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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차니스트와 수납 본문
단단은 수납을 매우 잘하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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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귀차니스트이거든요. (꽈당)
귀차니스트는 일단 최초의 수납 설정을 잘 해 놓아야 나머지 시간을 귀차니스트답게 온전히 탱자탱자 할 수 있습니다. 찾는 물건이 아무리 늦어도 20초 안에는 내 손에 들어와 줘야 귀차니스트의 삶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어요. 소중한 내 인생, 빈둥거려야지 왜 물건 찾는 일 따위에 허비합니까? (기웃이: 오오, 일리 있어요.) 단단은 물건 찾는 데 20초 이상 시간이 걸리면 헐크처럼 변하면서 포악해집니다. 찢어먹은 옷이 한두 장이 아녜요.
오늘은 냄비와 찻잔, 조리용 소품들 수납한 걸 보여드릴게요. 수납이랄 것도 없이 그냥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눈에 보이게 주욱 늘어놓습니다.
편수 냄비나 벽에 걸 수 있는 납작한 냄비들 중 '뽀대' 나는 것들,
망사가 아닌 타공으로 된 체sieve들은
구석진 빈 벽에.
이 공간은 어차피 전등 스위치와 인터폰 때문에 비워 두어야 하니 이렇게 활용해 봅니다.
그 맞은편에는 찻잔, 오븐용 초소형 냄비, 대접.
이게 이케아 CD장 사다가 영감이 손본 겁니다. CD장 네 개의 선반을 세 개에 끼워 넣으면 빼곡이 채울 수 있는 찻잔·그릇용 장이 탄생하죠. CD장 형태가 좁고 기니 쓰러지지 않게끔 큰 장 옆구리에 못을 박아 고정시켜 주어야 합니다.
유리문이 없으니 먼지가 쌓이지 않느냐. 이 문제는 의외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어요. 두 사람이 매일 두 번의 티타임을 가지면 하루 네 개의 잔을 쓰게 되는데, 매번 다른 잔을 꺼내 쓰면서 그 선반에 쌓인 먼지를 훔쳐 내고 잔은 물에 가볍게 헹궈서 써 주면 됩니다. 회전이 생각보다 금방 돼 먼지가 많이 쌓이지는 않습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때문에 사람들이 더이상 CD를 사지 않는지 이 제품은 현재 단종되었네요. 더 사 둘걸.)
저는 자주 쓰는 물건 걸어 놓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책장이나 가구를 벽에 바짝 붙이지 않고 이런 식으로 조금 띄워 놓습니다. 구석이라 주렁주렁 걸린 것들이 눈에 너무 띄지 않으면서도 꺼내 쓰기 편하고 공간도 적게 듭니다.
조리도구들.
벽에 걸 수 있게 설계된 소품들은 되도록 걸어 놓고 씁니다. 긴 것과 짧은 것을 교대로 배치하면 촘촘히 걸 수 있습니다. 왼쪽은 설거지 마친 도마를 세워야 해서 짧은 것들로만 걸었습니다.
즉,
단단의 수납이란 결국 사용 빈도 높은 용품들을 죄 꺼내서 늘어놓은 것.
(원 싱거운 사람.)
오늘은 '꺼내 놓는' 수납을 소개해드렸는데, 시간 날 때 '잡아 넣는' 수납에 대해서도 사진 찍어 소개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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