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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이제 유럽산 조제고기들이 많이 들어와 폴더까지 다 만들어 놓고 각국의 조제고기를 소개하고 있는 단단은 신이 납니다. 물량면에서 아직까지는 유럽의 유명 조제고기들 이름 빌려다 미국에서 만든 것들이 훨씬 많지만요. 미국산 짝퉁들도 맛 괜찮은 것들이 가끔 있습니디만, 미국도 식품 선진국이니 유럽산 조제고기 흉내를 낼 게 아니라 자국산 조제고기를 잘 만들어 수출해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이탈리아와 알프스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오스트리아 티롤 지역의 훈제 생조제고기들을 소개해 봅니다. 생산지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으므로 이탈리아의 우아한 ☞ 훈제 프로슈토prosciutto di speck와 비슷한 맛이겠거니 생각하고 맛보았다가 험한 훈향에 조금 놀랐었습니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
대학 매점에서 저키와 빌통을 보고는 문득 이 둘이 어떻게 다른지가 궁금해져 비교 시식차 그 다음날 수퍼마켓에서 사 왔습니다. 저키는 먹어 본 적이 있는데 빌통은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먼저, 저키. 영국 사의 비프 저키 성분: Beef (150g of raw meat per 100g of finished product), Seasoning (Sugar, Flavouring (Soya), Maltodextrin, Sunflower Oil, Flavour Enhancer (Mono-sodium Glutamate), Spices, Garlic Powder, Onion Powder), Salt, Acidity Regulator (Trisodium Citrate), Antioxidant (Sodium ..
영국의 고급 식료품점 의 '트러플 살라미' 성분: pork, curing salt (salt, preservative: sodium nitrite, potassium nitrate), grated black truffles, sugar, ground mace, ground white pepper, flavouring. 끝. 돼지고기 함량: made with 150g of raw pork per 100g of Truffle Salami 100g당 영양: (사진에 있는 전체 양은 60g) • 열량 398kcal • 지방 30.1g • 단백질 31.7g • 탄수화물 0g • 소금 3.75g 광고 문구: "Made with great care and passion by four generations of the..
▲ 이태리의 조제고기들. ▲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의 파르마 지방. 파르마의 햄은 이미 소개를 해 드렸고, 오늘은 파르마의 소세지인 펠리노 살라미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펠리노는 파르마 지방 안에 있는 작은 읍 이름입니다. 파르마 햄과 함께 이 펠리노 살라미가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의 양대 조제고기로 통합니다. 파르마 햄과 마찬가지로 생산자들은 그 지역 특유의 미생물이 담긴 공기와 환경이 살라미 맛을 내 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로마 이전 시대, 로마 시대, 중세, 르네상스까지만 해도 살라미들을 익혀서 먹었고, 18세기 후반에 와서야 건조 생 살라미들을 먹은 것으로 추정을 합니다. 이 시기 회화에 건조 생 살라미가 처음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펠리노 살라미에 관한 언급은 무려 1세기까지도 거슬러 올라갑니다. 유..
▲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 로마. 수퍼마켓에서 사 온 이태리 모둠 조제고기입니다. '스피아나따 로마나'라는, 이름도 낯설고 형태도 낯선 못 보던 살라미가 담겨 있길래 신기해서 사 왔습니다. 맨 오른쪽에 있는 넙적하고 길죽한 살라미입니다. 이런 모양의 살라미는 처음 보았습니다.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스피아나따"는 "평평해지다flattened"라는 뜻입니다. 뜻을 알고는 싱겁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서 혼자 웃었죠. 여느 소세지들처럼 일단은 둥글게 성형을 한 다음 눌러서 저렇게 넙적하게 만듭니다. 제품 설명: A traditional Italian cured meat selection consisting of Prosciutto Crudo matured for a minimum of 10 months,..
▲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 토스카나 지역. 토스카나 지역의 이름난 살라미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 '토스카노 살라미salame Toscano'라고 불리는, 큰 지방 입자를 가진 살라미. • 토스카나 전 지역에 흔히 자라고 있는 야생 회향finocchio의 열매를 넣은 '피노끼오나finocchiona 살라미'. • (회향 씨seeds가 아니라 회향 열매fruits가 맞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토스카나 지역의 살라미는 후자인 피노끼오나 입니다. 회향을 이태리어로 피노끼오라고 부릅니다. 야생 회향풀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 wild fennel 저는 아니스anise 계열 향신료들을 몹시 좋아해서 아니씨드aniseed, 회향 열매fennel fruits, 캐러웨이 열매caraway fr..
