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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 외설 주의. Happy New Year.새해를 맞아 아드레날린 솟게 할 음악 하나 투척한다. 미국의 하드 록 밴드 이 2023년에 발표한 곡인데, 단단이 늠 좋아하는 곡이다. 어떤 점이 그리 좋으냐 - 개리 셔로운Gary Cherone의 파워풀한 보컬과, 누노 베텐코트Nuno Bettencourt의 ☞ 에디 밴 헤일런Eddie van Halen 오마주를 포함한 다채로운 기타 사운드,베텐코트 시그너처 뮤팅muting 속주,파가니니Niccolò Paganini적 카리스마와,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합주 사운드와, 간지나는 리프riff와, 후렴구refrain/chorus 보컬 선율에 가미된 블루스적bluesy 색채 및노동요의 매기고 받는 형식call and response을 차용한 나름 전통 요..
Wanderers Nachtlied 작시: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작곡: 한스 피츠너 (Hans Pfitzner, 1869-1949) Der du von dem Himmel bist,Alles Leid und Schmerzen stillest,Den, der doppelt elend ist,Doppelt mit Erquickung füllest,Ach, ich bin des Treibens müde!Was soll all der Schmerz und Lust?Süßer Friede,Komm, ach komm in meine Brust! 나그네의 밤노래 하늘에서 온 그대,모든 고통과 아픔을 달래주네,갑절로 비참한 사람을갑절의 원기로 ..
이 달에는 중세 성기(High Middle Age, 11-13세기)에 활약했던 여성 작곡가의 음악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음악인들은 보통 '빙엔의 힐데가르트'라고 부르고, 가톨릭교회에서는 '빙엔의 성녀 힐데가르트'라고 부릅니다. 9월 17일이 힐데가르트가 사망한 날이어서 가톨릭교회에서는 이 날을 축일로 정해 기립니다. 역사상 최초로 남성 수도원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된 수녀원을 설립하고 이끌었던 힐데가르트(Hildegard von Bingen, c.1098-1179)는 독일 베네딕도회 수녀원 원장이면서 작가, 과학자, 의학자, 철학자, 기독교 예언자, 작곡가로도 활동했습니다. 악보와 함께 작사가·작곡가로 동시에 이름이 남은 몇 안 되는 중세 음악인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성가 중에서 ..
사보: 다쓰베이더 휴가철을 맞아 여름이 특별히 더 아름다운 북유럽의 ‘여름찬송가sommarpsalm’를 소개합니다. 스웨덴 찬송가집 201장입니다. 북유럽의 '여름찬송가'는 작년에도 한 곡 소개해드렸습니다. ☞ 스웨덴 찬송가 '꽃 피는 계절이 돌아왔네' 구약성경 이사야 40장 6-8절 내용에서 영감을 받아 쓴 찬송시로, 1절과 2절에서는 여름 정경을 묘사하고 3절에서는 이 아름다운 여름도 결국 쇠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6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 7 풀은 마르고 꽃이 시듦은 여호와의 기운이 그 위에 붊이라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 8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하라 친근한 초목이 풍성하게 옷 입고 E..
▲ 영감이 사 준 2024년 생일 선물.기자가 신간 소개를 하도 잘 써서 사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는. ☞ [책과 생각] 보들레르-랭보 ‘견자의 시학’이 연 프랑스 현대시 프랑스 작곡가 끌로드 드뷔시(Claude Debussy, 1862-1918)의 음악을 서양음악사에서는 '인상주의Impressionism'로 명명합니다. 동시대 미술 사조인 '인상주의 회화'에서 용어를 따 왔는데, ▲ Sunrise, 1872, Claude Monet, Oil on canvas, 48 cm × 63 cm (18.9 in × 24.8 in), Musée d'Orsay, Paris. 통념과 달리 드뷔시는 인상주의 화가들과 교류를 (거의) 하지 않았고 그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지도 않았습니다. 드..
