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spotter
제가 요 며칠간 옛날 글들을 죽 살피며 다시 점검을 하다가 2010년도에 작성한 차 관련 글을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 집에 꼭 있어야 하는 차 이 글을 보자 차 목록을 매년 작성하기로 다짐했던 생각이 나 올해 판을 한번 작성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차 취향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재미있는 기록이 될 것 같아 시작한 일인데, 첫 작성 이후 벌써 5년이 훌쩍 지났네요. 이제는 집에 들인 차호들 때문에 차가 필요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 대홍포(大紅袍)도 꼭 있어야지.'가 아니라, '아, 대홍포 우리면 딱 알맞을 자사호가 있으니 대홍포가 꼭 있어야지.' 하는 식입니다. 찻주전자에 맞춰 차를 고르고 있는 형국이지요. 물론 차가 맛있으니까 전용 차호를 마련한 것이지만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
무지막지한 기계에 잔뜩 시달린 염소똥 같은 CTC 아쌈, 티끌 모아 태산 만든 티백 아쌈에 물려 제대로 된 잎을 한번 사 보았습니다. 우유 없이 마실 때는 CTC 아쌈의 아린 맛이 다소 부담스럽더라고요. 티백을 우습게 여기는 건 아니지만, 티백 차는 일단 국물이 탁하죠. 전 그 탁한 국물이 이제 싫어졌습니다. 홍차에 막 입문할 당시에는 구하기 쉽고 값도 저렴한 티백차를 정말 수도 없이 마셨었지요. 사실 그 정도 값에 그만한 품질을 낼 수 있는 에는 지금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에 대한 제 애정에는 변함이 없어요. 나라마다 포장이 다른데, 영국 수퍼마켓에서 파는 차들은 요즘 포장도 얼마나 멋있어졌는지 모릅니다. 티백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다른 건 몰라도 밀크티용 블렌드만은 나 같은 수퍼마켓표 티백..
제 티백받침 모음 중에 ↑ 이렇게 생긴 녀석이 하나 있습니다. 기억 나십니까? 작년 제 생일에 어느 고마운 분께서 이 티백받침과 똑같은 그림의 티포원을 보내 주셨지요. 어찌나 신기하고 반갑던지요. 영국 와서 꽃무늬가 막 좋아지기 시작할 무렵 제 생애 첫 꽃무늬 찻주전자가 생겨 참으로 각별했었습니다. 무엇보다, 포트메리온 티포원은 투박하기 마련인 티포원치고는 손잡이가 제법 정교합니다. 제 수집품 중에는 이렇게 생긴 녀석도 있습니다. 기억 나십니까? 그런데 이번 제 생일을 앞두고 어느 고마운 분께서 이 티백받침과 똑같은 프린트의 티포원을 또 보내 주셨지 뭡니까. 오오, 아무래도 이 분, 비상한 기억력을 지닌 분임에 틀림없습니다. 제 티백받침 그림들을 모조리 기억하고 계신 모양입니다. 티포원의 찻잔 부분에 굽..
추석과 설, 연말연시를 모두 챙기는 한국과 달리 영국은 그저 크리스마스 하나에 집중합니다. 영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을 안 쇱니다. 부활절은 가볍게 기념합니다. 특이한 점은, 성탄절에는 누구든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하므로 대중교통도 운행을 전면 중단한다는 것. 기관사나 운전사들도 각자 가족이 있을 테니 이날 다른 사람 때문에 일을 하면 안 된다는 거죠. 저희처럼 차 없는 사람들은 성탄절에 교회도 못 갑니다. 그래도 불평하는 사람 하나 없어요. 새해 보신각종 타종식 본다고 종로에 몰려든 젊은 연인들 집에 실어다주느라 어느 집 가장들이 새해 첫 새벽에 지하철 몰고 택시 몰고 버스를 몰아야 하는 한국과는 사고방식이 다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성탄절을 앞두고 특별히 식탁보를 깔았습니다. ㅋ 꼼꼼히 다림질하고 식탁 위에..
영국의 우정국 '로얄 메일Royal Mail' 님께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집집마다 성탄 카드를 보내 주셨다. 이번에는 우체부가 크리스마스 홀리 이파리 모양으로 눈 위에 발자국을 내고 있었으니... 국민 여러분, 올해도 행복한 성탄절을 맞이하시길 빕니다. 에, 성탄절을 위한 우편물 접수 마감일을 잠깐 안내해 드리자면, 국내 2등급 우편물은 12월 18일까지 1등급은 12월 21일까지 국제 우편물은 12월 4일까지이니 날짜 놓치는 일 없도록 잘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밖에 여러 특별 서비스가 있으니 것두 참고하세요. 우리들도 가족과 함께 지내야 하므로 12월 25일부터 28일까지는 우편물 접수를 안 합니다. [재활용 표시] 이 카드가 마음에 안 들면 재활용으로 당장 내다 버리셔도 됩니다. 아직 12월도 안..
▲ 크리스마스 티포원Tea for one과 간식접시를 장만하고 기쁨에 겨워 기념 촬영 혼자서 차 마실 일이 없어 티포원을 쓸 일은 많지 않다만, 도자기 숍이나 티숍에서 티포원을 볼 때마다 앙증맞고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 요리조리 살피고 만져보게 된다. 크리스마스용 티포원만 좀 모아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사실 티포원은 입구가 너무 작아 티포트 씻기가 힘들다는 것 외에도 공간이 좁아 찻잎 우리기에 그닥 효율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어쩌다 혼자 차를 마실 때는 대개 티백이나 큼직한 인퓨저, 또는 카페티에Cafetiere처럼 생긴 적은 용량의 티 프레스를 쓰게 되는 일이 더 많다. 그러나 사람이 여럿 있을 때, 가끔은 작고 예쁜 일인용 도자기 티포트에 각자 취향대로 차를 골라 우려 마시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