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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밀크티 - 링톤스 케냐 골드 Ringtons Kenyan Gold 본문

차나 한 잔

궁극의 밀크티 - 링톤스 케냐 골드 Ringtons Kenyan Gold

단 단 2013. 6. 5. 04:49

 

 

 

 

 

작년에 소개했던 <링톤스>라는 영국 홍차 회사 기억하실 거예요. 이 회사에서 내는 밀크티용 블렌드 중 세 가지를 맛봤습니다. 다 괜찮았는데, 그 중 '케냐 골드'라는 게 특히 맛있었습니다.

 

다쓰베이더와 단단은 가치관은 비슷한데 취향은 많이 다릅니다. 차 취향도 달라 저는 밀크티용 티백으로 그간 부드럽고 느끼한 <요크셔 골드>를 즐겼으나 다쓰베이더는 산뜻하고 쌉쌀한 <피쥐 팁스PG Tips>를 선호했습니다. 그런데 취향이 다른 다쓰 부처가 한마음으로 맛있어하는 밀크티용 티백이 있으니, 두둥, 바로 이 <링톤스>의 '케냐 골드'가 되겠습니다.

 

 

 

 

 

 

 

 

 

깡통 디자인이 하나라 다시 구매할 때는 저렴한 비닐 포장으로 살 수 있어 좋아요. "Two cup tea bags"라는 문구가 보이죠? 일반 티백에 비해 홍차 양이 조금 더 들어 있어 더욱 진하고 맛있습니다. 가만 보니 밖에 나가 사 마시는 홍차들은 티백에 든 찻잎 양이 적어 보이더군요. <해로즈>, <포트넘>, <위타드>의 밀크티용 티백들은 대개 2.5g이 담겨 있고, 케이터링 업계 티백들은 2∼2.5g이 일반적인 반면, 가정용으로 인기 있는 수퍼마켓 제품들, 예를 들어 <요크셔 골드>나 <피쥐 팁스>같은 것들은 티백당 3.125g을 담아 진한 맛을 냅니다. 경쟁이 치열하니까요. 이 <링톤스>도 티백당 3.125g을 담습니다. 그런데 <요크셔 골드>, <피쥐 팁스>와 같은 양을 담았는데도 이 <링톤스> '케냐 골드'는 희한하게도 이것들보다 맛이 더 진합니다. 진한 차가 반드시 더 좋은 건 아니지만 밀크티용 티백은 고소한 유단백과 느끼한 유지방에 밀리지 않을 강단이 좀 필요하긴 하죠.

 

 

 

 

 

 

 



5분 우렸습니다. 무슨 티백을 5분이나 우리냐고요? 영국에서는 요즘 차 우리는 지침이 바뀌었습니다. 매일 마시는 홍차, 기왕 마시는 거 몸에 좋은 성분을 얻으려면 티백이라도 최소 3분은 넘겨야 한다는군요. 영국인들이 티백을 1-2분으로 좀 짧게 우리는 경향이 있어 화학자들과 영양학자들이 3분에서 5분까지를 권장 시간으로 열심히 홍보하는 중입니다. 홍차 회사들도 제품 포장에 '3분에서 5분'으로 표기하기 시작했고요. 홍차 티백을 3분 미만으로 짧게 우리면 카페인만 잔뜩 섭취하게 되고 폴리페놀 같은 몸에 좋은 성분은 많이 놓치게 된다고 합니다.


밀크티는 진하게 마시는 게 맛있으므로 저는 티백 하나 당 물을 150ml로 적게 잡습니다. 사진에 있는 머그에 물 300ml, 티백 두 개를 넣고 5분 우립니다. 차를 다 우리고 나면 티백을 마지막 국물 한 방울까지 '티백 스퀴저'로 알뜰하게 쥐어짜 줍니다. 밀크티용 티백에만 해당하는 소리예요. 얼그레이나 다질링, 향홍차 같은 것들은 쥐어짜면 온갖 쓴맛, 잡맛이 나게 되므로 좋지 않거든요. 우유는 넉넉하게 넣지만 단과자를 곁들일 것이므로 설탕은 넣지 않습니다.


영국인들은 대개 티백 한 개당 물 200ml 정도에 우유는 넣는둥 마는둥 10-15ml쯤 넣고 흰 각설탕을 취향에 따라 한 개에서 두 개까지도 넣습니다. 제 입맛에는 영국식 밀크티가 싱거우면서 단데,  그런데 또 식사에 곁들여 마시기에는 이 영국인들 방식이 꽤 괜찮습니다.

 

이 차는 군고구마 향이 많이 나면서 정말 진하고 고소합니다. 케냐 홍차가 이렇게 맛있는 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습니다. 블렌딩을 잘했나 봅니다. 더 맛있는 밀크티용 티백이 나타날 때까지 당분간은 이 <링톤스>의 케냐 골드 티백이 다쓰 부처의 '궁극의 밀크티 티백'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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