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찬, 한식의 특징이자 적(敵)
- 일상용품, 오브제
- 눈으로 먹는 음식, 안미츠 앙미츠 (あんみつ, 餡蜜)
- 맥락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앙버터 (あんバター 앙바타-)
- 추억의 음식, 파르페 (+ 과일 빙수, 선데이, 이튼 메스, 탕후루, 트라이플)
- 원 디그리 노스 (One Degree North) ② 광동식 차슈 포크 (Cantonese⋯
- [서울여행] 18년만의 광화문
- 아저씨와 딸기 - 탕후루 糖葫蘆 Tanghulu
- [음식우표] 일본 2021 - 나고야 전통 음식 ① 히츠마부시 (ひつまぶし)
- 토마스 탈리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Thomas Tallis 'If Ye Love M⋯
- 텐동(天丼) - 밥과 튀김?
- 원 디그리 노스 (One Degree North) ① 싱가포르 치킨 라이스 (Hainane⋯
- 권여사님 키오스크 정복기
- 깔끔하면서 앉아 있기 편한 식당
- 고다 하우다 (Gouda) 빔스터 베임스터르 (Beemster) 고트 염소젖 (Goat)
- 벚꽃 담으러 여의도 갔다가
- 흑인영가 '거기 너 있었는가' (Were You There) (1899)
- 피아노의 날에 내 피아노를 생각하다 World Piano Day
- 아크바 오리엔트 미스테리 (Akbar Orient Mystery) 홍차 마시며 《천일야화》⋯
- 고다 하우다 (Gouda) 바시론 (Basiron) 올리브 토마토 (Olive Tomato⋯
- 알알알 나뚜나뚜 (RRR Naatu Naatu) - 오랜만에 들어보니 매우 달라져 있는 볼⋯
- 조스캥 데 프레 - 샹송 '천번의 후회' (Josquin des Prez, chanson ⋯
cloudspotter
밀가루 음식은 소화가 잘 안 되니 가급적 먹지 말라는 말 본문
▲ 강남구 매봉역 부근 라멘집 <토리시오>의 '교카이 비빔라멘'.
(먹기 편하도록 미리 합쳐 놓은 츠케멘?)
맛은 기똥찬데 면 좀 보라. 소화시키는 데 장장 26시간이나 걸렸다.
단단에게는 하도 충격적인 사건이라 기록해 두기로.
밀가루 음식 먹고 소화 안 돼 고생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단단.
밀가루 음식은 몸에 좋지 않으니 삼가라는 한의사들 말을 들을 때마다
쌀 안 팔려 재고 는다더니 농민들과 한통속이 되어 밀가루 때려잡고 쌀 팔아 먹으려는 수작이로구나,
웃긴다고 생각했죠.
그러다가,
3년 전쯤 장인이 손으로 직접 면을 쳐서 뽑는다는 동네 중국집에서 면 강화제 잔뜩 넣어 고약한 내 풀풀 풍기는 단단한 짬뽕면을 먹고는 12시간 걸려 겨우 소화시키고 충격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천하의 단단이 소화불량을 겪는 날이 오다니. 그때의 그 더부룩함과 정신 혼미함이란.
그런데 그건 밀가루 탓이 아니라 면 강화제 탓이었을 겁니다. 아암. 내 사랑 밀가루.
그러다가,
얼마 전 라멘집에서 기분 좋은 '알 덴테'가 아닌 덜 익혀 몹시 딱딱한 극태면의 비빔라멘을 먹고는 무려 26시간이 지나서야 다음 끼를 먹을 수 있었던 대형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체한 것과는 다르지만 그 긴 시간 동안 지나친 포만감과 두통에 시달려야 했죠. 한 그릇을 다 먹은 것도 아닌데요.
밀가루 탓 맞는 것 같구먼;;
정확히 말하자면, 충분히 익히지 않은 밀가루요.
우동은 중력분, 라멘은 준강력분을 쓴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동은 사누키식 두꺼운 면이어도 소화가 잘 되는 편인데 라멘은 그렇지가 않네요. 츠케멘용 굵은 면 제면에는 밀가루 타입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단단한 질감을 내기 위한 온갖 방법(면강화제, 밀단백, 난백분 등의 첨가, 압연 횟수 늘리기 등)이 다 동원된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 모양입니다. 이렇게 딱딱한 면은 처음입니다. 평소 알 덴테 파스타를 즐기고 음식물을 꼭꼭 오래 씹는 습관이 있는 제가 먹고도 힘들었다면 지금보다는 더 익혀 내는 게 맞을 겁니다.
빵은 먹고 나서 소화 문제로 고생한 적이 없는 걸로 보아 밀가루 음식이라도 상황이 좀 나은 듯합니다. 발효를 시키는데다 부풀리기까지 하니 밀도가 낮아 그런 것 같습니다. (베이글은 제외. 먹고 체한 적 두 번 있습니다.) 압축한 밀가루, 덜 익힌 밀가루가 문제인 듯한데, 지금보다 더 나이 들면 빵도 소화시키기 힘든 날이 올까요?
수타 중화면은 잔뜩 넣은 면 강화제 때문에 힘들고,
츠케멘은 '치감', '식감' 살린답시고 극세면도 아닌 극태면을 덜 익혀 딱딱하게 내서 힘들고,
소바는 쯔유가 저 세상 짠맛이라 힘들고,
칼국수는 맛이 단조로울 때가 많아 보상심리로 짠 겉절이 양껏 집어먹다 탈나고,
냉면은 육수 내느라 맛 다 빠진, 식감도 형편없는 편육과 막 삶은 영혼 없는 달걀을 제끼니 탄수화물만 먹다 일이 끝나고.
국수주의자인데 음식 종류 중 저는 면요리를 먹고 났을 때가 몸이 가장 힘듭니다. 비극이죠.
국숫집들이여, 맛있는 것도 좋지만 손님 건강도 조금은 생각해 주오. ■
'투덜이 스머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닭볶음면 (9) | 2022.03.26 |
---|---|
누구나, 불시에, 장애인이 될 수 있다 (7) | 2022.03.26 |
한과 유감 (12) | 2022.02.04 |
'오픈 키친' 식당, 아무나 하지 마라 (2) | 2021.11.29 |
식당 총량제든 뭐든 논의는 시작해야 (2) | 2021.10.31 |
음식에 곁들이는 생파, 생양파의 맥락과 썰기에 대하여 (2) | 2021.10.30 |
김밥, 식당위생 (0) | 2021.08.06 |
왜 이러는 걸까요 (4) | 2021.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