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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으면 견뎌라.'
혹은
'즐겨라.'
귀국한 해에 단단은 한국의 무시무시한 장마를 앞두고 비를 즐기기 위해 간지 나는 영국 장화를 샀었습니다.
지금까지 잘 신고 있죠.
제가 대중교통이 지나치게 좋은 곳에 살아 차를 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중교통 타는 데까지 늘 걸어 다닙니다. 비 오는 날도 얄짤없이 걸어야 합니다.
영국에서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거나, 부슬부슬 흩날리거나, 바람을 동반해 수평으로 내릴 때가 많아 사람들이 우산을 아예 쓰지 않고 다니기도 합니다. 장화도 비 때문에 신는 게 아니라 들판이나 공원, 시골길 산책을 위해 신고요. 질척이는 길이 많거든요. 특히 ☞ 글라스톤버리 뮤직 페스티벌 같은 '힙'한 행사에는 필수템입니다. 정원 일이나 텃밭 일 할 때 신기도 합니다.
한국은 장마철과 여름철에 비가 퍼붓잖아요.
장화가 꼭 필요하고말고요.
장화 덕에 단단이 비 오는 날 밖에서 얼마나 의젓해졌는지 모릅니다.
남들 빗물 고인 곳 피해 이리저리 갈팡질팡 안달복달 노심초사 할 때 단단은 초연히 갈길을 가..
지 않고 물 웅덩이만 골라 첨벙첨벙. 케케
한 방울도 맞을 일 없는 창밖의 비를 바라보는 것도 기분 좋지만
비 오는 날 장화 신고 밖에 나가 빗방울이 내는 각종 무늬들을 관찰하고 물 웅덩이에서 찰박거리는 소리 듣는 것은 더 행복하다는 걸 알려 드리고 싶어 글 써 봅니다. 장화 한 켤레 장만하셔서 비 오는 날 활기차게 걸어보세요.
▲ 장떡 잔뜩 부쳐 늘어놓은 것 같은 형국.
(빗방울 파문 보고도 식욕이 돋다니 큰일이다.)
▲ 비탈길 아래에 서서 쉼없이 밀려 내려오는 역경 의연하게 맞이하기.
장화는 인생 수업에도 크나큰 도움이 된다.
(→ 생선가게 작업화가 뭐 이리 비싸냐는 영감 설득용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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