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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케르반 베이커리> 로쿰 (터키쉬 딜라이트) 본문
권여사님께 <케르반 베이커리>의 바클라바와 서양식 과자들만 선물 받은 게 아니라 로쿰도 받았습니다. 300g 15,000원짜리 포장이라고 합니다. 우리 권여사님이 이 집에서 돈 많이 쓰셨어요.
여러 가지 맛이 있는데 아마 노인이라고 피스타치오 박힌 걸 추천한 모양입니다. 노인들은 낯선 맛보다는 견과류 박힌 고소한 걸 좋아할 거라 판단한 거죠. 받아 오신 걸 제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으음... 중간 아래쪽에 있는 로쿰들에 문제가 좀 있어 보입니다. 열어서 확인해 보도록 하죠.
접착 테이프를 떼고 뚜껑을 여는데, 윽,
전내가 훅 올라옵니다.
꺼내 보니 코코넛 묻힌 로쿰들에서 코코넛 전내와 피스타치오 전내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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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분당icing sugar 묻힌 로쿰들은 꼴이 이렇습니다. 큰 사진으로 올렸으니 크게 띄워서 보십시오.
로쿰이 아니라 로쿰 미라네요. 대체 얼마나 묵은 걸까요? 유통기한은 "2021/11/23"으로 표기돼 있었지만 식품에서 유통기한 날짜는 중요하지 않죠, 상태가 중요하지. 아침에 문 열기 전 자기들이 팔 물건 점검도 안 하나 봅니다. 로쿰이 어떻게 해서 생산되는지 그 공정을 훤히 알고 있는데, 저렇게 모서리들이 돌출될 정도로 면이 푹 꺼지고 비쩍 말랐다는 건 오래 묵었거나 관리가 부실했다는 거지요.
제가 가서 이런 걸 사 왔다면 일차로는 부주의한 (또는 사악한) 판매자를 탓하고 그 다음으로는 잘 살피지 않고 덥석 집어 온 제 자신을 탓하겠지만, 연로하신 부모님이 가셨는데 눈 침침하고 혀 둔한 노인이라 만만히 여기고 이런 전내 풀풀 나고 비쩍 마른 식품을 쥐어 줬다 생각하니 여간 울화 치미는 게 아닙니다. 저 이 날 불량식품 신고 전화인 '1399'에 전화할까 몇 번을 망설였습니다. 무더위에 이깟 간식거리 하나 환불 받겠다고 지하철을 두 번이나 갈아타고 시간 들여 찾아갈 엄두가 안 나 제 블로그에 그냥 이렇게 투덜거리고 끝냅니다. 나이도 있는데 혈압 관리해야죠.
고로, <케르반 베이커리>의 로쿰은 식품 위생과 안전 문제 상 맛보고 평가할 수가 없겠습니다. 다 버려야죠. 좋은 마음으로 소개해 주려고 시작한 일이 이렇게 끝나 유감입니다.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집입니다. ■
☞ 바클라바 가득한 <케르반 베이커리>의 멋진 쇼윈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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