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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홍차 & 궁극의 쇼트브레드 본문

차나 한 잔

이태리 홍차 & 궁극의 쇼트브레드

단 단 2010. 9. 16. 02:29

 

 

 

 


이태리 홍차?
영국 브랜드 홍차는 기본이요, 미국 캐나다 일본 인도 스리랑카 프랑스 독일 브랜드 홍차까지 다 마셔보았지만 이태리 브랜드의 홍차는 금시초문이라는 분 계실지 모르겠다. 이태리 홍차라... 흐음... 커피 맛있게 내려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이면 홍차에도 소질이 있을 게 분명할 것으로 판단해 덥석 구입.

 

산 지는 꽤 되었는데 오늘 꺼내어 사진을 찍는 이유는 이렇다. 가필드 님께서 현재 이태리 방방곡곡을 돌며 홀로 배낭여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태리 여행 하니 갑자기 내 신혼여행 때가 떠오르는 것 아닌가. 일정에 베니스도 들어 있다니 분명 산 마르코 광장의 <카페 플로리안>에도 들르실 터. 오늘의 홍차가 바로 저 유명한 <카페 플로리안>의 블렌딩 홍차인 것이다. 오늘은 사진 왼쪽의 녹색 깡통 차를 우려보기로 한다.

 

 

 

 

 

 

 



황홀한 찻물. 로네펠트의 <크림 오렌지> 빛깔과 흡사하다. 오렌지 껍질과 라벤더를 넣었지만 차분하면서 세련된 블렌딩이다. 역시나 커피에서의 감각이 홍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나른한 오후나 쌀쌀한 날에 좋을 그런 차다. 이태리 사람들의 미감美感과 미감味感은 정말 알아줘야 한다. 내 취향에는 프랑스 감각보다는 좀더 투박한 이태리 사람들의 미감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각 나라별로 미감이 다른 원인은 전적으로 그 나라가 갖는 지형과 날씨와 기후에 있다고 굳게 믿는다. 독특한 국민성 역시도 이것들에 기인하고. 영국 와서 깨달은 것이다. 특히 그 지역만이 갖는 뉘앙스 다른 햇빛이 미감 형성에 결정적이라 생각한다.


홍차 깡통에 '벽지'를 입혔다. 대개는 주석 틴에 칠을 입히거나 스티커를 붙이는데 이 사람들은 어떻게 아름다운 벽지로 홍차 깡통을 도배할 생각을 다 했을까? 예쁜 깡통이 갖고 싶어 다 마시지도 못할 홍차를 계속해서 사들이는 어리석은 짓은 이제 졸업한 지 오래지만 이 카페 플로리안의 홍차 깡통은 실내 장식을 위한 오브제로도 썩 훌륭하겠다 싶다.

 

 

 

 

 

 

 

 



쇼트브레드 이야기로 옮겨가도록 하자. 영국에서 현재까지 생산되고 팔리는 쇼트브레드는 이제 거의 다 맛을 본 것 같다. <워커스>사의 쇼트브레드가 흔한 만큼 역시나 맛도 식감도 제일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 소개하는 <더치 오리지날스>의 신제품을 맛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더치 오리지날스의 쇼트브레드를 능가할 제품을 만나기 전까지는 당분간 이 제품을 <궁극의 쇼트브레드> 자리에 올려놓고자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 권여사님의 가르침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첫째, 무식한데 소신 있는 사람을 멀리할 것.


둘째, 남들이 비웃는 것도 모르고 자기가 가진 게 최고인 줄 아는 안목없는 사람이 되지 말 것.

그런 위험에 빠지지 않으려면 평소 부지런히 살피고 돌아다니며 안목을 높여두어야 한다. 안목 높이는 일은 돈 많고 적음과는 상관이 없어, 부자라도 천박의 극치를 달리는 취향을 가진 이가 수두룩한 반면, 가진 돈은 많지 않아도 비범한 미감과 안목을 가진 사람도 있다. 그러니 내가 현재 즐기고 있는 것들이 최고라 자만하고 쉽게 안주해서는 안 된다. 어딘가에는 항상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있고 내것보다 더 나은 것을 가진 이가 있음을 끊임없이 자각하며 부지런히 찾아 나서야 한다.

 

권여사님의 이 두 번째 가르침은 간식을 먹는 사소한 일에도 적용될 수 있다. 홍차인이라면 '워커스가 최고야' 하는 독단과 아집에 빠지지 말고 더 맛있는 쇼트브레드가 어디 없나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살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것을 찾다가 이렇게 더 맛있는 쇼트브레드를 찾아내지 않았겠나. 흐흐흣 맛있는 쇼트브레드 찾기는 앞으로도 계속 된다.

 

성분표를 보니 역시나 워커스 쇼트브레드와 마찬가지로 밀가루, 버터, 설탕, 소금, 이 네 가지 외에는 어떤 첨가물도 들지 않았다. 내가 영국의 쇼트브레드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이 지극히도 단순한 재료들에 있다. 이렇게 단순한 네 개의 재료만 갖고도 이토록 맛있는 과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니, 영국인들의 지혜와 노력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빤한 재료를 가지고 어쩌면 그렇게 브랜드마다 다 다른 맛과 식감을 내는 걸까? 레서피 개발하느라 다들 엄청난 연구들을 하는 걸까? 버터는 동물성 지방이라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어쩐다 하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 마시라. 한국의 과자 회사들은 이런 버터 쓰는 것도 아까워 가공버터라 불리는 가짜 버터를 쓰거나 더 사악한 싸구려 쇼트닝 따위를 쓴다. 당장 가까운 수퍼마켓에 달려가 선반에 있는 국산 '버터' 과자들의 성분표와 함량을 살펴보시라. 버터가 얼마나 고급스럽고 귀한 재료인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다음 번엔 빨간 통에 든 홍차를 소개하기로 한다. 미리 결론을 말씀 드리자면, 이태리 브랜드 홍차도 꽤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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