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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버러 마켓의 프랑스 치즈 매대. 2016년 9월. 한글로 소리 적기 가장 힘든 언어 중 하나가 프랑스어 아닐까 싶은데요, 한글 모음과 자음으로는 표기할 수 없는 중간 발음들이 많아 옮겨 적는 것도, 입으로 따라하는 것도, 보통 어려운 게 아녜요. 치즈 시식기 쓰는데 이것 때문에 아주 골치 아픕니다. 영상에서 스무 가지 프랑스 유명 치즈들의 발음을 들려 주고 있으니 집중해서 들어 보세요. Camenbert는 "까망베르"로 많이 표기들 하는데, 저는 "꺄몽베흐"로 씁니다. 첫 소리를 "ㅋ"로 쓸지 "ㄲ"로 쓸지 고민하게 합니다. 'R' 발음도 골치 아픕니다. 오늘 점심 때 먹은 Livarot도 "리v봐ㄹㅎ오"로 발음하고 있네요. Roquefort는 "록f퍼"로 2음절 발음을 합니다. 저는 발음과 표..
'응유에 열을 가해 말랑말랑하게 만든 후 죽죽 잡아 늘리기stretching the curd' 기법을 써서 만든 이탈리아 치즈를 하나 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계열의 치즈는 모짜렐라와 스카모르짜말고도 몇 종류가 더 있는데요, 그 중 한국의 마트나 백화점 치즈 매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소개해 봅니다. 노란색-빨간색 PDO 인장이 박힌 '프로볼로네 발파다나'를 한 덩이 장바구니에 담아 오세요. 온라인 치즈 가게들도 똑같은 걸 팔고 있을 확률이 높으니 둘러보시고요. 19세기 후반 이탈리아 북부 포 밸리Po Valley, Val Padana 부근의 농가들이 남부에 오래 전부터 널리 퍼져 있던 '응유 데워 잡아 늘리기' 기법을 받아들여 만들기 시작한 치즈입니다. 남부에서 기술을 빌려 왔어도 프로볼로네..
영국에 살 때 즐겨 사 먹던 이태리 안티파스티antipasti 모둠 중에 에서 내는 훈제 안티파스티 3종 기획품이 있었습니다. (수퍼마켓들마다 자사 상표를 붙인 이런 류의 기획품을 여럿 냅니다.) 훈제 프로슈토, 나폴리 살라미, 훈제 숙성 모짜렐라인 스카모르짜가 한데 담겨 있는 것이었는데, 다쓰 부처가 여러 수퍼마켓의 안티파스티 모둠 중 가장 맛있어하며 애호했던 제품입니다. 훈향이 우마미를 돋울 정도로만 엷게, 우아하게 납니다. 오늘은 이 모둠 제품에 들어 있는 치즈 이야기를 할 예정이니 치즈를 유심히 보세요. 치즈가 보들보들 야들야들 촉촉하면서 색도 곱고 순해 보이죠? 잘 접히는 걸 보니 숙성이 많이 안 된 어린 치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건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얇게 저민 것이고요, 본 모습은..
오랜만에 치즈 시식기를 씁니다. 영국에서 맛본 치즈들 시식기도 많이 밀려 있으나 한국의 치즈 소비 진작을 위해 귀국해서 맛본 것들을 먼저 다루겠습니다. ㅋ 영국에 가 있는 사이 수입 치즈 종류가 늘어서 기쁩니다.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의 치즈 매대. '베임스터르' 상표와 PDO 인장을 단 하우다 3종. 영국에서 맛있게 먹던 반경성semi-hard 치즈 중에 네덜란드의 하우다Gouda가 있습니다. 버터스코치맛, 태국의 볶음국수 팟타이가 연상되는 피쉬 소스와 숙주와 땅콩 맛, 그리고 관능적인 식감 때문에 제가 참 좋아하는 치즈인데요, 귀국해서 마트에 잘 만든 맛있는 네덜란드산 하우다가 숙성 기간별로 여러 종류 들어와 있는 것 보고 흥분했었습니다. 어찌나 반갑고 기쁘던지. 하우다는 중세부터 기록이 있..
