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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인 Divine - 영국 여행 와서 꼭 사갖고 가야 할 쵸콜렛 본문
보름달 님이 문의하셨던 디바인 쵸콜렛 시식기. 두둥
여윳돈이 많지 않아 종류별로 다는 못 사고 다섯 개만 사 보았습니다.
영국 수퍼마켓 선반에 놓인 수많은 쵸콜렛 중 가장 아프리카 현지스러우면서 아름다운 포장. 서아프리카 전통 문양이라고 합니다. 문양 하나하나마다 의미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문자로 디자인 작업을 하는 영국의 '핸드 레터링 아티스트' ☞ 알리슨 카마이클의 작품입니다.
저는 저 문양들 중에서 납작 눌린 '거북이포'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같은 이름의 홍차라 해도 다원별로 맛이 다른 것처럼, 또, 커피도 산지별로 맛이 다른 것처럼, 이 쵸콜렛도 코코 빈 산지별로 맛이 다 다르다고 하죠. 아프리카산 코코 빈으로 만든 70% 다크 쵸콜렛과 중남미산 코코빈으로 만든 70% 다크 쵸콜렛의 맛과 향과 성질이 다르단 말이죠. 제조 기술상의 노하우도 물론 작용을 하겠지만요.
이 디바인 쵸콜렛은 가나산 코코 빈으로 만듭니다. 포장에는 '독일산'이라고 되어 있지만 생산만 대신 할 뿐 영국 브랜드입니다. (독일은 세계 최대 쵸콜렛 수출국.) 본사도 현재 영국에 있고요. 영국 화장품 회사 <보디 숍The Body Shop> 아시죠? 보디 숍이 자사가 갖고 있던 디바인 쵸콜렛 회사 지분을 고맙게도 가나의 코코 빈 생산 농부들한테 기증해 이제는 농부들이 디바인 쵸콜렛의 최대 주주가 되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느냐? 자기들이 생산하는 코코 빈 중 최상의 것들을 이 디바인 쵸콜렛 생산에 기꺼이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거죠. 왜? 자기네 회사니까. 맛있어서 입소문 나 잘 팔릴수록 자신들의 수입도 늘어나니까. 쵸콜렛이란 건 정직해 좋은 재료로 만든 것과 그렇지 못한 것과의 차이가 극명히 나는 식품이거든요.
허나.
아무리 설립 취지와 명분이 고귀해도 쵸콜렛도 엄연히 기호식품. 기호식품은 취지고 이상理想이고 뭐고 맛 없으면 그걸로 그냥 끝인 겁니다. 맛이 최고 중요하죠. 맛을 한번 보겠습니다.
먼저, 홍차를 한 잔 우립니다. 쵸콜렛이야말로 최고의 티푸드라고 생각합니다.
맛을 보겠습니다.
오!
오옷!
으음...
우우우...
감탄사와 신음이 절로 나옵니다. 이웃집 사람들이 들으면 다쓰 부처가 벌건 대낮부터 운우지정 나누는 줄 알겠습니다. 어우, 이거 하나같이 왤케 다 맛있어? 다크 쵸콜렛도 여느 회사의 것들과 달리 아주 세련되고 독특한 향이 있네요. 다섯 가지 모두 식감도 좋고 맛도 끝내줍니다. 저 딸기와 라즈베리 든 것들도 꿈같은 맛이 납니다. 잘 만들었어요. 성분표를 보니 성분도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을 듯합니다. 일일이 여기다 옮겨 적을 필요도 없겠습니다. 영국인들은 깜짝 놀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Divine!", "Out of this world!", "Heaven!" 등을 외칩니다. 이름 제대로 잘 지었죠. 수퍼마켓 시판쵸콜렛 중에서는 단연 최고 등급에 속할 듯합니다.
'디바인 쵸콜렛, 과연 맛있을까?' 하고 구매를 망설였던 분들은 안심하고 구입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도 들어가 있는 것 같던데 값은 확실히 영국보다 많이 비싸네요. 영국은 VAT가 높은 나라여서 여기서도 그리 싼 편은 아닌데 한국은 훨씬 비싸네요. 여기서는 현재 사진에 있는 것과 같은 100g짜리 바 하나가 2파운드, 우리돈으로 약 3,600원 정도 합니다. 수퍼마켓 어디나 동일하며 이 제품은 할인 행사도 자주 안 합니다. 영국은 쵸콜렛에 VAT를 무려 20%나 매깁니다. 쵸콜렛 같은 식품은 너무 맛있고 중독성이 있어 비만의 원흉이요 국가 의료비를 늘리는 주범이라 판단해 그렇습니다. 그런데 또 티타임용 과자나 케이크는 희한하게도 이 VAT가 면제돼요. 이 블로그를 통해 몇 번 말씀 드렸죠? 몸에는 좋지 않지만 티타임이란 게 국민들 정신 건강에는 더할 나위 없이 이롭기 때문입니다. 재미있죠, 영국인들. ■
☞ 디바인 쵸콜렛 누리집
☞ 식품 포장과 디자인 강국
☞ 영국 여행 가서 사 와야 할 쵸콜렛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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