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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은 수납을 매우 잘하고 삽니다. . . . . . 엄청난 귀차니스트이거든요. (꽈당) 귀차니스트는 일단 최초의 수납 설정을 잘 해 놓아야 나머지 시간을 귀차니스트답게 온전히 탱자탱자 할 수 있습니다. 찾는 물건이 아무리 늦어도 20초 안에는 내 손에 들어와 줘야 귀차니스트의 삶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어요. 소중한 내 인생, 빈둥거려야지 왜 물건 찾는 일 따위에 허비합니까? (기웃이: 오오, 일리 있어요.) 단단은 물건 찾는 데 20초 이상 시간이 걸리면 헐크처럼 변하면서 포악해집니다. 찢어먹은 옷이 한두 장이 아녜요. 오늘은 냄비와 찻잔, 조리용 소품들 수납한 걸 보여드릴게요. 수납이랄 것도 없이 그냥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눈에 보이게 주욱 늘어놓습니다. 편수 냄비나 벽에 걸 수 있는 납작한 냄비들 ..
몇 년 전, 채리티 숍에서 지름 16cm짜리 작은 구리 냄비 하나를 집어 왔었습니다. 구리 냄비가 얼마나 비싼 물건인지 알지 못 했던 시절이라 '남이 쓰던 냄비를 만원이나 달라고 하다니, 채리티라면서 순 도둑놈들 아냐.' 투덜댔더랬죠. 비싸면 안 사면 그만인데, 그냥 놓고 오기엔 또 이 구릿빛이 너무나 황홀했더랍니다. ㅋ 집에 돌아와 누리터를 열심히 뒤졌습니다. 지금은 단종된 어느 북유럽 회사의 제품이더군요. 늘 보던 프랑스 이나 , 이태리 제품과는 또다른 느낌이죠. 깔끔하면서도 유려한 선. 그야말로 '스칸디나비안 쉬크'가 줄줄 흐릅니다. 바이킹스러운 데도 있고 마징가 Z스러운 데도 있고, 하여간, 북구의 디자인이란 게 이런 거구나, 내 생애 최초로 구리 냄비라는 걸 손에 넣고서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