한국에 있을 때는 모과를 주로 승용차 뒷좌석 머리맡에 방향제로 놓은 것과 과일차의 형태로 접했었는데, 영국 와서 보니 여기 사람들은 모과를 젤리로 만들어 즐기고 있네요. 영국 사의 모과 젤리 성분: quince juice, sugar, citrus pectin, citric acid. 끝. 모과 젤리 100g을 만들기 위해 모과 86g 사용. 참고로, 영국에서는 과육째 넣고 졸인 것은 잼, 즙만 짜서 졸인 것은 젤리라고 부릅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모과를 묵으로 만들어 먹습니다. 젤리보다는 좀 더 단단한 단묵(요깡羊羹) 비슷한 질감입니다. 영어로는 'quince paste', 혹은, 'quince cheese'라 부르는데, 영국에서는 과채로 만든 묵을 치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케이크', '치즈', '젤..
▲ 웨이트로즈 수퍼마켓의 치즈 매대 일부. 저기 있는 거 다 먹어 봤습니다. 이 글 전에 시식기를 쓴 프랑스의 ☞ 꽁꼬욧트는 성분 중 물이 가장 많으면서 발음하기도 어려운 첨가물이 세 가지나 들어가는데다 바탕이 되는 치즈도 겨우 5~6일 숙성된 메똥metton을 희석시켜 만든 '가공 치즈'입니다. 그런데도 18개월까지 숙성시켜 만드는 제대로 된 자연 치즈인 슈롭셔 레드 같은 영국의 경성 치즈들보다 값이 비쌉니다. 그렇다고 맛이 좋냐면, 그것도 아니고요. ☞ 캄보졸라나 ☞ 몬따뇰로 아피네 같은 독일의 훌륭한 '흰곰팡이 푸른곰팡이 복합 트리플 크림 치즈'들보다 맛이 한참 못한 아류 ☞ 프레지덩 르 블루도 값은 더 비쌉니다. 네덜란드의 ☞ 리어다머를 흉내 내 에멘탈 대용으로 만든 ☞ 폴 에피도 맛은 떨어지는데..
▲ 프랑쉬-콩떼Franche-Comté. 프랑쉬-콩떼 지역에서 흔히 먹는다는 액상치즈를 한 통 샀습니다.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버터를 만들기 위해 소젖에서 크림층을 걷어 낸 뒤, 남은 성분은 응유curd로 굳혀 열을 가하고, 휘저어 잘게 부수고, 수분을 빼서 압축하고, 소금을 뿌려 5~6일간 숙성시킵니다. 이를 메똥metton이라고 부릅니다. 이 메똥 치즈에 다시 물이나 우유, 버터, 소금을 넣고 열을 가해 액상으로 만들면 꽁꼬욧트가 됩니다. 그러니까 오늘 소개해 드릴 치즈는 자연치즈를 가져다 조제한 가공치즈인 셈이지요. 원래는 메똥을 사다가 집에서 직접 조제해 먹는 거라는데, 늘 그렇듯 귀찮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눈치 빠른 누군가가 시장에 완제품을 내놓기 마련입니다. 의 꽁꼬욧트 광고 문구: H..
프랑스 중심부의 루와르 강 유역Vallée de la Loire은 예로부터 염소젖 치즈로 유명합니다. 프랑스에는 48개의 AOC (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 치즈가 있는데, 그중 여섯 개가 이 루와흐 강 유역에서 탄생한 염소젖 치즈들입니다: • Valençay cheese (AOC 1998) • Crottin de Chevignol (AOC 1976) • Chabichou du Poutou (AOC 1990) • Pouligny St. Pierre (AOC 1972) • Selles-sur-Cher (AOC 1975) • Sainte-Maure de Touraine (AOC 1990) 왜 하트 모양인가 - 근처에 있는 마을 이름이 '쌍 발롱땅Saint Valentin'이라..
