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찬, 한식의 특징이자 적(敵)
- 일상용품, 오브제
- 눈으로 먹는 음식, 안미츠 앙미츠 (あんみつ, 餡蜜)
- 맥락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앙버터 (あんバター 앙바타-)
- 추억의 음식, 파르페 (+ 과일 빙수, 선데이, 이튼 메스, 탕후루, 트라이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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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여행] 18년만의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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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여사님 키오스크 정복기
- 깔끔하면서 앉아 있기 편한 식당
- 고다 하우다 (Gouda) 빔스터 베임스터르 (Beemster) 고트 염소젖 (Goat)
- 벚꽃 담으러 여의도 갔다가
- 흑인영가 '거기 너 있었는가' (Were You There) (1899)
- 피아노의 날에 내 피아노를 생각하다 World Piano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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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다 하우다 (Gouda) 바시론 (Basiron) 올리브 토마토 (Olive Tom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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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스캥 데 프레 - 샹송 '천번의 후회' (Josquin des Prez, chans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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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핀 제25호 재료: 커피, 우유, 달걀, 식용유, 밀가루, 설탕, BP, 소금, 잘게 다진 호두, 아이싱슈가 차생활을 한 지도 이제 꽤 되었습니다. 차는 사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죽 즐기던 음료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청차인 우롱차를 즐겼었지요. 영국에 있을 동안은 홍차가 값도 싸고 다양하니 홍차를 집중적으로 즐기는 것이 현명합니다. 홍차 깡통도 꽤 많이 생겼는데, 언젠가 빈 홍차 깡통들 죽 모아놓고 사진 한번 찍어 올려 보겠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차들을 마시고 나니 이제 차에 대해 감이 '조금' 잡힙니다. 조잡한 차들을 하도 마셔대서 이제 이런 차들은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ㅋ 좋은 차 감식 능력은 아직 요원한 일입니다. 그저 찻잎 얌전하게 잘 생기고 맛과 향만 좋으면 최고이겠거니 생각하고 ..
생일도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느닷없이 소포가 배달돼 왔습니다. 미스Miss도 미시즈Mrs도 아닌 미즈Ms 호칭까지 정확히 쓴 걸 보면 틀림없이 불량소녀 님의 만행입니다. 보낸 이와 주소를 확인하고는 신나서 포장을 뜯으려는 순간, 아니? 다쓰베이더와 단단이 젤루 좋아하는 로빈Robin이 아닙니까! 아침에 로빈이를 보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습니다. 짜리몽땅 통통한 것이 꼭 단단 같습니다. 한국 가면 이 로빈이들이 가장 그리울 것 같습니다. 포장을 뜯어 봅니다. 밀크티의 제왕이라는 티백을? 영국 수퍼마켓에 널린 게 이 요크셔 골드 티백인데, 왜 미국에서 이걸 보내셨을꼬? 현명하기 짝이 없는 불량소녀 님께서 그런 소모적인 일을 하실 리 있겠습니까. 투명스카치 테잎이 상자에 둘러진 걸 보니 단지 상자로만 활용한 것..
설거지는 말끔히 다 끝냈습니다. 오늘은 '좋은 부모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주제도 다양하셔라.) 단단이 좋아하는 칼럼니스트 중에 한국일보의 장명수 님과 고종석 님이 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이 분들 때문에 한국일보를 구독했었지요. 장명수 님은 내용이 좋고 고종석 님은 문장이 좋더라고요. ☞ 장명수 님의 칼럼 중 기억 나는 대목이 있어 옮겨 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과잉보호나 돈GR 과외가 아니라) 좋은 습관과 행복한 추억이다. 그렇죠? 단단은 이 대목에서 무릎을 탁 쳤었습니다. 그리고는 부모님을 떠올렸지요. 모친인 말괄량이 권여사님을 생각할 때마다 입가에 웃음이 번집니다. 저희 4남매 극장에도 자주 데려가 주시고, 아이들은 마치 놀기 위해 세상..
