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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혼자 갔다가 치즈 매대에서 스틸튼을 발견하고는 눈이 번쩍 뜨인 다쓰베이더. "스틸튼이 드디어 수입돼 들어왔소." 전화로 당장 마눌님께 보고하고는 한 덩이를 집어왔습니다. 부부가 감격하여 이틀에 걸쳐 먹어치우고는 ▣ 그 다음날 또 갔어요. ㅋ 이야, 한국은 이제 생활 수준이 매우 높아진 선진국임에 틀림없습니다. 내로라 하는 블루 치즈들이 종류별로 다 들어와 있어요. 에는 독일의 흰곰팡이+푸른곰팡이 치즈 '캄보졸라Cambozola'도 들어와 있죠. 사재기. 매대에 있는 거 몽땅 집어왔습니다. 여러분, 다음주에 크리스마스가 있지 않습니까? 스틸튼은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치즈'로 통합니다. ▣ 그래서 영국의 수퍼마켓들은 12월이 되면 스틸튼을 평소에 내던 작은 조각이 아닌 이렇게 반달 모..
▲ 잉글랜드 노팅엄셔 Nottinghamshire, England 영국 정부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생긴 '웃픈' 일 오늘 소개해드릴 치즈는 치즈 애호가들 사이에서 '원조' 스틸튼으로 여겨지는 스티첼튼이라는 치즈입니다. 법이 정한 스틸튼 생산지에서 스틸튼 제법과 똑 같은 제법을 써서 만들지만 스틸튼이라고 이름 붙여 팔 수 없는 이 기막힌 현상황은 놀랍게도 영국 농무부가 1980년대에 시행했던 '뻘짓'에 기인합니다. 당시 유제품으로 인한 리스테리아균 감염에 지나친 노이로제를 갖고 있었던 영국 농무부가 위해 요소를 없앤답시고 전통 치즈를 만드는 농가들에게 예로부터 써 왔던 숙성실의 나무 선반을 모두 스테인레스 스틸으로 바꾸게 하고 생유로 만들던 치즈들을 살균유로 바꾸도록 집요하게 압력을 가하며 괴롭힌 일이 있..
▲ 아일랜드 티퍼레리 Tipperary, Ireland 아일랜드 치즈는 두 번째 소개합니다. 오래 전에 아이들용 찢어 먹는 스트링 치즈를 소개해 드린 적 있었지요. 자연 치즈이긴 해도 공장제 속성 대량 생산품이므로 제가 아주 진지하게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재미 삼아 먹는 치즈이지, 풍미나 숙성 따위를 논해 가며 먹을 만한 치즈는 아니거든요. 오늘 소개해 드릴 카셸 블루는 아일랜드 최초의 블루 치즈라서 좀 특별합니다. 뭣? 아일랜드 최초의 블루 치즈? 유제품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 중 하나가 아일랜드인데, 여태 자국 블루 치즈 하나 없었단 말이야? 네에, 놀랍게도 이 치즈는 1984년에 탄생했습니다. 믿을 수가 없죠. 낙농 강국인 아일랜드에 1984년이 되어서야 블루 치즈가 처음 생겼다니요. 바로 옆..
▲ 노팅엄셔 Nottinghamshire, England 크어어, 이럴 수가. 사진만 찍어 놓고 기록을 안 해 놓다니. 밀려 있는 치즈 사진이 수두룩한데다 먹어볼 치즈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맛 기록을 안 해두어 똑같은 치즈를 다시 사 먹어야 합니다. 이런 어리석은 사람이 또 있습니까. 홍차 시음기도 그래서 못 쓰고 날린 게 얼마나 많은데요. 메모를 습관화해야 합니다. 미루지 말고 제때제때 일해야 하고요. 날 밝으면 다시 사 와서 시식기를 완성하겠습니다. 반면교사 삼으시라고 미완성 글 올려봅니다. - 다시 사 먹다 - 노팅엄셔 주의 베일 오브 비버Vale of Belvoir 마을에서 크롭웰 비숍Cropwell Bishop 치즈 농장이 일일이 수작업해 만듭니다. 크롭웰 비숍은 스틸튼으로 유명한 블루 ..