▲ 프랑스 꾀흐 뒤 베리Coeur du Berry. 결혼 기념일을 위해 식후 치즈 코스용 (떨이) 치즈를 사 왔는데, 참나, 이거 또 하트 모양. 결혼 기념일 치즈로는 일견 더이상 적절할 수 없는 듯 보이나 이게 먹으려고 반을 가르면 참으로 안 적절한 상황이 된다는 거. 꽈당 두 사람이 치즈 '부위'를 공평하게 맛볼 수 있으려면 하트 모양 치즈는 이렇게 잘라 나눠 갖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런데 반 쪼개진 하트라뇨, 연인이나 부부에겐 참으로 대략난감 시츄에이션이죠. 발렌타인스 데이 즈음해서도 서양에서는 기분 내려고 하트 모양 치즈를 사는 사람이 많은데, 다들 자르는 일이 이만저만 고민이 아닌 모양입니다. 게다가, 치즈도 계절을 타는 것들이 있어요. 하트 모양 프랑스 무른 치즈들치고 발렌타인스 데이 즈음에 ..
▲ 스페인 에스트레마두라Extremadura, Spain. 스페인의 독특한 양젖 치즈입니다. 포장이 소박하고 자연스럽고 시골스럽죠? 누런 골판지를 덧댄 뒤 라피아야자raffia 섬유 끈으로 가볍게 묶고 주문자인 수퍼마켓의 프리미엄 제품군 딱지를 붙였습니다. 2015년 세계치즈대회World Cheese Awards에서 2,727개의 출품작 중 62개의 'super gold' 수상작에 들었습니다. 250명의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하는 큰 대회입니다. 포장의 문구를 우리말로 옮겨 보면요, "단일 농장의 단일 품종 메리노 양에서만 얻은 젖을 글로브 아티쵸크 꽃을 말려서 빻은 응고제로 굳힌 진하고 강한 풍미의 스페인 치즈입니다. 칼로 치즈 윗면을 뚜껑처럼 딴 뒤 숟가락으로 떠서 드세요." 퐁뒤fondue처럼 즐기라..
며칠 몸이 좀 아파서 다쓰베이더에게 밥 신세를 지고 있는데요, 이 양반 식후 치즈 코스 내 온 것 좀 보세요. "어디서 보고 배워서 이렇게 간지나게 썰었소?" 물었더니 그냥 '본능'이랍니다. 어쭈? 우락부락 산적 아저씨가? 가끔씩 음식을 이렇게 예쁘게 담아서 줄 때가 있어 기특하기 이를 데 없는데 이건 본인 말대로 '본능'이 아니라 다 제가 교육을 잘 시킨 결과 아니겠습니까. 몸이 안 좋으니 치즈는 소금 적으면서 칼슘 함량 높은 에멘탈로 사 왔답니다. "그런데 영감, 에멘탈은 그냥 먹으면 그리티gritty해서 식감이 좋지 않아. 그릴 밑에 30초 두어 좀 말랑말랑하게 해서 줬어야지." 닥치고 감사히 받아 먹을 것이지, 기운 없는 와중에 까탈은. ■
앞 글에서 치즈 보관법과 곰팡이 이야기 한 김에 치즈 생산에 쓰이는 '유명' 곰팡이들에 대해 좀 알아보겠습니다. 미생물학 전공자께서 혹 이 글을 보신다면 도움 말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곰팡이 이름들이 다들 콜로세움에 던져진 검투사 이름 같습니다. 치즈 표면의 곰팡이들 흰색, 연회색, 노란색, 주황색, 적갈색 등을 띱니다. 적정량의 소금과 수분이 주어지면 치즈 표면에서 무럭무럭 자랍니다. 이런 곰팡이들은 치즈 표면을 먼저 숙성시킨 뒤 치즈 속살 쪽으로 숙성을 진행시켜 갑니다. 그래서 속살은 아직 덜 익어 단단하면서 시큼한 심지를 갖는 반면, 껍질쪽은 잘 익어서 용암처럼 끈적합니다. 숙성이 더 진행되면 가운데 심지도 흐르게 됩니다. 아래의 꺄몽베흐 숙성 과정을 보십시오. 왼쪽부터 1주, 2주, 3주, 4..