현충일을 하루 앞두고 전쟁과 찬송가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작시 존 그린리프 휘티어 (John Greenleaf Whittier, 1807-1892) 작곡 휴버트 패리 (Hubert Parry, 1848-1918) 올해로 정확히 100세를 맞은 영국인들의 애창 찬송가를 한 곡 소개하고 싶습니다. 영국 성공회 찬송가집에 353장으로 등재되어 있는 곡으로, 미국의 퀘이커 교도 시인 휘티어의 「소마의 양조(釀造)The Brewing of Soma」에서 마지막 여섯 개 연을 떼어 영국 작곡가 패리의 오라토리오 《유디스Judith》 선율에 붙여 만들었습니다. 가사와 선율이 좋아 영국에서는 비신자들도 애창합니다. 정적주의, 침묵주의를 표방하며 '교회 건물은 없어도 된다', '목사나 사제를 통하지 않고 하나님..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을 위한 노래를 몇 곡 소개합니다. 미국의 CCM 가수 샌디 패티의 Sandi Patti and The Friendship Company>(1989) 수록곡들로, 크리스찬 대중음악계의 그래미 격인 도브상을 수상한 명반입니다. 대학 초년생 시절에 즐겨 들었었습니다. 미국은 아이들을 위한 복음성가도 이렇게 완성도가 높구나, 놀라워했었죠. 가수도 뛰어나지만 혼 섹션brass instruments 동원해 부른 것 좀 보세요. 작곡과 편곡도 훌륭하고요. ‘아름다운 발Beautiful Feet’에서는 구약 성경 이사야서에 있는 구절 “좋은 소식을 전하며 평화를 공포하며 복된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구원을 공포하며 시온을 향하여 이르기를 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Bring Us, O Lord God천국으로 이끄소서 작사(1628): 존 던(John Donne, 1572-1631)작곡(1959): 윌리엄 해리스(William Harris, 1883–1973)번역(2024): 더가까이 님 Bring us, O Lord God, at our last awakening into the house and gate of heav'n:to enter into that gate and dwell in that house,where there shall be no darkness nor dazzling, but one equal light;no noise nor silence, but one equal music;no fears nor hopes, but one equal po..
부활절 당일에는 바쁠 것 같으니 하루 전인 오늘 제가 좋아하는 부활절 성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무려 천년 전에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요즘은 부활절에 교회 성가대들이 '승리', '환희'를 한껏 표현한 복잡하고 화려한 다성부 성가들을 선보이지만, 오늘 소개해드릴 부활절 성가는 특별한 리듬도, 화음도, 악기 반주도, 강약도 없이 제창unison으로 무심하게 부르니 소박하기 이를 데 없어 오히려 참신합니다. 번잡하고 시끄러웠던 속이 차분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류의 음악을 '단성성가monodic chant', '평성가plainchant'라고 합니다. 가장 큰 줄기의 평성가 콜렉션은 8세기 후반 프랑크 왕국 카롤링거 왕조 때 집대성된 '그레고리오 성가Gregorian chant'로, 유럽 여러 지역에서 불..
사순절*이 시작되었으므로 이달에는 '십자가의 길', '제자도'의 내용을 담은 독특한 선율의 스웨덴 찬송가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사순절Lent: 부활주일 전 40일 동안 금식하며 속죄하는 기간. 예수가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고 시험받은 일을 기리기 위해 금식하며 속죄한다.] 작곡(1959): 스벤-에릭 백 (Sven-Erik Bäck, 1919–1994)작시(1968): 올로프 하트만 (Olov Hartman, 1906-1982) 20세기 후반에 지어진 이 현대적인 선율이 놀랍게도 스웨덴 찬송가집에 다 실렸습니다. 가사 첫 줄이자 곡 제목인 “십자가의 길(을 먼저 걸으신 주님)”은 예수께서 붙잡히기 직전 베드로와 나누셨던 대화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으나 후에는 따라오리라”..
새해를 맞아 "금빛 나는" 가사와 곡조의 찬송가를 걸어봅니다. 개신교 찬송가 69장입니다. 가사는 미 서부 '샌 프란시스코' 지명의 유래가 되는 가톨릭교 성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영]Francis of Assisi, [이]Francesco d'Assisi, 1181–1226)가 죽기 1년 전에 썼습니다. 가톨릭 쪽에 같은 이름의 성인이 여럿 있어서 꼭 '아시시'라는 지명을 붙여 구분하는 것 같습니다.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창시자이자, 자연을 예찬하며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삶을 살았던 인물로 잘 알려져 있지요. 허리띠로 착용한 밧줄의 세 매듭은 프란치스코회의 세 가지 서약인 '청빈poverty', '정결chastity', '순명obedience'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양 손바닥과 발등에 못 ..
