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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초콜릿 바, 쵸콜렛 바 Chocolate Bars - 산지별 코코빈 맛 비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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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초콜릿 바, 쵸콜렛 바 Chocolate Bars - 산지별 코코빈 맛 비교

단 단 2016. 11. 4. 00:00

 

 

 

 

 



탐나는 수퍼마켓, <웨이트로즈>. 
BBC 방송국, 공원과 함께 귀국할 때 떼어서 갖고 가고 싶은 3대 영국 '명품'입니다. 소비자들의 경험 증진, 내공 증진을 위해 농산물이든 공산품이든 여러 품종, 여러 종류를 부지런히 구해다 진열해 놓는 아주 바람직한 습성이 있는 수퍼마켓이거든요. 잘 팔리는 것 한두 가지만 내지 않고 많이 안 팔리는 것도 꿋꿋이 진열을 해 놓습니다. 사과 철에는 사과를 50종 넘게 선보이기도 합니다.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사과들

☞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쌀

☞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녹차

☞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올리브

☞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냉장 생소세지들

☞ 영국 수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치즈용 비스킷들

 

설탕과 크림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고추의 나라 한국보다 고추 품종도 더 많이 갖다 놓고 팝니다. 거대한 치즈의 세계는 이 블로그의 치즈 시식기 폴더 글들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감자칩의 세계도 조만간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쵸콜렛 바도 저렇게 여러 산지의 코코 빈으로 만든 것을 내놓습니다. 가진 돈 다 털어서 산지별로 바리바리 사 왔는데, 쵸콜렛 전문 회사의 제품이 아니라 수퍼마켓이 기획하고 개발한 자사 상표 제품들[PB]입니다. 값도 안 비싸면서 성분도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한국의 대형 마트들도 이런 건 좀 부지런히 모방했으면 좋겠습니다.


 

 

 

 

 

 


산지별로 한 조각씩만 올려 봅니다. 코코 빈 가공의 발달에 유럽 각국이 저마다 한 역할씩 했는데, (☞ 코코 빈 프랑스 땅 도달 400주년 기념 우표) 오늘날 우리가 가장 흔히 접하는 '선 따라 똑똑 부러뜨려서 먹을 수 있는 단맛 나는 판형 쵸콜렛'은 영국이 개발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영국은 쵸콜렛 바에 아직도 공을 많이 들입니다. 수퍼마켓에 부재료별로, 산지별로, 브랜드별로, 정말 많은 종류의 쵸콜렛 바가 진열돼 있죠. 아래에 산지별 코코 빈 특성을 간략하게 적어 봅니다. 성분들을 눈여겨보세요.

 

 

Costa Rica Dark Chocolate 75% Cocoa

 

성분: Cocoa mass, cane sugar, cocoa butter, ground vanilla pods. 끝.

성격: Moderate acidity and subtle bitterness, mild and aromatic cocoa taste.

 

맛이 순하면서 질감이 부드러워 밀크 쵸콜렛 먹는 줄 알았습니다. 다크 쵸콜렛 입문용으로 좋을 듯합니다. 건포도 같은 기분 좋은 단맛도 희미하게 납니다.

 

 

Dominican Republic Dark Chocolate 90% Cocoa

 

성분: Cocoa mass, cocoa butter, cane sugar, ground vanilla pods. 끝.

성격: Low acidity, strong cocoa taste with fruity notes.

 

코코 함량이 90%나 되는데도 쓰지 않습니다. 코코 함량이 높아서 그런지 먹고 나면 입 안이 약간 텁텁해지기는 합니다. 씹기 시작한 초반에는 희미한 간장맛, 물파스맛이 느껴지고, 삼키기 직전에는 산미와 꽃향을 동반한 단맛이 약하게나마 느껴집니다. 고소한 맛도 부족하고, 과일맛 같은 활기도 부족해 전반적으로 좀 밋밋합니다. 

