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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스펠트분으로 구워 본 스콘

단 단 2009. 12. 24. 04:44

 

 

 

 

영국에서도 '근본주의자'들은 밀가루 하나 고르는 일에도 꼬장꼬장. 믹스류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표백이냐 무표백이냐, 화학농이냐 유기농이냐 따지는 것은 기본, 공장에서 대량 분쇄된 밀가루는 모터가 고속 회전할 때 내는 열에 의해 표면이 익어 풍미가 떨어지므로 전통 방식으로 제분된 밀가루를 선호한다고 한다. 밀가루 하나도 시골 물방앗간에서 밀러씨가 시간을 들여 천천히 간 '스톤 그라운드' 제품으로 주문해 쓴다는 것이다. 맛 차이가 제법 난다 한다. 더 까탈스런 사람들은 평범한 소맥분wheat flour 대신 풍부한 맛의 스펠트분spelt flour을 쓴다고도 한다.

 

놀랍게도 오늘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밀가루를 동네 수퍼마켓 선반에서 발견했다. 유기농 스톤 그라운드 스펠트 밀가루. 스펠트분은 소맥분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이 높고 소화도 잘 된다 한다. 무엇보다 그로밋이 담겨 있는 밀가루 포대 디자인이 새뜻하다.

 

 

 

 

 

 

 


  
확실히 늘 보던 유기농 빵밀가루와도 또 다르다. 한눈에도 입자가 보일 정도로 거친 데다 껍질도 그대로 다 붙어 있다. 스펠트분은 이스트에 반응하는 속도가 놀라우리만치 빠르므로 섞고 반죽하는 작업을 1분 이상 할 필요가 없으며 발효 공정을 따로 거칠 필요도 없다 한다. 작업 시작한 지 3분이면 오븐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스펠트밀에 관한 2005년도 기사를 보자. ☞ "니들이 빵맛을 알아?"

 

 

 

 

 

 

 



위 사진은 사과와 건포도를 듬뿍 넣고 성형한 반죽으로, 밀가루는 물론 유기농 스톤 그라운드 스펠트분을 썼다.

 

 

애플 스펠트밀 스콘

[작은 스콘 12개]

 

 

재료

 

• 스펠트 밀가루plain flour 225g

• 베이킹 파우더 4작은술 [1작은술 = 5ml]

• 카스터 슈가caster sugar 2큰술 [1큰술 = 15ml]

• [일반 설탕보다는 입자가 잘고 파우더 슈가보다는 굵다.]

• 무염 버터 40g, 냉장고에 두었던 것으로 깍둑 썰어 놓기

• 껍질 벗겨 잘게 깍둑 썬 사과 1개

• 건포도sultana 40g

• 달걀 1개

• 우유 80ml

 

 

만들기

 

1. 가루 재료들을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잘 섞어 준다. 푸드 프로세서 없는 분은 체로 쳐 준다.

 

2. 체친 가루들에 깍둑 썬 버터를 넣고 손가락 끝으로 재빨리 비벼 보슬보슬한 빵가루 상태로 만든다. 군데군데 버터가 뭉쳐 있어도 상관없다. 비비는 동안 손의 따뜻한 온기에 의해 버터가 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3. 사과와 건포도를 2에 합쳐 잘 섞어 준다.

 

4. 달걀과 우유를 한데 잘 섞어 위의 혼합물과 합치되 너무 치대지는 말고 포크를 사용해 슬렁슬렁 적당히 섞어 준다. 스콘 위에 칠해 줄 것을 소량 남겨 둔다.

 

5. 반죽을 밀가루 뿌린 평평한 곳에 옮겨 2.5cm 두께가 되도록 손바닥으로 대충 다독인 후 지름 5cm 정도의 비스킷 커터로 찍어 준다. 하여간 반죽을 손으로 많이 안 만질수록 식감이 좋아진다고 하니 너무 주물럭거리지만 않으면 된다.

 

6. 조금 남겨둔 우유 달걀 혼합물을 성형을 마친 스콘 윗면에만 발라 노릇노릇한 광이 나도록 한다.

 

7. 철판에 유산지를 깔고 미리 예열한 220˚C (425˚F) 오븐에 10-12분 굽는다. 열풍 오븐일 경우는 온도를 200˚C로 낮춘다.



 

 

 

 

 


 
시커멓고 못생겼어도 씹는 맛과 구수한 풍미가 일품. 스펠트분 입자가 어금니에서 그야말로 '까그작까그작' 소리를 내며 씹힌다. 거칠게 갈린 스톤 그라운드라 입자가 무거워 많이 부풀지는 않았지만 식감과 풍미 하나는 뛰어나다. 외모는 너무 따지지 말자. 먹는 것 외모 따지다보면 자꾸 잡맛 내는 첨가물을 쓸 수밖에 없게 된다. (그나저나, 저 그로밋 녀석을 볼 때마다 까맣고 촉촉한 개코 만지고 싶은 충동이 자꾸 이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요즘 첨가물을 배제한 ☞ 리얼 브레드 캠페인이 한창이니 홈 베이킹에 취미 있으신 분들은 스펠트분으로 이런저런 건강빵을 구워 보시는 것도 좋겠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맛 차이도 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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