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 프랑스 프로마쥐 다피누와 블루 Fromager d'Affinois® Blue

 

 

 

 

 

전통 치즈가 그렇게 많은 프랑스에서도 신생 치즈는 계속해서 탄생하고 있습니다. 이 치즈는 바로 전에 소개해 드린 <프레지덩> '르 블루'와 마찬가지로 독일의 캄보졸라를 흉내 내 만든 '블루 브리' 계열의 치즈입니다.

 

저온살균 소젖 반연성 숙성 치즈로, 단 2주만에 뚝딱 만들어 내보내는 공장제 속성 대량생산 치즈입니다. 브리는 완성되기까지 8주가 걸리죠. 2주만에 만들어 내는 데는 '울트라필터레이션' 공법의 공이 큽니다. 살균을 마친 우유의 지방을 잘게 부수어 물을 빼 내는 방식인데, 이렇게 하면 치즈 만드는 시간을 많이 단축시킬 수 있고, 유장으로 영양 성분이 많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해 단백질과 칼슘 함량이 높은 치즈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대신 지방 함량도 높아집니다. 포장의 문구가 재미있습니다.

"Silky smooth seductive creamy blue"

 

"Seductive"라니요, 프렌치들답죠. ㅋ

 

 

 

 

 

 

 

 

반듯하니 잘생겼습니다. 껍질에 흰곰팡이가 듬성듬성 보입니다. 껍질만 따로 떼어 먹어 보니 브리 껍질 먹을 때와 비슷한 양송이 버섯 향과 맛이 납니다. 치즈 전체의 향은 버터 바른 사워도우 브레드 향 같습니다. 버터향과 식빵의 누룩yeast향이 납니다. 막걸리 누룩보다는 좀 더 약한 빵의 누룩 향이 나고, 이태리 탈렛지오의 풍미도 살짝 느껴집니다.

 

 

 

 

 

 

 

 

 

아래에 영양 성분표를 첨부해 봅니다. 열량과 지방량 좀 보세요. 확실히 그릴용 치즈들보다는 사악하죠? 영양 성분을 유장에 많이 안 빼앗길 수 있다며 공법 자랑을 해놓았는데, 어라? 단백질 양을 보니 그릴용 치즈들의 반도 안 되는 수준인걸요? 영양은 개뿔.

 

 

 

 

 

 

 

 

 

 

 

 

 

 

 

유지방 60%의 '더블 크림 치즈'로 분류가 돼서 그런지 버터 맛이 물씬 나네요. 유지방 75% 이상의 '트리플 크림 치즈'보다는 아무래도 덜 '크리미'하고 덜 부드러우나 질감이 매끄러우면서 나름 쫄깃하게 씹힙니다. 껍질에서는 브리의 맛이, 속살에서는 탈렛지오 맛이 납니다. 탈렛지오의 누룩 풍미가 나기 때문에 누룩맛 나는 치즈들의 특징인 쓴맛도 좀 있습니다.

 

블루 치즈라고 하기에는 푸른곰팡이가 너무 적은데, 치즈 속살을 들여다보니 이유를 알 것도 같네요. 조직이 치밀해 푸른곰팡이가 자라서 퍼질 공간이 없거든요. 그 때문에 "나는 블루 치즈는 죽어도 못 먹겠다." 하는 분들도 이 치즈는 드실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블루 치즈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푸른곰팡이 양이 적고 치즈 맛이 순해요. 이건 블루 치즈 초심자용도 아닌 아이들용 치즈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치즈 느낌은 안 나지만 순하고 소금 양이 적어 부담 없이 간식처럼 먹기에는 좋겠습니다. 치즈 100g당 소금이 1.3g밖에 안 들었으니 프랑스 치즈치고는 소금이 적게 든 편입니다. 치즈라 생각하지 않고 맛있는 버터라 생각하고 빵에 발라 먹으면 좋을 듯합니다.

 

이 치즈는 '더블 크림 치즈'이면서 '블루 브리' 범주에 드는 치즈입니다. 어차피 크림이 많이 들어 사악한 치즈라면 저는 차라리 풍미가 좀 더 분명한 독일의 바바리아 블루나 ☞ 캄보졸라, ☞ 몬타뇰로 아피네를 사 먹겠습니다. 누룩맛과 쫄깃한 질감이 나는 순한 치즈가 먹고 싶으면 이 치즈 대신 ☞ 피에 덩글루와를 사 먹겠고요. 이 치즈는 질감 측면에서 본다면 몬타뇰로 아피네보다는 덜 크리미하고 피에 덩글루와보다는 덜 쫄깃거립니다. 애써서 흉내 내긴 했지만 역시 오리지날인 독일 캄보졸라만은 못합니다. 원조의 맛에 한참 못 미치는 아류이지만 '프랑스 치즈'라는 이름값 덕에 값은 오리지날보다 비쌉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