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spotter
영국 치즈 ◆ 블루 먼데이 Blue Monday 블루 치즈 본문
치즈 이름 좀 보세요.
숫자가 다 붙고 '멜랑콜리'한 것이 어쩐지 개성 강한 젊은이가 만든 신생 치즈같다는 느낌 안 드십니까. 포장에 알렉스 제임스라고 자기 이름과 얼굴도 떠억 박아 넣고 말이죠.
이 치즈를 만든 사람은 영국의 유명한 록 밴드 <블러Blur>의 베이스 주자입니다. 다섯 아이의 아빠이자, 현재는 귀농을 해서 치즈를 만들고 있죠. 영국의 치즈 장인들 중에는 이런 엉뚱한 사람들이 많아요. 전직 포뮬라 원 드라이버도 있고요. 그런데, 감각이 있으면서 솜씨가 좋은 모양입니다. 영국의 제법 권위 있는 식품평가대전 <Great Taste>에서 별을 두 개나 받았네요.
푸른곰팡이가 핀 양상이 ☞ 스틸튼과 비슷하죠. 자를 때의 느낌은 스틸튼보다 무르고 부드럽습니다. 사 와서 바로 먹지 않고 냉장고에 두 달 묵혔기 때문에 풍미가 강해졌습니다. 푸른곰팡이가 표면에 잔뜩 피어서 겉을 한 겹 저며 내고 먹었습니다.
향에서 풍겼던 ☞ 코니쉬 블루풍의 고소한 맛은 없고 산미도 거의 없으면서 달고 맵고 우마미가 강해 혀에 맛의 잔상이 오래 남습니다. 지금까지 먹어 본 블루 치즈들 중에서 가장 달고 가장 맵고 우마미도 가장 강합니다. 블루 치즈들 중에서는 ☞ 고르곤졸라 피칸테와 가장 닮아 있으나 그보다는 더 달고 더 맵고 감칠맛도 더 납니다. 먹는데 목이 다 따가웠어요. 질감은 버터처럼 부드러우나 푸른곰팡이 부분을 씹으면 고르곤졸라처럼 미세한 입자들이 느껴집니다. 맛있고 개성이 강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양이 많으니 요리에도 활용을 해 봐야겠습니다. ■
'영국 치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국 치즈 ◆ 랙스톤, 래그스톤 Ragstone 염소젖 치즈 (0) | 2016.09.24 |
---|---|
영국 치즈 ◆ 이니스 로그 Innes Log 염소젖 치즈 (0) | 2016.09.24 |
영국 치즈 ◆ 슈롭셔 레드 Shropshire Red (2) | 2016.09.09 |
집에서 미슐랑 스타 레스토랑처럼 치즈 코스 내기 (4) | 2016.06.15 |
[영국음식] 대단히 세분돼 있는 영국 치즈 비스킷의 세계 British Biscuits for Cheese (8) | 2016.05.31 |
집에서 6개월 더 숙성시킨 체다 덩이 Wookey Hole Cave Aged Cheddar Truckle (2) | 2016.05.30 |
영국 치즈 ◆ 스팅킹 비숍 Stinking Bishop (0) | 2015.06.03 |
영국 치즈 ◆ 스모크트 노썸벌런드 Smoked Northumberland 훈제 치즈 (2) | 2015.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