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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즈 59 ◆ 바쓰 블루 Bath Blue 블루 치즈 본문
바쓰에서 사 온 바쓰산 치즈를 소개합니다. 치즈를 생산지에서 사보기는 제 평생 처음입니다. 감동이 텍사스 소떼처럼 밀려오는군요. 게다가, 작년 세계 치즈 대회World Cheese Awards에서 전세계 33개국이 출품한 2,700개 넘는 치즈들 가운데 1등을 수상했다고 하니 더 특별합니다. 선정 방식은 이렇습니다: 다양한 국적으로 이루어진 250명의 심사위원들을 우선 네 개의 조로 나눈 뒤 1차로 치즈들을 먼저 한 번 추려냅니다. 2차 심사에서는 1차에서 심사한 조와 겹치지 않는 다른조 심사위원들로 맛보게 해 다시 50개를 추려 금상을 수여합니다. 그 50개의 금상 수상 치즈들 중에서 마지막으로 가장 맛있는 치즈 하나를 뽑아 그 해의 '챔피언'으로 임명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뽑힌 치즈가 이 바쓰 블루였다는 거지요. ☞ 바쓰 소프트 치즈 사에서 만듭니다.
영국인들은 블루 치즈를 잘 만듭니다. 고장마다 블루 치즈가 하나씩은 다 있는 것 같아요. 우리로 치면 고장마다 고유의 된장이 있는 것과 같은 건데, 제가 블루 치즈를 된장에 비유한 까닭은 영국 블루 치즈들에서는 정말로 우리 된장과 비슷한 풍미가 나기 때문입니다. 이태리, 프랑스, 덴마크 등 타 유럽 국가들 블루 치즈에서는 이 된장 풍미가 안 나거나 적게 나는데 유독 영국 블루 치즈들에서는 된장 풍미가 나요. 한국인들 입맛에도 잘 맞을 거라고 봅니다.
치즈 조각이 큼직한데다 번듯하니 잘생겼습니다. 푸른곰팡이가 스틸튼처럼 규칙적으로 골고루 많이 나 있지는 않아 맛이 좀 순하겠습니다.
농장이 자체 보유한 소에서 젖을 짜서 쓰고 원유를 저온살균한 뒤 식물성 응고제로 굳혀 만듭니다. 유기농 치즈라 하는데, 소에게 농약 안 친 유기농 풀만 먹인다는 소리이겠지요? 돌로 지은 숙성실에 넣어 8주에서 10주 정도 숙성을 시킨다고 합니다.
여느 치즈들 같으면 견과류나 씨앗 등이 박힌 이런 복잡하고 강한 맛의 크래커는 그 기운을 감당할 수 없을 텐데, 블루 치즈들은 맛이 강하고 소금 간이 제법 세서 이런 크래커를 곁들여도 끄떡 없어요.
크래커 위에 올려서 냠냠.
치즈가 부드러워 치즈 칼로 문지르면 잘 으깨져 발립니다. 스틸튼보다 부드러워요.
블루 치즈는 버섯 수프와도 잘 어울립니다. 블루 치즈를 버섯, 견과류와 함께 먹고 나면 대자연을 만끽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치즈가 보기에는 제법 단단하나 일단 입에 넣고 씹으면 크림처럼 흐물어지면서 녹아내립니다. 쫀득거리면서 입 안에 약간 들러붙어요. 이전에 먹었던 영국 블루 치즈들과 비교를 하자면, ☞ 코니쉬 블루보다는 참크래커풍의 고소한 맛이 덜 나고, ☞ 요크셔 블루보다는 짜릿하고 쨍한 우마미가 다소 부족하고, ☞ 스틸튼보다는 구수한 된장 풍미가 적고, 속살에 푸른곰팡이가 적게 박혀 있어 맛도 복잡하지 않고 약간 단조롭습니다. 그런데도 뭔가 모를 독특함이 있고 나름의 개성이 있어요. 앞의 세 블루 치즈들보다는 산미가 좀 더 있고 뒷맛이 깔끔합니다. 블루 치즈인데도 많이 짜지 않고요. 껍질쪽으로 가면 풍미가 더 짙어지면서 쓴맛도 약간 느껴집니다. 금속성 매운 맛까지는 아니고 아세톤 같은 매운 기운이 살짝 있는데, 이게 치즈 속살에 있는 산미와 합쳐져 먹고 났을 때 마치 열무김치 먹은 듯한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 클락스톤 스무쓰 블루만큼은 아니지만 이것도 푸른곰팡이 부분이 제법 와삭거리며 씹혀 재미있네요. 하필 제가 사 온 치즈만 그랬던 건지, 속살에 푸른곰팡이가 적은 것이 좀 아쉽습니다. 푸른곰팡이가 더 많이 박혀 있었더라면 지금보다는 맛이 더 복잡하고 또렷했을 듯싶습니다. 그래도 블루 치즈가 이토록 깔끔하고 시원한 뒷맛을 내니 개성은 충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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