뽀빠이 대신 나타난 단단. 두둥~ 그간 치즈를 하도 많이 주워먹어(?) 바싹 말라 비틀어진 치즈서부터 곰팡이 핀 치즈, 속살이 분홍색으로 변한 흰곰팡이 연성 치즈까지, 별의별 치즈 트러블을 다 겪어 봤으니 전문가는 아니지만 도움을 좀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은 곰팡이 핀 치즈 대처법과 치즈 보관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단단한 경성 치즈나 반경성 치즈에 한해서입니다. 수분을 많이 함유한 신선 치즈나 연성 치즈에 곰팡이가 났을 때는 고민할 것도 없이 그냥 무조건 버리셔야 합니다. 꺄몽베흐나 브리를 샀는데 원래 덮여 있는 흰곰팡이 위에 다른 곰팡이가 났으면 유통기한 아직 안 지났어도 버리세요. 아, 아까운 치즈. 눈물 나죠. ▲ 프랑스 염소젖 연성 치즈, 셀르-쉬흐-셰허Selles-sur-Ch..
▲ 프랑스 론-알프Rhône-Alpes. 원어민 발음은 "부f풔허"에 가깝습니다. 끝의 "허"를 들릴락말락 내야 합니다. 그뤼예르 계열의 알파인 치즈입니다. 프랑스, 스위스, 이태리의 알프스에서 만드는 치즈들을 알파인 치즈라고 합니다. 마운틴 치즈라고도 부릅니다. 알파인 치즈에 관해서는 제가 나중에 따로 정리를 해 드릴게요. 휴... 사진 좀 보세요. 경성 치즈가 이렇게 잘생길 수가 있습니까. 고운 결, 균일한 속살에 멋진 겉껍질을 가졌어요. 껍질 쪽으로 가면서 그라데이션 생긴 것도 좀 보세요. 허리는 왜 저렇게 잘록하냐면요, 응유curd를 유장에서 건진 뒤 너도밤나무beech 띠에 넣고 압착을 해서 저렇습니다. 저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때문에 보포르는 누구든 금세 알아볼 수 있습니다. 치즈 전체의 모습..
부르고뉴와 바스-노망디 지역에서 생산하는 흰곰팡이 연성 치즈입니다. 수분을 완전히 날린 고형분 상태일 때 유지방 함량이 75%가 넘으므로 '트리플 크림 치즈'로 분류가 됩니다. 트리플 크림 '브리'라고 생각하면 이해하시기 쉬울 듯합니다. 다이어트 하는 사람은 못 먹지요. 1930년대에 한 치즈 장인Henri Androuët에 의해 탄생한 치즈입니다. 18세기의 미식가이자 법률가·정치가였던 사람의 성을 따서 이름을 지었습니다. 브리야-사바랭의 어록 중 우리가 잘 아는 게 있죠. "당신이 먹는 게 뭔지 말해 보시오. 그럼 내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리다.Tell me what you eat, and I'll tell you who you are." (후세인들이 줄여서 "You are what you ..
사이프러스 치즈는 처음 소개합니다. 영국은 과거 사이프러스와 '인연'이 좀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사이프러스에는 영국인들이 많이 이주해 살고 있고, 영국에는 반대로 사이프러스에서 학생들이 유학을 많이 옵니다. 그 때문인지 영국에서는 할루미를 정말 많이 찾아요. 수퍼마켓 선반에서 늘 볼 수 있는데 여름이 다가오면 더 많이 쌓아 놓습니다. 소젖을 넣은 저렴한 공장제 속성 제품서부터 전통식으로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접어 만드는 고급 양젖·염소젖 혼합유 제품까지 다양합니다. 양젖을 말할 때 한국에서는 보통 'sheep's milk'로 양을 통칭해 표기하는데, 영국에서는 반드시 암양이라고 콕 집어 'ewe's milk'라고 씁니다. 암양이 젖을 내니까요. 소젖을 말할 때도 암소인 'cow'로 쓰니 이게 맞는 거지요..
