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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둥 번개만 없다면 이 정도 날씨에는 문제없이 야외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영국에서는. ▲ 오른쪽으로. ▲ 큐가든 속 큐 팔레스. 조지안 시대의 의상을 입은 도우미 여인이 입구에 서 있다. ▲ 영국에서는 딸기잼 병에도 저런 모자를 씌운다. ▲ 까칠하고 심드렁한 단단일지라도 공원의 나무 벤치만 보면 숙연해진다고 한다. ▲ 내 유산 중 일부가 영국에 가지 않도록 한국에도 이런 벤치 기증 문화가 있었으면. 공원에 제발 운동기구 좀 설치하지 말아줬으면. ▲ 큐가든의 수련들 ▲ 수련 중 가장 카리스마 넘쳤던 녀석 ▲ 이층집이 대부분인 영국에서는 남편들이 새벽에 일찍 일어나 이층 침실에서 기어나올 생각도 않고 마냥 뒹굴고 있는 마눌님께 브렉퍼스트 홍차와 토스트를 준비해 갖다 바치기도 한다. 꼭 저렇게 생긴 ..
영국 출장을 오신 가필드 님을 모시고 다쓰 부처는 오늘도 또 티룸에 갔습니다. 오늘은 피카딜리 서커스 어느 뒷골목에 숨어 있는 모로칸 티룸입니다. 북적이는 피카딜리 서커스 안쪽, 자동차 소리도 들리지 않는 조용한 골목에 이런 이색적인 공간이 다 숨어 있었습니다. 각기 다른 토기 화분들을 이렇게 일렬로 늘어놓기만 해도 제법 그럴듯해 보이는걸요. 내부는 이렇습니다. 술을 따르고 있는 직원 위로 보이는 알록달록 호리병들은 아라비아의 물담배인 '시샤'라고 합니다. 파이프 물고 시샤 피우고 있는 사람을 볼 때마다 꼭 관악기 불고 있는 연주자 같아 호기심에 한참을 들여다보게 되죠. 여기서 잠깐 시샤에 대한 토막 공부. 우리나라 옛 노인들이 곰방대에 담배를 피웠듯 중동 사람들도 특이한 담배를 피워 왔다. 여행자들에게..
▲ 코벤트 가든 마켓에서 공연 구경 중인 동양인 관광객 날씨가 따뜻해지고 공기 중 날벌레 밀도가 높아지는 걸 보니 관광철이 슬슬 다가오는 모양이다. 런던 시내엔 벌써부터 관광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버글버글. 전세계적인 불황으로 올 여름엔 해외 여행 하실 분들이 많이 줄었겠지만 그래도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런던에 잠깐 들르실 홍차 애호가들을 위해 오늘은 모처럼 도움이 되어 드릴 만한 일을 좀 해야겠다. 만일 비슷한 것을 하고 싶은데 런던에서 단 하루밖에 시간이 없는 분들, 이런 분들을 위해 동선을 알려 드리자면, 1. 일단 아침을 든든히 먹은 뒤 옷을 준정장풍으로 번듯하게 잘 차려입고 운동화나 밑창 좋은 단화를 신은 채 숙소를 나선다. 정장에 운동화라니, 좀 우스꽝스럽지만 런던엔 생활 속 빨리 ..
권여사님. 이제 곧 설인데 이 먼곳에서 달리 해 드릴 건 없고 궁금해하시던 백화점 사진이나 찍어 올려요. 그동안 다른 티숍들은 방문할 때마다 제깍제깍 방문기를 올렸었는데 이상하게 이 매장만 사진 찍어 올릴 생각을 지금껏 못 하고 있었네. 눈 팽팽 돌게 하는 물건들이 많아 침 흘리며 구경하느라 그랬나? 입구는 이렇게 생겼어요. 저기 저 창틀의 당초문 비스무리한 것acanthus과 묵직한 나무 문 좀 보세요.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를 연녹청색eau de nil과 나무색으로 조화시킬 생각을 다 하다니. 미술하는 친구가 런던은 디자인의 도시라 했는데 정말이네요. 하여간 런던엔 이런 식의 기가 막힌 배색들이 많이 눈에 띄어요. 비 오는 회색조 겨울에 빠알간 이층버스가 그 중 최고. 국회의사당과 빨간 이층버스 배색도..