새삼스럽지만 오늘은 이 분께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알뜰주걱이여, 그대로 인해 우리 푸른별의 맑디맑은 물이 그나마 덜 더럽혀질 수 있었음을 생육·번성하다 만 휴먼과 짐승들을 대신해 감사 드리는 바요. 오늘의 머핀 재료:타퍼나드, 그린올리브, 맛있는 치즈 강판에 간 것, 달걀, 밀가루, BP. 끝. 유지가 따로 안 들어가도 머핀이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구나. 머핀 굽기는 계속된다. ■
반식 다이어트 성공 기념 오늘의 머핀 재료: 버터, 설탕, 달걀, 레몬 껍질과 즙, 사워 크림, 베이킹 파우더, 베이킹 소다, 양귀비씨앗. 잘못 구워진 게 아니라 원래 윗면이 평평하게 되는 촉촉한 머핀이다. 잘못 구워진 줄 알고 두 판이나 구웠지 뭔가. 젠장. * * * 원래는 10kg만 빼려고 했으나 본의 아니게 11kg가 빠졌고 지금도 계속해서 느린 속도로 살이 빠지는 중이다. 외출도 삼간 채 클로티드 크림을 주식 삼아 은둔자 생활만 하던 재작년과 작년 봄. 내 인생 최악으로 살쪘던 때의 모습은 오직 영국 출장을 오셨던 가○○ 님만이 아신다. 우리 가족도 모른다. 이 시기의 모습은 하도 흉측해 사진으로도 남겨 두질 않았다. 다행이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으로서 오늘은 오만·자만·교만을 좀 떨어 보기..
현재 붙잡고 실습 중인 머핀책의 좋은 점은, 어른 입맛에 맞을 만한 머핀이 많다는 것이다. 짭짤한 머핀을 굽는 날은 머핀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어 좋고, 단 머핀은 찻자리에 티케이크 대신 낼 수 있어 좋다. 귀한 잣 보내 주신 권여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 염소젖 치즈 & 페스토 머핀 재료: 페스토, 물, 달걀, 밀가루, 소금, BP, 고트 치즈, 강판에 간 체다. 끝. 주위가 온통 연두색 초록색으로 물들어 동네 공원이 피크닉 나온 사람들로 붐빈다. 용기를 내서 나도 홍차 끓여 머핀 싸들고 공원에 나가 봐야겠다. 잠깐, 멋진 영국식 햄퍼가 없구나.;; 이럴 땐 우리 대한의 자랑스런 밀폐용기 손잡이 달린 통이 최고다. 록캔록 제품은 여기 영국에서도 인기다. 이런, 생각해 보니 피크닉용 양모 담요도 없잖아..
영국 각 티룸의 아프터눈 티 메뉴를 살피다가 발견한 것. 아래 첨부한 티룸의 메뉴를 잘 보시라. 특히 분홍색 상자 두른 단어를. 당뇨환자를 위한 아프터눈 티까지?! 영국 만세다. 한국의 외식/회식 문화를 떠올려 보자. 대빵 자리에 있는 누군가가 "오늘 간장게장 어때? 내가 낼게." 하면 꼬붕들은 토도 한 번 못 달고 간장게장 먹으러 간다. 꼬붕들 중 누군가는 남몰래 고혈압이나 신장병을 앓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한국의 식당에서는 "저기, 제 것은 간을 1/5로 줄인 것으로 주세요."따위의 요청은 거의 불가능하다. 기분 좋은 일이 생긴 누군가가 "부대찌개 먹고 모처럼 땀 좀 흘려볼까? 내가 한턱 내지." 하면 다같이 부대찌개 집에 가서 똑같은 음식 후루룩. 이런 일은 한국 사회에서 너무나 흔하다. 맵고 짠 ..
어두웠던 내 어린 시절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자칭 미식가였던 내 아버지는 주지육림酒池肉林 세상을 꿈꾸며 세상의 산해진미라는 것은 가리지 않고 모조리 즐기셨지만 어릴 적 생선을 잘못 먹고 크게 혼이 난 뒤로 평생 생선만은 드시지 않았다. 아마 식중독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를 넘겼던 모양인데, 어릴 적 트라우마가 평생을 간다는 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았다. 문제는 이 영감님이 생선 냄새조차도 맡기 싫어한다는 데 있었다. 그래서 우리 식구들은 집에서 생선 요리만큼은 해먹을 수가 없었고, 멸치 다시로 국이나 찌개를 끓이는 것도 일절 금지였다. 영감님이 저녁에 집에 돌아왔을 때 집안에 생선 냄새가 남아 있기라도 하면 그 날은 밤새도록 엄마와 우리를 못살게 들들 볶아댔으므로 집에는 아예 생선을 들..
