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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륙의 스케일. 풀 한 포기 없는 흙바닥. 미국. 인간과 식량이라니, 제목이 무슨 세계 석학들 모아 놓고 하는 국제 포럼 같네. 종합대학 교양 과목 이름 같기도 하고. 며칠 전 환경 도큐멘타리 보다가 알게 된 사실 - 1. 지구 자원의 80%를 잘 사는 나라 인구 20%가 소비 2. 식량 1kg을 생산하기 위해 드는 물의 양 • 감자 100ℓ • 쌀 4,000ℓ • 쇠고기 13,000ℓ 하늘에서 내려다본 지구 구석구석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에 통째로 올라 왔으니 꼭 한번 보시라. 자녀가 있는 집은 함께 보셔도 좋겠다. 눈이 시릴 정도로 영상이 아름답다. 생각할 거리도 많이 제공한다. ☞ Our Planet from the Air 건강이고 동물복지고 뭐고, 고기는 어쨌거나 적게 먹는 게 맞는 것 같다. ..
끊임없이 발생하는 미국 총기 사고 소식을 듣다 보면 미국 같은 막장 나라가 세상에 또 없을 것 같으나 (아, 곧 월드컵 치를 브라질은 더 한가?) 그래도 그 와중에 미국이 선진국은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총질 해댄 놈 부모나 가족을 보호한다는 거. 지난 번 조승희 때도 그렇고 무고한 사람 마구 총질해 죽이고 저도 자살한 사건이 일어나면 살인범의 부모나 가족이 무방비로 대중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경찰과 언론이 보호를 하는 것 같더라고. 이번 일이야 뭐 총질한 애 애비가 영화인이라니 신분이 안 밝혀질 수 없었겠고. 우리나라 같았어 봐. 네티즌들 전부 들끓고 일어나 부모 형제 죄 신상 털고, 애새끼 교육을 대체 어떻게 시킨 거냐, 그렇게 키운 부모부터 잡아 가둬야 한다, 별소릴 다 했겠지. 기레기들부터..
▲ 맨 위 밥상: 건강식으로 차렸다는 어느 집 밥상. 일인분으로는 양이 과한 데다 짜 보임. 바로 위 밥상: 심혈관계 질환자를 위한 1식3찬 밥상. 반찬 구성 괜찮고 간도 겉으로 보기에는 알맞아 보임. 밥과 감잣국 양이 많아 탄수화물이 좀 많아 보이기는 함. 밥과 국 양을 3/4으로 줄이면 좋을 듯. 살면서 내 주변의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니, 음식을 짜게 먹지 않는 사람들은 대체로 다음의 세 가지 부류 중 어느 하나이거나 둘이거나 셋 다인 경우가 많았다. 1.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 2.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 3. 몸이 성치 않은 사람 나도 짜게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내 경우는 3번에 해당한다. 1번도 약간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음식을 짜게 먹는 사람은 못 배웠거나 가난한..
▲ 제대로 하고 있는지 5년 더 지켜보고 나서 당신네 제품 다시 사 줄지 말지 결정하겠노라. 한참 머리 굵을 때인 대학생 시절의 이야기 - 집에 우유 배달을 신청해 먹은 적이 잠깐 있었다. 우유 회사는 어디였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하여간 일주일에 두 번, 골드 우유 세 개씩 배달해 줄 것을 주문했었다. 그러니까 골드 우유를 일주일에 여섯 개 주문해 먹은 것이다. (제품명은 기억이 안 나므로 편의상 고급 우유는 '골드', 보통 우유는 '실버' 우유라 쓰기로 한다.) 처음 한 달은 꼬박꼬박 골드 우유 세 개가 배달돼 왔다. 한 달이 지나자 골드 우유 두 개와 실버 우유 두 개가 오는 날이 가끔씩 생겼다. 의아했지만 골드 우유 양이 모자라 실버 우유로 대신 넣어 준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골드 우유 하나 대신..
