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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구내새끼C가 태어났습니다. 단단은 이제 어이구내새끼1, 2, 3, 4, 5, A, B, C를 거느린 골목대장이 되었습니다. 우리 빅브라더가 어이구내새끼1을 낳았을 때 단단은 큰배움터大學 동무들에게 한참을 으스대고 우쭐거렸었습니다.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나, 고모야!" 그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꼬붕 여덟 마리를 거느린 두목이 되었네요. 세월은 참 빨리도 흐릅니다. 이제 고모 · 큰엄마 · 외숙모 소리를 골고루 듣게 되었습니다. 팔방미인입니다. 또 기념품 사서 보내고 기념 찻자리도 가져야지요. 암요. 포장해서 보내기 전에 하도 귀여워 이리저리 사진 좀 찍어보았습니다. 이 토끼 녀석 누군지 다 아시죠? 영국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Beatrix Potter의 피터 래빗Peter Rabbit입니..
부엌 창문 너머로 산비둘기woodpigeon 한 마리가 보입니다. 설거지를 끝내고 났더니 이번에는 까치로 바뀌었습니다. 흔히 보는 까치이지만 가만 보면 흑백의 명쾌한 대비와 잘 빠진 꼬리 깃털이 매우 '스타일리쉬'한 멋쟁이 새입니다. 새 얘기 꺼낸 김에 단단이 설거지하면서 볼 수 있는 새들을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열다섯 종이 훌쩍 넘는 것 같은데 이름을 다 알지는 못 해요. 오늘은 일단 아는 녀석들만 열거해볼게요. 다쓰 부처가 가장 좋아하는 로빈robin. 오렌지빛 가슴 털과 목소리가 정말 예쁜 새죠. 그런데 예쁜 외모와는 달리 성깔이 좀 있어요. 수컷 둘이 맞붙으면 한 쪽이 피 흘려 죽을 때까지 싸우기도 합니다. 일년 내내 볼 수 있긴 하지만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새'로 통합니다. 스모키 눈화장이 ..
새벽에 일어나 눈 비비며 부엌에 물 마시러 갔더니... 작년 여름 결혼 기념일 찻상을 위해 샀던 미니 장미가 꽃을 피웠습니다. 분갈이를 못 해줘서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어떻게 봄인 줄 알고 이파리를 내고 꽃을 피웠을까요? 겨울잠 잘 자라고 가지와 잎을 싹둑싹둑 죄다 쳐서 삭발해 줬는데 말이죠. 창밖은 또 어떤 모습인가 한번 내다보도록 하죠. 이크, 꽃 핀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이미 흐드러지게 한바탕 피었다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돌로 된 저 물그릇은 새들과 야생동물을 위해 우리 빌라Flat 사람들이 마련해둔 것으로, 마당 있는 집들은 저렇게 물그릇을 두곤 합니다. 새들도 목 마를 거라는 생각은 미처 못 해봤는데 말예요. 영국인들, 꽤 섬세하죠? 새들이 물 마시다 ..
무지막지한 기계에 잔뜩 시달린 염소똥 같은 CTC 아쌈, 티끌 모아 태산 만든 티백 아쌈에 물려 제대로 된 잎을 한번 사 보았습니다. 우유 없이 마실 때는 CTC 아쌈의 아린 맛이 다소 부담스럽더라고요. 티백을 우습게 여기는 건 아니지만, 티백 차는 일단 국물이 탁하죠. 전 그 탁한 국물이 이제 싫어졌습니다. 홍차에 막 입문할 당시에는 구하기 쉽고 값도 저렴한 티백차를 정말 수도 없이 마셨었지요. 사실 그 정도 값에 그만한 품질을 낼 수 있는 에는 지금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에 대한 제 애정에는 변함이 없어요. 나라마다 포장이 다른데, 영국 수퍼마켓에서 파는 차들은 요즘 포장도 얼마나 멋있어졌는지 모릅니다. 티백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다른 건 몰라도 밀크티용 블렌드만은 나 같은 수퍼마켓표 티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