머핀 제14호. 나도 내가 이렇게 끈기 있을 줄은 몰랐다. 끝까지 해보는 거다. ㅋ 스트로베리 루바브 머핀 재료: 납작 누른 귀리, 딸기 요거트, 버터, 머스코바도 슈가, 달걀, 밀가루, 소금, 베이킹 파우더, 베이킹 소다, 계핏가루, 밀기울wheat bran, 루바브, 딸기잼. 끝. 이젠 정말 봄이다. 봄바람에 마음이 간질간질하다. ■ ▲ 최근 영국의 어느 시골 마을 영세 미술상에서 발견된 모네의 유작. 미술계가 발칵.
부활절 찻상 차려봅니다. 특별 찻상에 늘 등장하는 훈제연어가 오늘은 머핀과 결합했습니다. 빵 속에도 연어, 빵 사이에도 연어, 더블 연어. 오늘의 머핀 재료: 연어 통조림 1캔, 달걀, 밀가루, BP, 치즈 보슬보슬 간 것, 훈제연어, 더블 크림, 딜dill 연어를 쓸 때는 보통 크림 치즈들을 곁들이는데, 설탕도 레몬즙도 후추도 넣지 않은 거품만 올린 순수한 크림이나 사워 크림, 크렘 프레쉬 등을 한 번 써보세요. 연어의 맛이 한층 살면서 산뜻합니다. 통조림 연어건 훈제 연어건 연어는 항상 짭짤하게 간이 되어 나오는 법이니 크림 치즈 대신 아무것도 넣지 않은 크림을 쓰면 나트륨 섭취도 줄일 수 있지요. 애플 데이니쉬 페이스트리. 괴물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못생기게 굽고 나서는 꼭 하는 말이 있어요. ..
남들 금식하며 기도하는 날에도 단단은 머핀을 굽는다. 영국에서는 성금요일에 홋 크로스 번hot cross buns이라 불리는 특별한 빵을 먹는 풍습이 있다. 오늘의 머핀은 이 크로스 번의 머핀화. 번을 구울 때는 오븐에 넣기 전 십자가를 그어 주지만 머핀으로 만들 때는 굽고 난 뒤 간단하게 레몬 아이싱으로 그어준다. 신심이 부족한가, 선 두 개로 십자가 긋는 일조차도 버거워 삐뚤빼뚤. 두어 개 겨우 건졌다. 재료: 밀가루, 소금, 설탕, 베이킹 파우더, 계핏가루, 올스파이스, 달걀, 버터, 우유, 커런트currant, 오렌지 껍질, 레몬 껍질, 아이싱 슈가, 레몬 즙. 끝. 가시 면류관을 상징할 만한 것 무엇 없을까 하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가 얼씨구나 길에서 주워 온 뾰족뾰족 홀리holly 잔가지. 행길..
꽃이 다 지기 전에 꼭 사진기로 담아 두어야겠다 마음먹었던 수선화. 산책로 집집마다 피어 있던 수선화를 보자 길고 긴 영국의 회색빛 겨울을 이겨냈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한국에서 개나리가 봄 소식을 알리듯 영국에서는 수선화가 봄을 알린다. 보라색 하얀색 크로커스들이 수선화보다 먼저 눈을 뚫고 삐죽삐죽 솟아오르긴 하지만 노란 빛깔 때문일까? 수선화를 봐야만 이제 봄이다 싶다. 동네 길 집집마다 심긴 너댓 종류의 수선화를 비교·관찰하며 넋을 잃다 돌아오곤 했는데, 오늘 보니 우리 집 뒤쪽 공동정원 한쪽에도 이 녀석들이 있는 것 아닌가. 내 눈엔 우리 집 수선화가 동네에서 제일 예쁘구나! 어느 수필가가 번역·인용했던 노랫말이 떠오른다. 제겐 큰 집은 없을 거예요, 땅도 없고 손 안에 바스락거리는 지폐 한 장 ..
