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브리 작품 선호 순위 Studio Ghibli
- 반찬, 한식의 특징이자 적(敵)
- 일상용품, 오브제
- 눈으로 먹는 음식, 안미츠 앙미츠 (あんみつ, 餡蜜)
- 맥락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앙버터 (あんバター 앙바타-)
- 추억의 음식, 파르페 (+ 과일 빙수, 선데이, 이튼 메스, 탕후루, 트라이플)
- 원 디그리 노스 (One Degree North) ② 광동식 차슈 포크 (Cantonese⋯
- [서울여행] 18년만의 광화문
- 아저씨와 딸기 - 탕후루 糖葫蘆 Tanghulu
- [음식우표] 일본 2021 - 나고야 전통 음식 ① 히츠마부시 (ひつまぶし)
- 토마스 탈리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Thomas Tallis 'If Ye Love M⋯
- 텐동(天丼) - 밥과 튀김?
- 원 디그리 노스 (One Degree North) ① 싱가포르 치킨 라이스 (Hainane⋯
- 권여사님 키오스크 정복기
- 깔끔하면서 앉아 있기 편한 식당
- 고다 하우다 (Gouda) 빔스터 베임스터르 (Beemster) 고트 염소젖 (Goat)
- 벚꽃 담으러 여의도 갔다가
- 흑인영가 '거기 너 있었는가' (Were You There) (1899)
- 피아노의 날에 내 피아노를 생각하다 World Piano Day
- 아크바 오리엔트 미스테리 (Akbar Orient Mystery) 홍차 마시며 《천일야화》⋯
- 고다 하우다 (Gouda) 바시론 (Basiron) 올리브 토마토 (Olive Tomato⋯
- 알알알 나뚜나뚜 (RRR Naatu Naatu) - 오랜만에 들어보니 매우 달라져 있는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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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로 긴landscape 사진은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첫 방문에서는 싱가포르의 국민음식인 '치킨 라이스'를 맛보고 소개해 드렸었지요. 여러분도 내공 증진 차원에서 한 번쯤은 꼭 드셔 보시길 바랍니다. ☞ 원 디그리 노스 ① 싱가포르 치킨 라이스 ☞ [지도] 〈원 디그리 노스〉 위치 오늘은 차슈 포크를 먹어 보겠습니다. 1층 주방에 늘 걸려 있는 차슈 포크. 삼겹살을 양념해 화덕에 굽습니다. 1층은 만석이므로 2층으로 올라왔습니다. 점심 시간에만 내는 차슈 포크 1인용 식사 메뉴. 첫 방문 때 소개해 드렸습니다. 곁들인 에그 누들은 밥이나 다른 형태의 면으로 선택할 수 있고 각각 값이 다릅니다. 그런데 저녁 시간에 오면 1인분 식사류가 전부 사라지고 술안주용 고기와 밥을 따로따로 주문해야 합니..

저벅저벅저벅저벅... 뚝. 탕후루? 중화권에 여행 가면 볼 수 있다는 그 탕후루? 볼 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러서 보기로 하고 일단은 지나칩니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점심 시간이 되어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이야, 화려합니다. 과일꼬치 사탕이라니. 서양인들은 이런 과일꼬치를 쵸콜렛 녹인 것에 담가 먹지요. '쵸콜렛 퐁듀'요. 영국인들은 주로 크림을 끼얹어 먹고요. 영국에서는 아예 과일에 끼얹어 먹으라고 묽은 크림pouring cream을 따로 팝니다. 사 먹자는 말은 꺼내지도 않았는데 단돌이 다쓰베이더가 차림표 보고 무얼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합니다. (꽈당) 줄 서 있는데 배달 오토바이가 참 많이도 옵니다. 사무실이나 집에 앉아 탕후루를 주문해 먹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얼마나 인기 ..