내가 애를 낳아 키워 보질 않아서 이렇게 감각이 없다. 곰곰 생각해 보니, 바다 속에 있는 저 아이들, 막둥이 같은 내 '동생'들이 아니라 내 '새끼' 같은 애들이잖나. 일찍 결혼한 내 친구의 큰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이니 딱 저 아이들과 같은 나이다. 그러니 애들 엄마는 내 또래이거나 그래봤자 몇 살 위인 언니 같은 사람들이고. 내 친구, 내 언니가 지금 새끼를 잃은 것이다. * * * 독신녀들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결혼을 안 했기 때문에 애를 못 낳았다는데 어쩔 건가. 국가의 입장에서는 결혼하고도 애를 낳지 않는 나 같은 사람이야말로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반동 분자요, 재난시 먼저 구해야 할 '어린이와 여성'에도 절대 포함시켜서는 안 될 비생산적인 인간인 것이다. 애 낳아 애국하자고 부르짖는 작금..
▲ "투표권을 쟁취하고 코르셋과 브라를 벗어 던졌더니 이젠 밀가루와 분홍 설탕 반죽에 우리를 가둬?" 억압 받는 동지를 보고 캐분노한 미일리어와 이리나. 한국의 방송사 일기 예보 화면을 우연히 보고는 놀라 자빠지거고 날씨 전하는 사람이 왜 그렇게 꽉 끼는 불편한 옷과 짧은 치마를 입고 나오는 건가? 옷이 하도 끼고 불편하니 상체에 힘 잔뜩 들어가 있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 기상 캐스터 인물 검색을 해봤더니 아니나다를까, 관록의 김동완 선생을 제외하고는 이삼십대 성형 미인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에서는 기상 캐스터가 마치 연예인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금세 눈치 챌 수 있었다. 라틴 문화권 국가들의 기상 캐스터들도 만만찮다고 들었으나 이들 나라에서는 거리에 활보중인 보통 사람들도 남녀노소 불문 훌훌 벗..
▲ 빅토르 안 응원하러 소치로 휴가 간 우리 이리나. (반말 주의) (욕설은 없음) 동계 올림픽 중계 보면서 든 생각 - 어제 김연아 선수가 은메달 땄잖냐?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만, 어쨌든 김 선수는 최선을 다해 명연기를 펼쳤고 선수로서의 생활을 아름답게 마무리했지. 물론 본인도 섭섭은 했겠지만, 국민들이 대신해서 그토록 열불을 내주고 있으니 것두 고맙기 짝이 없는 일일 테고, 잘했다는 기록이 영상으로 영원히 남을 테니 김 선수 본인은 최선을 다한 자신에게 한 점 부끄럼 없으면 되는 거고, 욕은 심사위원들이 두고두고 먹으면 되는 거고. 그나마 이런 사실들이 위로가 좀 되지 않갔어? 그런데, 나는 이번 김 선수 연기가 4년 전 벤쿠버 때보다 한참 못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 난 피겨 까막눈이니 ..
누리터에서 맞닥뜨린 사진 한 장 분석. 이 상차림, 어떻게 보십니까? 정성이 많이 들어갔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만, 알록달록 화려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좀 엿보이진 않나요? 전통음식 조리학교나 강좌 같은 곳에서 수강생들에게 '오방색五方色'을 최대한 살려 상을 차리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라는군요. 휴... 오방색이 우리 전통이고 아름다운 유산이라면 한두 가지 음식에서나 이를 실현하면 될 일입니다. 차린 건 많지만 구절판이든, 떡국이든, 해파리 냉채든, 새우 요리든, 화려한 색 내기 위해 똑같은 재료들이 참 많이도 중복돼 올라가 있죠. 흰색 노란색 내느라 여기저기 달걀 지단, 청홍색 내느라 여기저기 당근 토마토 파슬리. 겉치레 한식 상차림의 정수를 보는 듯합니다. 제 눈엔 예쁘다기보다 음식에 대한 전반적인 생..
