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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 잔

아쌈 관찰기

단 단 2010. 7. 7. 02:37

 

 

 

 

 

무지막지한 기계에 잔뜩 시달린 염소똥 같은 CTC 아쌈, 티끌 모아 태산 만든 티백 아쌈에 물려 제대로 된 잎을 한번 사 보았습니다. 우유 없이 마실 때는 CTC 아쌈의 아린 맛이 다소 부담스럽더라고요. 티백을 우습게 여기는 건 아니지만, 티백 차는 일단 국물이 탁하죠. 전 그 탁한 국물이 이제 싫어졌습니다. 홍차에 막 입문할 당시에는 구하기 쉽고 값도 저렴한 <트와이닝스> 티백차를 정말 수도 없이 마셨었지요. 사실 그 정도 값에 그만한 품질을 낼 수 있는 <트와이닝스>에는 지금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트와이닝스>에 대한 제 애정에는 변함이 없어요. 나라마다 포장이 다른데, 영국 수퍼마켓에서 파는 <트와이닝스> 차들은 요즘 포장도 얼마나 멋있어졌는지 모릅니다.

 

티백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다른 건 몰라도 밀크티용 블렌드만은 <PG Tips>나 <Yorkshire Gold> 같은 수퍼마켓표 티백이 최곱니다. 영국식 밀크티로 마실 땐 또 이들 티백처럼 고마운 게 없어요. 그러나 아쌈이나 다질링, 얼그레이 같은 스트레이트 차들은 제대로 된 찻잎으로 즐길 필요도 있지요. 티백이라도 넉넉한 공간을 자랑하는 실크 피라미드백 안에 든 온전한 찻잎이라면 괜찮습니다. [티포원 - 불량소녀 님 기증]

 

 

 

 

 

 

 

 


골든 팁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향도 아주 좋습니다. 어떤 아쌈을 마시든 아쌈특유의 몰트향은 늘 감지할 수 있지만 섬세하고 싱그러운 장미향은 제대로 된 잎이 아니면 느끼기 힘들죠. 이 차를 마실 때는 풋사과향 같은 장미향이 많이 납니다. 아쌈다운 특성은 다 갖고 있으면서도 티백이나 CTC 차 마실 때와 같은 험한 느낌은 없습니다.

 

 

 

 

 

 

 



멀쩡한 접시 갖다가 친츠chinz 만들기, 또 시작했어요. 우리고 난 잎은 썩 보암직하진 않습니다. 다질링 관찰할 때 보여 드렸던 예쁜 온잎과 심은 안 보이고 갈가리 찢긴 찻잎만 남았지요. 아쌈종은 중국종에 비해 찻잎이 크다고 하니 이렇게 자를 수밖에 없는 모양입니다. 그야말로 제대로 된 친츠 접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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