여름이 슬슬 다가오고 있으니 영국인들이 여름에 즐겨 먹는 지중해 치즈들을 소개해드려야겠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여름 휴가철에는 이국 휴가지 음식을 해먹는 아주 바람직한 습관들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영국에 와 있는 저 같은 외국인들도 덩달아 타국 음식 즐기기가 좋습니다. 날이 더워지면 수퍼마켓 선반에 지중해나 동남아시아 식재료들이 부쩍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일년 내내 볼 수 있긴 하나 여름철에는 들여놓는 양이 더 많아져요. 모짜렐라, 페타, 할루미, 케팔로티리 등 지중해 치즈들도 매대를 평소보다 더 많이 차지합니다. 그리스 치즈는 전에 ☞페타를 소개해드린 적 있었죠? 그릭 샐러드도 같이 소개해드렸고요. 오늘은 기름 두른 번철에 뜨겁게 부쳐 먹는 그리스 치즈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케팔로티리입니다. 이름이..
▲ 불어는 까막눈인 단단이지만 원어민 발음을 들어보니 절대 "묑스테르"로 들리질 않는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왜 다들 묑스테르로 표기하는 것인가. ▲ "헉, 상한 거 아냐? 왜 이리 질척해?" - 이 치즈는 원래 이렇게 표면이 질척거린다. ▲ 숙성 기간 동안 특별 조제한 소금물로 껍질을 반복해서 닦으면 이렇게 된다. 유식한 말로'washed rind cheese'라고 부른다. 'Smear ripened cheese'라고도 부른다. ▲ 이런 치즈들은 냄새는 매우 고약한데 정작 치즈 맛은 그리 고약하지가 않고 다들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맛이 좋다. ▲ 냉장고에서 치즈를 꺼내면 풍미를 회복시키기 위해 최소 30분간 실온에 두는 것이 좋다. ▲ 마르지 않도록 치즈 크기에 꼭 맞는 크기의 그릇을 덮어 두면 좋다. ▲..
▲ 이태리 발 다오스타 Val d'Aosta, Italy ▲ 1480년에 제작된 이쏘뉴Issogne 성의 벽화. 오른쪽에 조각이 잘려 나간 치즈 덩이가 바로 폰티나. ▲ 요리에 쓰지 않고 맨입에 그냥 폰티나를 먹을 경우 생산자가 권하는 가장 맛있는 온도는 16˚C. 집에 온도계 갖고 계신 분들은 치즈를 냉장고에서 꺼내 실온으로 높일 동안 온도계를 꽂아 두면 좋을 듯. 치즈 오른쪽의 녹색으로 물든 부분은 폰티나 등급 판정할 때 찍은 녹색 합격 도장 탓이다. 이 치즈는 단단한 껍질을 제거하고 먹는다. ▲ 먹기 좋게 잘라 ▲ 맨입에 몇 쪽 먹어보고 나머지는 빵 위에 올려 그릴로 살짝 녹여 먹음. 이태리의 오래된 전통 치즈 폰티나를 소개해드립니다. 이름은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프랑스, 스위스와 국경을 맞대고..
▲ 우리나라 장떡보다도 지름이 작은 35g짜리 염소젖 숙성 신선 치즈aged fresh cheese 로꺄마두르. ▲ 수분이 많아 너무 무르고 연약해 옮기는 데 애먹음. ▲ 현지인들은 갓 구운 빵이나 따끈한 토스트 위에 올려서들 많이 먹는다길래 ▲ 토스트 위에 올려서 반을 갈랐는데, 으음... 뭐,뭔가.. 야하다. ▲ 빵 위에 골고루 펼침. 으으음;; ▲ 으으으음, 뭔가 야해, 뭔가 야해! 관광지로 유명한 로꺄마두르 마을의 명물 치즈로, 치즈 이름은 바로 이 마을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 로꺄마두르 절경 감상) 뻬리고흐Perigord와 꼐흐씨Quercy 지역에서 만듭니다. 1996년에야 AOC로 지정돼 보호 받기 시작했는데, 반드시 생유를 써서 만들어야 하고 동물성 효소로 굳혀야 합니다. 늘 저렇게 35..