 

Ecuador Dark Chocolate 70% Cocoa

 

성분: Cocoa mass, cane sugar, cocoa butter, ground vanilla pods. 끝.

성격: Slight acidity and bitterness, strong aromatic cocoa taste, flowery, fruity and sweet notes.

 

재미있게도 우리나라의 들깨, 미숫가루 같은 맛이 납니다. 고소하면서 기분 좋을 정도의 산미와 쓴맛, 과일 같은 단맛이 나면서 향긋합니다. 

 

 

Haiti Dark Chocolate 85% Cocoa

 

성분: Cocoa mass, cane sugar, cocoa butter, ground vanilla pods. 끝.

성격: Almost no acidity, distinctly mild cocoa taste, with peaty notes and slight sweetness.

 

'흙내음earthy'보다는 '토탄peaty' 같은 느낌이 납니다. 쓰면서 맛과 향은 약간 단조로우나 차분하고 세련된 고소한 맛이 있습니다.  

 

 

India Dark Chocolate 72% Cocoa

 

성분: Cocoa mass, cane sugar, cocoa butter, ground vanilla pods. 끝.

성격: Low acidity and bitterness, moderately mild taste, slight flowery notes, with a hint of fruit.

 

우아하면서 진한 단맛이 느껴집니다. 코코 함량이 72%밖에 안 돼서 그런지 입 안에 기분 좋게 들러붙어 녹습니다. 

 

 

Indian Ocean Dark Chocolate with Coconut 54% Cocoa

 

성분: Coconut sugar, cocoa mass, cocoa butter, ground coconut flakes (10%), coconut milk powder (10%), ground vanilla pods. 끝.

성격: Creamy coconut with spicy fruit cocoa notes, made from ingredients of non milk origin.

 

말하자면, 엄격채식주의자vegan 용 부드러운 '밀크' 쵸콜렛이라서 유제품 대신 코코넛유와 코코넛 버터를 써서 맛을 냈습니다. 꿈같은 맛과 향이 납니다. 코코넛이 쵸콜렛에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습니다. 설탕마저 코코넛 슈가를 써서 향미를 맞췄습니다. 센스 있죠. 영국의 엄격채식주의자들은 행복하겠습니다. 제법 '퐈'한 매운 맛이 느껴집니다.

 

 

Panama Dark Chocolate 80% Cocoa

 

성분: Cocoa mass, cane sugar, cocoa butter, ground vanilla pods. 끝.

성격: Low acidity, strong cocoa taste, moderate bitterness, hint of earthy notes.

 

쓴맛이 살짝 느껴지고 흙내음도 납니다. '어른의 맛'이라고나 할까요.

 

 

Peru Dark Chocolate 75% Cocoa

성분: Cocoa mass, cane sugar, cocoa butter, ground vanilla pods. 끝.

성격: Moderate to strong acidity, moderate cocoa taste, moderate to trong bitterness, subtle citrus and flowery notes.

 

베이비 파우더 향 , 꽃향, 감귤류 산미와 건포도맛이 어우러진 진한 과일맛, 코코넛맛 등이 나서 전반적으로 화려하고 화사한 느낌이 듭니다.  

 

 

다들 개성이 있고 맛있었지만 저희 입맛에는 에콰도르, 인디아, 페루 것이 특히 맛있었습니다. 인도양 코코넛으로 맛낸 제품은 독특하고 맛있어서 할인 행사할 때 아예 여러 개를 사 놓았고요. 

 

 

 

 

 

 

 



이번에는 난이도를 높여 100%에 도전해 봅니다. 이것도 산지별로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우선 세 가지만 사 보았습니다. 

 

 

 

 

 

 

 

 

 

 

 

 

 

 

 

 


홋 쵸콜렛용으로는 페루산 코코 빈이 좋다고 생산자가 추천을 하길래 페루산을 먼저 써 봅니다. 음료로 만들기 전에 갈아서 맛을 조금 보니 역시나 쓰네요. 이 쓰디쓴 쵸콜렛을 이런저런 부재료 넣어 먹을 만하게 만들어 낸 유럽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유럽인들이 처음 즐겼던 쵸콜렛은 우유 없이 물과 설탕만 넣어 끓인 음료였다고 하죠. 사진에 있는 홋 쵸콜렛이 바로 옛날식으로 끓인 겁니다.  