덴마크 치즈는 처음 소개합니다. 프랑스 록포르의 저렴한 대용품으로 20세기 초에 개발한 치즈입니다. 덴마크는 낙농 국가 이미지와는 달리 의외로 자국 치즈가 많지 않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이 다나블루와 에스홈Esrom 두 개만이 유럽연합에 의해 '지리적표시보호제PGI'로 보호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이 다나블루는 세 회사에서 출시를 하고 있습니다. ☞ Arla Foods amba, Høgelund Mejeri ☞ Bornholms Andelsmejeri ☞ Mammen Mejeri A/S 제가 사 온 건 스웨덴-덴마크의 거대 낙농 기업 아를라 푸드Arla Foods의 카스텔로Castello 브랜드 제품입니다. 포장에 PGI 표시가 있네요. 5-6주 정도 숙성을 시키고, 숙성시키는 동안에는 3일에..
▲ 노팅엄셔Nottinghamshire 스틸튼Stilton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치즈 농가 이 낸 신제품입니다. 이것도 블루 치즈입니다. 2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해 올해 시장에 첫 선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스틸튼은 단단하면서도 잘 부스러는 반경성 치즈로 분류가 되는데, 이 보베일은 이태리의 고르곤졸라 피칸테처럼 수분이 좀 더 많고 부드럽고 매끄러운 질감을 내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7주 숙성을 시킵니다. 국자로 응유를 떠서 치즈 틀에 살살 담은 뒤 천천히 유장을 빼기 때문에 수분이 비교적 많고 부드러운 질감이 납니다. 프랑스 흰곰팡이 연성 치즈들, 특히, 꺄몽베흐 만들 때와 비슷한 기법을 쓰는 거지요. 보기에도 벌써 스틸튼보다 훨씬 수분이 많고 부드러워 보이죠? 스틸튼은 껍질을 먹지 않지만 보베일은 껍질까..
프레지덩. 전세계의 인기 있다는 치즈는 거의 다 만들어 파는 프랑스 거대 낙농 기업 사의 수많은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저는 공장제 대량생산 치즈에 대한 편견이 없습니다. "뭐야, 공장제 영혼 없는 치즈였어?" 이런 스놉snob은 부리지 않아요. 공장제 치즈들 중에도 기차게 잘 만든 것들이 있거든요. 영국 오기 전에는 유럽 치즈란 모두 꼬질꼬질 다 쓰러져 가는 작은 농가에서 주름 깊게 패인 장인이 한땀 한땀, 아니 한공정 한공정, 정성껏 손으로 만드는 건 줄로만 알았어요. 잘 만든 신생 공장 치즈들 먹어 보고 생각을 고쳐 먹는 데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스위스 사도 락탈리스와 마찬가지로 큰 기업이긴 하지만 에미 사는 스위스 치즈에 특화된 기업입니다. 신생 치즈도 독자적으..
영국 블루 치즈인 스틸튼stilton을 이용한 가벼운 전채 겸 샐러드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국인들은 스틸튼을 사과나 포도 같은, 단맛과 신맛이 동시에 나는 과일과 함께 먹질 않습니다. 온화한 단맛이 나는 서양배는 종종 곁들이지만요. 제가 한 번은 치즈 보드에 포도를 올려서 스틸튼과 함께 먹어 본 적이 있는데요, 맛이 정말 안 어울립니다. 블루 치즈의 푸른곰팡이에는 원래 후추처럼 퐈~한 매운 맛 외에 향긋한 과일 맛도 있는데, 둘을 같이 먹으니 포도의 단맛과 신맛도 무효, 푸른곰팡이의 단맛과 매운 맛도 무효가 됩니다. 서로의 장점을 상쇄하죠. 영국인들은 대신 스틸튼을 먹을 때 호두를 자주 곁들입니다. 'Stilton and walnut'은 'strawberries and cream' 같은 '클래식..