크리스마스를 맞아 영국산 캐롤을 한 곡 걸어봅니다. 캐롤은 중세 후기에 영국에서 시작된 음악 장르로, 독창과 합창이 번갈아가며 연주되는 춤곡에서 유래하였습니다. 20세기에 새로 지어진 이 곡 역시 자장가의 형식(느린 템포의 6박자, 어르는 소리의 후렴구 등)을 빌려 독창과 합창을 교대합니다. 가사는, '유대인의 왕'이 태어났다는 소식에 좌불안석이 된 로마 제국의 유대 지방 분봉 왕client king 헤로데 1세가 베들레헴의 두 살 이하 남아들을 모두 찾아내 죽이라고 명을 내렸던 마태복음 속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2장 [개역개정] 1 헤롯 왕 때에 예수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시매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말하되 2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
Thanks be to Thee, Lord Jesus Christ For all the benefits which Thou hast given us, For all the pains and insults which Thou hast borne for us. O most merciful Redeemer, friend and brother, May we know Thee more clearly, Love Thee more dearly, And follow Thee more nearly Day by day. Amen. - Richard of Chichester (c.1197-1253)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하나이다 주께서 주신 모든 은택과 주께서 우리를 위해 받으셨던 모든 고통과 모욕을 인하여 감사드리나이다..
▲ 페로 제도가 2017년에 발행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우표. ▲ 평신도가 모국어로 성경을 읽게 되기까지 - 이 전하는 성경 번역 이야기. [3분 40초 소요] ▲ 루터 사후 유럽의 기독교 분열 양상. 벅홀더, 그라우트, 팔리스카 공저 2019년 제10판 자료. 1517년 10월 31일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비텐베르크 교회 정문에 95개조 논제를 써 붙여 종교개혁운동이 시작되었고, 이후 개신교에서는 10월 마지막 주일을 종교개혁주일로 지키게 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찬송가chorale는 예배 시간에 회중도 찬송을 부를 수 있도록 루터가 직접 작시·작곡한 것으로, 가사뿐 아니라 선율에서도 그의 강한 의지가 드러납니다. 단단이 가장 좋아하는 독일 찬송가입니다...
'베이스 연주자 안아주기' 날이 돌아왔습니다. 작년 이날에 제가 베이스가 근사한 음악들을 소개했었지요. ☞ 바흐, 재즈 워킹 베이스(walking bass)의 선구 이번 해에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멋진 베이스를 가진 음악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악보를 더듬더듬 대충이라도 읽으실 줄 안다는 전제하에 글을 써볼게요. 제가 제 블로그 독자의 수준을 좀 높게 잡고 있습니다. 한 옥타브octave 사이를 이렇게저렇게 채운 것을 음계scale라고 합니다. 이 악보에서처럼 건너뛰는 음 없이 조로록 채울 수도 있고, 군데군데 건너뛸 수도 있고, 마음대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음계 중 '솔sol'을 시작음으로 하는 단음계minor scale를 그려보았습니다. 단조minor key 음악을 만들..
The Exodus Song, "This Land is Mine" (Lyrics by Pat Boone. Sung by Andy Williams) This land is mine God gave this land to me This brave and ancient land to me And when the morning sun Reveals her hills and plains Then I see a land Where children can run free. So take my hand And walk this land with me And walk this lovely land with me Tho' I am just a man When you are by my side With the help of..
시詩처럼 아름다웠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1992)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노먼의 회고: (그때 막 교제하기 시작한) 제시네는 감리교 신자였는데 (장로교회 목사인) 내 아버지는 그 교파를 '읽을 줄 아는' 침례교도라고 하셨다.-제시네 가족 및 친척: (인사하러 온 사윗감을 환영하며 온 가족이 이런저런 질문과 친밀한 농담을 쏟아내자 집안 어른 중 한 명이) "아휴, 노먼에게 숨 돌릴 틈을 줘요. 장로교인이라 (이런 분위기가) 어색할 거예요." 이 장면들을 보고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장로교 통합, 장로교 합동, 감리교, 성공회 저低교회파, 성공회 고高교회파를 모두 경험해본 단단은 신기해서 눈이 커졌었습니다. 교인들이 개신교 교파간 성향 차이를 저렇게 극명히..
이달의 영화로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아, 예고편의 포스터를 보니 미국에서는 7월 21일에 개봉했군요. 한국은 광복절인 어제 개봉했습니다. 개봉일 '센스' 있게 잘 정했죠.햇빛을 쬐고 싶지 않아 마지막 시간으로 표를 끊었더니 3시간짜리 영화라서 엊저녁 10시 45분에 입장해 오늘 새벽 1시 55분에 나왔습니다. 우리 권여사님은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1899-1980) 감독 영화 팬, 그 딸은 크리스토퍼 놀란(1970- ) 감독 영화 팬입니다. 놀란 감독과 동시대 사람인 것을 단단은 늘 신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놀란 감독 영화 좋아하고, 공방이 오가는 법정 영화 좋아하고(이 영화에서는 청문회), 시간이든 시점(視点, point of..
