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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터키 2020 - 터키의 '국민빵' 시미트 (simit)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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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90×100mm, 우표 한 장 36×26mm.
지중해 도시들 연합 전통음식 우표 경연대회 참가작.
"2020 Traditional Gastronomy in the Mediterranean - Akdeniz, Turkey".
터키의 차와 커피 이야기할 때 소개해 드렸던 소형 시트miniature sheet인데, 이번에는 맨 위에 있는 고리 모양의 빵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우리가 프랑스 빵 하면 바겟트를 떠올리듯 터키 빵 하면 이 시미트simit를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한다는군요. 뉴요커와 베이글을 짝짓듯 이스탄불리안과 시미트를 짝짓는다 하고요.
☞ [터키문화원] 알아 두면 쓸 데 있는, 터키 국민빵 시미트의 모든 것
여행객들이 지속적으로 언급을 해 왔고 백종원 님이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덕에 이제는 한국에도 많이 알려졌죠. 저는 우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이 글 쓰면서 자료 찾다가 이 영상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서양에서는 사탕수수 당밀treacle, molasses이나 사탕무 당밀을 많이 쓰고, 터키에서는 음식 만들 때 석류 당밀과 포도 당밀을 많이 씁니다. 터키 샐러드 해먹을 때 새콤달콤한 석류 당밀을 써 봐서 석류 당밀 맛은 잘 아는데, 시미트에는 포도 당밀을 써야 한다네요. 포도 당밀은 저도 써 본 적이 없어 어떤 맛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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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 요리책 <Anatolia> 일부.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집에 갖고 있는 터키 요리책의 시미트 소개 부분입니다. 마침 온라인 서점 <아마존>에 '책 내용 미리 보기'로 공개된 이미지가 시미트를 다루고 있어 올려 봅니다. 여기서도 포도 당밀을 쓴다고 써 놓았습니다.
레서피 소개글에 의하면, 역사가 최소 600년은 된 오래된 빵이며, 터키인들은 자기 직업에 염증을 느낄 때면 "시미트를 파는 게 낫겠어." 한답니다. 터키에는 이 시미트만 구워서 파는 베이커리가 있을 정도로 일상에서 많이 찾는데, 집에서 구워 먹지 않고 바겟트처럼 사 먹는 빵이라고 합니다. 전통식은 300˚C 고온의 화덕에 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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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네비게이션의 안내로 이태원을 통과하게 되었는데요, 뜻하지 않게 터키 빵집 간판을 발견하고는 이 단단, 또 흥분했었습니다. "영감, 나 여기서 내려 주고 영감은 이 근처를 빙빙 돌아 보시구려, 내 금방 다녀오리다!"
있어요, 있어, 시미트!
그 다음날입니다.
판매한 빵집에서는 잼, 치즈, 요거트와 함께 내면 좋다 하고,
집에 갖고 있는 터키 요리책에서는 페타와 버터를 함께 내면 좋다길래,
고민하다가 페타와 버터를 곁들여 보았습니다.
먹어 보니 페타도 궁합이 괜찮지만,
버터가 빵맛을 훨씬 잘 살려 주어 맛있네요.
불후의 조합, 버터 바른 빵.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맨빵만 먹어 보기도 했는데, 뭐, 빵에 깨 뿌린 맛이 나겠지, 별 기대 않고 먹었다가 된장에 무친 한국의 녹색잎 나물 맛이 나서 다쓰 부처,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이국 빵에서 어떻게 이런 맛이 나는 거죠?
소금을 넉넉히 넣었는지 빵 자체가 꽤 짭짤해 진정한 식사용 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터키에서는 아침식사로도 먹고 오후 간식으로 길거리에서 사 먹기도 한답니다. 제가 읽고 있는 터키 소설에서도 길에서 시미트 사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행객들로부터 터키 빵들이 묘하게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과연 그러네요. 맨빵을 먹어도 맛있고, 버터를 발라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매장 방문 손님한테는 사진에 있는 것처럼 시미트에 터키식 클로티드 크림인 카이막kaymak과 시럽(꿀)을 곁들여 낸다고 합니다. 카이막도 따로 사 갈 수 있냐고 물었더니 녹아 내리고 상하기 쉬워 아쉽게도 포장 판매는 안 된다는군요. 이 조합은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뜻하지 않게 터키에 여행 가지 않고도 시미트를 먹게 돼 이날 하루 횡재한 기분이 들었었습니다. 된장에 무친 우리 나물 맛이 나는 신기한 터키의 국민빵, 이태원에 가실 일 있으면 들러서 맛보시기를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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