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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대한민국 2005 - 한국의 전통음식, 빈대떡 본문
▲ 우표 크기 40×30mm.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발행한 한식 우표는 총 스무 개가 있는데, 일상음식이 아니라 모두 전통음식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든 전통음식을 먼저 소개한 뒤 일상음식을 소개하니 훗날 우리도 우표에서 우리의 일상음식을 보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오늘은 2005년에 발행된 빈대떡 우표를 소개해봅니다. 우표에 담긴 스무 개 한식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걸 맨 먼저 소개하는 겁니다. <다음 백과>에 우리 우표 해설이 다 올라와 있길래 옮겨봅니다.
2005년 발행 한국의 전통음식 시리즈 - 빈대떡
"1670년대 정부인(貞夫人) 장씨가 쓴 《음식디미방》에 '빈자떡'으로 처음 등장한 빈대떡은 녹두를 물에 불렸다가 맷돌에 갈아 돼지고기, 고사리, 숙주, 배추김치 등을 넣고 솥뚜껑에 부쳐 내던 음식이다. 황해도에서는 '막부치', 평안도에서는 '녹두지짐', 또는 '지짐이'라고 불리며 명절이나 잔칫날이 되면 항상 준비되는 음식 중의 하나이다."
빈대떡에 대한 최초의 언급은 1670년대에 있었지만 꿀에 버무린 팥이나 밤 소를 쓴 단 음식에서 지금과 같은 재료의 짭짤한savoury 음식으로 변한 것은 20세기 중반의 일입니다. 시대에 따른 빈대떡 재료의 변천은 이 글에 정리가 잘 되어 있으니 참고하십시오.
현재 한국에서 빈대떡 하나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분은 아마 이 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 사장님이 귀띔해주시는 '노하우'를 귀 쫑긋, 눈 반짝이며 받아 적어봅니다.
<순희네 빈대떡> 추정림 대표의 빈대떡 노하우
1. 녹두는 연한 아이보리색이 최상품. 샛노란 것은 2-3년 묵은 것.
2. 통녹두와 쪼개진 녹두를 반씩 섞어 사용하면 윤기가 난다.
3. 녹두는 물에 4시간 정도 불려 사용한다.
4. 녹두를 곱게 갈면 부쳤을 때 단단해지니 적당한 굵기로 갈아준다.
5. 숙주는 약 5cm 길이로 잘라준다.
6. 숙주를 날것으로 넣어야 질기지 않고 아삭하다.
7. 숙주에 어슷 썬 파와 간 마늘을 적당량 섞어준다.
8. 김치의 간 때문에 숙주의 숨이 죽으므로 김치는 숙주에 섞지 말고 반죽에 섞어준다.
9. 녹두 간 것에 숙주+파+마늘+김치를 넣고 잘 섞는다.
10. 소금으로 반죽 간을 맞춘다. 빈대떡은 간이 부족하면 제맛이 안 난다.
11. 숙성시키면 반죽이 삭으므로 반죽을 완성하자마자 바로 부친다.
12. 플라스틱 '다라이'에 플라스틱 바가지를 쓰는 이유는, 녹두 반죽은 금속에 닿으면 쉬 삭기 때문이다.
13. 부칠 때 기름이 부족하면 퍽퍽해지고 식감이 좋지 않으니 넉넉히 두르고 튀기듯 부친다.
14. 고기완자전은 다시 데워 먹는 게 더 맛있고, 빈대떡은 부쳐서 바로 먹는 게 맛있다.
참고로,
마트에서 파는 냉동 <순희네 빈대떡> 성분:
녹두, 숙주나물, 김치, 대두유, 대파, 마늘, 정제소금, L-글루탐산나트륨(향미증진제), 복합조미식품(영업 비밀인 모양). 끝.
명절을 맞아 심심해서 저도 '명절 전'이란 걸 부쳐봅니다. 실은, 재료 장보는 것과 씻는 것만 하고, 재료 썰고 부치는 건 영감이 했습니다. 어따, 얌전하게 잘도 부쳤어요. 우리 집 빈대떡에는 다음과 같은 재료들이 들어갑니다.
단단네 빈대떡
재료
• 깐녹두 500g짜리 한 봉지
• 숙주
• 삶은고사리 (단단이 좋아하는 식재료라서 꼭 넣음) (맛과 향과 식감이 신기함)
• 신김치
• 간마늘
• 부침가루 (재료들의 'bonding'을 위해 소량 사용) (조미료 간접 투하 ㅋ)
• 소금 (우마미 보강을 원하면 맛소금으로 대체)
• 아보카도 오일 (녹두맛과 유사한 맛이 있어 잘 어울림) (발연점이 높아 오래 부치고 있어도 연기가 덜 남)
• 작게 깍둑 썬 판체타 (이탈리아 조제 삼겹살)
• 신맛과 단맛을 가미한 튀김·부침개용 간장
만들기
1. 녹두를 씻어 네 시간 불린 뒤 적당한 굵기의 입자로 간다.
2. 숙주는 다듬어 5cm 길이로 썬다.
3. 고사리는 숙주보다 짧게 썬다.
4. 신김치는 1.5cm 크기로 잘게 썬다.
5. 생숙주+삶은고사리+신김치+간마늘을 잘 섞어 녹두 간 것에 합친다.
6. 부침가루를 소량 넣어 점도를 조정한다.
7. 소금 간을 한다.
8. 시험 삼아 작게 부쳐서 간을 점검한 뒤 필요하면 소금을 더 넣는다.
9. 중불에 지짐판frying pan을 올리고 식용유를 넉넉히 두른 뒤 판체타 조각을 미리 넣어 맛있는 돼지기름이 녹아 나오게 한다. 태우지 않도록 주의한다.
10. 판체타가 반쯤 익으면 지짐판 가운데로 모은 뒤 그 위에 반죽을 얹는다. 지름이 너무 크면 뒤집거나 다루기 힘드니 CD 크기보다 커지지 않도록 한다.
11. 뒤집개로 가장자리를 다듬어 동그란 모양을 만들어 준다. 반죽 두께가 일정하지 않으면 작은 숟가락을 써서 얇아 보이는 곳에 반죽을 추가해도 된다. 반죽이 퍼져 모양이 흐트러지려는 곳은 뒤집개를 5초 이상 세워서 대 벽을 만들어 주면 기름에 튀겨지면서 모양이 잡힌다.
12. 앞뒤 표면에 맛있어 보이는 색이 나면서 속까지 잘 익었으면 키친 타월을 깐 망에 올려 기름을 빼준다. 기름에서 건져 올릴 때가 음식에 기름이 가장 많이 흡수되는 순간이니 재빨리 키친 타월에 대줘야 한다. 금속 망은 표면 장력 때문에 기름이 생각만큼 잘 빠지지 않으니 모세관 현상으로 금속 망보다 네 배 이상 기름을 더 빼주는 키친 타월을 쓰면 좋다.
13. 신맛과 단맛을 가미한 간장을 곁들여 낸다. 끝.
<코스트코>에서 산 이탈리아산 훈제 판체타가 녹두 빈대떡에 잘 어울립니다. 맛도 향도 좋고 식감도 좋아 외국 음식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도 잘 드셨습니다. 새콤달콤한 양념간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어집니다.
밤하늘을 보니 이제 달이 거의 다 찼네요. 동그란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때입니다. ㅋ 명절 잘 쇠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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