한국의 빌라 같은 형태의 집을 영국에서는 '플랏Flat'이라고 부른다. 영국의 집들이 대개 복층 구조이다보니 한 층에 모든 기능을 다 우겨 넣은 이런 마당도 없는 불쌍한 집들은 이들 눈에 '평평'하고 '밋밋'하게 보이는 모양이다. 탬즈 강이나 바다를 면하고 있는 몇몇 풍광 좋은 곳의 고급 플랏들을 제외하고는 대개가 서민형 집이다. 평평하면서 층까지 높은 한국식 고층 아파트는 이곳에서는 주로 국가가 주는 생활보조금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극빈층이나 망명 신청 후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는 외국인들의 임시 거처 등으로 쓰인다. 층이 높고 가구 수가 많을수록 흉물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형편은 어렵지 않지만 이층 침실을 오르내릴 기운이 없는 노인들도 어쩔 수 없이 플랏을 선호한다. 이런 분들은 주로 플랏 1층에..
오늘의 머핀 재료: 콘밀, 저 혼자 부푸는 밀가루, 코코 파우더, BP, 소금, 고급 흑설탕, 버터, 사워크림, 달걀, 진하게 우린 블랙 커피, 다크 쵸콜렛. 끝. 저명한 음식 백과사전 의 '설거지washing up'에 관한 정의와 설명이 흥미로워 소개. 음식 백과사전에 설거지 항목이 들어가 있는 것도 재미있다.
무슨 머핀 이름이 '오옷'이냐, 하실 분. 별별 머핀을 다 봤어도 내 '오옷 머핀'은 처음이다, 하실 분. 왜 머핀 이름이 '오옷'이냐? 놀라지 마시라. 그건 바로, . . . . . 내가 과제 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틈을 타 다쓰베이더가 혼자서 구워 낸 머핀이기 때문이다. 믿어지는가? 저렇게 크랙도 없이 얌전하게 봉긋 부푼 머핀들이 생전 처음 베이킹 해본 산적 같은 아저씨의 (자기는 미중년을 꿈꾼다지만) 작품이라는 것이? 하루 세 끼와 두 번의 간식을 모두 집에서 해결하다 보니 좁아터진 집에 향신료와 허브와 식재료가 넘쳐난다. 재료가 다 갖춰져 있으니 어느 때건 마음만 먹으면 베이킹을 뚝딱 할 수 있어 좋긴 하다. 머핀 책을 보고 제일 만만해 보이는 것을 골라 구웠다고 한다. 오늘 썼다는 머핀 재료를 가..
꿀 찔끔. 끼얹으려면 좀 화끈하게 얹을 것이지 소심하기는. 수정과에만 띄워 먹는 줄 알았던 잣을 죽에도 넣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죽도 몸 어딘가에 탈이 나야만 먹는 걸로만 알았다. 죽 먹을 정도로 탈 난 적이 없으니 이 나이가 되도록 잣죽이란 건 여태 먹어보지를 못했다. 명절 때 먹는 한과 중에 잣으로만 만든 강정이 있다. 수확하기도 까다롭다는 그 귀한 잣을 대체 어떻게 보관들을 하는 건지, 먹고 나서는 한결같이 뒷맛이 좋지 않았다. 이태리 제노바 사람들이 즐긴다는 페스토 소스를 만들어 먹기 시작하면서 잣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었다. 잣이 그토록 비싼 식재료인 줄은 시판 페스토 소스들의 성분표를 보고서야 알았다. 잣을 쓴 페스토의 값은 다른 대체 견과류를 쓴 것들보다..
▲ 3년 숙성 체다. 색상과 질감을 잘 보라. 영국의 모던 체다들은 대개 이런 형태를 하고 있다. 치즈 하면 흔히 프랑스 흰곰팡이 치즈인 브리나 꺄몽베흐, 이태리의 모짜렐라, 파마산, 그리고, 에멘탈, 하우다gouda, 그뤼에르 등을 떠올립니다. 영국 치즈는 어떤 게 있을까요? 네, 그렇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흔한 치즈인 체다가 바로 영국 치즈입니다. 잉글랜드 남서부에 있는 체다Cheddar 마을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으로, 이 역시 지역 이름이 치즈 이름이 된 전형적인 예죠. 너도나도 이 체다를 모방한 나머지 이제는 너무 널리 퍼져 영국 치즈라는 특수성을 잃게 되었지만요. 한국인들은 체다와는 눈곱만큼도 닮지 않은 저 미국 크라프트Kraft 사의 흐물거리는 낱개 포장 가공 물질도 체다라 부릅니다. 아직도..
