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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즈 63 ◆ 스모크트 노썸벌런드 Smoked Northumberland 훈제 치즈 본문
▲ 잉글랜드 노썸벌런드 Northumberland, England
바쓰의 ☞ 파인 치즈 컴퍼니에서 사 온 훈제 치즈입니다. 캬아, 센스하고는. 왁스 페이퍼도 자기네 가게 색과 맞췄잖아요?
이크, 포장을 끄르니 곰팡이가;; 사 와서는 너무 오래 방치했나 봅니다. 훈남 점장 아저씨가 기껏 잘 싸준 치즈인데 미안하네요. 바쓰 간 날 욕심을 부려 치즈를 너무 많이 사 왔어요. 무려 열한 개나 샀으니 부지런히 먹어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요. 치즈를 사고 나서 밖에서 대여섯 시간 돌아다닌 탓도 있고요. 그래도 다행히 그 많은 치즈들 중 이 치즈 하나에만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제아무리 치즈용 왁스 페이퍼에 싸고 냉장고에 보관을 했어도 오랫동안 포장지에 갇혀 있으면 습기가 차서 이렇게 됩니다. 잘됐습니다, 이참에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치즈 보관법 이야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따로 글을 썼으니 참고하세요.
☞ 꽥! 치즈에 곰팡이가 피었어요! 도와줘요 뽀빠이
훈제한 노썸벌런드 치즈입니다. 훈제하지 않은 노썸벌런드를 먼저 맛본 뒤 이 훈제 버전을 논해야 할 텐데, 어쩐 일인지 훈제 안 된 노썸벌런드는 구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생산자가 아예 훈제한 것을 더 많이 생산하는 모양입니다. 훈제 안 한 오리지날 노썸벌런드는 하우다gouda와 체다의 중간쯤 되는 맛을 낸다고 하니, 아마도 이 두 쟁쟁한 전통 치즈들의 카리스마에 밀리지 않으려면 무언가 특성을 부여하는 편이 판매에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을지 모르겠습니다.
노썸벌런드 치즈는 이름이 주는 인상과는 달리 신생 치즈입니다. 지명 이름을 하고 있으니 꼭 전통 치즈 같죠. 1980년대에 탄생한 치즈입니다. 저온살균유를 쓰고 식물성 효소로 굳혀 약 12주간 숙성을 시킵니다. 촉촉하면서 맛이 순하고 크림 맛, 풀향 등이 난다고 합니다.
▲ 노썸벌런드의 전통 음식인 '팬 해거티pan haggerty'.
수란 밑에 깔린 켜켜이 쌓인 감자 요리로,
감자, 양파, 치즈로 만든다.
노썸벌런드 전통 음식 중에 납작하게 썬 감자, 양파, 치즈로 만드는 '팬 해거티'라는 음식이 있습니다. 치즈를 과거에는 체다로 썼다가 요즘은 노썸벌런드로 많이들 쓴다고 합니다. 자기네 주county 이름을 달고 자기네 주에서 생산되는 치즈이니 적절한 갈아타기였다고 봅니다. 전능한 체다는 여기저기 안 쓰이는 곳이 없으니 하나쯤은 양보를 해도 되지요. 북쪽 사람들이 '남쪽 깍쟁이'들이 만드는 치즈보다는 자기 고장 치즈를 쓰는 게 인지상정일 듯합니다. 치즈가 지명을 딴 이름을 달고 있으면 이래서 유리합니다.
맛을 보니 생산자가 판단을 잘한 것 같네요. 훈제 치즈로서의 장점이 한껏 드러납니다. 오크oak 칩을 때서 무려 24시간 동안 연기를 씌웁니다. 영국의 훈제 치즈들은 대개 오크로 훈향을 씌웁니다. 오크와 영국의 관계는 소나무와 한국의 관계와 같다고 전에 말씀 드린 적 있어요. 오크가 영국의 '국민나무'입니다. 오래 훈제했지만 훈향이 험하지 않고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납니다. 장기 숙성 치즈가 아니라서 아직 수분이 많고 촉촉해 부드럽게 씹힙니다. 우리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다음과 같은 맛들이 납니다:
스팸
자판기 커피
참나무 훈향
뭣?! 치즈에서 스팸 맛이 난다고?
뭐,뭣?! 치즈에서 자판기 커피 맛이 난다고?
놀랍지 않습니까. 위의 세 가지 맛이 모두 합쳐졌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맛있는데요. 입에 그냥 착착 감깁니다. 집에서 이 치즈 맛을 재현해 보고 싶은 분들은 먼저 스팸을 한 조각 지져서 드신 뒤 곧바로 자판기 커피 맛과 유사한 사무실용 봉지 믹스 커피를 타서 드셔 보세요. ㅋ 자연치즈에서 이런 맛이 난다니 신기하죠. 술안주로도 좋겠습니다. 훈제 치즈들은 요리에 써도 좋은데, 특히 소스 만들 때 넣어 녹이면 소스의 맛과 향이 아주 깊어집니다. 훈제 버전도 팬 해거티에 잘 어울리겠습니다. 생산자 누리집을 걸어 드립니다.
☞ Northumberland Cheese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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