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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즈 ◆ 클락스톤 스무쓰 블루 Claxtone Smooth Blue 본문

영국 치즈

영국 치즈 ◆ 클락스톤 스무쓰 블루 Claxtone Smooth Blue

단 단 2014. 6. 11. 00:00

 

 

 

 

 

오랜만에 영국 블루 치즈 이야기를 다시 해봅니다. 울퉁불퉁 못생겼죠? 이 치즈가 이래봬도 작년 국제 치즈 대회The International Cheese Awards Nantwich에서 최고상을 받은 치즈랍니다. 27개국에서 출품된 4,285개의 치즈들을 물리치고 영예를 차지했죠. 116번째 열리는 대회였습니다.

 

영국인들은 블루 치즈를 정말 잘 만듭니다. 소위 세계 3대 블루 치즈라고 이태리 고르곤졸라, 프랑스 록포르, 영국의 스틸튼을 꼽잖아요? 고르곤졸라나 스틸튼은 맛이 있으니 눈감아 줄 수 있지만 거기 록포르가 낀 것은 동의하기 힘듭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소금이 많이 들어 먹고 나면 소화기관 전체가 다 얼얼한 치즈가 세계 3대 블루 치즈 중 하나라니요. 푸아그라와 캐비아와 송로버섯을 세계 3대 진미로 꼽는 것도 우습죠. 송로버섯은 좀 인정해 줄 만하지만, 그렇다고 이게 꼭 세상의 그 많은 식재료들 중 세 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것도 웃겨요. 그 세계 3대니 몇대니 하는 건 대체 누가 정하는 겁니까? 나한텐 묻지도 않고? 코쟁이들, 순 자기들이 먹는 걸로만.

 

이 치즈는 전통 치즈가 아니라 레스터셔에 있는 블루 치즈 전문 회사인 ☞ 롱 클로슨 데어리가 만든 신생 치즈입니다. 전통 치즈가 신생 치즈보다 역사가 더 기니 더 맛있을 거라는 생각이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닙니다.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는 치즈들 중에도 잘 만든 것들은 전통 치즈보다 더 맛있는 것들이 있어요. 프랑스 치즈라고 다 맛있는 것도 아니고요. 모방국의 아류 치즈가 본고장 원조 치즈보다 더 맛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숙성을 더 오래 시켰다고 반드시 더 맛있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치즈 공부를 하다보면 편견이 깨질 때가 많습니다. 미각뿐 아니라 정신을 벼리는 데도 더없이 좋은 훈련이 될 수 있죠.

 

 

 

 

 

 

 



그간 영국의 블루 치즈들은 꽤 많이 소개를 해 드렸죠. 아직도 많이 남았습니다. 좁은 땅덩이 안에서 어떻게 이렇게 다 다른 맛의 치즈들을 만들어 내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 치즈는 레스터셔와 노팅엄셔의 가장 좋은 목초지의 풀을 먹고 자란 소들의 젖으로 만듭니다. 클락스톤 '스무쓰' 블루라는 이름대로 질감이 아주 부드럽습니다. 경성 치즈인 스틸튼보다는 순하고 부드러우면서 매운 맛이 덜 나나 진하면서 균형이 잘 잡혀 있습니다. 블루 치즈이니 당연히 짭니다. 소금양을 잘 살펴서 양을 조절해 드셔야 합니다. 코니쉬 블루만큼은 아니지만 이 클락스톤 스무쓰 블루에서도 고소한 참크래커 맛이 납니다. 대신 이 치즈에서는 건포도맛 비슷한 달콤하면서 신비로운 향이 납니다. 푸른곰팡이 부분에서 나는 맛 같은데, 여느 블루 치즈의 푸른곰팡이 맛과는 좀 다릅니다. 푸른곰팡이에도 종류가 있어 치즈의 뉘앙스를 달리할 수가 있나 봅니다. 게다가 푸른곰팡이 부분을 씹으면 '와삭' 소리를 내며 부서진 뒤 작은 알갱이들이 깨알 같이 씹히는데 이것도 참 신기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질감을 내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수퍼마켓 선반에 개별 포장된 제품으로 놓여 있기도 하고 치즈 카운터에서 원하는 만큼 잘라 팔기도 합니다. 값도 비싸지 않습니다. 가격 대비 성능 매우 우수한 치즈입니다.

 

 

 

 

 

 

 

 

"섬세하고 순하고 부드러운 블루 치즈.

기똥차게 크리미하고 끝장나게 맛있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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