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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가든 버드 British Garden Birds 본문

영국 이야기

영국의 가든 버드 British Garden Birds

단 단 2012. 4. 1. 01:45

 

 

 

 

부엌 창문 너머로 산비둘기woodpigeon 한 마리가 보입니다.

 

 

 

 

 

 

 



설거지를 끝내고 났더니 이번에는 까치로 바뀌었습니다. 흔히 보는 까치이지만 가만 보면 흑백의 명쾌한 대비와 잘 빠진 꼬리 깃털이 매우 '스타일리쉬'한 멋쟁이 새입니다. 새 얘기 꺼낸 김에 단단이 설거지하면서 볼 수 있는 새들을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열다섯 종이 훌쩍 넘는 것 같은데 이름을 다 알지는 못 해요. 오늘은 일단 아는 녀석들만 열거해볼게요.

 

 

 

 

 

 

 



다쓰 부처가 가장 좋아하는 로빈robin. 오렌지빛 가슴 털과 목소리가 정말 예쁜 새죠. 그런데 예쁜 외모와는 달리 성깔이 좀 있어요. 수컷 둘이 맞붙으면 한 쪽이 피 흘려 죽을 때까지 싸우기도 합니다. 일년 내내 볼 수 있긴 하지만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새'로 통합니다.

 

 

 

 

 

 

 



스모키 눈화장이 섹시한 블루팃blue tit. 사진은 좀 크게 찍혔는데 실제로는 아주 작고 귀엽습니다. 팃팃 팃팃 노래한다고 해서 이름이 블루팃tit입니다.

 

 

 

 

 

 

 



같은 '팃' 종류인데 까만 깃털이 많아서 '코울팃coal tit'.

 

 

 

 

 

 

 

 

 

꼬리가 길게 늘어진 순진한 얼굴의 롱테일팃long-tailed tit.

 

 

 

 

 

 

 



한국에서 한때 가정집 초인종 소리로 유행했던 새소리의 주인공 렌wren. 벨칸토 발성을 익혔는지, 작은 몸집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큰 소리를 냅니다.
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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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부쩍 눈에 많이 띄기 시작한 골드핀치goldfinch. 작지만 화려한 깃털을 한 멋쟁이입니다.

 

 

 

 

 

 

 

 

 

명가수 중의 명가수 블랙버드blackbird. 비틀즈 노래에도 <블랙버드>란 곡이 있지요. 다쓰 부처의 소견으로는 이 녀석들의 노래가 가장 화려하고 다채롭고 불규칙하고 음악적인 것 같네요. 잘 날기도 하지만 땅에서 달리는 건 올림픽 선수급입니다. 몸 납작하게 숙이고 우다다다 뛰는 거 보면 혀를 다 내두르게 돼요. 수컷 사진입니다. 암컷은 저렇게 까맣지 않고 좀더 갈색을 띱니다. 부리도 수컷만큼 샛노랗지 않고요. 지도교수 왈, 현대 작곡가의 현악4중주 곡을 크게 틀어 놓았더니 밖에서 가만히 듣고 있다가 따라 부르더랍니다. 노래만 잘 하는 게 아니라 귀도 좋은가 봅니다.

 

 

 

 

 

 

 



목에 두른 띠가 인상적이라 하여 '콜라드 더브collared dove'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3박자의 당김 리듬 춤곡 패턴으로 경쾌하게 노래합니다. 이 회색빛, 우아하지 않나요?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산비둘기woodpigeon. 4박자 당김 리듬의 다소 느긋한 춤곡 패턴으로 노래합니다.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합니다.

 

 

 

 

 

 

 

 


산비둘기 녀석들은 때로 이렇게 접시 위에서 생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델리커시delicacy라 하네요. 그밖에 까치, 까마귀, 갈매기, 참새 등이 더 있는데 흔한 녀석들이니 사진은 생략하겠습니다. 영국 참새는 한국 참새보다 머리가 좀 더 작습니다. 사람하고 똑같죠. 영국 와서 단단 머리에 맞는 모자를 구할 수가 없어요. 코쟁이들은 다들 새대가리(으응?)를 하고 있습니다.

 

 

 

 

 

 

 

 


자정이 넘어가면 "훟훟훟후ㅡ"  소리 내며 사람 눈에 띄지 않고 몰래 사냥하는 부엉이가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쥐나 다람쥐 등을 잡아 먹는데, 이 때문에 자다가 희생자들의 비명 소리를 종종 듣곤 합니다. 오싹하죠.;; 참, 마당에서 여우를 본 적도 있어요. 다쓰 부처가 사는 곳은 시골이 아니라 중소도시입니다. 그런데도 어딜 가나 녹지가 많은 탓에 야생동물과 새가 많습니다.

 

 

 

 

 

 

 



봄이 되면 새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 늦잠을 잘 수가 없어요. 새벽 4시30분께부터 떠들기 시작하거든요. 그런가 하면, 해 지기 전에는 이 놈들이 각자 안전한 잠자리를 위해 둥지 지키고 영역 싸움 하느라 엄청난 음량으로 지저귑니다. 종류도 많고 개체수도 많다 보니 시끄러워 음악을 들을 수가 없을 정도예요. 앗, 벚꽃이 피었군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해 새들이 분주해졌습니다. 마당에 벚꽃이 활짝 핀 걸 보니 바야흐로 봄이 무르익는 중인가 봅니다. 봄을 기념하여 또 찻자리 가져야지요. 만개한 벚꽃을 보고 겨우내 잘 싸두었던 고운 다구를 꺼냈습니다. [위타드 티포원 / 트리 모양 유리 접시 - 불량소녀 님 기증]


차는 권여사님이 좋아하는 해로즈의 발렌타인 홍차로 우렸습니다. 발렌타인 데이에 소개하지 않고 왜 지금 소개하느냐? 발렌타인 데이 지나서 가면 반값에 살 수 있거든요. 깡통이 작년보다 예뻐졌네요. 뚜껑을 열면 꿈 같은 딸기향이 납니다. 권여사님의 요청으로 한 통 사서 보내드렸는데, 소녀 같은 분인지라 찻잎에 섞여 있는 저 하트 모양 딸기맛 설탕에 열광하십니다. 기본 찻잎도 질이 나쁘지 않아 맛이 괜찮아요. 찻잎에 향을 잘 밀착시켰는지 마시는 내내 향이 계속 따라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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