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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저지 2019 - 1970년대 영국의 퐁듀 유행

단 단 2021. 9. 5. 12:49

 

 

 

저지. 구글 맵.

 

 

 

저지와 건지는 거리상으로는 프랑스에 가깝지만 영국의 '왕실 보호령Crown dependencies'입니다. 외교와 방위는 영국이 책임을 지나 자기들 헌법이 따로 있어 영국 헌법의 영향은 받지 않는 곳을 '왕실 보호령'이라고 합니다. 이 두 섬의 거주자들이 해외에 나갈 때는 'British citizen'이 됩니다. 우표에도 영국 여왕의 옆모습이 들어갑니다.   

 

 

 

 

 

 

우표 크기 36×36mm.

 

 

저지가 스위스 음식인 퐁듀를 우표로 냈다니, 어찌 된 영문인지 궁금하시죠?

 

이 우표는 영국의 1970년대를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 여섯 개를 담은 기념우표 중 한 장입니다. 1970년대에 영국에 퐁듀가 유행했었거든요.

 

영국의 1970년대를 풍미했던 문화 아이콘 여섯 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1970년대나 그 이후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우리 한국인들한테도 익숙한 것들이 있을 겁니다.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윗줄 맨 왼쪽부터 -

 

1. 영국의 1960년대를 상징하는 용어는 'Flower Power', 1970년대는 'Boogie'.

 

2. 음악에서는 펑크가 유행.

 

3. 패션에서는 나팔바지가 유행. (우리 므째이 권여사님, 1970년대와 1980년대 초 사진에 나팔바지 입고 계십니다.)

 

4. 홈 비디오 레코딩으로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

 

5. 퐁듀 유행.

 

6. 롤러스케이트 유행. (한국에서는 롤러스케이트가 1980년대 들어와 유행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희 집에도 애들 수대로 롤러스케이트가 있었습니다. 집 마당이나 동네 길에서 타는 건 괜찮은데 롤러스케이트장에 다니는 건 불량학생이나 하는 짓으로 여기던 때라 단단은 롤러스케이트는 즐겨 탔어도 롤러스케이트장이 어떻게 생겨먹은 공간인지는 모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차도와 인도 구분도 없는 동네 길에서 'health and safety' 개념도 없이 차나 오토바이 비켜 가며 위험천만하게 타느니 전용 시설에서 타는 게 훨씬 안전하고 권장했어야 할 일 같은데 말이죠.)

 

 

우표의 작풍이 제각각인 걸 눈치 채셨습니까? 우표마다 디자이너가 다른데 모아 놓으니 잘 어우러져 보입니다. 색감도 좋고요. 'brown', 'orange', 'green'이 영국의 1970년대를 대표하는 색입니다.

 

제가 영국에 살면서 신기하게 여겼던 게 뭐냐면요, 영국인들은 지나온 세월을 10년decade 단위로 끊어 돌아보며 정리하는 버릇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TV에서 이런 류의 역사+오락 프로그램을 정말 많이 내보내는데, 옛 시절에 찍은 필름 조각들을 모아 놓고 돌아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옛 사람들이 살던 방식대로 생활하고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영하기도 합니다. 재미있게 시청했죠.

 

1970년대에 영국에서는 집에서 용구 일습을 갖추어 퐁듀를 해먹는 게 대유행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영국의 채리티 숍charity shop에 가면 노인들이 젊어서 쓰던 퐁듀 세트 내놓은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냄비뿐 아니라 버너와 길고 뾰족한 퐁듀 포크까지 있고, 퐁듀용 접시들도 따로 있습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1970년대 영국의 퐁듀 세트

1970년대 영국의 퐁듀 플레이트

 

우표 속 퐁듀 냄비에 꽃무늬가 그려져 있는 것 보고 채리티 숍의 옛날 퐁듀 냄비들이 떠올라 즐거웠습니다. 깜찍한 고증이에요. 영국의 노인들과 그의 자손들도 1970년대를 담은 이 여섯 장의 우표를 보고 한참 추억에 잠겼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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