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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쓰베이더 수집품 무단 공개 본문
크리스마스 모둠 너트 살 때 딸려왔던 넛크래커nutcracker입니다. 흡사 그 모양새가 작업장 공구와도 같은 오늘날의 멋대가리 없는 넛크래커에 넌더리 난 다쓰베이더가 그간 하나씩 둘씩 옛날 넛크래커들을 모았습니다.
"블로그에 물건 자랑하면 못써."
사진 좀 찍어 올려보려다 번번이 제지 당했습니다만, 오늘은 다쓰베이더가 도서관에 책 빌리러 나간 틈을 타 몰래 찍어 올려봅니다. 마음이 급해 몇 장은 초점이 좀 안 맞았습니다. (아니, 이젠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해진 겐가? 손도 떨리고. 흑;;)
넛크래커를 우리말로는 '호두까기 도구', 나무로 된 병사 모양의 것은 '호두까기 인형'이라고 번역들 하지요. 이거 이상하다는 생각 안 해보셨나요? 넛크래커로 호두만 까는 건 아니잖아요? 사진에 호두뿐 아니라 브라질넛과 영국 헤이즐넛인 코브넛cobnut, 아몬드도 같이 있듯이요. 넛크래커는 또 ☞ 시사·경제 용어로도 쓰인다고 하죠.
숫자가 많아 보이지만 실은 몇 개 안 됩니다. 앞뒤 모양이 달라 많아 보이는 거예요. 대부분은 빈티지이고 백년 넘은 것도 있는데, 때가 꼬질꼬질합니다. 유머와 시심詩心 가득했던 옛날 넛크래커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세상이 발전해왔기는커녕 점점 더 퇴보하고 있다는 느낌 지울 수가 없습니다. 견과류 하나 까먹는 것도 옛 시절만 못하니 말입니다.
영국이 낳은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 작아도 파지감이 아주 좋습니다. 재질은 모두 황동brass입니다. 다쓰베이더가 오래된 황동의 느낌을 좋아하거든요.
뒷면에는 셰익스피어의 아내 앤 해써웨이Anne Hathaway의 생가까지 다 담았습니다. 영국의 관광 명소 중 하나입니다. 아래에 사진 첨부합니다.
▲ 이렇게 생긴 집을 '코티지cottage'라고 부르는 겁니다.
안 가꾼 듯, 방치된 듯 보이게끔 알록달록 정성껏 가꾸기
- 영국식 가드닝의 정수를 보고 계십니다.
해변가 위락 시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영국의 꼭두각시 인형극 <펀치와 주디Punch & Judy>의 펀치.
주디.
암만 봐도 영국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Benjamin Britten을 닮았단 말이죠... 으음...
▲ 펀치와 주디 인형극 포스터
찰스 디킨스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의 패이긴Fagin. 백년 넘은 물건이라 디테일이 뭉개지고 때가 잔뜩 끼었습니다.
뒷면은 악당 중의 악당 빌 싸익스Bill Sykes.
명문 사립 고등학교 <윈체스터 컬리지>의 상징 '충직한 종Trusty Servant'.
무거운 입을 상징하는 자물쇠 채운 입. 늘 일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왼손의 도구들. 위험으로 주인을 보호하기 위한 칼과 방패. 충직하기로 소문난 영국 집사들butlers이 떠오릅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어릿광대jester.
수집품 모두 'Made in England'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넛크래커를 능가할 울트라 수퍼 파워 넛크래커가 있으니...
바로, 길이가 자그마치 36cm나 되는 악어 넛크래커가 되겠습니다. 식탁 위에 올려놓기엔 무게가 감당이 안 됩니다. 이 악어 넛크래커의 꼬리를 들어올리면 지렛대 원리에 의해 아랫턱이 다음과 같이 '쩌억'하고 벌어집니다. 무시무시하죠.
으흐흐흐 걜걜걜 깨드득 깨드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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