▲ 스틸튼 치즈도 생산자마다 질감과 뉘앙스가 조금씩 다르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 , 스틸튼. 가을이 다가옵니다. 영국음식이 사랑 받는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ㅋ 영국인들은 여름엔 지중해나 동남아 휴가지 음식을 해먹으면서 기분 내고, 찬바람 불고 쌀쌀해지면 자기네 음식을 먹으며 비바람에 지친 영혼을 달랩니다. 오늘은 영국의 전통 수프 하나를 소개해 드릴게요. 된장 느낌이 물씬 나는 블루 치즈 레서피입니다. 영국인들의 된장국이라 보시면 되겠네요. 스틸튼 치즈와 브로콜리가 주재료인데, 브로콜리는 굵은 대까지 다 썰어서 활용을 하겠습니다. 저는 보글보글한 브로콜리 머리보다는 가운데의 굵은 대 부분이 더 고소하고 맛있더라고요. 영국의 미슐랑 스타 셰프 톰 에이킨스Tom Aikins의 조리법을 참고했습니다. 스틸..
▲ 싸이 톰블리Cy Twombly의 작품을 배경으로. 이거 치즈와 그림이 은근 잘 어울리잖나. 이태리의 거대 치즈 회사 가 블루 치즈 좋아하는 영국 시장을 겨냥해 1960년대에 출시한 제품입니다. ☞ 스틸튼보다는 부드럽고 순한 치즈로, ☞ 고르곤졸라보다는 저렴한 치즈로 개발해 틈새를 노렸다고 하네요. 소젖 반경성 치즈입니다. 식물성 효소로 굳혀 채식주의자도 먹을 수 있습니다. 질감은 고르곤졸라 돌체와 피칸테의 중간쯤 됩니다. 크림을 별도로 넣어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가운데 푸른곰팡이가 바삭하게 씹히면서 알갱이가 느껴집니다. 푸른곰팡이의 성질만 놓고 보았을 때는 영국의 ☞ 클락스톤 스무쓰 블루와 비슷한 느낌이 있습니다. 암모니아에 가까운 강한 치즈향, 푸른곰팡이의 꽃 향, 발효중인 과일맛, 누룩맛, 크..
2013년 국제 치즈 대회The International Cheese Awards Nantwich의 최고상은 영국의 ☞ 클락스톤 블루가 차지, 4,780개의 치즈들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고 소개를 해 드렸습니다. 그럼 2012년 챔피언은 누가 차지했을까요?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독일의 '몬타뇰로 아피네'입니다. 3,900개의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했죠. 독일 치즈 회사 의 제품입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걸작 ☞ 캄보졸라는 이미 소개해 드렸고요. 이 회사가 치즈 실력이 좋은가 봅니다. 1990년대부터 만들던 치즈이고, 영국 시장에는 2006년에 소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불만이, 독일 회사가 왜 자꾸 자사 치즈에 이태리 어감의 이름을 붙이는가 하는 겁니다. 기껏 맛있는 치즈 잘 만들어 놓고 남..
오랜만에 영국 블루 치즈 이야기를 다시 해봅니다. 울퉁불퉁 못생겼죠? 이 치즈가 이래봬도 작년 국제 치즈 대회The International Cheese Awards Nantwich에서 최고상을 받은 치즈랍니다. 27개국에서 출품된 4,285개의 치즈들을 물리치고 영예를 차지했죠. 116번째 열리는 대회였습니다. 영국인들은 블루 치즈를 정말 잘 만듭니다. 소위 세계 3대 블루 치즈라고 이태리 고르곤졸라, 프랑스 록포르, 영국의 스틸튼을 꼽잖아요? 고르곤졸라나 스틸튼은 맛이 있으니 눈감아 줄 수 있지만 거기 록포르가 낀 것은 동의하기 힘듭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소금이 많이 들어 먹고 나면 소화기관 전체가 다 얼얼한 치즈가 세계 3대 블루 치즈 중 하나라니요. 푸아그라와 캐비아와 송로버섯을 세계 3대 ..
