합니다. 이 지역 음식에 프랑스의 영향이 남아 있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