▲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 토스카나 지역 수퍼마켓들이 토스카노 살라미를 취급하지 않아서 런던의 델리 숍에서 사 왔습니다. 종잇장처럼 최대한 얇게 썰어 달라고 했는데 제가 판단을 잘못한 것 같아요. 얇게 써니 큼직하게 박힌 지방들이 쏙쏙 빠져 버립니다. 토스카노 살라미는 이 큼직한 지방 덕에 알아보기가 쉽습니다. 아래에 좀 더 크게 찍은 사진을 올려 볼게요. 자세히 관찰해 보세요. 작은 지방 입자가 고르고 촘촘하게 박힌 밀라노 살라미, 중간 크기의 지방 입자가 불규칙한 크기와 불규칙한 배열로 자유분방하게 박힌 나폴리 살라미, 큰 지방 입자가 살라미 전체에 걸쳐 박혀 있는 토스카노 살라미. 쉽게 구분하실 수 있을 겁니다. 델리 숍에서 사 먹을 때의 장점은 즉석에서 바로 썰어 주기 때문에 맛이 생생하고 '..
▲ 이태리의 조제고기들. 이태리 PDO 살라미를 드디어 소개합니다. (이태리어로는 DOP.) 유럽연합에 의해 PDO로 보호를 받으려면 원료 산지서부터 제조법에 이르기까지 까다로운 조건들을 엄수해 생산해야 합니다. 그만큼 값을 더 받을 수 있고요. 사람들이 마치 미슐랑 스타 레스토랑 찾듯 식품 포장에 PDO나 PGI 표식이 있으면 다른 제품보다 좀 더 관심을 갖게 됩니다. 브리안짜 살라미는 롬바르디아 주의 레꼬, 꼬모, 몬짜 브리안짜, 밀라노에서만 생산할 수 있고, 원료인 돼지고기는 에밀리아-로마냐, 롬바르디아, 삐에몬테 주에서 나고, 자라고, 도축된 것만 쓸 수 있습니다. 이때, 도축될 돼지의 월령은 최소 9개월은 되어야 하고 몸무게는 160 kg ± 10%가 되어야 합니다. 도축된 돼지의 어깻살shou..
▲ 이태리의 조제고기들. ▲ 밀라노. 이번에는 저 북쪽의 밀라노 살라미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국 수퍼마켓들 조제고기 선반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살라미가 독일의 훈제 살라미와 이태리의 밀라노 살라미입니다. 다른 살라미들에 비해 값은 싼데 맛은 결코 뒤지지 않아 자주 사 먹습니다. 위의 영상을 한번 보세요. 살라미가 자연 건조하는 동안 밑으로 처져 불룩해지지 않도록 숙달된 장인이 끈으로 살라미를 동여매는 장면이 나오는데, 예술입니다. 최장 50분까지 걸려서 매듭을 짓는다고 하죠. 고기도 얼마나 곱게 가는지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고요. 이 밀라노 살라미는 돼지고기만 단독으로 써서 만들 수도 있고,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섞어서 만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혼합 고기로 된 것은 저는 아직 맛을 보지 못 했습니다. ..
▲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 나폴리. ▲ 나폴리 살라미. 돼지 뒷다릿살hind leg, thigh로 만든 햄인 프로슈토에서 이제 소세지로 넘어 왔습니다. 살코기와 지방을 잘게 부순 뒤 한데 섞어 긴 자루에 담은 것을 소세지라고 부르지요. 소금이라는 뜻의 'sale'가 이미 그 이름에 들어 있듯, 소금 뿌린 고기와 지방을 천연 돈장 안에 넣어 자연 건조 및 숙성시킨 이태리 소세지들을 우리는 '살라미salami'라고 부릅니다. 이태리어로는 '살라메salame'로 표기를 하는데, 이는 단지 소세지만 일컫는 게 아니라 조제고기cured meat 전반을 지칭하기도 한다네요. 나폴리 살라미는 나폴리에서만 만들지 않고 나폴리가 속한 깜빠니야Campania 주 전체에서 만듭니다. 성분 살코기는 주로 어깻살should..
▲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prosciutto = ham cotto = cooked 오늘 소개해 드릴 조제 고기는 '익힌 햄'이라는 뜻의 '프로슈토 꼬또'입니다. 영어 자막이 안 나오는 분들을 위해 아래에 내용을 요약해 드리겠습니다. 거리상으로는 각각 5km, 6km, 10km 밖에 안 떨어진 모데나와 비뇰라와 스필람베르토의 프로슈토 꼬또가 다 다를 만큼 이태리 음식은 지역색이 강하고 잘 보존돼 있다고 합니다. (이 점은 이태리 음식을 논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햄을 익히는 방식도 오랫동안 거의 변하지 않고 전해져 오고 있는데, 소금 외에 월계수잎, 로즈마리 같은 향초, 메이스mace, 계피 같은 향신료, 이런저런 채소 등을 넣어 만든 채수에 담가 맛을 낸 뒤 압력솥이 아니라 압착솥 ..
