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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교회 안 가고 채리티 숍 싸돌아댕긴 불경 본문
지난 일요일에 자명종 소리를 못 들어 교회에 못 갔습니다. 교회 못 간 대신 참회·고행 삼아 땡볕에 동네 채리티 숍들을 죽 돌았는데, 자비의 하나님께서 어엿비 여기사 단단의 불경을 용서해 주시고 득템을 허하셨습니다.
다음은 득템 목록:
곱게 칠한 나무 케이크 스탠드tazza
오오, 동유럽 삘이 물씬 납니다. 나무로 된 타짜는 처음 봤어요. 러시아 목각 인형 '마뜨료쉬카' 느낌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예쁜 도일리 깔아 티타임에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크기도 딱 알맞습니다. 지름 21cm, 600원.
(3년 뒤: 하, 알고 봤더니 동유럽이 아니라 북유럽 공예품이었다는.)
크리스탈 디저트 그릇 6개
영국의 유명 크리스탈 회사 제품으로 '핸드 메이드-핸드 데코레이티드'입니다. 핸드 메이드라서 크기가 조금씩 다 달라요. 콤포트compote 얹은 크림이나 아이스크림, 풀fool 등을 담으면 되겠습니다. 두툼하고 무겁고 맑은 것이 품질이 아주 좋습니다. 음높이가 다 다른 종소리가 나길래 한참을 두들기며 놀았습니다. 여섯 개 7,182원.
빈티지 구리 커피 세트
한때 영국에 북유럽 디자인이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선보였던 제품인 것으로 사료됩니다. 꼬질꼬질하죠? 다쓰베이더가 광을 내보겠습니다.
실물은 훨씬 멋있는데 사진을 잘 못 찍었어요. 디자인 박물관에 놓여야 할 물건 같아 보입니다. 아주 근사합니다. 이건 좀 비쌌습니다. 무려 만팔천원이나 줬어요. ㅋ
구리 믹싱 보울
정확히 말하자면 'copper egg white beating bowl'.
코쟁이들은 디저트나 베이킹 할 때 달걀 흰자를 따로 거품 내서 쓰곤 합니다. 그때 필요한 게 이 구리 보울인데, 달걀 흰자가 구리에 닿으면 화학 반응에 의해 거품이 좀 더 단단하게 형성돼 쉬이 꺼지지 않는다는군요. 색도 좀 더 '노리끼리'해집니다. 마카롱이나 수플레 만들 때, 그밖에 온갖 머랭이 필요한 곳에 이 구리 보울을 씁니다. 그런데 구리가 좀 비싼 금속이어야 말이죠. 오늘 산 것 중 가장 뿌듯하게 하는 게 바로 이겁니다. 모비엘 26cm 구리 보울 가격 한번 검색해 보십시오. 한국에서 사려면 배송비와 관세 등을 합쳐 20만원에서 25만원 정도 줘야 할 걸요.
단단은 얼마 주고 샀느냐?
지름 26cm 짜리를 7,182원에. 으흐흐
다쓰베이더가 때 빼고 광을 내보았습니다. 멀끔해졌죠?
이상 오늘의 채리티 숍 순례기를 마칩니다.
다른 날 산 것들도 시간 날 때마다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
▲ 구리 보울에 달걀 흰자를 치는 모습
▲ 달걀 흰자 거품을 올리는 대표적인 영국 디저트로는
'Queen of Puddings'가 있다.
17세기 요리책에 이미 언급이 되고 있는 유서 깊은 디저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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