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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에 자주 쓰이는 영국식 커리 파우더 조제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시판 제품들의 성분을 살펴보도록 하지요. 식품 회사들이 제품 성분을 포장에 밝힐 때는 많이 넣은 순서대로 적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보세요. 자체 상표 유기농 영국식 커리 파우더 성분: Turmeric, coriander, fennel, black pepper, mustard powder, cumin. 끝. 유기농 농장 의 영국식 커리 파우더 성분: Cumin, coriander, onion, turmeric, garlic, fenugreek, ginger, yellow mustard, black pepper, chilli, cinnamon, cardamom, cloves. 끝. 향신료 전문 회사 의 영국식 커리 파우더 성분:..
미슐랑 스타 셰프 집밥 네 번째. 오늘은 오이냉국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뭣? 오이냉국?! 네, 오이냉국이요. 영국인들도 오이냉국을 먹습니다. 그런데 오이가 좀 달라요. 나라마다 기후 풍토가 다르니 오이도 각 나라 사정에 맞춰 재배를 하지요. 그래서 한국 오이는 영국에서 못 보고, 영국 오이는 한국에서 못 봅니다. 영국에서는 귀족들 사이에 여흥으로 온실재배가 유행을 해 17세기부터 온실재배법이 큰 발전을 하게 되었는데, 오이도 그 덕을 좀 보았습니다. 오늘날 학계에서 오이를 분류할 때 이 영국식 오이를 꼭 언급하는 모양입니다. 우리말로는 영국온실큰오이라 부르고 영어로는 'English cucumber', 'European cucumber', 'burpless cucumber', 'hot house cuc..
미슐랭 스타 셰프의 집밥, 세 번째 시간 - 이번에는 영국 서민 음식인 펍 음식pub grubs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평가 받는 톰 케리지Tom Kerridge의 레서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펍인데 미슐랑 2-스타를 받았습니다. 소위 '파인 다이닝'의 그 깍쟁이스러움을 배제하고 영국 특유의 푸짐함과 따뜻함hearty을 담아내기로 정평이 난 요리사입니다. 덩치도 크고 성격도 좋아서 영국인들이 좋아합니다. 저도 좋아합니다. BBC 요리 방송에 나와 가정요리를 많이 가르쳐줍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요리는 토스트 위에 슥슥 발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일종의 맛버터입니다. 양이 많이 나오는데[8~10인분], 만들기 번거로우니 한 번 만들 때 많이 만들어 두었다가 두고두고 드세요. 토스트 위에 올려도 좋고..
영국인들의 크리스마스 만찬상에 오르는 소스, 두 번째 시간이 되겠습니다. 이름도 진부하기 짝이 없는 '브레드 소스'입니다. 중세 때부터 존재하던 '빵 소스'들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게 이 브레드 소스라고 하네요. 뼈대 있는 소스입니다. ㅋ 제가 영국의 크리스마스 음식들을 소개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 이 소스를 포함시킬 것인가를 놓고 잠시 고민을 했었습니다. 증점제thickener로 먹다 남긴 빵을 쓰다니, 안 될 것은 없다만, 다른 날도 아니고 하필 명절에... 명절인데 너무 '빈티' 난다고 생각했었죠. 다 만들고 나서 한입 먹어보고는 다쓰 부처 깜놀. 이거 소개 안 했으면 어쩔 뻔! 미슐랑 2-스타 셰프 톰 케리지Tom Kerridge의 레서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영국의 서민 음식인 펍 음식들pub..
▲ 앗, 내 발이 왜 이러지? ▲ 글로스터셔Gloucestershire 잉글랜드 남서부에 글로스터셔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철자와 발음이 다르니 주의해야 합니다. 영국 지명 중에는 '-cester'가 들어있는 곳이 더러 있는데, 철자 그대로 '세스터'라 발음하는 한국인이 많아요. 심지어 기자들도 기사 쓸 때 이렇게 쓰는 걸 봅니다. '-ce-'가 묵음입니다. 'Leicester'는 '레이세스터'가 아니라 '레스터'라고 발음해야 합니다. 도자기 회사 'Royal Worcester'는 '로얄 워세스트'가 아니라 '로얄 우스터'입니다. 'Gloucester'는 '글로우세스터'가 아니라 '글로스터'입니다. 이 지역에 '쿠퍼스 힐Cooper's Hill'이라 불리는 경사가 심한 언덕이 하나 있어요. 매년 5월 말 ..
아스파라거스가 제철이 되었습니다. 한국에는 온갖 종류의 봄 나물이 있지만 영국 땅에서 나는 봄 채소는 몇 가지가 안 됩니다. 다른 것들은 죄 수입을 해와야 하는 형편이죠. 영국 땅에서 자란 아스파라거스가 시장에 풀리면 온 국민이 이 아스파라거스에 목숨을 겁니다. TV, 신문, 잡지, 사방에서 아스파라거스 해먹으라고 성화예요. 남아도는 기운을 주체할 수 없는 분들은 제가 지금부터 일러 드리는 아스파라거스 조리법을 한번 따라해 보시길 바랍니다. 영국의 미슐랑 스타 셰프 톰 케리지의 요리책에 있는 겁니다. 레스토랑 스타일이라서 재료비와 품이 좀 듭니다. 4인분을 만들기 위한 레서피입니다. 아스파라거스 스무 개비를 준비합니다. 일인당 다섯 개를 주는 겁니다. 아스파라거스 밑동 부분을 활처럼 휘어 보면 '딱' 하..
제 생애 최초로 오리알이란 것을 다 사 보았습니다. 영국에는 달걀 대신 오리알을 쓰는 사람이 많습니다. 달걀보다는 향도 강하고 맛도 진하다는데, 프라이를 해먹어 보니 차이가 거의 안 납니다. 달걀에 비해 껍질이 오히려 더 얇고 섬세하며, 알이 크니 프라이를 부쳐 놓으면 양이 좀 더 많다는 것, 다 익었는데도 흰자가 살짝 투명해 보인다는 것, 흰자 질감이 좀 달라 오리알 흰자가 달걀 흰자에 비해 덜 매끄럽고 단단하다는 것말고는 맛 차이는 크게 못 느끼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눔의 나라는 어떻게 오리알 포장도 이렇게 예쁩니까. 이 나라는 그냥 디자인 의식이 전국민 DNA에 박힌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디자인에 공들이는게 특별한 일이 아니고 지극히 일상적이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 같아요. 과대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