아니, 저는 새로 생긴 이 유명 텐동집 분점이 그간 트렌디한 이발소인 줄 알고 그냥 지나쳤지 뭡니까. '나이스 샤워'라니, 텐동집 이름으로는 좀 희한하죠. 계단을 오르자마자 문이 있어 이렇게 불안한 구도의 사진이 나왔습니다. ☞ [지도] 선릉역점 위치 점심에는 텐동집, 저녁에는 이자까야로 변신합니다. 저기 저 냉장고 위 파란 바구니 속 살림살이. 다이닝 홀에 주방살림만 좀 안 나와 있어도 훨씬 깔끔할 텐데요. (→ 까타리나) 카운터석 일부. 아........... (탄식) 조리개 최대 개방인 f/2.8에 초점이 하필 촬영자로부터 너무 가까운 화면 맨 오른쪽에 맞아 심도 얕은 답답한 사진이 되었습니다. 몰래 찍는다고 후다닥 찍었더니 이래요. 카운터 왼쪽도, 주방 안쪽도 흐려졌습니다. 그래도 비 오는 날 찍..

20대 청춘 시절에 클럽 한 번 가 보지 못한, 의외로 순진한 단단. 그럼 젊은 처자가 여가 시간에 대체 무얼 하고 놀았느냐? 서점 가서 신간 뒤적이고 음반점 가서 신보 뒤적이며 놀았어요. (꽈당) 취미: 자동차 정비, 지도 들여다보기 (한 번 더 꽈당) 저는 여태껏 제가 날라리인 줄 알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이 나이가 돼서 과거를 곰곰 돌아보니 숙맥도 그런 숙맥이 없고 너무 건전했던 거예요. (술도 안 마심.) 젊어서 놀아 본 사람이 늙어서도 잘 논다는데 잘 좀 놀아볼걸. 흑흑... 그래도 술 안 마신 건 잘한 결정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알콜이 강력한 에스트로겐 역할을 해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을 매우 높이므로 여성들에게는 단 한 잔의 술도 좋지 않다잖아요. 생리를 한 번도 쉬지 않고 꼬박꼬박 해온..

▲ 심도 지나치게 얕은 음식 사진, 답답하고 멀미 난다. 으, 어질어질. 햄버거 단품 가격들이 너무 올라 단단은 당분간 버거 대신 고기김밥을 사 먹기로. 김밥은 비싸봤자 6천원. 게다가 제대로 그릇에 담아 내주고 국물과 찬도 주는걸? 댁 근처에 깔끔한 김밥집이 생겨 권여사님이 흥분하셨습니다. 식사량 적고 기운 없는 노인 1인 가구에는 단비 같은 음식점이지요. 쌀 소비가 하도 줄어 쌀집이 고육책으로 '감성 쌀집', '감성 김밥집'을 열었어요. 역시나 주문은 전부 키오스크(무인단말기)로 하게 돼 있는데, 권여사님 왈, 노인들 사이에서는 요즘 자식들이 곁에 없는 상황에서도 밥 굶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키오스크로 음식 주문하는 법을 반드시 익혀 둬야 한다며 위기의식이 대단하다는군요. 이에 이틀이 멀다 하고 김밥집..

"대치동 학원가"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이 지역 상권의 특징이랄까요, 온갖 학원이 모여 있는 곳이어서 학교 수업을 마친 아이들을 위한 식당과, 그 아이들을 학원에 데려다 주려고 대기중인 엄마들을 위한 카페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 뭐가 떠오르세요? 제가 이 동네를 몇 년 지나다니면서 관찰해 보니 돈카츠, 버거, 피짜, 파스타 집이 단연 많습니다. 먹기 편하고, 잘만 만들면 맛있는 음식들이기는 하죠. 오랜만에 돈카츠가 먹고 싶어 대치동 학원가를 돌아다니다가 깔끔해 보이면서 잘할 것 같은 집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 남자 음식, 여자 음식, 아저씨 음식, 아가씨 음식 오, 기대가 됩니다. 돈카츠 집 인테리어 좀 보세요. 전부 커다란 4인 식탁에 의자도 푹신해 보이고, 조명도 근사하고, 아주..