▲ 셀르-쉬르-셰르Selles-sur-Cher의 미국 수출용 저온살균유 판 ▲ 셀르-쉬르-셰르보다 주름이 깊지 않은 걸로 보아 아직 덜 마르고 숙성이 덜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프랑스 치즈이니 기왕이면 프랑스 치즈칼로 썰어 보세. ▲ 먹을 만큼만 먼저 썬 뒤 나머지는 다시 냉장고로. 미리 썰어 두지 않으면 난장판이 된다. ▲ 풍미를 회복하기 위해 실온에 최소 30분간 방치. 마르지 않도록 작은 종지로 잘 덮어 두는 것이 중요. 프랑스 치즈 종류가 많아 보이는 까닭 프랑스 중부 르와르 계곡Loire Valley 지대는 예로부터 염소젖 치즈 생산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역사를 저 사라센들이 북상해 왔던 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사라센들이 이 지대에 염소도 데려다 놓고 염소젖 치즈 제법도 전해주었다..
▲ 무언가 심상치 않은 것이 들어 있다. ▲ 치즈 표면의 수분이 증발해 마르면서 깊은 주름이 생기는 것이다. ▲ 윗면: 으음, 곰팡이 핀 걸레 같.. ▲ 옆면: 벌거벗겨진 인간들이 뒤엉켜 몸부림치는, 흡사 지옥도와도 같은 저 심란한 형국. ▲ 반전: 속살은 의외로 뽀얗고 아름답구나. 맛을 보자. 프랑스 중부 쏠로뉴Sologne 데빠르뜨멍department 서쪽 지역과 셰르Cher, 안드르Indre, 루와레셰르Loir-et-Cher 데빠르뜨멍에서 만듭니다. 예로부터 염소젖 치즈 생산으로 유명한 지대입니다. 제가 사 온 것은 쏠로뉴에서 만들었습니다. 루와레셰르 데빠르뜨멍의 셀르-쉬르-셰르 꼬뮨commune에서 19세기에 처음 만들어졌기 때문에 치즈 이름이 이렇게 붙었습니다. 전통 치즈치고는 그리 오래되지 않..
▲ La Mancha, Spain 수퍼마켓에서 스페인 치즈는 만체고말고는 보기가 힘들어 반가운 마음에 앞뒤 안가리고 집어왔습니다. 만체고와 같은 지역에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얼핏 보니 만체고와 외모도 비슷해 보입니다. 아, 만체고와 정말 너무 닮았네요. 불안합니다. 이것도 혹 이태리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같은 경우가 아닐까요? 기준에 못 미쳐 등급 외 판정을 받은 것들은 그냥 '이탈리안 하드 치즈'로 팔리듯 이것도 원래는 만체고를 만들려다 기준에 못 미쳐 등급 외 판정을 받은 치즈는 아닐까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듭니다. PDO 치즈가 아닌 걸로 보아 전통 치즈는 아니라는 소린데, 같은 지역에서 같은 모양으로 만들 거면 인기 많고 부가가치 높은 만체고를 만들 것이지 왜 굳이 아깝게 이 치즈를 만들까요? 보..
▲ 아일랜드 티퍼레리 Tipperary, Ireland 아일랜드 치즈는 두 번째 소개합니다. 오래 전에 아이들용 찢어 먹는 스트링 치즈를 소개해 드린 적 있었지요. 자연 치즈이긴 해도 공장제 속성 대량 생산품이므로 제가 아주 진지하게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재미 삼아 먹는 치즈이지, 풍미나 숙성 따위를 논해 가며 먹을 만한 치즈는 아니거든요. 오늘 소개해 드릴 카셸 블루는 아일랜드 최초의 블루 치즈라서 좀 특별합니다. 뭣? 아일랜드 최초의 블루 치즈? 유제품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 중 하나가 아일랜드인데, 여태 자국 블루 치즈 하나 없었단 말이야? 네에, 놀랍게도 이 치즈는 1984년에 탄생했습니다. 믿을 수가 없죠. 낙농 강국인 아일랜드에 1984년이 되어서야 블루 치즈가 처음 생겼다니요. 바로 옆..