고르곤졸라를 드디어 소개합니다. 이태리 북부 삐에몬테Piedmont와 롬바르디아에서 생산을 합니다. 롬바르디아는 얼마 전에 소개해 드렸던 탈렛지오Taleggio와 그라나 파다노Grana Padano의 생산지이기도 하죠. 같은 지역에서 같은 소의 젖을 짜서 만들고 숙성 기간 동안 표면을 소금물로 닦아줘서 그런지 고르곤졸라도 탈렛지오와 유사한 맛이 납니다. 고르곤졸라는 그간 몇 번 사서 죄 요리에 쓰느라 맛을 제대로 보질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맨입에 그냥 먹기로 하고 두 가지 제품을 모두 사 보았습니다. 고르곤졸라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나뚜랄레 혹은 피칸테, 그리고 돌체. 돌체는 이태리어로 '달다sweet', 피칸테는 '맵다, 혹은 톡 쏜다piquant'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본고장에서는 종류가 더 나..
▲ 북요크셔 North Yorkshire 요크셔 지역의 대표 치즈인 웬즐리데일을 소개합니다. 웬즐리데일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오늘은 웬즐리데일 블루 치즈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웬즐리데일 플레인 혹은 웬즐리데일 화이트가 기본형이고 여기서 웬즐리데일 블루 치즈가 파생돼 나왔을 것 같지만 놀랍게도 이 웬즐리데일 블루 치즈가 웬즐리데일 치즈의 시조입니다. 영국인들 중에도 이 사실을 모르는 이가 많아요. 웬즐리데일 블루는 현재 한 치즈 농장에서 거의 독점으로 생산하다시피 합니다. (☞ Wensleydale Dairy Products) 인근 지역의 농가들은 스틸튼Stilton 만드느라 바쁘거든요. 스틸튼이 워낙 유명한 치즈라서 수요가 많아 그렇습니다. 저 옛날 프랑스의 시토 수도승Cistercian들이..
▲ 잉글랜드 콘월 Cornwall, England 영국 수퍼마켓들이 우윳값을 자꾸만 후려쳐 영국 우유 농가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죠. 같은 윤리적인 수퍼마켓은 우윳값을 잘 쳐주는 편인데 다른 수퍼마켓들은 그놈의 가격 경쟁을 하느라 부담을 전부 우유 농가들에게 떠넘기고 있어요. 생필품 중의 생필품인 우유가 싸야 소비자가 그 수퍼마켓을 믿고 찾는다는 겁니다. 아니? 그 비용을 왜 우유 농가에게 떠넘기는 걸까요? 영국 와서 질 좋은 우유가 한국보다 싸다고 신나 했었는데, 우윳값이 마냥 싼 게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점차 깨닫는 중입니다. 버티지 못해 문 닫는 데어리dairy가 속출하고 있어요. 커피 빈이나 코코 빈, 홍차 같은 제3세계 농작물에는 공정무역fai..
▲ 요크셔 Yorkshire 영국에는 블루 치즈가 얼마나 많은지, 지역마다 자기 고장 블루 치즈가 하나씩은 다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웬만한 영국 지명 뒤에 '블루'를 갖다 붙여 검색을 해보면 아마 블루 치즈가 수두룩 나올 겁니다. '영국 수퍼마켓 선반에 놓인 전세계 치즈들을 다 맛 보고야 말리!' 영국 생활 초기에 이런 원대한 꿈을 품었었는데요, 이건 뭐 영국 치즈도 다 못 먹어보고 귀국하게 생겼는걸요. 프랑스 치즈들이야 워낙 대량 생산들을 해대니 한국에 가서도 이렇게저렇게 먹을 기회가 많겠지만 영국 치즈들은 작은 농가에서 소량 생산하는 것들이 많아 영국 밖에서는 구하기가 좀 힘들 겁니다. 어떤 것들은 영국에 있어도 구하기 힘들어요. 치즈 전문점에 가야만 합니다. 유학생들은 영국에 있..
