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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필레오피쉬 본문
장안의 화제 <맥도날드> '필레오피쉬' 버거를 사 갖고 들어왔슴다.
먼저 드셔 본 분들이 누리터에서 명태 패티에 간이 부족하고 타르타르 소스 양이 하도 적어 먹기 힘들다는 푸념들을 하셔서 마음 단디 먹고 주문하는데, 뙇, 이제는 '타르타르 소스 무료 추가'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채소고 뭐고 없고, 그냥 번 두 쪽에 얇고 흐물흐물한 생선까스 패티 하나, 소스, 아메리칸 치즈 '반' 장이 전부인 버거입니다. 영감과 나누어 먹기로 하고 반 갈라 번 뚜껑을 열어 보는데,
타르타르 소스가 없습니다. 꽈당
소스 추가해 주문했는데 소스가 아예 뿌려져 있질 않다니요.
바쁘고 정신 없어 주방에서 까먹은 거죠.
저녁에 다시 갔다와 제대로 만든 걸 먹는데,
먹으면서 아니 내가 지금 5mm 두께의 흐물흐물한 냉동 명탯살 먹자고 2cm 두께의 질긴 떡을 먹어야 하나, 자괴감이 다 듭니다. 전자 레인지로 데웠는지 번이 너무 질겨요. 튀김옷도 기름과 수분에 절어 축축해 튀긴 패티의 장점이 하나도 살질 않고요. 영국에서 두툼하고 힘 있는 대굿살의 겉바속촉 피쉬 앤드 칩스를 먹던 게 뇌리에 박혀 더 맛없게 느껴집니다. 필레오피쉬의 명태 패티가 명절 명태전과 다를 바 없다는 후기도 많이 보이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가정에서 제대로 부친 명태전 식감에는 절대 못 미치고, <이마트-피코크> 냉동 동태전 먹는 것 같아요.
순한 맛의 흰살생선은 두껍고 싱거운 번 사이에 끼워서 낼 게 아니라 차라리 사이드 메뉴화해 다른 곁들이 튀김들처럼 그냥 내는 게 낫겠습니다. 번 사이에 끼우려면 맛이 좀 더 강한 생선을 쓰거나, 꽉 찬 맛이 나도록 몇 종류의 생선을 '블렌딩' 해야 하죠. (<롯데리아>의 해산물 버거는 명탯살과 새웃살을 혼합해 만듭니다.) 이도저도 싫으면 패티에 간이라도 더 하거나 소스라도 넉넉히 발라 주던가요.
제가 이 블로그에서 늘 하는 말이 있는데요, 만드는 이가 맛에 대한 감각만 있다면 '총합이 각 요소의 합보다 큰 음식A dish that's greater than the sum of its parts'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구성 요소가 단출해도 맛있는 음식, 주변에 흔하잖아요. 그런데 이 필레오피쉬는 맛도 식감도 균형이 한참 깨져 있습니다. 3,500원이긴 하지만 이 맛이면 김밥을 사 먹거나 편의점 도시락을 사 먹는 게 낫겠습니다. 3,500원짜리 편의점 도시락도 맛만 좋구만요.
오늘 글에서는 사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단단의 소장품이 하나 늘었다는 보고를 하려 했습니다. 사연인즉슨,
필레오피쉬 주문하려고 줄을 서 있는데 옆에 웬 귀여운 장난감 컵들이 조로록 진열돼 있는 겁니다. 어린이용 세트 메뉴인 '해피밀'이란 걸 주문하면 진열된 컵들 중 원하는 것으로 하나를 가질 수 있다는군요. 다쓰 부처 둘 다 <맥도날드>보다는 <버거킹>을 좋아해 맥도날드는 평소에 잘 가질 않는데다 집에 아이가 없으니 이런 걸 알 턱이 있나요.
해피밀 주문하고 너무나 귀여운 '간지럼씨' 장난감 컵 득템!
꺄 일케 귀여운 컵은 처음입니다!
간지럼과 관련된 단단의 레전드 에피소드 하나 -
제가 아이들처럼 간지럼을 잘 타요.
그냥 잘 타는 정도가 아니라 무지 심하게 타요.
영국에 살 때 한 번은 극심한 복통으로 새벽에 응급실엘 다 간 적이 있어요.
영국인 남자 의사가 진지한 얼굴 하고 단단의 배와 옆구리 여기저기를 누르며 촉진하는데
방금 전까지 나 죽네 데굴데굴 구르던 단단, 너무 간지러워 나도 모르게 그만
"킄"
귀여운 '간지럼씨' 장난감 컵은 오늘부로 단단의 마스코트가 되었슴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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