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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서 마시는 커피 본문

차나 한 잔

내 집에서 마시는 커피

단 단 2021. 11. 7. 17:19

 

 

 

 

어후, 양덕들 진짜.

 

이걸 보니 집에 있는 수동식 커피 분쇄기가 새삼 대단해 보입니다. 이렇게 많은 공정을 거쳐 완성된 부품들로 이루어진 물건이었다니요. 오랫동안 놀고 있었으니 일을 시켜봐야겠습니다.

 

 

 

 

 

 

 

 

 

집에 원두가 없어 생일에 선물 받은 <스타벅스> 전자 상품권을 써봅니다. 

 

왼쪽 원두 설명

Ring in the cheer with a coffee that’s big in flavor and perfect for celebrating. We start with beans from West Java and Papua New Guinea for herbal, maple-like sweetness, and then add Ethiopian coffee for a burst of bright citrus and the candied nuance of fig. The coffee is lightly roasted to bring out woodsy aromas and a smooth flavor with just the right amount of seasonal spice.

 

오른쪽 원두 설명

This year’s Starbucks® Christmas Blend features aged Sumatra blended with dark-roasted beans from Papua New Guinea, Guatemala and Colombia. With notes of herbs, baking spices and a chocolate finish, every sip of this flavor-rich coffee is an invitation to feel the wonder and warmth of the season.

 

 

 

 

 

 

 

 

 

커피는 잘 모르지만 한눈에도 병배한blended 원두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볶은 원두는 볼 때마다 깨드득 씹어 먹고 싶은 충동이 입니다. 맛있어 보여요. (죠리퐁 먹고 싶네...)

 

 

 

 

 

 

 

 

 

다쓰 부처 둘 다 카페인에 민감하므로 캬페티에로 우릴 때는 원두 12g을 갈아 2인분으로 희석해 나누어 마십니다. 원두 양을 이보다 늘리면 심장이 두근두근.

 

권여사님이 캡슐 머신을 들이고 나서 필요 없어졌다며 쾌척하신 수동 원두 분쇄기입니다. 전동 분쇄기는 향신료한테 양보했습니다. 저울 위에 저 수동 분쇄기를 올려 놓고 원두를 투입하면 금속 바스킷에 알갱이들이 부딪히면서 "치릉치릉" 자전거 경종 소리를 내 여간 신나는 게 아녜요. 

 

 

 

 

 

 

 

 

 

제 입맛에는 여러 커피 도구들 중 캬페티에cafetière, French press로 만든 커피가 가장 맛있습니다. 캬페티에로 우린 뒤 동량의 우유를 추가해 마시면 저한테는 바리스타가 준비해 내주는 <스타벅스 리저브> 라떼나 <테라로사> 라떼보다 맛있어요. (그럴 리가?)

 

내 집에서 내 손으로 우려 마시는 커피가 커피 전문점 커피보다 맛있는 이유를 생각해봤는데요,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로만 채운 내 집에서, 내 몸에 꼭 맞는 편한 의자에 앉아, 내가 좋아하는 컵에 담긴 커피를 마스크 벗고 떠드는 타인의 방해 없이 느긋하게 즐길 수 있어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원래는 스타벅스 상품권으로 매장에 가 커피를 사 마시려고 했는데 마스크 쓰지 않고 큰 소리로 대화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 기겁하고 원두 구매로 계획을 바꾼 겁니다.

 

제가 20대 아가씨일 때는 카페 의자들이 푹신하고 분위기도 차분하니 좋았는데 이제는 카페 의자들이 죄 깍쟁이처럼 작아지고 딱딱해져서 카페에 앉아 커피 마시는 게 더이상 안락하지가 않습니다. 자리 차지하고 앉아 장시간 공부하는 이들 때문에 이렇게 된 거겠지요. 식탁도 작고 가방 둘 데도 없어 짐을 끌어안고 커피를 마셔야 할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높은 압력으로 쫘르르르 에스프레소 숏 내리고, 우유 거품 콰아아 내고, 커피 찌꺼기 탕탕 쳐서 버리고, 커피 받아 가라며 큰 소리로 손님 불러제끼는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조용한 내 집 창가에서 산과 구름 내다보며 편한 의자에 앉아 마시는 깊은 맛의 캬페티에 커피가 최곱니다. 캬페티에 조립하고, 귀여운 원두 알갱이 꺼내 감상한 뒤 무게 재고, 갈아서 향 맡고, 물 온도 재고, 타이머로 시간 재고, 우유 붓고 하는 일련의 의식들도 기대감을 높여 주고요. (미지근한 상태일 때 마시는 것이 오히려 맛과 향이 더 또렷하더군요.)

 

캬페티에로 우린 커피는 목넘김이 거칠지 않냐고요?

미숫가루도 먹고 율무차도 먹는 한국인인데요. 홋 쵸콜렛도 마시고요. 이깟 커피 미분쯤이야. 

 

 

 

 

 

 

 

<일반적인 캬페티에 사용법>

 

 

 

 

 

 

 

 

<미분은 최대한 억제하면서 깊고 풍부한 향미의 커피를 얻는 법>

 

 

 

플런저plunger를 내릴 때 '분탕'이 일고 가장자리로 미분이 빠져 나오니 다 우린 뒤에는 플런저를 꼭 내리지 않아도 됩니다. 체sieve 역할만 하게 하세요. 사실 커피 도구 필요 없이 계량컵과 촘촘하고 고운 체만 있어도 되지만 캬페티에를 쓰면 '뽀대'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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