작심삼일의 고비는 무사히 넘겨 이제 170개의 머핀 중 166개가 남았다. 도대체 왜 이런 무모한 짓을 하는가? 그동안 한 번도 써 보지 않았던 재료들을 쉬운 머핀 만들면서 다뤄 보고 싶기 때문이다. 머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숙고해야 할 세 가지 - 1. 지금까지 잘 해 오던 체중 감량, 머핀을 매일 먹고도 계속할 수 있을 것인가. 2. 몇 안 되는 접시를 가지고 어떻게 매번 다른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인가. 3. 레서피 대로 빠짐없이 만들다 보면 고기를 써야 할 상황이 생기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살구 & 아몬드 머핀 재료: 살구 과육, 아몬드, 밀가루, 설탕, 달걀, 버터, 우유, 베이킹 파우더. 끝. 한 입 먹기 위해 머핀을 코 앞으로 가져오는 순간 위에 소복이 얹은 아몬드 향부터..
오늘로써 베이킹 책에 있는 머핀을 전부 만들어보겠다고 결심한 지 삼일. 오늘 구운 걸 다 먹으려면 이틀이 걸릴 테니 이틀 뒤에 새 머핀 사진이 올라오지 않으면 그야말로 '작심삼일'로 끝나고 마는 거다. 미리 배수진을 쳐두기로 한다. 모쪼록 고비를 잘 넘겨야 할 텐데. 분수도 모르고 에클레어Eclair에 도전했다가 두 번 다 시답잖은 결과물을 보고 난 뒤로는(맛은 좋았다. 정말이다.) 역시 영국식 미국식 막빵, 막과자가 최고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여기서 잠깐 머핀 예찬을 하자면, 재료를 한데 넣고 날가루가 안 보일 때까지만 슬렁슬렁 섞어 숟가락으로 바로 패닝, 손으로 버터와 밀가루를 보슬보슬하게 비벼줘야 하는 스콘보다도 덜 번거롭고 간단하다. 짭짤한 머핀도 가능하므로 집에 있는 자투리 식재료는 이 때 해치..
오래 묵은 땅콩 씹는 것만큼 기분 나쁜 일이 없다. 반대로, 삶을 크런치하게 만드는 많은 기분 좋은 일 중 하나는 너무 신선해서 씹자마자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는 그런 고소한 땅콩을 씹는 일이지. 실리콘 팬은 구운 색이 역시 철판만 못하다. 매끈하게 떨어진 깔끔한 머핀이냐, 너덜너덜 떨어져도 울퉁불퉁 바삭바삭 노릇노릇 구워진 머핀이냔데... 흐음... 나는 맛있는 구운 색 나는 지저분한 머핀 쪽이 좀더 좋은 것 같다. 땅콩버터 머핀 재료: 건더기 우적우적 씹히는 땅콩버터, 버터, 달걀, 우유, 밀가루, 베이킹 파우더, 설탕, 소금 변주: 머핀을 구울 동안 집에 있는 잼 아무거나 물과 함께 냄비에 끓여 반짝이를 만든다. 구운 머핀 "맨머리" 위에 고르게 발라 준 뒤 땅콩 부스러기를 솔솔 뿌린다. 반짝이를 안..
레서피에는 '프레쉬 라즈베리'를 쓰라고 되어 있었지만 2주나 묵은 냉동 라즈베리를 썼다. 굽는 동안 얼었던 라즈베리가 녹으면서 수분을 더한 모양이다. 겉은 바삭한데 속은 아주 촉촉해졌다. 라즈베리의 맛과 색이 고스란히 살아남았으니 큰 문제는 없는 듯. 베이킹 책에서 '오일'을 쓰라고 할 때는 어떤 오일을 써야 하는 걸까? '오일'이라고만 돼 있길래 순한 정제 올리브 오일을 넣었더니 역시나 올리브 오일은 올리브 오일. 향이 강하다. 베이킹에 알맞은 기름을 알아봐야겠다. 미강유rice bran oil도 좋다니 한번 써 봐야지. 버터와 오일을 함께 쓰니 재미있는 식감이 난다. 전쟁영화와 요리영화 좋아하는 다쓰베이더가 얼마 전 란 영화를 틀어 주었다. 보는 내내 요리보다는 어느 프렌치 그릇가게에 주렁주렁 걸려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