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spotter

[영국식 밀크티 우리기 3탄] 영국 왕립 화학회 권장안 본문

영국음식

[영국식 밀크티 우리기 3탄] 영국 왕립 화학회 권장안

단 단 2011. 12. 7. 09:10

 

 

 

 화학자들의 현학적 유머

 

 


오늘은 조지 오웰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2003년에 시행됐던 영국 왕립 화학회의 재미있는 연구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조지 오웰의 홍차 우리는 방법은 지난 번에 소개해 드렸어요. 영국 왕립 화학회는 이렇게 가끔씩 실생활에 관련된 실용적이고 재미있는 연구들을 해서 깜짝 발표를 하곤 합니다. 일종의 '대민봉사'인 셈이죠. 밀크티에 어울리는 과자 연구도 한 적 있고, 가장 저렴한 샌드위치 만드는 법도 발표한 적이 있었지요.


단단은 수학과 화학을 매우 좋아하는데 성적은 바닥을 깔았더랬습니다. 좋아하는 과목이라면서 어떻게 성적이 나쁠 수 있느냐? 가능합니다. 음치가 음악 애호가 되지 말란 법 있나요? 수학과 화학의 세계는 잘은 모르지만 뭔가 심오한 세계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음악인들이 악보 사용하듯 이분들도 자신들만의 기호를 쓰고 있어 더욱 신비롭게 느껴집니다. BBC 다큐멘터리를 보니 수학자, 화학자들도 영감이 절대 중요한 분들이더라고요. 이런 분들 친구로 한번 사귀어 보고 싶어요. (앗? 가○○ 님!)

 

 

 

 

 

 

 



준비물

 아쌈 [티백이나 잘게 가공된 CTC 아쌈말고 온전한 잎의 아쌈]

 

물 [미네랄 성분이 많은 경수말고 연수]


우유 [데우지 않은 신선하고 차가운 무균질 저온 살균 우유]


흰설탕


물끓이개


도자기 재질의 찻주전자

 

도자기 재질의 큰 머그

 

고운 거름망

 

티스푼

 

전자레인지

 

 

 

 

 

 

 



1. 물끓이개에 방금 받은 신선한 연수를 끓인다. 시간과 물, 전력 등을 낭비하지 않도록 정확한 양을 재서 끓이도록 한다. Draw fresh, soft water and place in kettle and boil. Boil just the required quantity to avoid wasting time, water and power.

 

 

 

 

 

 

 



2.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동안 도자기 찻주전자에 1/4 컵의 물을 채워 전자레인지에 넣고 최대 전력으로 1분간 충분히 데운다. While waiting for the water to boil place a ceramic tea pot containing a quarter of a cup of water in a microwave oven on full power for one minute.


3. 타이밍을 잘 맞출 것. 찻주전자 데운 물 버리는 것과 물 끓는 순간을 잘 맞춰야 한다. Synchronise your actions so that you have drained the water from the microwaved pot at the same time that the kettle water boils.


4. 한 잔 당 수북이 뜬 1티스푼의 찻잎을 찻주전자에 넣는다. Place one rounded teaspoon of tea per cup into the pot.

 

5. 찻주전자를 물끓이개 바로 옆으로 가져가 물이 끓으면 (잠시의 식을 틈도 주지 말고) 곧바로 붓도록 한다. 붓고 나서는 찻잎이 골고루 젖을 수 있게 저어 준다. Take the pot to the kettle as it is boiling, pour onto the leaves and stir.

 

 

 

 

 

 

 


 끓인 물을 붓고 나서는 잘 우러나도록

찻잎을 한 번 저어 주자.

 


6. 3분간 우린다. Leave to brew for three minutes.

7. 차를 마시는 데 가장 이상적인 그릇은 도자기 머그, 또는 자기가 좋아하는 머그. The ideal receptacle is a ceramic mug or your favourite personal mug.

 

8. 우유를 먼저 머그에 담고 찻물을 채우도록 한다. 맛있어 보이는 색이 될 때까지 붓는다. Pour milk into the cup FIRST, followed by the tea, aiming to achieve a colour that is rich and attractive.

 

 

 

 

 

 

 


맛있어 보이는 색?

우유의 양은 '각자 취향껏 알아서'가 정답.

영국에는 이런 머그도 다 있다.

 


9. 기호에 따라 설탕을 넣어도 좋다. Add sugar to taste.

10. 마시기 좋은 온도는 60-65˚C 정도. 이보다 더 뜨거우면 마실 때 자기도 모르게 '후루룩' 하는 품위 없는 소리를 내게 된다. Drink at between 60-65 degrees Centigrade to avoid vulgar slurping which results from trying to drink tea at too high a temperature.

