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터눈 티] 큐가든 오렌저리

 

 

 

▲ 천둥 번개만 없다면 이 정도 날씨에는 

문제없이 야외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영국에서는.

 

▲ 오른쪽으로.

 

▲ 큐가든 속 큐 팔레스.

조지안 시대의 의상을 입은 도우미 여인이 입구에 서 있다.

▲ 영국에서는 딸기잼 병에도 저런 모자를 씌운다.

 

 

▲ 까칠하고 심드렁한 단단일지라도

공원의 나무 벤치만 보면 숙연해진다고 한다.

 

▲ 내 유산 중 일부가 영국에 가지 않도록

한국에도 이런 벤치 기증 문화가 있었으면.
공원에 제발 운동기구 좀 설치하지 말아줬으면.

 

▲ 큐가든의 수련들

 

▲ 수련 중 가장 카리스마 넘쳤던 녀석

 

 

▲ 이층집이 대부분인 영국에서는

남편들이 새벽에 일찍 일어나

이층 침실에서 기어나올 생각도 않고

마냥 뒹굴고 있는 마눌님께

브렉퍼스트 홍차와 토스트를 준비해 갖다 바치기도 한다. 

꼭 저렇게 생긴 쟁반에 담아서. 신사의 나라다.

 

▲ 쉬느와즈리 광풍의 흔적

 

▲ 런던의 단점 중 하나는 공항이 너무 주거지에 가깝게

위치해있다는 것이다. 어디서나 비행기 소음이 들린다.

이 큐가든만 해도 히스로 공항 활주로가 근처에 있어

'국립수목원' 위치로서는 사실 적합하지가 않다.

착륙 허가를 기다리는 비행기들이

하늘에 굉음을 내며 줄을 서고 있다.

 

 

 

 

▲ 저길 한번 올라가봐?

 

 

▲ 나무 꼭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

 

▲ 길게 뻗은 전망 다리

 

▲ 잉글랜드 남부에는 산이 없으니 

이렇게 전망 다리라도 세워서 내려다봐야 한다.

▲ 밤나무 꼭대기를 내려다보며 사진 찍어보긴 처음.

▲ 아직은 풋내기로구나.

가을이 무르익어갈 무렵이면 살찌고 알차지겠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귀여운 녀석들.

 

▲ 큐가든 속 오렌저리

과거 유럽에서는 왕족이나 귀족들이 오렌지와 라임을 재배하기 위해 자신들의 처소 옆에 창이 크고 예쁜 하얀색 건물들을 짓곤 했다. 용도에 맞게끔 이름도 '오렌저리' 또는 '오랑제리'라 붙였는데, 사실 시트러스 재배보다는 부의 과시가 목적이었다고. 현대에 와서 다른 나라들은 이 특이하게 생긴 건물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영국에서는 이것들 대부분이 레스토랑이나 티룸으로 그 용도가 바뀌어 관광객들의 주머니를 훑곤 한다. (대개 궁전이나 대저택에 딸려 있으므로 관광객이 들끓음.) 나는 이 큐가든 큐 팔레스 옆에 있는 오렌저리와, 켄싱턴 팔레스 옆에 있는 오렌저리, 이렇게 두 곳을 가보았다.

 

 

 

보라, 저기 저 오렌지 나무 뻘줌하게 세워 놓고 '오렌지 키우던 곳이었어염' 시늉하는 것을. 이 큐가든에 있는 오렌저리 건물은 보호건축물 리스트 중에서도 1급에 올라있어 함부로 고치거나 부술 수가 없다. (놀랍게도 그 추운 모스크바에도 오렌저리가 다 있었다고 한다.)

 

 

빅맥이 아니라 스콘이다. 큐가든에 있는 오렌저리에서는 손님들에게 이렇게 큰 스콘을 낸다. '아프터눈 티'라기보다는 '크림 티'라 해야 맞지만 아프터눈에 사 먹었으니 그냥 아프터눈 티라고 하자. 전문 티룸이 아닌 곳에서 크림 티를 사 먹을 때는 잼과 클로티드 크림을 작은 종지에 덜어 내주는 곳보다 이렇게 차라리 1인용으로 포장된 기성품을 사다가 내주는 쪽이 제대로일 확률이 높다. 제공하는 쪽에서 알아서 담아 내주는 경우 십중팔구 잼과 크림의 질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밖에 나가 크림 티 사 먹을 때가 종종 있는데, 늘 클로티드 크림에 값싼 다른 크림을 섞어양을 불린다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런 경우는 잼도 역시 형편없는 것으로 맞춰 일관성을 유지하기도 한다.

사진에 있는 꼬마 잼과 꼬마 클로티드 크림은 영국의 유서 깊은 두 식품 회사 <윌킨 앤 선스Wilkin & Sons>와 <로다스Rodda's>의 제품들. 이 회사 제품들로 크림티를 내준다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잼과 크림을 사다가 통째로 냈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말. 스콘도 오븐에서 막 꺼냈는지 먹는 내내 아주 따뜻하고 맛있었다.

 

▲ 집에 갈 시간. 올 때 탔던 호화 유람선을 타러 부둣가로.

 

 

▲ 113년 된 꼬질꼬질 보트.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