▲ 길 맞은편에서 찍은 티 팔레스. 두 여인이 창가에 앉아 티 브런치를 즐기고 있다. 얼마 전 트와이닝의 '레이디 그레이' 시음기를 올렸다가 불량소녀 님으로부터 청탁의 탈을 쓴 숙제를 하사받은 적이 있다. 꽃다운 소녀 시절 선물 받았던 홍차의 맛과 향을 지금까지 잊을 수가 없었다며 그 '라벤더 꽃봉오리가 든 얼그레이'를 영국에서 한번 찾아봐 달라는 것이었다. 일부러 시간 내지 말고 한가할 때 천천히 찾아봐 달라는 주문에도 불구, 차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 홍차 애호가가 저 커피 애호가도 알고 있는 라벤더 얼그레이를 모르고 있다는 게 말이나 되나 싶어 곧바로 그 특별한 홍차를 찾아 삼만리 장정에 나섰다. 인터넷을 샅샅이 뒤지면서 영국 전역에서 런던 안으로 범위를 좁혀나가는 전략을 짜보았다. 일단, 세인즈버리..
▲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 외벽에 그려진 거대한 그라피티 지난 여름에 찍어둔 사진을 겨울이 다 된 지금에야 뒤늦게 발견했다. 외국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영국인들의 차 마시는 습관을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페인트공도 때가 되면 일손을 놓고 저렇게 술이나 탄산음료도 아닌 차를 마신다. 저 작품에서처럼 일터에서 캐주얼하게 차를 즐길 때는 대개 받침이 있는 찻잔이 아니라 머그에 담는다. 환경 문제에 민감한 영국인들이라 직장에서도 일회용 종이컵을 쓰지 않고 각자 자기 머그를 갖다 놓는다. 당번을 정해 놓고 동료들에게 돌아가면서 차를 타주는 게 이곳 직장인들의 풍습인데, 회사에서 가장 얄미운 동료 유형 1위는 '동료들에게 차 서빙하는 걸 소홀히 하는 사람'이라고. 차를 타 주려면 서로의 차 취향,..
▲ 길 건너 편에서 찍은 사진. 유럽엔 작은 숍들이 많지만 이렇게 작은 숍은 처음이다. 1706년, 영국 최초의 티룸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줄곧 한자리를 지켜왔다는 숍에 다녀왔다. 트와이닝스는 영국의 차 문화를 대표하는 유서 깊은 회사. 영국에서 유원지나 야외 행사장, 회의실, 세미나실, 대학과 회사의 구내매점 등, 티포트에 제대로 차를 우려 내는 곳이 아닌 간이 공간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트와이닝스의 낱개 포장된 티백으로 차를 낸다고 보면 된다. 집에서 마시는 경우가 아니라면 밖에서 캐주얼하게 즐기는 홍차의 대부분은 트와이닝스의 티백 제품들인 것이다. 수퍼마켓 홍차 코너에서도 이 트와이닝스의 제품은 매대의 넓은 면적을 차지할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대개의 홍차 회사들이 자사 고유의 블렌딩 제품이나 아쌈, ..
▲ 런던 코벤트가든을 걷다가 우연히 맞닥뜨린 티숍. 반가운 마음에 무작정 안으로. 이 의 매장 분위기는 런던의 여느 티숍과는 사뭇 다르다. 중국에 가본 적은 없다만 이 가게 안에 있으면 마치 옛날 중국 어느 번화가의 한 가게에 있다는 착각이 든다. 인테리어와 물건 쌓아 놓은 품이 그닥 세련돼 보이지는 않지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떤 '포스'가 느껴진다. 풍의 소녀들을 위한 선물의 집 분위기는 절대 아니다. 집에 돌아와 검색을 해보니 이 는 주로 양질의 녹차 공급에 주력하는 티숍이라 한다. 물론 홍차를 포함, 다양한 차와 인퓨전들을 선 보이고는 있지만 유기농 녹차가 이 집의 전문이라 한다. 근처에 차이나 타운이 있으니 중국인들도 많이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기나 차 우리는 데 필요한 기타 자잘한 용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