한국의 밀폐용기 회사들 중에는 "우리 제품은 여느 밀폐용기와 달리 외관이 아름다우므로 냉장고에서 꺼내 식탁에 바로 올릴 수 있어 편합니다."라고 광고를 하는 데가 다 있더군요. 저는 이 광고를 보고 처음에는 좀 놀랐습니다. '아니? 아무리 밀폐용기가 예뻐도 그렇지, 반찬통을 식탁 위에 올리는 집이 어디 있나?' 싶었죠. 여러 사람이 젓가락 댄 반찬통을 냉장고에 반복해서 넣었다 꺼냈다 하는 건 미관상으로도, 위생상으로도, 음식 맛에 있어서도 좋을 리가 없잖아요? 식탁 위에서 반찬통이 땀 흥건히 흘리고 있는 것도 보기 안좋고요. 가뜩이나 짠 한국 반찬, 접시에 덜어 먹는 것에 비해 부지불식간 양도 더 많이 먹게 될 게 분명하죠. 그런데... 누리터를 뒤져보니 그런 집이 꽤 많습니다.;; 단단의 본가나 시가에..
김밥 우리 어릴 때 먹던 엄마표 김밥들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연에 가까운 꼴을 하고 있었다. 김밥에는 으레 시금치, 당근, 달걀부침, 간장에 볶아 맛낸 쇠고기나 우엉 등이 들어 있지 않았나. 요즘 엄마들이 선보이는 알록달록 김밥들을 보면 이건 뭐 가공식품 박람회장이 따로 없어. 게살은 눈곱만큼도 안 들어간 게맛살, 공장제 프레스 햄, 공장제 형광 주황색 가공치즈, 첨가물 범벅 어묵과 단무지... 좌우간 음식 만들어 블로그에 자랑하는 걸 법으로 금하든지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저 사진발이 최우선이다. 요리책까지 낸 이름난 요리 블로거치고 재료에 관해 심도 있게 논하는 사람 별로 못 봤다. 태반은 자기가 쓰는 재료가 어떻게 해서 생산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조차도 없어 보인다. '체험단', '..
어두웠던 내 어린 시절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자칭 미식가였던 내 아버지는 주지육림酒池肉林 세상을 꿈꾸며 세상의 산해진미라는 것은 가리지 않고 모조리 즐기셨지만 어릴 적 생선을 잘못 먹고 크게 혼이 난 뒤로 평생 생선만은 드시지 않았다. 아마 식중독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를 넘겼던 모양인데, 어릴 적 트라우마가 평생을 간다는 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았다. 문제는 이 영감님이 생선 냄새조차도 맡기 싫어한다는 데 있었다. 그래서 우리 식구들은 집에서 생선 요리만큼은 해먹을 수가 없었고, 멸치 다시로 국이나 찌개를 끓이는 것도 일절 금지였다. 영감님이 저녁에 집에 돌아왔을 때 집안에 생선 냄새가 남아 있기라도 하면 그 날은 밤새도록 엄마와 우리를 못살게 들들 볶아댔으므로 집에는 아예 생선을 들..
▲ 분리주의자의 하루. (차 블로그이지만 오늘은 우리말 이야기를 좀 해보련다.) '미션 임파서블'이긴 하나 글 쓸 때마다 철자나 띄어쓰기 안 틀리려고 신경을 쓰는 편이다. 문제는, 제아무리 믿을 만한 사전을 들여다보고 참고를 해도 글쓰기 상의 어려움이 줄어들지를 않는다는 것. 특히 사이시옷 규정 항목에 이르러서는 나도 모르게 '버럭'하고야 말았는데, 법칙도 깐깐한데다 예외도 많고 학자들마다 의견도 분분하다 하니 일일이 다 외울 수도 없고 도대체 뭘 어떡하란 건지 대책이 안 서기 때문. 예를 들어, 회 파는 집은 '횟집'인데 만두 파는 집은 '만두 집'으로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아야 하며, 횟집보다는 덜 보편적인 음식점이기 때문에 '만두'와 '집'을 띄어서 '만두 집'으로 써야 한단다. 그런데 이 만두 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