코로나(코비드) 아직 한 번도 감염 안 된 분 손 들어 보세요. (두리번 두리번) 이런 분은 평생 운을 다 쓰고 있는 걸 수도 있으니 복권 사는 건 이제 그만 둬요. 저 정말 코로나 감염되지 않으려고 몸 엄청 사렸었거든요? 외식도 안 하고, 사람도 안 만나고, 밖에 나가 마스크 내린 적도 없는데 동네 이비인후과로부터 감염 통보를 받고는 지난 설 명절에 부부가 둘 다 꼼짝없이 자가격리 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옮을 경로가 없는데, 억지로 쥐어짜 원인을 생각해 보니, 병원 가느라 딱 한 번 출근 시간 만원 지하철에 탔던 게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그날 양쪽 어깨가 전부 눌릴 정도로 승객이 많았었고 그 붐비는 시간에 KF-94 마스크도 아닌 밀착 하나도 안 되는 치과용 마스크 쓴 사람이 많아 안 그래도 좀..

"서래는 어디까지나 자기가 해준의 미결사건이 되기를 원했습니다. '벽에 내 사진 붙여놓고, 잠도 못 자고, 오로지, 내 생각만 해요' 라고 작별인사를 하잖아요." ☞ [씨네21] 《헤어질 결심》(2022), 박찬욱 감독 인터뷰 중에서 ☞ 《헤어질 결심》이 말하는 사랑 이 영화, 어떻게들 보셨나요? 저는 좋았어요. 애틋한 장면이 한두 곳이 아니에요. 서래가 해준의 주머니 많은 옷에 신기해하며 주머니마다 손 넣어보고 물건 하나씩 꺼내 시도해보는 장면이 저는 제일 사랑스러웠습니다. 스릴러 러브 스토리라 긴장감도 넘치고요. (예민해서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때 남들보다 지루함을 덜 느끼는 사람이니 감안하시고...) 여러 방식으로 '사랑해요'라는 말을 표현해 놓고는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냐고 되묻는 해준을 보며 ..
(반말 주의) ▲ SF 잡채. 데워 먹으려고 냉장고에서 꺼냈더니... 명절음식 중에서는 잡채가 가장 'festive' 한 것 같아. 가만 보니 이 잡채는 들어가는 재료 가짓수에 비례해 맛있어지는 음식이 아니더라고. 당면 밑간을 얼마나 맛있게 했느냐에 따라 맛있고 없고가 좌우. 실력 있는 한정식집 갔다가 반찬으로 나온 단순하면서도 기차게 맛있는 잡채를 맛본 적 있는데, 동물성 재료 일절 없이 양파, 시금치, 목이버섯, 딱 이 세 가지만 넣었는데도 끝내줬다. 나는 고기 안 쓴 잡채를 선호한다. 잡채에 들어간 고기는 식감도 튀고 잡내도 두드러져 맛있게 먹은 적이 거의 없어. 어차피 명절상에 고기 따로 올라오잖아. 고기 안 넣은 잡채가 오히려 더 센스 있어 보이고 '맛잘알' 같지 않냐. ▲ 지하철 역사의 지자체..

단단은 어렵사리 마련한 집을 팔아치우고는 얼마 안 되는 돈을 갖고 영국에 건너가 11년 생활하는 데 탕진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이 결정과 도전을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로 여깁니다.) 귀국해서는 코딱지만 한 집에 삽니다. 문제는, 제가 짐이 굉장히 많다는 겁니다. 책, 그릇, 음반, 액자, 수집품이 보통 많은 게 아닌데 작은 집에 사니 수납을 여간 잘하고 살지 않으면 안 되죠. ☞ 귀차니스트와 수납 액자들을 걸 빈 벽을 확보하기 위해 책장 배치도 희한하게 하고 삽니다. 결핍은 창의력을 키운다는 말 맞아요. ㅋ 이번 해부터는 그렇게 힘겹게 마련한 공간에 걸린 제 소중한 액자들도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작은 집에 살아도 (저렴한) (복제) 미술품은 꼭 즐기고 살아야 쓰것습니다. '미니멀리즘'은 제..
[Business Insider: Why Food Commercials Cost Hundreds Of Thousands Of Dollars] 보거나 들어서 알고 있는 음식 광고 사진/영상의 사기성 물질들을 대 봅시다. 단단 먼저. 에헴. • 구두약 - 고기 표면의 먹음직스러운 구운 색 • 글리세린 - 차가운 음료 캔 표면의 물방울 (자꾸 흘러서 없어지므로) • 아크릴, 유리 - 언더록 위스키의 얼음 (자꾸 녹으므로) • 매쉬트 포테이토 - 스쿱으로 동그랗게 뜬 아이스크림 대용 (자꾸 녹아서 결이 뭉개지므로) 엣세트라 엣세트라. ☞ 음식과 관능미 ☞ 식당 앞 음식모형만 보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꼭 사진 찍습니다