허허... AI 시켜 음 질러 놓고는 사람이 검수도 안 했는지 틀린 음들을 천연덕스럽게 내뱉고 있네. 음악 잘 모르는 직원이 이제 막 AI로 곡 짓는 법 배워 뿌듯해서 튼 건지. 문법상 나와서는 안 될 음들이 자꾸 들리니 밥 먹다 체하는 줄. 비전공자가 들어도 대번 알아차릴 오류, 업장 이미지 깎아먹는 줄도 모르고. 엉성한 구조structure에, 영혼 없는 뻣뻣한 미디MIDI 연주에. 가짜 음악 들으면서 외식해야 하는 2023년. ■ ☞ 인공지능 시대, 예술과 과학의 미래 -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서울예고 강연
휴가철인 여름을 맞아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여름철에 부르는 찬송가를 소개합니다. 여름 찬송가가 따로 있다니 흥미롭지요? 스웨덴의 한 루터교 교회 목사Israel Kolmodin가 어느 여름날 설교하러 가는 길에 본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물주의 솜씨를 기리기 위해 찬송시hymn를 지어 옛 민요 가락tune에 붙였습니다. 1694년 스웨덴 찬송가집에 수록되었고, 1701년 핀란드 찬송가집에도 번역되어 실려 양 국가에서 지금까지 부릅니다. 여행 갔다 오셨거나 체류하셨던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북유럽은 여름이 무덥고 습하지 않아 한국의 봄철과 같은 날씨를 보입니다. 서유럽 여행 상품에도 들어가고 북유럽 여행 상품에 속하기도 하는 영국도 마찬가지이고요. 만물을 소생케 하시어 갖가지 꽃과 풀과 나무와 열매를 주시는 창..
아방가르드 작곡의 한 분야 '반음악antimusic' - 완성된 악보를 다섯 단계에 걸쳐 무효화하기 [왼쪽 위 그림] 1. 남이 공들여 완성한 한 장짜리 복잡한 악보 원본을 허락 받아 입수하시오. 2. 연주자를 시켜 가로로 촘촘히 자른 뒤 3. 그것들을 다시 세로로 잘게 자르게 해 조각조각내시오. 4. 불에 잘 탈 수 있는 풀glue을 써서 악보 조각들을 공 모양이 되도록 뭉치시오. 5. 태워서 고운 재로 만들고 투명 용기에 담아 원 작곡가와 새 작곡가anti-composer의 이름을 함께 붙여 진열하시오. ▲ 긴 세월 수많은 장인이 애면글면 이루어 낸 겹겹의 아름다운 크화썽croissant을 ▲ 호방한 한국인들은 ▲ 인정사정없이 눌러 누룽지화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 납작 빳빳. 전위 예술. ▲ 그런..
When peace like a river attendeth my way When sorrows like sea billows roll Whatever my lot, Thou hast taught me to say It is well, it is well with my soul It is well (it is well) With my soul (with my soul) It is well, it is well with my soul - Though Satan should buffet, though trials should come Let this blest assurance control That Christ has regarded my helpless estate And has shed His own ..
▲ 아끼는 제자의 결혼식에. 2022년. 결혼식의 달 5월이 되었습니다.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요. 인구 자체도 줄고 결혼하고자 하는 이도 줄어 제자들한테 '어쩌다가' 결혼 청첩장을 받으면 반갑고 제 마음이 다 들뜹니다. 분위기에 맞춰 오늘은 영국인들이 결혼식에 많이 연주하는 성가를 올려봅니다. 영국에서는 회중이 부르는 비교적 쉬운 가락의 찬송가는 '힘hymn', 훈련된 성가대원들이 부르는 보다 난이도 높은 찬송가는 '앤썸anthem'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국가國歌'나 축구 경기 응원가라고 알고 있는 그 '앤썸'과 같은 단어를 쓰죠. 종교개혁으로 신교가 갈라져 나오기 전에는 같은 형태의 음악을 '모테트motet'라고 불렀습니다. 지금도 이해를 돕기 위해 앤썸을 모테트라고 쓰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드..
