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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스위스 2014 - 가필드, 스위스 퐁듀를 즐기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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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커 방식. 크기 33×28mm.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두둥. 가필드가 우표에 등장했습니다.
저는 사실 가필드 이야기를 모릅니다. 이 녀석이 라자냐를 좋아한다는 것과, 먹거나 장난칠 때만 눈이 반짝반짝하고 그 외에는 항상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만 겨우 압니다.
스위스가 자국 식품을 홍보하기 위해 2014년에 스티커 방식의 가필드 우표 두 장을 냈는데, 한 장에는 자국 치즈 홍보차 퐁듀를 담았고, 다른 한 장에는 밀크 쵸콜렛을 담았습니다. 스위스 밀크 쵸콜렛, 유명하죠.
우표 좀 보십시오. 가필드가 식탐이 많나 봅니다. 퐁듀용 포크 여섯 개 한 조가 보이는데, 자기 쪽에 다섯 개나 두었어요. 양손에 하나씩, 퐁듀 냄비에 두 개, 예비로 바닥에 하나 더. ㅋ
퐁듀 우표를 봤으니 오랜만에 퐁듀를 즐겨 봅니다. 퐁듀가 레디-메이드 소스로도 나와 있길래 호기심에 한 봉지 사 왔습니다. 스위스 치즈 전문 회사인 <에미> 사의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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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사진으로 올렸으니 클릭해서 읽어 보세요. 조리법이고 자시고 할 것 없이 내용물을 냄비에 다 쏟아 붓고 약불에 데워 주기만 하면 됩니다. 한국 인스탄트 라면보다도 조리가 간단합니다.
<에미> 사 퐁듀 레디-메이드 소스 성분:
스위스치즈 52% (우유, 배양균, 렌넷, 정제소금), 화이트와인[백포도, 우수아황산(산화방지제)], 정제수, 감자전분, 키르쉬 브랜디, 정제소금, 제이인산나트륨, 마늘, 후추, 파프리카, 강황, 로커스트빈검. 끝.
알루미늄 봉지 안에 매쉬트 포테이토 성상의 굳은 치즈 혼합물이 들었습니다. 이를 냄비에 모두 옮겨 담고 바닥이 눋지 않도록 잘 저어 가며 데워 줍니다. 그런데 스위스 사람들도 우리처럼 냄비 바닥에 눌어붙은 걸 맛있어한다는군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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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감자, 고기, 이런저런 채소 등 취향껏 곁들이면 간단한 한 끼 식사 완성. 저는 반만 건조시킨 양념 토마토, 오이 피클, <파리바게뜨>의 백밀 플레인 바겟트만 내서 단출하게 즐겼습니다. (파리바게뜨 매장에 전화 걸어 미리 썰지 않은 통바겟트가 있나 확인하고 가서 사 왔습니다. 지나치게 시큼하지만 않으면 사워도우 브레드도 괜찮습니다.) 치즈만 단독으로 녹이는 라끌레트에는 찐 감자가 잘 어울리고, 조제한 치즈 혼합물인 퐁듀에는 빵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저는 늘 이렇게 먹습니다.
쭈우우우욱-
한식 된장 풍미가 나서 흥미로워지려는 찰나, 술 기운이 훅. 좀 더 끓였어야 했는데 데우기만 했더니 알콜 성분이 고스란히 남아 식도와 위장이 뜨끈해집니다. 눈과 코도 뜨거워지고요. 평소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저는 좀 힘들었으나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상태에서도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반 정도 남겼다가 그 다음날 우유를 추가로 붓고 다시 끓인 것은 알콜 문제 없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밤 사이 재료들간에 맛이 어우러졌는지 모난 쓴맛은 사라지고 더 깊고 둥근 맛이 났습니다. 한식 된장 맛이 많이 나 한국인들에게 익숙하겠습니다.
영국에 있을 때 제이미 올리버 레서피로 IPA와 체다를 쓴 영국식 퐁듀를 해먹어 본 적 있는데, 스위스식보다는 좀 더 깊고 진한 맛이 나면서 우마미도 더 있고 익숙한 에일 풍미가 나 그것도 맛있었습니다. 영국 전통 음식에도 '웰쉬 래어빗'이라는, 퐁듀라고 부를 수 있는 치즈 소스 토스트가 있습니다. 와인과 스위스 치즈 대신 맥주와 영국산 하드 치즈를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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