코로나를 조심하느라 수 개월째 외식을 하지 않았더니 정신 건강이 악화하는 듯하여 오랜만에 새 라멘집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라멘집은 대개 오타쿠스러운 젊은 남성들이 긴 식탁에 혼자 앉아 말없이 후루룩거리다 금방 자리를 뜨는 곳이니 그나마 안심이 된달까요. 그런데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맛집 블로거'는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진정한 맛집 블로거라면 독자들께 세심하게 정보를 드리기 위해 들어가면서 간판부터 찍고 글 끝에는 약도도 넣어야 하거늘, 식당 전면을 찍으려고 보니 주변이 어수선하고 사진이 예쁘게 나올 것 같지 않아 제 손이 또 본능적으로 촬영을 기피해 버린 모양입니다. 집에 와서 보니 가게 전면 사진이 없어요. ㅠㅠ 올해 초에 츠케멘만 내는 집으로 개업했다가 지금은 비빔면 두 가지를 추가했습니다...

▣ "찰기는 감칠맛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 패티는 육수와 함께 녹은 젤라틴질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어요. 인간의 몸에서 물리적 자극에 제일 민감한 곳 - 입천장 안쪽, 연구개. 그곳을 찰기 있는 패티와 걸쭉한 소스가 요염하게 자극하죠." - 시즌2, 제3화 햄버거 대결 중 아라토 히사코의 말. ▣ "식재료 보고 관능미를 느끼시는군요. 저도요. 종이처럼 얇게 썬 햄이 주름져서 접혀 있을 때, 살짝 가른 수란에서 끈적한 노른자가 쏟아져 나올 때, 아직 익히지 않은 상태의 영국 생소세지를 볼 때, 잘 숙성된 흰곰팡이 연성 치즈를 상온에 30분 두어 흰곰팡이 층 바로 밑에 매끄럽게 흐르는 속살이 생겼을 때, 관능적이고 예술적이죠." - , 단단의 답글. ▣ 상온에 30분 둔 로꺄마두르Rocamadour 치즈...

서울시청 앞에 있는 플라자 호텔의 한식당 에 생일밥 먹으러 왔습니다. (또?) 6월 한달 동안 잘 먹고 잘 놀기로 했다고 말씀 드렸었죠. 올해 생일에는 왜 이렇게 유난을 떠냐면요, 최근 가까운 이들 중 무려 세 명이나 암 진단을 받아 제가 몹시 슬프고 심경이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 윗세대 분들이 암에 걸렸다는 소식만 듣다가 나이가 들어가니 이제는 내 세대 사람들이 암 투병 한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저도 다음달에 암 검사 두 가지를 앞두고 있고요. 제가 지금 하늘에 대고 피켓 드는 거예요. 힘 닿는 한 잘 먹고 잘 놀아 보겠다며, 고통과 슬픔을 '디폴트'로 준 조물주를 향해 시위하는 중입니다. 식당 입구. 저는 생일 맞은 단단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식당 내부. 왼쪽에는 한식 재료들과 직접 담근 식초들..

친구들과 교외로 나가 생일밥을 먹었습니다. 지도 오른쪽에서 파란색 'A' 표시를 찾아보세요. 팔당호 북한강쪽 상류에 있는, 경관이 훌륭한 집입니다. 한 18년 만에 간 것 같아요. 제가 20대 때부터 다니던 집인데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어 코 끝이 찡했습니다. 그간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어요. 레스토랑, 커피하우스, 커피 박물관, 커피 교육, 소규모 음악회를 하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상호가 "왈츠와 닥터만"이라고 해서 저는 사장님이 오스트리아나 독일쪽에서 유학하고 오신 분인 줄 알았습니다. 이 집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 시간의 켜가 있는 커피집, 왈츠와 닥터만 손님이 많이 계셔서 본관 1층 다이닝 홀은 찍지 못 하고 본관 입구의 커피 준비하는 곳만 겨우 한 장 찍습니다. 크게 띄워서 찻잔과 커피잔 ..