 

 

 

 

 

 

 



완성된 차를 더욱 맛나게 즐기고 싶다면 -
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고즈넉하고 조용한 장소를 택해 편안한 자세로 앉은 다음 느긋한 마음으로 즐겨 보자. 가장 좋기로는, 차 마시기 전, 비바람 부는 쌀쌀한 날씨에 개 끌고 무거운 쇼핑백 든 채 적어도 30분간 밖을 쏘다니다 돌아와 보라. 차 맛이 끝내줄 것이다. 차를 마시면서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1933)을 읽어 보는 것도 괜찮겠다.


Personal chemistry: to gain optimum ambience for enjoyment of tea aim to achieve a seated drinking position in a favoured home spot where quietness and calm will elevate the moment to a special dimension. For best results carry a heavy bag of shopping - of walk the dog - in cold, driving rain for at least half an hour beforehand. This will make the tea taste out of this world. Recommended ideal reading to accompany The Perfect Cup of Tea: Downand Out in Paris and London by George Orwell.



영국 왕립 화학회 연구원의 보충 설명을 덧붙이자면,


한 번 끓었다 식은 물은 산소가 빠져나가 좋은 차 맛을 내주기 어렵다.


경수는 수면 위에 유쾌하지 못한 막을 형성하니 경수 지역에 사는 사람이라면 정수기로 걸러 써야 한다.

 

 

 

 

 

 

 


 'Very Hard Water' 지역에 사는 단단은

수돗물을 정수기로 두 번 걸러 마신다.

 


찻잎은 산차loose tea여야 온전한 맛을 낼 수 있다. 티백은 편리하긴 하나 몸에 유용한 성분들은 늦게 용출되는 반면 떫은 맛 내는 유쾌하지 못한 성분들은 일찍 우러나오게 한다.

 

금속제 찻주전자는 차 맛을 충분히 내지 못 할 때가 있으니 가급적 도자기 재질로 된 것을 쓰도록 한다. (실버 티포트는 전시용 또는 가끔 기분 낼 때나 쓰시도록.)

 

찻잎 양을 많이 잡지 않아도 된다. 한 잔 당 1티스푼, 즉, 2g 정도면 충분하다.

 

홍차는 100˚C 가까운 온도에 우려야 몸에 좋은 성분들이 많이 나오니 찻주전자 예열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소량의 뜨거운 물로 찻주전자 몇 초 헹궈 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예열이 되지 않는다. 적어도 물을 1/4 이상 채우고 30초 이상 데워 주어야 한다. (위에 언급한 전자레인지 방법이 가장 편하고 좋아요.)

 

데운 물 버리고, 찻잎 넣고, 끓인 물 붓는 동작은 시간 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타이밍 계산 잘 한 뒤 최대한 재빠른 동작으로 행하도록 한다. 잠시의 식을 틈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우리는 시간은 3-4분으로 잡는 것이 좋다. 오래 우릴수록 카페인이 많이 나올 거라는 생각은 신화에 불과하다. 카페인은 1분 이내에 거의 다 빠져나온다. 반면, 수색과 향을 좋게 하고 우리 몸에도 좋은 폴리페놀 성분은 우러나기까지 좀 더 시간이 걸리니 최소 3분은 기다려야 한다. 이보다 오래 우리면 쓴맛을 내는 성분들이 용출되기 시작한다. 고로, 3~4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잔에 마시되 폴리스티렌 수지로 된 것은 쓰지 않도록 한다. 폴리스티렌 잔들은 뜨거운 상태를 너무 오래 지속시켜 마시기 어렵게 하고 우유의 단백질도 변성시킨다. 크기가 큰 머그는 적당한 온도로 보온도 잘 될 뿐만 아니라 양껏 마실 수 있어 좋다.

 

우유를 먼저 머그에 따른 뒤 찻물을 붓도록 한다. 우유의 단백질은 75˚C가 넘어가면 성질이 변하기 시작하는데, 변성된 유단백은 우유의 풍미를 해친다. 미리 담아 놓은 찬 우유에 뜨거운 찻물을 조금씩 붓는 것이 많은 양의 뜨거운 찻물에 소량의 우유를 붓는 것보다 유단백의 변성을 최소화 할 수 있어 좋다. 우유와 찻물을 다 섞고 났을 때 전체 온도는 75˚C를 넘지 않도록 한다. 반드시 우유를 먼저 넣자.

 

우유와 설탕은 둘 다 홍차 특유의 떫은 맛을 감소시킨다. 취향껏 넣도록 한다.


마시기 좋은 온도를 60-65˚C라 했는데, 위의 지침대로 차를 우리고 머그에 따른 뒤 1분 정도 기다리면 이 온도에 도달할 것이다. 티스푼을 잠깐 담갔다 빼는 것도 온도를 낮출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도움이 되셨는지요? 얼마 전 소개해 드린 조지 오웰의 홍차 우리는 방법과 비교해 보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다음 번에는 유명인사나 권위 있는 학회의 이런저런 권장법 대신 영국인들이 실제로 느끼는 맛있는 밀크티에 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알맞은 물 양과 우유의 양도 같이 알려 드리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