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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 잔

[영국그릇] 블루벨, 해어벨 Bluebell, Harebell

단 단 2014. 5. 14. 00:00

 

 

 

 

 

아, 제가 좋아하는 꽃, 블루벨이 만발했습니다. 영국에서는 대략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블루벨과 해어벨이 핍니다. 잉글랜드 쪽에서는 주로 블루벨이, 스코틀랜드 쪽에서는 해어벨이 많이 보이지요. 일부러 심지 않아도 야생으로 잘 자랍니다. 푸른 꽃 찻잔만 모으는 단단은 길가에서 푸른 꽃을 보면 그렇게 신날 수가 없어요. 앗, 푸른 꽃이다! 얼른 집에 가서 찻잔 달그락거리며 차 마셔야지!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게 되죠. 이건 동네 길에서 찍은 블루벨이고요,

 

 

 

 

 

 

 

 



이건 우리 빌라 정원에서 찍은 겁니다. 우리 빌라 블루벨이 좀더 파랗고 예쁘죠? 그런데 이게 안타깝게도 영국 토종 블루벨이 아니라 스페인산 블루벨이랍니다. 영국 토종 블루벨은 어떻게 생겼냐면요,

 

 

 

 

 

 

 

 

 

이렇게 생겼습니다. 차이를 알아차리셨나요? 스패니쉬 블루벨은 꽃이 좀더 무성하면서 꽃 방향이 제각각입니다. 영국 블루벨은 꽃잎 끝자락이 장식적으로 도르륵 말려 있고 꽃은 나란히 줄 맞춰 조로록 달려 있지요. 땅을 향해 고개를 수줍게 숙이고 있어 다소곳해 보이는데다 꽃술을 볼 수가 없으니 그 속마음을 알 수가 없어요. 마치 종이 매달린 것처럼 보입니다.

 

 

 

 

 

 

 

 



나란히 놓고 찍은 사진입니다. 외래종인 스패니쉬 블루벨의 기가 좀 세서 영국 토종 블루벨 보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고 영국인들이 아쉬워 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두 가지가 섞인 잡종들도 자주 눈에 띕니다. 우리 빌라 정원에 있는 녀석들도 잡종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블루벨은 영국에서 매우 중요한 꽃입니다. 블루벨이 피는 시기를 통해 기후 변화를 감지하곤 하거든요.

 

 

 

 

 

 

 



이건 로얄 알버트 찻잔에 딸린 잔 받침입니다. 영국 브랜드 찻잔에 많이 등장하는 이 꽃은 '해어벨'이라고 부릅니다. 블루벨보다는 꽃잎이 더 얇고 하늘하늘한데다 꽃 방향이 제각각, 다소 엉뚱한 구석이 있는 재미있는 녀석입니다. 꽃잎이 짧고 급격히 벌어져 좀더 활달하고 경쾌해 보이기도 하고요.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 제 마음이 다 간지러워집니다.

 

 

 

 

 

 

 

 


해어벨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 찻잔에는 비슷하게 생긴 꽃 두 가지를 섞어 만든 꽃다발이 담겼습니다. 꽃다발 윗부분에 있는 것은 해어벨이 맞는데, 아래에 있는 활짝 벌어진 꽃은 무슨 꽃인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작가의 상상 속 꽃일지도 모르겠고요.

 

 

 

 

 

 

 

 


이 잔에는 레볼루션의 캐모마일을 우려보겠습니다. 불량소녀 님이 멀리 미국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캐모마일 맛있기가 쉽지 않은데 민트를 소량 넣어 느끼한 맛을 줄이고 상쾌한 맛을 더했네요. 블렌딩 잘했습니다.

 

 

 

 

 

 

 

 


해어벨이 담긴 로얄 알버트 찻잔에는 레볼루션의 또다른 차를 우려보겠습니다. 다쓰베이더가 골랐습니다. 이 차도 불량소녀 님이 보내주셨습니다.

 

 

 

 

 

 

 

 


찻잔과 찻물색의 조화가 근사하죠? 이 차도 블렌딩이 잘 됐네요. 은은한 단맛이 나면서 맛있었습니다. 다쓰베이더가 마시는 걸 한 모금 빼앗아 맛보았습니다. 영국의 블루벨과 해어벨을 기념하여 찻자리 한번 가져 봅니다. 귀한 차 보내주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먼 훗날 영국에서 보았던 꽃들이 그리울 날이 오겠지요. 영국 꽃 담긴 찻잔들을 열심히 모아서 가렵니다. 그러고 보니, 포트메리온에도 영국 꽃들이 잔뜩 담겨 있긴 하네요. 무심히 보던 포트메리온도 이제는 각별하게 보입니다.

 

 

 

 

 

 

 

 


아, 해어벨 담긴 찻잔이 집에 하나 더 있었네요. 뒤늦게 올려봅니다.

 

 

 

 

 

 

 

 



파스텔조 색상이 온화합니다. 순정만화 표지의 여주인공 뒤에 있어야 할 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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