▲ 단단이 임명한 미스 파니르 인도 치즈는 처음 소개합니다. 인도의 장인들이 한땀한땀 공들여 만든 치즈.. ..일 것 같죠? 이 치즈는 장인이 만들지 않고 가정에서 필요할 때마다 즉석에서 만들어 씁니다. 여러분도 집에 우유만 있으면 얼마든지 만들어 드실 수 있습니다. 요거트는 만들어 봤어도 내가 치즈를 만들 수 있다니, 이거 믿기지가 않는구만, 하실 분들 많을 텐데요, 그런 분들은 당장 우유 1리터짜리 하나를 사 오십시오. 지금부터 파니르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유가 어떻게 굳게 되는 거지? 치즈는 우유 속의 단백질 성분 등을 굳혀서 만들지요. 우유 속 성분을 굳히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가장 잘 알려진 방법으로는 젖을 떼지 않은 수송아지의 네 번째 위장에서 추출한 효소rennet,..
▲ 프랑스 오트-사브와 Haute-Savoie, France 프랑스 알프스 지역인 오트-사브와 북부에서 생산하는 치즈를 소개합니다. 알파인 치즈들은 스위스 치즈이건 프랑스 치즈이건 이탈리아 치즈이건 맛없은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 이 치즈도 기대가 됩니다. 아봉덩스 마을의 아봉덩스 계곡 이름을 따서 치즈 이름을 지었습니다. 스위스 접경 지대에 바로 위치하고 있다고 하니 스위스 치즈와 공통점이 매우 많으리라 예상할 수 있지요. 12세기부터 전해져 오는 제법 그대로 만든다고 합니다. 산악지대에서 치즈의 자산 가치를 간파한 아봉덩스의 수도승들이 마을을 목초지로 재정비하고 마을 농부들과 힘을 합쳐 치즈 제조를 아예 사업화했습니다. 1381년에는 교황 선거 비밀 회의conclave에도 제공을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 프랑스 푸아투-샤랑트 Poitou-charentes, France. 프랑스에서 가장 긴 강인 루와르Loire 강을 낀 푸아투-샤랑트 주는 프랑스에서 염소젖 치즈의 메카쯤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이 지역 염소젖 치즈 중에 샤비슈 뒤 푸아투라는 아주 개성 있게 생긴 치즈가 있는데 오늘은 그 치즈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제가 수퍼마켓에서 사 온 것은 4500개 생산자로 구성된 협동조합 '에우리알Eurial'의 염소젖 치즈 전문 브랜드 제품이었습니다. 독립 농가fermier, 협동조합coopérative, 공장industrial 제품이 모두 가능합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안에 뭔가 심상치 않은 게 들어 있죠. 은 프랑스에서 염소젖 치즈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판매량 1위 브랜드 치즈가 ..
▲ 싸르데냐Sardegna 아, 이런, 사 먹은 지가 하도 오래돼서 맛을 까먹었습니다.;; 사진만 찍고 맛 기록은 해 놓질 않았네요;; 다시 사 먹어봅니다. 시식기나 시음기는 이래서 제때 써야 한다니까요. 얼마 전에 고소한 밤맛이 나는 ☞ 뻬꼬리노 토스카노를 소개해드렸었죠? 오늘은 싸르데냐 섬에서 생산되는 뻬꼬리노 싸르도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토스카나의 뻬꼬리노보다는 맛이 더 진하고 제법 성깔이 있습니다. 이태리의 이 뻬꼬리노 싸르도를 아르헨티나산 소젖 치즈인 '싸르도Sardo'와 헷갈려하시면 안 됩니다. 저도 아르헨티나 싸르도는 아직 맛을 못 봤습니다. "뻬꼬리노 싸르도"라고도 불리고 "피오레 싸르도"라고도 불리니 푸디 여러분들께서는 두 가지 이름을 모두 기억해 두십시오. 이름까지 기억해야 해? 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