4월 3일 월요일부터 토요일인 8일까지가 개신교에서는 올해의 고난주간입니다. 금요일인 7일이 예수가 십자가에 달렸던 '성금요일'이 되죠. 이를 기념해 이달에는 잘 알려진 흑인영가spiritual를 같이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 곡의 첫 출판은 1899년에 되었으나[W. E. Barton, Old Plantation Hymns, Boston] 남북전쟁(The Civil War, 1861-65) 이전부터 불렸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1907년의 민요집[F. J. Work, Folk Song of the American Negro]에 현재의 찬송가 형태로 수록돼 미국 테네시 주에서 오랫동안 불리다가, 1940년 미국 개신교 찬송가집에 흑인영가로는 최초로 포함되었고, 한국에서는 에 처음으로 올랐습니다. 현 번역은 ..
▲ 강의실 가는 길에 주운 솔방울. 2023년 봄. 예수 믿기 전에는 점집 뻔질나게 드나들며 마귀 종노릇하던 권여사님.아직 국민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딸래미 손 잡고 미래를 점쳐 달라며 점쟁이 앞에 데려가 앉혔더니 점쟁이 하는 말이"이 아이는 무언가 소리 나는 걸 하지 않으면 큰일날 것이야!" 지금 용어로 풀이하면, 넘치는 리비도libido를 주체 못해 패가망신 할 수 있으니 소리 나는 무언가를 시켜 발산할 통로를 마련해 줘야 한다, 뭐 이런 이야기. (점쟁이를 통해 역사하신 오 주님 찬양) 아직 한글도 모를 때였는데 그 길로 곧장 동네 피아노 학원에 등록 당했고, 다행히 피아노 치는 일이 내겐 그 어떤 놀이보다 재미있어 학원 가는 시간을 고대하게 되었다. 국민학교에 입학하고도 피아노 교습은 꾸준..
제 친구 중에 요즘 몸과 마음이 힘든 이가 있어 기운 내라는 뜻에서 신나는 음악과 춤이 담긴 영상을 올려봅니다. 얼마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 상을 받은 영화 《RRR》(2022)의 한 장면입니다. 이웃이나 직장에 인도인이 있거나 인도인과 상거래 혹은 학업을 같이 해야 하는 분들은 이 영화 이야기를 꺼내보세요. ㅋ 15일간 매일 12시간씩 150명의 춤꾼들과 200명의 영화 관련 일꾼들이 모여 찍은 장면이라고 합니다. 촬영지는, 허허, 놀랍게도 전쟁 일어나기 직전의 우크라이나 키이우Kyiv 대통령 관저 '마린스키 궁'이랍니다. 대학 다닐 때 국악과에서 개설한 '인도음악' 강좌를 듣고 인도음악에 심취한 적이 있습니다. 영상 속 음악과는 달리 매우 진지하면서 관능적인 음악이었지요. 영화를 위해 새로 창..
▲ 조스캥 데 프레의 미사곡 악보. 바티칸 도서관. 대개의 음악 감상자들한테는 비발디(1678-1741)나 바흐(1685-1750)로 대표되는 바로크 시대(c.1600-c.1750)까지가 클래식 음악 감상의 최전선이 되지요. 그러나 바로크 이전에도 뛰어난 작곡가는 많았고, 오늘 소개해드릴 르네상스 시대(c.1400-c.1600)의 프랑코-플레미쉬Franco-Flemish 작곡가 조스캥 데 프레(c.1450-1521)도 그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얼마 전 ☞ 독일 찬송가 글에 영화 《신과 함께 가라Vaya con Dios》 속 음악들을 삽입하면서 시작 부분 수도원에서 울리는 조스캥의 찬송가motet도 함께 소개했었습니다. ['주님만이 홀로 기적을 행하시며Tu solus qui facis mirabilia'..
▲ 독일 뤼벤Lübben에 있는 파울-게르하르트 교회Paul-Gerhardt Kirche의 스테인드 글라스 창. 오늘 소개할 찬송가의 작시·작곡가인 게오르크 노이마르크Georg Neumark를 담고 있다. 오늘은 오래된 독일 찬송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독일의 시인이자 작곡가인 게오르크 노이마르크(1621-1681)가 작시·작곡한 곡으로, 찬송가 중에서도 고전에 속해 J. S. 바흐나 멘델스존을 포함한 많은 작곡가들의 작품에 활용되었습니다. 개신교 찬송가집은 노이마르크의 원곡을 수록해 ‘신뢰와 확신’(통일찬송가 341장), ‘소명과 충성’(새찬송가 312장) 찬송으로 분류했으나, 한국 가톨릭 성가집은 J. S. 바흐의 편곡판을 쓰면서 제목을 ‘[127번] 십자가 바라보며’로 붙여 사순절용 찬송가로 분류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