▲ 이태리의 조제고기들 오늘은 훈제한 프로슈토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펙speck'은 영어로 고래나 물개의 지방을 뜻하고, 독일어로는 고래나 물개의 지방 외에도 돼지의 지방을 뜻하기도 합니다. 돼지의 지방만을 가지고 조제한 독일의 '슈펙'은 오늘 소개해 드릴 같은 이름의 이태리 '스펙'보다는 오히려 '라르도lardo'에 더 가깝습니다. 영국에서는 '스펙' 하면 독일의 슈펙보다는 이태리의 훈제 프로슈토를 먼저 떠올립니다. 이태리 북부 사우스 티롤South Tyrol에서 이태리산 돼지로 만든 것들은 유럽연합에 의해 지리적 표시제PGI로 보호를 받습니다. '스펙 알토 아디제Speck Alto Adige'라고 부릅니다. 제가 사 온 것에는 PGI 표식이 없는데, 생산지는 사우스 티롤이 맞아도 원료인 돼지가 ..
▲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지난 번엔 파르마Parma 지역의 햄을 소개해드렸죠. 오늘은 산 다니엘레 델 프리울리San Daniele del Friuli 지역의 햄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포장을 유심히 보세요. 이것도 유럽연합에 의해 PDO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빨간색 노란색의 동그란 PDO 표식이 보이죠? "SD" 약자가 들어 있는 돼지 뒷다리 상징도 있는데, 파르마 햄은 왕관을 상징으로 쓰고, 이 산 다니엘레 햄은 발굽까지 붙어 있는 돼지 뒷다리를 상징으로 씁니다. 파르마 햄은 족발trotter과 정강잇살shank 부위를 제거하고 다릿살shoulder과 엉덩잇살top end, narrow end만 써서 조제를 하나, 산 다니엘레 햄은 족발과 정강잇살도 모두 포함해 조제를 한다죠. 그래서 차별화 전략..
▲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프로슈토'는 돼지 뒷다리를 염지해 자연 건조 및 숙성시킨 이태리의 햄을 말합니다. 익히지 않은 생햄은 프로슈토 크루도crudo(raw), 익힌 것은 프로슈토 꼬또cotto(cooked)로 부릅니다. 때로는 프로슈토 뒤에 지명이 따라붙기도 하는데, 오늘 소개해 드릴 것은 프로슈토 중에서 가장 유명한 파르마 지역의 프로슈토입니다. 영어권에서는 그냥 '파르마 햄'이라고 부릅니다. 아래에 파르마 햄 식별법 영상을 걸어 봅니다. 파르마 햄을 식별하는 법은 쉽습니다. 햄 표면이나 포장에서 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왕관 표시를 찾으면 됩니다. 포장육일 경우엔 왕관 외에 빨간색 노란색의 PDO 표식도 함께 붙습니다. 즉, 아무런 표시가 없는 이 제품은 그냥 이태리 어디서든 만들 수 있는..
▲ 이태리의 조제 고기들. 오늘 소개해 드릴 조제 고기는 햄이 아니라 익힌 소세지입니다. 볼로냐 지방에서 만든 것은 특별히 유럽연합이 지리적 표시제PGI로 보호를 합니다. 제가 사 온 건 이태리 어디서나 만들 수 있는 일반적인 모르타델라라서 포장에 '볼로냐' 문구도 없고 'PGI' 표시도 없습니다. 어떤 것이든 모르타델라는 꿈 같은 분홍빛이 나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종잇장처럼 얇아 꼭 보들보들 하늘하늘한 손수건 같기도 하고요. 살면서 본 소세지들 중 이 모르타델라가 지름이 가장 큽니다. CD보다도 커요. 지름이 크면서 이렇게저렇게 잘 접히니 멋내서 플레이팅 하기 좋고 쓰임새가 많겠습니다. 다쓰베이더가 부엌에서 포장을 뜯는데 맛있는 향이 거실까지 진동을 합니다. 고기를 매우 곱게 갈아 압착해 만든..
▲ 이태리의 조제고기들. 치즈 시식기가 스무 개 넘게 밀려 있는데 유럽의 조제고기 시식기를 또 새로 시작합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치즈가 존재하므로 치즈 시식기는 여간해서 끝을 볼 수가 없을 듯합니다. 어제 또 새로운 치즈를 사 왔습니다. 치즈 시식기와 마찬가지로 조제고기도 수퍼마켓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로 먼저 시작을 하겠습니다. 델리 카운터에 있는 큰 덩이에서 원하는 만큼 저며서 살 수도 있고, 냉장 선반에서 얇게 저며져 포장돼 있는 것을 집어 올 수도 있는데, 포장에 인쇄돼 있는 정보가 필요하므로 가능하면 포장육으로 사서 사진을 올릴까 합니다. 똑같은 품질일 때는 미리 저며 놓은 것보다 큰 덩이에서 바로 저며서 사는 것이 맛과 향이 생생해 더 맛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카운터에 있는 사람이 둔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