▲ Long Clawson's Shropshire Blue 이름이 다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치즈입니다. 처음 만들어진 곳은 잉글랜드의 슈롭셔가 아닌 스코틀랜드의 인버네스Inverness였고[1970년대], 그 뒤로는 잉글랜드의 레스터셔Leicestershire와 노팅엄셔Nottinghamshire의 스틸튼 생산자들이 만들고 있으며, 최근에 와서야 슈롭셔의 치즈 생산자들이 이 슈롭셔 블루의 생산에 나섰습니다. 슈롭셔가 가장 늦게 생산에 뛰어들었으나 소비자는 이름 때문에 슈롭셔산 슈롭셔 블루가 정통이라 생각할 확률이 높겠지요. 재미있습니다. 스틸튼과 거의 유사한 제법으로 만드나 스틸튼보다는 맛이 순합니다. 식물성 천연 염료인 아나토annatto를 써서 주황색을 내기 때문에 블랙스틱스 블루Blackstic..
치즈 시식기를 한동안 안 썼더니 사진이 많이 밀렸습니다. 헷갈릴까봐 접시 앞에 이름표를 두었습니다. ㅋ 독일 치즈는 처음 먹어 봅니다. 이 치즈는 좀 독특한 구석이 있습니다. 독일 치즈라면서 이름이 어째 독일스럽지가 않고 이태리스럽죠. 프랑스 흰곰팡이 치즈인 꺄몽베흐와 이태리 푸른곰팡이 치즈인 고르곤졸라 이름을 따서 합쳤다고 합니다. 인기 있는 치즈 둘을 합쳐 손쉽게 시장에 내놓은 것처럼 보이나 제조법은 1900년경에 이미 개발되었고 1970년대 들어와서야 이름을 이렇게 붙이면서 대량생산에 나섰다고 하네요. 독일 치즈 회사 의 제품입니다. 발음 맞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맛있는 치즈입니다. 잘 만들었어요. 이렇게 맛있는 치즈에 독일 고유의 이름을 붙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며칠 전, 단단은 식품 소식지에서 다음과 같은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오오, 생생한 저 곰팡이! 푸른곰팡이를 보자 식욕이 불일듯. 당장 수퍼마켓으로 달려갔죠. 남들 다 알고 있는 치즈를 이제야 보고 껄떡댑니다. 다쓰 부처는 푸른곰팡이 치즈를 특별히 좋아합니다. 영국에 있으니 그간 영국인들이 끔찍히 아낀다는 스틸튼stilton을 주로 먹었었지요. (☞ 영국 치즈 ② 스틸튼) 고르곤졸라gorgonzola는 일부러 찾아 먹지 않아도 피짜나 파스타 등 이태리 음식에 단골로 들어가니 저절로 많이 먹게 됩니다. 프랑스 록포르roquefort는 레서피가 요구할 때 가끔씩 사서 요리에 넣곤 합니다. 록포르는 짜기도 하고, 또, 품질 대비 가격이 너무 비싸 자주 안 사 먹어요. 자, 포장을 뜯어보겠습니다. 두근두근 광..
▲ 골동품 같은 치즈 덩이. 크어어, 저 대리석 같은 환상적인 푸른곰팡이의 배열! 영국 블루 치즈의 특징 중 하나다. 오랜만에 영국 치즈 이야기를 다시 해봅니다. 블루 치즈 - 그 화려한 무늬로 인해 서양식 파티의 치즈 보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치즈. 잘 알려진 것으로는 이태리의 고르곤졸라, 프랑스의 록포르, 영국의 스틸튼이 있지요. 이들을 '세계 3대 블루 치즈'라 속 편히 묶어 부르는 이들도 있고요. 고르곤졸라와 스틸튼은 소젖으로, 록포르는 양젖으로 만듭니다. 소젖으로 만든 것들은 익숙한 맛 때문인지 양젖 치즈에 비해 소스나 딥, 수프 등 요리에서의 쓰임새가 좀 더 다양한 편입니다. 스틸튼의 가장 큰 장점은 블루 치즈이면서도 많이 짜지 않아 먹을 때 부담이 없다는 것이지요. 록포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