 


옛날식 홋 쵸콜렛  
[2인분]

재료


•  100%짜리 쵸콜렛 강판에 보슬보슬 간 것 45g

•  물 225ml

•  비정제 사탕수수 설탕raw cane sugar 1큰술 [1큰술 = 15ml]


만들기

1. 밀크팬에 위의 재료들을 모두 넣고 끓인다. 

2. 부르르 끓기 시작하면 불을 낮춰 5분간, 혹은 적당히 걸죽해질 때까지 얌전히 끓인다simmer

※ 취향껏 우유, 바닐라, 고춧가루 등을 첨가해도 좋다. 우유를 넣을 경우, 잔에 따르기 전에 거품기로 거품을 살짝 내 주면 더욱 좋다. 끝.

 

 

우유와 바닐라 안 든 쵸콜렛 음료도 깔끔하고 괜찮은걸요? '퓨리스트'들은 물과 설탕만 넣고 끓인 옛날식 홋 쵸콜렛이어야만 쵸콜렛 맛을 순전히 즐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일리 있어 보입니다. 녹여서 음료로 만든 것은 생각보다 많이 쓰지 않고 맛도 괜찮습니다. 페루산 코코 빈에서는 건포도 같은 농후한 단맛이 납니다. 감귤류 산미도 있어 소금 없이도 짠맛을 느끼게 해 단맛을 더 맛깔나게 만듭니다. 

 

 

 

 

 

 

 

 

이건 물 대신 우유 넣고 끓인 뒤 거품 내서 담은 홋 쵸콜렛입니다. 강판에 보슬보슬 간 쵸콜렛을 소량 뿌려 주었고요. 이렇게 먹으면 익숙한 맛이 납니다. 아이들은 아마 이렇게 해서 줘야 할 겁니다. 사진은 생산자 누리집에서 가져 왔습니다. Willie's Cacao

 

시판 가루 제품으로 홋 쵸콜렛을 타 마시면 과한 단맛과 거친 입자 때문에 목이 칼칼한데, 이렇게 직접 쵸콜렛을 갈아서 끓여 마시면 당도를 조절할 수 있어 좋고 질감도 부드러워 더 호사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분말 홋 쵸콜렛의 거친 입자가 싫은 분들은 100% 쵸콜렛 사다가 직접 갈아서 조제해 드시면 되겠습니다.

 

 

 

 

 

 

 

 

 

 

 

100% 쵸콜렛은 음료뿐 아니라 짭짤한 요리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곳 요리사들과 미식가들 중에는 고기나 버섯 요리, 소스, 그레이비 등에 100% 쵸콜렛을 갈아 넣는 사람이 많은데, '고기 요리에 쵸콜렛이라니?' 의아해할 분 많겠지만, 이것도 발효시킨 거라 열을 가하면 산미를 동반한 간장 비슷한 풍미를 냅니다. 홋 쵸콜렛 끓이는데 집에 간장 냄새가 가득 찼죠. 저는 늘 코코 함량 높은 다크 쵸콜렛을 먹을 때 간장 맛을 느낍니다. 결국, 동양 요리사나 서양 요리사나 요리에 비슷한 맛을 더하고 있었던 거죠. 요리를 하다 보면 세상은 참 재미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늘 하게 됩니다. 음식에 간장 풍미를 더하고 싶으나 염분을 조절할 필요가 있을 때는 이 100% 쵸콜렛을 활용하면 편하겠습니다. 산지별 뉘앙스 차이까지 잘 활용하면 맛내기 가능성 폭이 더 넓어질 겁니다.    

 

 

 

디바인 쵸콜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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