단단이 생일을 맞았어요. 나이 먹는 거 너무 슬퍼서 생일 앞뒤로 2주씩, 즉, 6월 한달 동안 사생결단하고 잘 먹고 잘 놀기로 했으니 말리지 말아 주세요. 권숙수에 생일밥 먹으러 왔습니다. 외식 잘 안 하는 단단은 그저 그런 식당과 커피숍에서 15,000원 쓰고 그저 그런 음식을 먹느니 열 번 참았다가 이런 집에 오기로 했습니다. 내 집에서 먹는 음식보다 맛이 좋든, 재료가 좋든, 그릇이 좋든, 뭐 하나라도 나은 점이 있어야 외식하는 의의가 있지 않겠습니까. 기대가 됩니다. 권여사님이 이 집 음식을 아주 좋아하시는데, 드시면서 "권씨들이 원래 요리를 쫌 잘해." 본인이 우쭐해하십니다. ▣ 이 집의 특징 - 옛날식으로 독상 소반을 씁니다. 마음에 들어요. 제가 한식에서 가장 싫어하는 부분이 바로 '공용 반..

▣ 덴마크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오픈 샌드위치smørrebrød. 한글로는 '스뫼레브뢰드'라고 표기하고, 원어민들은 '슈뫼어브롣'이라고 발음합니다. 소개 글을 먼저 읽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 [음식우표] 덴마크 2012 - 오픈 샌드위치 '슈뫼어브롣' 오늘은 우표에 담긴 클래식 슈뫼어브롣 4종 중 집에 재료가 거의 다 있으면서 가장 만만해 보이는 '에그프론prawn마요'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만만해 보여 덤볐다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왕투덜이 됐었습니다.) 요즘은 인스타그램 시대라서 음식의 알록달록한 색을 중시하는 데다 건강을 따지는 시대이니 잎채소는 한 장이라도 넣는 시늉을 해줘야 합니다. 버터헤드 레티스butterhead lettuce가 궁금해서 사 보았는데, 역시 레티스 계열 잎들은 맛이..

코로나 시국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단단의 용감한 블친께서 풍경 사진 찍으러 아이슬란드엘 가셨어요. 내가 요즘 이불을 안 덮고 잤나, 배가 너무 아픕니다. 운전하고, 무거운 장비 든 채 힘들게 걷고, 비바람 찬바람 맞아가며 고생할 것 없이 우리는 좋아하는 간식 사다 앞에 놓고 방구석에 편히 앉아 아이슬란드의 절경을 즐겨 봅시다. 고화질의 큰 화면으로 전환해서 보세요. 저는 푸드 블로거이니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페로 제도Faroe Islands,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의 식문화를 700개의 레서피와 함께 소개하는 768쪽짜리 거대한 요리책 (2015)에서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무얼 먹고 사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영국에 있을 때 산 책입니다. 개인이 혼자서 이 많은 작업을 해내 화제가 됐었죠. ..

▣ ▣ ▣ 그냥 자기가 먹으면 되지. "건강한 닭" 좋아하시네, '배터리 케이지' 달걀 주제에 프리미엄인 척하기는. 한국 달걀의 생산 환경 식별 방법 달걀 껍데기 번호의 맨 마지막 자리 숫자를 확인하면 된다. 1번: 방사 free-range 2번: 축사 내 평사 barn 3번: 개선된 케이지 enriched cage [유럽의 동물보호단체들은 높이가 충분치 않다고 이것도 못마땅해함] 4번: 기존 배터리 케이지 battery cage [닭 한 마리당 A4 용지보다 좁은 면적 할당] 참고로, 영국과 EU에서는 2012년부터 배터리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 달걀 크기 • 왕란: 68g 이상 • 특란: 60g 이상 - 68g 미만 • 대란: 52g 이상 - 60g 미만 • 중란: 44g 이상 - 52g..

권여사님 뵈러 여의도에 갔다가 63빌딩 57층의 중식당 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음식과 술의 궁합뿐 아니라 음식과 차의 궁합이란 것도 있을 수 있는데, 중식 먹을 때마다 항상 자스민 녹차나 자스민 청차를 함께 마셔서 이제는 궁합이고 뭐고 따질 것도 없이 자스민 차만 보면 자동적으로 중식 맛을 떠올리게 됩니다. 음식 궁합에는 이렇게 강제 주입된 것들도 있다는 겁니다. ㅎㅎ 하얀 다구들이 주는 'formal'한 느낌이란. 자스민 차와 개인별 찬. ▣ 다른 날에는 오이 대신 목이버섯이 나오기도 합니다. '일주일에 서른 가지 이상 식물 먹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중식당에 오면 가짓수를 많이 늘릴 수 있어 좋아요. 보세요, 벌써 찬에서만 네 가지 식물을 맛볼 수 있잖아요. 땅콩, 캐슈넛, 목이버섯, 자차이. ▣ 이..

5인조 밴드 도쿄 카란코롱東京カランコロン이 부르는 주제가 '스파이스spice'. 요리학교에서 벌어지는, 요리에 진심인 귀여운 고등학생들 이야기입니다. 에서 19세 이상만 볼 수 있어요. 총 86편, 편당 24분짜리를 저는 하루에 두 편씩 보고 있는데, 재미있으니 아직 안 보신 분 계시면 같이 봐요. 스토리도 좋고 인물과 음식 작화도 끝내줘요. 여성만 벗기지 않고 남녀 골고루 벗기는 것도 마음에 들어요. 계약 만료로 작품들이 사라질 때도 있으니 올라와 있을 때 부지런히 보세요. ■

▣ ▣ 차가 없어서 자주는 못 가지만 일단 가면 저는 다음의 것들을 집어옵니다. 또 생각 나면 추가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써 보고 좋았던 것, 맛있었던 것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간편식이나 몸에 나쁜 간식거리도 환영. (생고기와 술은 사지 않습니다.) 공산품 • AA 건전지 • 브리타 정수기용 필터 • 프리미엄 3겹 화장지 • 키친 타월 상온 식품 • 100% Pure Avocado Oil (버터 같은 두텁고 부드러운 질감이 좋음. 발연점 끝판왕.) • Distilled White Vinegar 5L (피클을 많이 먹는 집이라 용량 큰 것 선호.) • 호두 등 조미 안 된 견과류 • Craisins (말린 크랜베리) 1.36kg • 말린 타트 체리 (브랜드가 주기적으로 바뀌는 듯함.) • 서리태 귀리 쉐이..

▣ ▲ 상·하 열선과 팬 작동 유무로 각 기능별 조리 원리 이해하기.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귀국 후 벌써 세 번째 오븐 구매입니다. 첫 오븐은 단열이 잘 되지 않아 예열 시간이 길어져서, 두 번째 오븐은 덩치가 커 예열 시간이 길어져서 필요한 분들 찾아서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금방 예열되는 소형으로 샀습니다. 영국에서 쓰던 오븐 생각에 오븐은 무조건 용량 큰 걸 사야 한다고 고집했었는데, 생각해 보니 부엌도 좁고 크리스마스 만찬에 칠면조 낼 일도 없는, 부피 작은 조촐한 음식이나 해먹는 소박한 집이 덩치 큰 오븐을 쓸 필요가 없는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각종 부엌 가전들로 작업대가 보통 복잡한 게 아닌데요. 현재 단단의 좁아터진 부엌 작업대에 올라와 있는 가전들 • 전자 레인지 • 에어프라이어..

으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목록이지요. 원스타 24곳 중 한식은 4곳, 일식은 올해 새로 진입한 4곳을 포함해 6곳. 원서동 이 빠졌네요. (→ 2021년 연말까지만 영업하고 폐업) 중식도 퓨전을 표방하는 집 하나 빼고는 없고요. '미쉐린' 서울판은 점점 일식을 기리는 장으로 바뀌어 가는 것 같습니다. 바꿔 생각하면, 일식에는 파인 다이닝으로 선보이기 좋은 요소들이 많다는 뜻도 되겠지요. 스시가 특히 그런가 봅니다. 가이세키 집도 다 있네요. 가이드 측에 '우리 프렌치와 재패니즈 정도는 돼야 파인 다이닝 운운할 자격이 있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이 항상 듭니다. '다들 프렌치나 일식 스타일로 정제해서 선보이시오.' 서울판이니 한식당에는 하는 수 없이 별을 주는 것 같달까요. 일식..

마늘 이야기 나온 김에, 추석 때 선물 받은 깜찍한 부엌 용품을 자랑해 보겠습니다. 식품 대신 물건을 받으니 저장할 일 고민하지 않아도 돼 좋네요. 성인 남성의 주먹 크기만 한 마늘다지개인데, 어후, 예쁘죠?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품질도 좋습니다. 에서 사셨답니다. 제가 식재료 모양을 본떠 만든 그릇이나 작은 도구들을 좋아하는데 이 분, 제 취향을 어찌 아시고. ☞ 식재료 모양을 차용한 재미있는 그릇들 반시계 방향으로 비틀면 뚜껑이 솟습니다. 채소탈수기salad spinner처럼 이를 아래로 누르면 칼날 달린 작동부가 회전하면서 마늘을 다지는 겁니다. 세척하기 편한 탈착식 칼날부. "마늘이 빨리, 예쁘게 잘 다져져요." 마늘찧개garlic press로 으깬 것보다는 꼴이 낫다는군요. 칼로 다지는 것보다..

▣ 우리 집 벽에는 멋있고 비싼 'pots and pans'가 빼곡이 걸려 있습니다. 쓰지 않고 바라보기만 해도 뿌듯하고 흐뭇하고 배부릅니다. "쓰지 않고 바라보기만 해도"에 유의하십시오. 다들 너무 무거워요.;; 꽈당 무거운 냄비들만 있어 어떤 땐 부엌일이 힘에 부친다는 푸념을 한 적 있는데, 지인이 이를 마음에 담고 있다가 지난 봄에 이렇게 생긴 냄비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아끼지 말고 막 쓰다 낡으면 거리낌없이 버리라면서요. 햐, 센스 있는 분 같으니. 집에 좋은 냄비만 갖고 있는 사람은 'intergrity' 깨질까 봐 자존심과 자긍심에 불편해도 막냄비를 사지 않으려 들죠. 선물이면 못 이기는 척 받아서 잘 쓸 수 있습니다. ㅋ 어찌나 넙적하고 크고 잘생겼던지. 어, 그런데 이거? 저 어릴 때 우리..

미슐랑 스타 한식당 방문기를 올려 봅니다. 한식. 친숙한 우리 음식이어서 그런지 막 다루고 막 내는 식당이 많아요. 넌더리나서 돈 아꼈다가 좋은 그릇에 정성껏 준비해 내는 집만 다니기로 했습니다. 내 집에서 먹는 음식보다 그릇이 좋든, 재료가 좋든, 맛이 좋든, 셋 중 하나는 충족을 해야 외식하는 의의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곳은 셋 다 충족할 확률이 높습니다. 호텔이라 그런지 층고가 높습니다. 다른 식탁에는 벌써 손님들이 앉아 계셔서 우리 자리 옆의 빈 식탁 한 곳만 조용히 찍어 봅니다. 해파리 같기도 하고 버섯 갓 같기도 한 천장 조명. 조명만 봐도 식욕이 무럭무럭. 81층입니다. 태어나서 가장 높은 곳에서 식사를 한 날입니다. 이보다 더 높은 층에서 식사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덧글에 자랑해 주세요..

이 블로그에서 멸치(안초비) 이야기는 그동안 여러 번 했었죠. 멸치는 제가 참 좋아하는 식재료라서 한국식 말린 것과 서양식 염장한 것, 둘 다 떨어뜨리지 않고 집에 항상 갖춰 두고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건멸치를 네 가지 판으로 해먹는데, 오늘은 그 중 한국식 중멸치볶음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권여사님 조리법과 '방배동 최경숙 선생' 조리법에 제가 손을 조금 보았습니다. 권여사님 것은 사진에 있는 것과 달리 국물이 자작해 질감이 많이 부드럽습니다. 저희 집 것은 멸치는 좀 더 바삭하고 마늘은 캬라멜처럼 찐득거립니다. 단단도 한국인이라서 마늘을 좋아합니다. 생마늘은 많이 못 먹지만 익힌 마늘은 삽으로 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오늘 소개해 드릴 멸치볶음이 바로 저희 집 음식 중 마늘을 가장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